친구가 개발하던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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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작품등록일 :
2024.07.30 21:10
최근연재일 :
2024.08.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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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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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 소환

DUMMY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고요한 성채.

조그마한 조명조차 없음에도 환한 낮처럼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온다.


까악-

까악-


성채 외부에는 해골 까마귀.


헥! 헥! 헥!

야옹. 야오옹.


내부에는 해골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무수히 쏟아지는 시스템 메시지의 향연까지.

나는 왕좌에 앉아 메시지를 하나하나 읽었다.


[타워 공략에 성공해 명계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일반인 최초로 히든 타워를 공략해 칭호를 받습니다.]


잠깐, 칭호라고?

일반 타워나 보스몹 게이트에서 희박한 확률로 나오는 그 칭호?

지구멸망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칭호를 얻은 사람은 단 3명이다.


미국의 로건.

일본의 텐시.

중국의 웨이 천.


헌데 그 귀한 칭호를 나한테도 준다고?

두 팔 벌려 환영하마.


【칭호 : 그 누구로 이루지 못했던 공적!】

-경험치 2배.


“우왓, 씨발.”


놀란 나머지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경험치 2배면 누가 봐도 사기 아니야?”


심장의 고동 소리가 귓가에 울릴 정도로 거칠게 두근거린다.

사람이 이토록 순수한 감정만으로 열락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니!


이 능력이면 레벨을 올리는 건 시간문제다.

다른 사람이 1년 걸렸을 성장을 나는 6개월이면 끝난다는 말이니까.


그리고 끝나지 않은 시스템 메시지가 눈앞에 떠오른다.

[각성자가 되었습니다.]

[스킬을 부여받습니다.]


각성자가 됐다라···.

솔직히 모르겠다.

몸에 큰 변화도 느껴지지 않고.

이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나마 잠을 푹 잔 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는 것?


각성자가 되었는지 확실하게 확인할 방법이 하나 있다.

나는 마음속으로 각성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세 글자를 외쳤다.


‘상태창!’


촤르르르!!


상태창이 양피지처럼 펼쳐진다.


【주우성】

-특징 : 명계의 주인

-레벨 : 1.

-EXP : 0%


【보유 스킬】

[망자의 부활]

-명계에 있는 망자 하나를 세상에 불러냅니다.

-망자는 5레벨마다 소환 가능합니다.

-소환된 망자는 소환자와 똑같은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파이어볼]

[상처 치유]

[연속 베기]


본래 각성자가 되자마자 얻는 스킬은 이런 흔하디 흔한 스킬들이다.

처음 시작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그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가장 낮은 희귀(E)부터 시작해서.

레어(D).

에픽(C).

유니크(B).

엘리트(A).

레전더리(S)까지.


이렇듯 등급이 나뉜 스킬을 10레벨마다 얻는 구조인데.

문제는 각성자의 레벨이 높든 낮든 랜덤으로 얻는다는 것.

그 때문에 각성자의 급은 30레벨 즈음부터 갈린다.


10레벨, 20레벨, 30레벨.

총 3번의 기회 안에 B급 이상의 스킬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일명 선택 받은 각성자라 불리고.

하나라도 나오지 않는다면 버림받은 각성자가 된다.


‘이전까지 운이 없다가 40레벨이 되어서야 높은 등급의 스킬을 얻을 수도 있긴 한데···.’


문제는 거기까지 도달하기가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것.

지구멸망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3년이 지난 지금.

가장 높은 각성자의 레벨은 55.


그마저도 높은 등급의 스킬을 얻고 날아오른 케이스지, 버림받은 각성자가 돈 주고 쩔을 받으면 모를까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높은 등급의 스킬을 얻기 위해 절에 가서 연등 달기는 기본이고, 100일 기도를 하는 사람까지 있다.

로또 맛집처럼 절 맛집이나 교회 맛집이 있을 정도다.


허나, 히든 타워 공략자에게는 기도 따위 필요 없다.

공략자가 얻는 스킬들은 전부 레전더리(S) 등급.

한 마디로 다이아몬드 수저란 이야기였다.


‘아쉬운 점은 기존에 있던 스킬이 전부 사라진다는 거지만.’


나 또한 히든 타워 공략자.

지금 얻은 스킬, 이후에 얻을 스킬 모두 레전더리(S)란 말.


‘망자의 부활이라···.’


스킬 사용법이 안내 되어 있지 않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깨어나서 너의 왕을 받들어라.”


[현재 레벨과 똑같은 망자가 소환됩니다.]


눈앞에 안개가 뭉게뭉게 뭉치더니.

이내 안개 사이에서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


잘 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이거 진짜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와 싸웠던 녀석.

민성준이었다.


“왕의 부름에 감사를 표합니다.”


녀석은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고개를 숙여 내게 존경을 보였다.


‘대한민국을 평정하던 각성자가 내 수하라고?’


충격적인 상황에 녀석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그러더니 상태창 하나가 눈앞에 불쑥 튀어나온다.


【이름 미정】

- 레벨 : 1.

- EXP : 0%

- 스킬 : 화도(火刀), 흩날리는 불꽃, 화형(火刑), 대지를 꺼뜨리는 불꽃.


‘이런 미친···.’


민성준이 죽기 전의 레벨은 48.


'죽어서 레벨 1로 떨어진 건가?'


헌데 1레벨이 됐음에도 배웠던 스킬이 그대로다.

여기서 문득 드는 궁금증 하나.

과연 위력도 생전 그대로일까?


“민성준, 대지를 꺼뜨리는 불꽃 한 번 써볼래?”

“왕이시여. 저에게 이름을 지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응? 이름을 지어 주다니?”

“저는 이곳에서 방금 태어난 망자. 그저 왕에게 충성을 다할 뿐이라는 신념만 가지고 태어났을 뿐, 전생에 대한 어떠한 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아···.

그니까 쉽게 말해서 기억상실증이라는 건가?


그럼 다른 이름을 지어줘야겠네.

민성준이라 부를 때마다 괜한 죄책감만 늘어날 거 같으니까.


‘음···. 뭐가 좋을까.’


망자가 되어 화도를 다루니까 망도?

아니면 바꿔서 화자?

또 바꿔서 도망? 자화?


뭔가 다 어색한데···.

나는 이름을 짓다 말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에휴···. 게임 캐릭터 닉네임 지을 때 몇십 분씩 걸리는 이유가 있다니까.’


이대로 가다가는 한도 끝도 없을 터.

그냥 이름에 의미 부여하지 말고 그냥 있어 보이게만 지어 주자.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민성준이 아닌 에단이다.”

“에단 말입니까?”

“왜? 맘에 안 들어?”

“아닙니다. 왕이 지어 주시는 이름 그 어떠한 것도 좋습니다.”

“그래, 그럼 스킬이나 마저 보여줘.”


에단이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고 뒤로 돌았다.

내가 스킬에 휘말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화르륵!!


에단의 검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고.

바닥을 향해 검을 휘두르니 일대가 허리까지 오는 커다란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타오를 물질이 없음에도 불꽃은 꺼지지 않고 춤을 췄다.

인터넷에서 보던 민성준의 스킬과 똑같은 위력이었다.


‘하아···.’


강한 망자를 소환했음에도 내 미간의 골은 깊어져 갔다.


좋다.

당연히 좋다.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펄쩍펄쩍 뛸 만큼 좋다.


허나.


‘윤리에 벗어난 느낌이라 기분이 안 좋단 말이지···.’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다.

각성자로서의 삶을 사느냐.

윤리감 때문에 일반인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사느냐.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이야 타워와 게이트를 큰 피해 없이 감당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정도는 지도 상에서 없애버릴 정도로 강한 적이 점점 모습을 드러낼 터.


‘그전까지 에단과 같은 망자들을 모을 수 있다면? 거기에 내가 알고 있는 공략법까지 조화된다면?’


지구멸망 프로젝트 따위 쉽게 막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애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이건 내 목숨과도 직결된 일이었다.


우선 에단을 소환 해제시켰다.

내 손짓과 함께 안개가 되어 사라지는 에단.

어차피 녀석이 있어봐야 불쇼 말고는 할 것도 없을 터.


그 순간.


【특전의 지속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파스스.


특전이 끝나며 팔목에 있던 은팔찌가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밀려오는 탈력감.


“아···.”


성채로 이동된 뒤부터는 위협적인 게 없어서 특전이 적용 중이란 걸 잊고 있었다.


구번이 주고 간 은팔찌.

녀석을 찾겠다는 의지로서 하루도 빠짐없이 차고 다녔는데 이런 곳에서 목숨을 구해줄 줄이야.


“구번 이 자식은 내가 이런 일이 생길 걸 예상하고 준 건가?”


빈말로 내뱉은 말이지만, 구번은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자.

충분히 예상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급피곤하네.”


타워를 오르며 쌓였던 피로가 이제야 몰려오는 듯 몸에 힘이 쑥 빠져나간다.

방금까지 괜찮았던 걸 보면 특전이 끝나며 생긴 현상 같았다.


“계획이고 뭐고 집에 돌아가서 침대와 한 몸이 되고 싶다. 어···, 잠깐만.”


머릿속을 문득 스치는 불길한 의문 한 가지.


‘여기서 어떻게 나가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스킬 사용 방법은 본능적으로 터득했는데, 이건 전혀 모르겠다.


‘어딘가에 출입문이라도 있지 않을까?’


출입문은 개뿔.

성채 내외를 전부 찾아봐도 뼈밖에 안 보인다.


“열려라. 참깨.”

“열려라. 비밀의 문.”

“알로호모라!”


비장의 주문들도 안 통한다.


“아니면 나가는 방법이 아예 없나? 여기서 평생 살아야 하는 거야?”


그렇다기엔 알버트는 명계 공략에 성공하고 멀쩡히 밖으로 나왔었다.

이러한 의문은 곧, 성채 안으로 걸어오는 사내에 의해 해결되었다.


“새로운 왕의 용안을 뵙습니다. 저는 왕을 보호하고 나아갈 길을 안내하는 자. 카를라인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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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집으로 24.08.04 24 2 10쪽
» 망자 소환 24.08.03 30 2 9쪽
4 새로운 왕 24.08.02 37 3 10쪽
3 특전 24.08.01 40 3 12쪽
2 명계 24.07.31 48 4 11쪽
1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24.07.30 6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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