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개발하던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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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작품등록일 :
2024.07.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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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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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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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종료

DUMMY

‘유물 장비라고?’


내가 잘 못 들었나?


입이 떡 벌어진다.

유물 장비는 일반 타워에서 낮은 확률로 나오는 아이템.

확률이 워낙 낮아서 한국에는 단 4개밖에 없다.


‘그걸 영입 조건으로 걸겠다는 말인가?’


그것도 두 개나?

거짓이나 빈말은 아닐 거다.

국가수호부 최고 지위자가 내건 조건이니까.


‘환영 방패’는 일반 방패처럼 손으로 드는 것이 아닌, 반지 형태로 되어 있다.

반지를 착용하면 몸 전체에 무형의 배리어가 형성된다.


방어력도 상당하다.

국가수호부가 실험한 바에 의하면 강서혁의 공격을 몇 번이나 버텨냈다고 했다.

또한, 본체인 반지가 손상되지 않는 이상 배리어는 착용자의 마력을 흡수해 자동으로 충전된다.


박민철이 내건 또 다른 유물 장비.

‘태초의 빛이 깃든 팔찌’는 착용자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단순한 타박상, 찢어진 상처.

부러진 곳, 혹은 관통상까지.

어떤 상태든 치유할 수 있다.


‘심각도에 따라 치유 시간이 달라지긴 하지만.’


태초의 빛이 깃든 팔찌를 착용했다는 말은, 무형의 전용 힐러를 데리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가장 사기인 점은 태초의 빛이 깃든 팔찌는 환영 방패와 달리 자연의 힘을 흡수해 작용하는 방식으로 어떠한 힘도, 자원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

“·········.”

“············.”


한동안 이어진 정적.

이런 사기 장비를 두 개나 조건에 내건 충격은 회의실을 조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서민주가 조심히 입을 열었다.


“국장님···, 진심이세요?”


박민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당연히 있죠! 민성준에게도 주지 않았던 유물 장비를 이제 막 명계를 공략했던 사람에게 준다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전광 길드의 조건을 국가수호부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나는 그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카드를 꺼낸 것뿐일세.”

“그렇긴 하지만···. 국장님, 현재 한국에 유물 장비가 4개밖에 없는 건 알고 계시죠?”

“허허. 내가 모를 리가 있나.”


박민철은 손가락으로 강서혁의 목걸이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한 개는 저기 강서혁 씨 목에 있는 세계수의 뿌리. 또 한 개는 지방에 있는 어느 길드가. 그리고 두 개는 국가수호부가 보유하고 있지.”


박민철이 이번에는 손가락으로 서민주를 가리킨다.


“그리고 왜 4개인가. 자네도 하나 가지고 있으면서 말이야.”


서민주의 눈이 토끼눈처럼 커졌다.


“크흠···, 알고 계셨어요?”

“하하하! 화원 길드의 부길드장이 내 아들이자 자네의 남편이지 않은가.”

“박준서···! 내가 가족한테도 말하지 말라 했었는데!”


아···.

서민주의 불쾌한 표정을 보니 느껴진다.


‘오늘 밤에 박준서 그 양반, 거실이 뭐야. 집 밖으로 나가야겠네.’


국가수호부 국장.

현명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가정사에 대해선 꽝인가 보네.


“얼마 전에 화원 길드에서 일반 타워를 공략했다더니. 거기서 얻은 건가?”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있던 강서혁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전광은 길드 창설 이래부터 지금까지 한국 최고의 길드라 칭송받는 곳이었다.


전광이 최정상에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서혁의 개인 능력 때문도 있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유물 장비의 지분도 적지 않았다.


헌데, 경쟁 길드인 화원에서 유물 장비를 얻었다?

당연히 신경 쓰일 수밖에.


대답이 없자 강서혁이 다시 한번 물었다.


“네가 먹은 유물 장비의 능력은 뭐지?”

“궁금해요? 알려드릴까요?”

“······필요 없다.”

“궁금하지 않으세요? 표정 보니까 굉장히 신경 쓰고 있는 거 같은데?”

“네 녀석의 그 말썽꾸러기 같은 표정을 보니 알려줄 생각은 없고 사람 골릴 생각만 하고 있군. 그러니 알려 줄 필요 없다. 언젠가는 알게 될 테니.”


서민주가 아쉬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으휴. 진짜 재미없는 사람이라니까. 어떻게 유머 감각이 하나도 없어?”

“말은 똑바로 해라 서민주. 내가 유머 감각이 없는 게 아니라 네 녀석에게 놀아나기 싫을 뿐이다.”

“네~, 네. 그렇다고 해두죠.”


더는 강서혁과 말하기 싫다는 듯 대화를 끝내는 서민주.

그러고는 옆을 스윽 보더니 다른 장난감을 찾은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근데 김민찬 씨도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조용하네요? 국장님 눈치 보는 건가?”

“닥쳐라. 이제 쓸데없는 말들은 그만하고 저 녀석의 의견도 한 번 들어보지.”


그래, 김민찬 말대로 나도 말 좀 하자.

나를 영입하러 온 거지 너희들 친목 다지러 온 게 아니잖아.


“생각할 시간 잠깐만 주세요.”


마음속 고민이 깊어진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정확히 반반이다.


강서혁의 조건인 돈과 명예냐.

박민철의 조건인 유물 장비냐.


차분하게 생각해보자.

일생일대의 기회니까.


전광 길드는 현재까지 가장 큰 계약금과 이사직을 내걸었고.

국가수호부는 돈으로도 구하지 못할 유물 장비를 내걸었다.


일반 각성자라면 당연히 전자를 택할 것이다.

어차피 유물 장비를 착용하더라도 효율을 크게 내지 못할 바엔 차라리 돈도 많이 주고 고위직까지 약속받은 전광 길드가 더 나을 테니까.


헌데 나는 다르다.

강한 힘을 얻은 데다가 유물 장비까지 더해진다면?

효율이 상상 이상으로 증폭될 터였다.


고민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진다.

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을까.


나는 강서혁과 박민철을 번갈아 본 뒤.

각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국장님, 그리고 강서혁 씨. 제가 조건들을 재조정해도 될까요?”

“편히 말씀하시죠.”

“맘대로 해라.”

“우선 계약금은 5억으로 동일하게 가시죠.”


강서혁은 흥미롭다는 듯 팔짱을 끼고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계약금을 절반으로 낮추다니. 재밌는 조건을 내걸 생각인가 보군.”

“강서혁 씨가 생각한 만큼 재밌진 않을 거예요. 제가 봤을 땐 그쪽은 불가능한 조건일지도 모르거든요. 아무튼, 저는 5억에 추가로 유물 장비 3개를 조건으로 제시할게요.”

“흥, 별로 어렵지도 않은 조건이군.”


코웃음 치는 강서혁.

과연 내가 다음에 나올 말을 듣고도 똑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단, 앞으로 나올 유물의 우선권을 저에게 주는 한에섭니다. 그리고 전광 길드는 가지고 있는 유물을 저에게 주는 거로 시작해야 하고요.”


박민철은 고민도 없이 곧바로 수긍했다.


“좋네. 국가수호부는 주우성 씨의 조건을 받아 드리겠네.”


그에 반해.


“뭐···, 뭐!?”


강서혁은 당황한 듯 처음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 저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다.

민성준이 없는 지금.

녀석은 한국에서 가장 강한 각성자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다.

헌데, 내가 걸었던 조건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사형 선고와 같을 터.


생각해보면 답은 나와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어느 각성자던, 어느 길드에 들어가던 성장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다.


‘이러나저러나 게이트 뺑뺑이지.’


다른 방도는 없다.


전광 길드는 강서혁이 주인이자 중심인 곳.

명계 공략자인 내가 전광 길드에 들어간다 한들 성장 1순위가 내가 될까?


‘절대 아니지. 굴러온 돌이 박힌 돌도 아니고 떡하니 박힌 바위를 빼낼 순 없겠지.’


좋은 장비를 얻으면 강서혁이 1순위고, 나는 후 순위가 될 게 뻔했다.

혹시나 혈연, 지연, 학연이 있으면 더 밀려날지도 모르고.


그에 반해 국가수호부는 민성준이 1순위였던 것처럼 나 또한 극진히 모시며 성장시켜 줄 터.

더군다나 한국 최고 길드가 모여있어서 그렇지, 국가수호부도 여느 대형 길드 못지않게 규모 있는 각성자 팀을 운영 중일뿐더러 체계도 잘 잡혀있다.


박민철이 강서혁의 표정을 스윽 보더니.

승리를 확신한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국가수호부는 주우성 씨가 말한 조건에 엘리트팀 자리까지 추가로 제안하지.”


오? 이건 생각지도 못한 수확인데?

나는 아직 정확한 대답을 듣지 못한 강서혁을 보며 물었다.


“강서혁 씨. 제 조건에 승낙 못 하시는 거죠?”

“······.”

“그럼 국장님, 계약서 작성하시죠.”


이로써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영입 경매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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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로운 왕 24.08.02 3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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