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개발하던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한량.
작품등록일 :
2024.07.30 21:10
최근연재일 :
2024.08.12 23:1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323
추천수 :
26
글자수 :
54,971

작성
24.08.08 23:45
조회
14
추천
2
글자
9쪽

길드 영입

DUMMY

나는 심히 고민에 빠졌다.

내 목숨을 노리던 녀석은 처리했다.


헌데 다른 녀석이 숨어있다가 정체를 들켰고.

내 앞에서 금발이 흙발이 될 때까지 고개를 박고 살려 달라 빌고 있다.


“널 살려줘야 하는 이유는 뭐지?”

[저···,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그저 보수를 약속받고 온 것뿐입니다!]


웃기고 있다.

뭐가 됐든 결국 나를 죽이기 위해 움직였다는 말 아닌가.


“그게 지금 변명이라고 하는 건가?”


녀석은 표독한 내 얼굴을 읽었는지 더더욱 고개를 바닥에 조아렸다.


“지금 널 죽이지 않으면 후환이 생길 테지. 그런데도 살려달란 말인가?”

[이번 일은 메이슨이 독단적으로 행동한 거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답잖은 변명이다.

녀석을 살려줬다가 언제 다시 내 목숨을 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이고서 맘 편히 사는 게 나을 터.


“에단, 녀석이 다시는 숨 쉬지 못하게 만들어줘.”


나를 건든 대가는 죽음으로서 톡톡히 치러야 한다.


[자···, 잠깐! 잠시만 제 얘기를 들어 주십쇼!]


나는 허리춤에서 서슬퍼런 검을 뽑아 들고 녀석에게 다가가는 에단을 향해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녀석에게 낮은 어조로 말했다.


“쓸데없는 말을 꺼낼 거라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에단에게 고통스럽게 죽이라고 명령할 테니까.”

[히이익!]

“손발을 잘라 고통을 충분히 느끼고 과다출혈로 죽어갈 때쯤, 심장을 천천히 꿰뚫을 거야. 알겠지?”


그러면서 나는 싱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 녀석 눈에는 사탄의 웃음으로 보이려나.


[그···, 그···.]


말을 제대로 못 하고 입만 뻐끔거리는 녀석.

지금쯤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일 들 거다.


허나 그건 녀석의 사정일 뿐이고.

나는 열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하나. 둘.”

[말하겠습니다!]

“진작 그랬어야지.”


협박은 역시 좋은 대화 수단이라니까.


[저···, 저는 사실 미국의 실크 길드 소속 버퍼입니다.]

“······!?”


실크라면 45레벨 이상인 각성자만 모인 길드.

인원이 3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수 정예 길드지만, 한 명 한 명이 대형 길드장 못지않은 실력을 지닌 괴물들만 모인 곳이다.

45레벨이 넘는다면 국적 상관없이 영입하는 곳으로서 한국인도 3명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저 녀석이 자신의 소속 길드를 밝힌다는 뜻은 뻔했다.


“나를 건드리면 실크 길드와의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거다!”


이런 의미일 테니까.

더군다나 그 희귀하다는 버퍼라니.


음···.

생각해보면 메이슨만 움직였지 이 녀석이 직접 행동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숨어서 버프를 걸어주고 있었나?’


버퍼는 첫 스킬을 얻을 때부터 앞으로 나아갈 길이 정해진다.

10레벨에 신체 능력을 소폭 상승시켜주는 축복을 얻었다면 그 이후로는 얻는 스킬 모두 버프 스킬이다.


버퍼는 백에 한 명꼴로 나오는 희귀한 직업.


‘암살 계열의 스킬 중에서도 은신이 있긴 하나, 이 녀석을 대동한 걸 보니 은신을 걸어준 건 이쪽이었나 보군.’


실크 길드에서도 녀석을 극진히 모시고 있을 텐데 내가 죽여버린다?

내 몸뚱어리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후세계로 가 있을 거다.


‘다행인 건 녀석이 살아 돌아가더라도 내게 해코지할 수 없을 테지.’


실크 길드는 다른 길드와 교류가 금지되어있는 곳.

자신들은 도움 없이도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며.

동시에 다른 길드를 깔보는 행위였다.


헌데 그 엄격한 규율을 어겼다?

이 사실이 실크 길드 귀에 들어간다면 녀석이 아무리 버퍼라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건 당연한 시간문제일 거다.

그 방증으로 다른 길드와 몰래 교류했던 걸 들킨 버퍼 한 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으니까.


“네 녀석이 실크 길드라는 증거는?”


녀석은 품에서 길드원증을 꺼내 내게 보여주었다.

영어로 되어 있어서 뭐라 적혀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었지만, 하단에 있는 실크 길드라는 알파벳은 알아먹을 수 있었다.


물론 가짜일 수도 있다.

허나, 어떤 미친놈이 목숨 두 개가 아닌 이상 실크 길드를 사칭하겠는가.


이 녀석은 대체 무슨 대가를 약속받았길래 목숨을 걸면서까지 메이슨과 교류했을까.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


“메이슨을 도와주는 대가로 뭘 받기로 한 거지?”

[더 문 길드가 가지고 있는 ‘우리엘의 가호’입니다.]


이런 미친···.

우리엘의 가호는 착용자의 버프 스킬 효과를 2배로 올려주는 미친 성능을 가진 장비.

버퍼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장비였다.


‘헌데 내가 알기로는 우리엘의 가호는 더 문 길드가 아닌 헤븐 길드에서 가지고 있는 거로 알고 있었는데?’


녀석은 내 꿈틀거리는 미간을 보더니 알아서 그 해답을 내놓았다.


[사실 우리엘의 가호는 메이슨이 헤븐 길드에서 강탈해온 것입니다.]

“강탈했다고?”


녀석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확히는 운이 좋았죠. 메이슨이 텍사스 시의원의 의뢰를 처리하다가 얻은 거니까요.]

“부탁이라 하면 정확히 뭘 말하는 거지?”

[헤븐 길드장은 텍사스 시의원의 뒤가 구리다는 걸 눈치채고 뒤를 캐다 결국 들켜버렸죠. 그 때문에 시의원이 메이슨에게 헤븐 길드장을 처리하라는 의뢰를 내렸고요.“


메이슨이 죽기 전에 시의원 뭐라 하더니 더러운 짓을 도맡아서 해주고 있었나?


“후···.”


어찌 됐든 녀석이 실크 길드인 걸 안 이상,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대로 보내 주는 수밖에.


“가라.”

[예?]

“맘 바뀌기 전에 가라고.”

[옙!]


뒤도 안 돌아보고 입구 쪽으로 뛰어나가는 녀석.


녀석이 사라지고 난 뒤.

나는 상념에 빠졌다.


이런 상황을 한 번 겪어본 이상.

두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노릇.

방책을 세워야 한다.

나를 보호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에단이라는 훌륭한 보호 수단이 있다 한들.

녀석을 하루 24시간, 365일 내 옆에 둘 수는 없는 일.


‘직접적인 보호는 에단에게 맡겨두고.’


간접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가수호부에 들어간다던가.

대형 길드에 들어간다던가.


어차피 길드는 들어갈 생각이었다.

길드라는 각성자들이 성장하기 좋은 체계를 놔두고 홀몸으로 활동할 수는 없을 테니까.


‘더군다나 10레벨 이상의 게이트부터는 위험하다며 길드 없이 게이트에 들어가는 걸 법으로 막아놨으니 원···.’


잠깐···.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나는 길드장들을 한 명 한 명 만나서 영입 조건을 들어볼 생각이었다.


‘굳이 귀찮게 그래야 하나?’


어차피 나를 원하는 길드장들 한 번씩 만나볼 거면 차라리 한 곳에 불러다 모으면 되는 것 아닌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영입 조건을 들어보고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닌, 경매에 부치는 거지.’


그렇게 된다면 귀찮음도 덜 수 있고.

무엇보다 각자의 길드에서 생각했던 조건보다 더 내걸 수도 있겠지.


“음···, 근데 내가 길드장들 연락처를 아는 것도 아니고 이걸 누구한테 부탁해야 하지?”


그때 문득 아침에 봤던 인터넷 기사가 떠올랐다.

국가수호부도 나를 찾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


“국가수호부라면 각 길드의 연락망도 있을 테고. 나를 영입하려는 생각이면 딱 좋네. 길드장들을 모아줄 수고를 덜어줄 테니까.”


게이트 공략도 끝났겠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게이트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그럼 가볼까.”




* * *




전광 길드의 강서혁.

화원 길드의 서민주.

흑성 길드의 김민찬.

국가수호부 국장까지.


그 외에도 주우성을 원하는 여섯 명의 이름 있는 길드장들이 국가수호부 회의실에 모여있었다.

심지어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길드장도 있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기껏해야 회의차 대형 길드장 두세 명에서 모인 적은 있었으나, 열 명이 모인 적은 없었으니까.


강서혁은 이런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지 불만을 털어놓았다.


“명계를 공략한 게 대단하긴 하다만 굉장히 무례한 녀석이군.”


옆에서 듣던 김민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니까 말이야. 대형 길드장을 오라 가라 할 생각을 하다니. 단단히 미친 거지.”

“에이, 다들 그렇게 말하면서 여기 참석한 걸 보면 다들 명계 공략자를 영입하려고 온 거 아니에요? 언행 불일치가 너무 심하다.”


둘의 대화를 듣던 서민주가 나긋한 목소리로 대화에 끼어들어 말했다.


“뭐!? 지금 말 다 했어?”


강서혁과 달리 김민찬은 몹시 화가 난 듯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르면서 서민주에게 따지려는 순간.


덜컥.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 주우성에 의해 일단락되었다.


“하하, 안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친구가 개발하던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대장장이 이재훈 24.08.12 5 0 8쪽
12 대장장이 장비점 24.08.11 6 0 9쪽
11 경매 종료 24.08.10 11 1 8쪽
10 영입 경매 24.08.09 8 1 8쪽
» 길드 영입 24.08.08 15 2 9쪽
8 메이슨 24.08.07 23 2 9쪽
7 게이트 24.08.06 18 2 10쪽
6 집으로 24.08.04 24 2 10쪽
5 망자 소환 24.08.03 29 2 9쪽
4 새로운 왕 24.08.02 36 3 10쪽
3 특전 24.08.01 40 3 12쪽
2 명계 24.07.31 48 4 11쪽
1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24.07.30 61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