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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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21
그림/삽화
E-soul
작품등록일 :
2024.08.02 11:20
최근연재일 :
2024.08.28 11: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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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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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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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타임 011. 깊숙한 곳 오래된 자료 (삽화)

DUMMY

내가 장담을 하는데, 이거 런칭하면 백만 퍼센트 확률로다가 클레임 (claim) 터진다.


현실 구현 백 퍼센트 때문에 접속 유저들이 떼로 죽어 나갈 게 분명하고 그 때문에 온갖 지랄을 떨어댈 텐데, 그거 상대하다간 스트레스로 쓰러질 듯.


정직원 떡밥은 충분히 맛 봤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참고 자료가 없는 겁니까? 게임 매뉴얼. 뭐 이런 거라도 있을 거 아닙니까.”


“자료가 있긴 한데.”


“오, 그래요?”


짜투리 먼지 같은 자료라도 좋으니, 구경 좀 해 봅시다.


대머리 노인네가 안쪽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이 박사. 이영환 박사!”


“왜? 나 세팅하느라 바빠!”


“잠깐만 나와 봐.”


삐쩍 노인네가 귀찮은 표정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삐쩍 노인네 이름이 이영환이었구나. 이제보니 내 정보는 다 까였는데, 나는 이쪽 사람들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여기 상진 군 말인데. 자료실로 좀 안내해줘.”


“자료실? 거길 보겠다고?”


삐쩍이 이영환 박사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왜 저런 표정을 짓지?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참고할 자료를 요구했을 것 같은데.

마치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는 그런 표정이다.


“그래. 상진 군이 뭐든 좋으니 참고가 될 자료를 보고 싶다네.”


“그래? "


삐쩍이 이영환 박사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으로 오게나.”


“네.”


삐쩍이 이영한 박사를 따라 벙커 안쪽 깊숙한 곳으로 이동했다.


여긴 도대체 공간이 어떻게 되어 있는 거야.


어둑어둑한 통로를 따라 한참을 걸었는데, 최소 10분은 흐른 것 같다.


사람 걸음이 느린 듯 해도 10분 정도면 1km는 족히 이동할 수 있다.


협소한 공간, 좁은 통로라 지상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느낌상 수백 미터는 이동한 것 같다.


"여기가 본래 벙커였다고 했죠?"


"그랬지."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크네요."


"사실, 우리도 이게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는 잘 몰라."


"아니 왜요? 여기서 지낸지 10년은 됐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렇긴 한데, 해야 할 일도 많고. 이게 미로처럼 연결이 되어 있어서 자칫 길이라도 잃는 날엔. 무슨 말인지 알지?"


이해했다.

여기가 길을 잃을 정도로 복잡한 미로라는 것.

길을 잃으면 본래 자리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도 생긴 다는 것.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둠 속에서 죽을 때까지 헤매다가 결국엔 잊혀 진다는 의미다.


“다 왔네. 여기가 자료실이네.”


여기도 여지없이 철문이네.


이영환 박사가 철문을 잡고 당기는데,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끼릭, 끼기기긱. 끼아아아악!


한동안 열어 본 적이 없는지, 철문이 죽는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뭐야. 여기. 참고 자료가 있긴 한 건가?


못해도 십 년은 닫혀 있던 분위기다.


“콜록, 콜록, 어휴, 먼지.”


이영환 박사는 손을 휘휘 저으며 먼지를 밀어내더니, 안으로 발을 들였다.


“들어가세.”


“네···.”


이영환 박사는 벽에 설치된 철제 선반을 가리켰다.


“저게···. 뭔가요?”


“DVD, 블루레이네."


DVD? 블루레이?

모두 처음 들어보는 명칭이다.


내가 멀뚱한 표정으로 선반을 바라보자, 이영환 박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오래전에 그런 이름으로 불렸던 물건이라더군.”


이영환 박사는 물건 사용법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동그란 디스크를 이 기계에 넣고 여기,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여기, 모니터를 통해 자료가 나올 걸세.”


플레이어에서 나온 선이 뒤통수가 불룩한 특이한 모니터와 연결이 되어 있다.

삽화5-시간 여행자의 생존법.jpg

“아···. 뭐. 대충 이해는 했습니다.”


물건은 처음 보는 것들이지만, 작동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그래. 그럼 수고하라고.”


이영환 박사는 마저 하던 일을 해야겠다며 손을 흔들고 나가버렸다.


“DVD라···.”


선반을 둘러보다 케이스 하나를 꺼내 자료명을 확인했다.


“ The Time Machine(타임머신-1960)?”


시간 기계라는 어이없는 제목은 둘째치고 1960이라는 숫자에 눈을 껌뻑였다.


“자료명이 1960이라는 거야. 아니면 이게 1960년에 만들어졌다는 거야?”


너무 까마득한 숫자라, 뭘 의미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혹시나 싶어 다른 케이스를 꺼내 확인했다.


-The Time Traveler's Wife (시간 여행자의 아내-2009)

-Time code(타임 코드-2011)

-About Time(시간에 대하여-2013)


“2009, 2011, 2013. 아무래도 이거 그냥 자료 숫자가 아니라, 연도인 것 같은데···.”


여기 적힌 2009년이 자료 제작 연도라면, 지금이 2179년이니.


“허! 170년··· 전이라고? 그러면 이 타임머신이라는 자료는 219년 전 물건이라는 건가?”


나는 잠시 얼빠진 표정으로 ‘참고 자료’를 내려다봤다.


“뭐 이런 골동품을 참고 자료라고 내준 거지? 이런 게 참고가 되기는 하나?”


최신 자료를 챙겨봐도 도움이 될지 고민인데, 170년. 219년 전 자료라니. 다른 자료들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오래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보니, 이건 이것대로 신기하네. 과거 물건이나 기록은 완전히 유실되어서 이젠 찾을 수 없다고 들었는데."


자료실을 안내해 달라는 말에 이영환 박사가 묘한 표정으로 바라본 게 이 때문인가 싶다.


철제 선반 위에 이런 자료가 수십 개는 꽂혀 있다.


여기 적힌 숫자가 년도가 맞다면, 하나하나 전부 유물급이다.


이것 말고 다른 게 있나 싶어 내부를 둘러봤다.


"이게 전부인가?"


여기저기 먼지가 쌓인 것이나, 선반에 올려진 물건도 딱히 건드린 흔적이 없는 걸 보면 꽤 오랫동안 이 상태로 방치 또는 보관이 된 것 같다.


이대로 돌아갈까 하다가 마음을 바꿨다.


이게 쓸모 없는 짓이라 생각했다면, 대머리 노인도 그렇고 이영환 박사도 이곳까지 안내 했을 리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거 몇 개 확인하는 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 하나는 그렇고. 딱 세 개까지만 봐 보자.”


선반을 둘러보다, DVD 케이스 세 개를 꺼내 책상에 올렸다.


최소 200년 안팎에 있는 자료들이다.


-Terminator(터미네이터-1984)

-matrix(매트릭스-1999)

-Final Destination(데스티네이션-2000)


뽑아온 자료 중 제작 연도가 가장 먼 터미네이터부터 확인을 시작했다.


“터미테이터. 제거자라고 해석하면 되려나? 제목이 참 직관적이네.”


플레이어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전원을 넣자, 윙-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들어왔다.


모양만 그럴듯하고 작동불능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이 잘 움직이는 것 같다.


케이스에서 터미네이터 자료가 담긴 원형 디스크를 꺼내 플레이어에 삽입,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모니터 전원을 켜자, 터미네이터 자료가 출력 되기 시작했다.


도움이 되긴 할까 싶은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는데, 눈 깜짝할 새. 한 시간 반이 사라져버렸다.


“뭐···. 뭐야. 이 자료는!”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라 한동안 말이 나오 질 않았다.


기계에 의해 산산이 파괴된 미래, 인간 저항군과 살인 기계의 시간 이동. 미래 지도자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전투···.


내가 지금 뭘 본거지 하는 생각에 멍청이처럼 앉아 있는데, 다음 자료를 넣어 달라는 듯 플레이어가 테미네이터 자료 DVD를 뱉어냈다.


떨리는 손으로 다음 자료. 매트릭스 DVD를 삽입했다.


이번 자료는 터미네이터보다 더 살벌하고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인간을 잡아다 기계를 위한 배터리로 쓴다니. 최악 중의 최악이다.


두 자료에 공통점이 있다면. 터미네이터도 매트릭스도 기계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이에 저항하는 인간들의 사투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미치겠네.”


홀린 듯 세 번째 자료를 집어 넣고 내용을 확인하는데, 영상을 보다 말고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우웁! 욱!”


자신이 게임에 들어가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젊고 싱싱한 또래 애들이 기이하고 괴이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잔혹하고 충격적이었다.


앞서 본 기계 반란에 대한 자료도 무섭고 충격적이었지만, 데스티네이션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나에게 예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네가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빌어먹을···. 어떻게 이런 자료가···. 아니, 이건 그냥 자료가 아니라.”


설마, 이것들. 여기에 있는 이 자료들....


예... 예언서를 모아 놓은 건가?


작가의말

다음 편도, 그 다음 편도... 계속 있습니다만. 

이번 주는 여기까지 입니다.

주 5회라, 속도 조절이 필요해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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