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컨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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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작품등록일 :
2024.08.02 13:56
최근연재일 :
2024.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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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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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2)

DUMMY

컨셉이라는 게 있다.


유명한 개그맨이 어수룩한 일본인을 연기하여 인기를 끌거나, 돈을 자랑하는 철없는 힙합 듀오를 연기하여 인기를 끌게 되는 것처럼.


사람들은 그것이 가짜인 걸 알면서도 확고한 캐릭터에 매료되어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2000살 먹은 버츄얼 스트리머에 푹 빠졌던 나의 경험 때문은 아니다.


어쨌든.


컨셉은 인기몰이가 된다.


나는 수많은 인방을 시청하며 다양한 인간군상 캐릭터를 보았다. 그런 경험에 의거하여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캐릭터를 열심히 고민한 결과.


그제서야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수많은 글자 위로 밑줄이 찍찍 그어진 공책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문장을 바라보았다.


<엄근진 과묵형 고인물>


“캬, 이거거든.”


공책에 적혀진 글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돋았다.


엄근진 과묵형 고인물 캐릭터라니.

이걸 누가참아?


심지어 나의 상황을 종합하자면 이보다 더욱 어울리는 캐릭터는 만들 수 없었다.


일단 첫째.

‘엄근진 과묵’이란 키워드.


방송의 재미는 무엇보다 BJ가 입을 얼마나 잘 터느냐에 따라 달렸다.


실제로 전생에서 헌터들의 방송 순위를 보면 실력 좋은 랭커보다는 말 빨 좋은 헌터들이 선호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닥 말주변이 없기에 시청자들과 입담을 나눌 능력이 되진 않는다.


그렇기에 선택한 것이 ‘엄근진 과묵’.


무게를 잡고 흥, 이라는 소리만 내뱉어도 알아서 사람들은 ‘저 새끼 뭐 있는 거 같은데?’라며 스스로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기대감을 뒷받침할 실력이 증명돼야 하는 법.


그렇기에 선택한 것이 바로 이 두 번째 키워드.

‘고인물’이라는 것이다.


나는 미래의 일을 안다.

말인즉슨 현재 탑에서 밝혀지지 않는 미래의 꼼수들이 내 머릿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 미래의 지식을 활용하여 극적인 연출을 시청자에게 보여준다면?


‘아, 이거 생각만으로도 재밌네.’


원시인이 불을 다루는 현대인을 보듯이 놀라 펄쩍 뛰지 않을까?


그렇기에 탄생한 것이 엄근진 과묵 + 고인물.


분위기 거하게 잡고 꼼수로 쉽게 탑을 공략하는.


마치 만화나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수수께끼의 인물처럼 말이다.


이런 인물은 대게 세계의 비밀에 대해 가까이 한 존재들이며, 주인공의 앞에 큰 벽이 놓였을 때 언제나 등장하며 짧은 조언과 함께 홀연히 사라지는.


그 미스테리한 매력에 인기 투표에선 언제나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비중있는 캐릭터였다.


‘지금의 내게 딱 어울리지.’


이를 방송으로 활용한다면 수많은 사람들과 헌터의 환심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계층 공략엔 한계가 있지만.’


중간층부터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어지간한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고인물’이라는 컨셉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한텐 해당 없는 이야기다.


“굳이 내가 탑을 클리어할 필요 없으니까.”


내 최종 목표는 길드 설립이다.


방송으로 쌓아 올린 명성을 기반으로 길드를 설립한 뒤 유능한 헌터를 영입한다. 그리고 그들을 내 입맛에 맞게 교정하면...


‘아마 세계 최고의 길드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편하게 지시만 내리는 바지사장 역할을 하면 끝.

나는 젊은 헌터들에게 이래 저래 훈수만 늘어 놓는 뒷 방 늙은이의 역할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목숨을 걸 필요도, 굳이 내가 계층을 공략할 필요도 없다는 것.


물론 이건 내 망상에 불과하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 원대한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첫 단추가 중요하다.


“좋아, 구상은 끝났고. 이젠 창조인가?”


한 번의 심호흡과 함께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나는 스킬창을 열었다.


[커스텀 마이징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커스텀 마이징이 가능한 분신을 생성합니다.

*1회 사용 가능.


커스텀 마이징. 내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스킬.

내가 컨셉을 잡겠다고 결정을 내린 이유기도 하다.


그야 내 평범한 몸뚱이로는 캐릭터에 설득력이 가질 않았으니까.


마치 배불뚝이 아저씨가 100m 달리기를 9초 안에 주파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엄근진 과묵 고인물’ 또한 설정에 맞는 외형이 필요했다.


[수락하기]


창을 터치하자, 새하얀 섬광과 함께 시야가 변했다.


마치 RPG게임 시작 전 이어지는 커스텀마이징의 단계처럼.


눈앞엔 벌거벗은 마네킹이 존재했다.


[♂] [♀]


그리고 밑에 보이는 성별의 기호까지.


‘여자로 변하는 건 좀...’


톡, 남성의 기호를 선택하자 벌거벗은 남성이 나타났다.


‘수상하리만치 탑에 대해 잘 알면서 홀연히 사라지는 과묵한 캐릭터라...’


실제로 만화 속 그런 캐릭터의 대부분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풍겨왔지.


“좋았으!”


나는 열의를 불태우며 커스텀 마이징을 시작했다.


조물조물.


[얼굴]


얼굴은 사자처럼 강인한 남성상의 얼굴이 좋겠다.


[신체]


온 몸엔 흉터로 가득 채웠다. 마치 수많은 위기를 거쳐온 역전의 전사처럼.


키는 2m. 거구의 근육질로 항상 상반신을 드러내며 당당한 포즈를 유지하는 컨셉이다.


[헤어]


허리까지 닿을 정도로 풍성한 검은 장발이 더해지니 마치 흑사자가 사람이 된 듯한 외형.


그 위압감 넘치는 모습에 절로 흐뭇함이 들었다.


물론 외형만큼이나 중요한 게 따로 있었다.


그건 바로 목소리.


“아, 아아.”


이런 몸뚱이에 소프라노의 음이라면 그거야 말로 불협화음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모두를 주목시킬 중후한 목소리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깊이 있는 음성으로 선택했다.


“흠, 좋군.”


팔짱을 끼니 완벽했다. 흡족한 감정과 함께 수락을 누르자.


[아직 결정하지 않으신 신체 부위가 있습니다.]


음 뭐지?

설정은 완벽하게 했는데?


그렇게 캐릭터를 이리저리 뒤진 결과, 한 신체 부위에 공란이 있었다.


‘이것’조차 조절할 수 있는 건가 라며 놀랐지만, 나는 세심하게 크기와 모양을 조절했다.


음, 이건 크게가자 크게.


걸작이 완성됐다.


*


탑에 입장하기 전 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커스텀 마이징 분신을 생성하였습니다.]


“오...”


내가 직접 빚은 남성이 눈앞에 나타났다. 실제로 보니 그 위압감이 두 배다.


“캬, 내가 봐도 참 잘 만들었단 말이지.”


커스터 마이징한 분신에 절로 감탄이 들었다.


그렇다면 분신으로 의식을 어떻게 옮기지?

그런 생각을 한 순간.


[의식이 분신에게 옮겨집니다]


정신이 몽롱해지더니 이내 시야가 바뀌었다.

드높아진 시야 아래로 본래의 내가 보였다.


‘이게 분신의 몸?’


나를 거울 없이 볼 수 있다니? 조금 색다른 경험이다.


전신 거울로 다가가 분신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거대한 키에 거울의 모습이 전부 담기지 않았지만 탄탄한 근육만큼은 선명히 보였다.


이내 팔짱을 끼며 포즈를 취해보았다.


“흠, 좋군.”


깊은 저음이 주변을 울렸다. 그러면서도 또렷한 게 [모두 주목하시오]라는 스킬의 영향인 듯했다.


나는 내 본래의 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혹시 들리나?”


그러자 본체가 맹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 반응은 하나 보네.


그렇다면 명령은 어떨까?


“너는 저기 침대에 누워 있어라.”


그러자 쪼르르 침대에 편히 눕는 본체.

껍데기일 뿐이라도 명령은 잘 수행하는 듯 했다.


어떻게 내 명령을 따르는 건진 원리는 모르겠지만.


“그럼 집을 잘 지키고 있어라. 누가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말고.”


끄덕.


[탑을 입장하시겠습니까?]


나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탑에 입장했다.


이처럼 헌터가 되면 시스템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든 탑에 입장할 수 있었다.

물론 지구 내에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메인 퀘스트 : 탑을 클리어하세요]

-남은기한 : 5년

-실패시 : 멸망


[스트리밍이 활성화 됩니다.]


탑엔 여러 규칙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스트리밍 시스템.


누구든 탑을 등반하기 시작하면 자동으로 스트리밍이 시작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탑을 일으킨 창조주가 인방에 미친놈이 아니냐는 구설수가 떠돌기도 했다.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스트리머의 닉네임이 설정 되지 않았습니다.]

[닉네임을 설정해 주세요.]


“흑랑.”


어디 무협지 속 베일에 쌓인 인물처럼 고수의 냄새가 나는 이름이 아닌가. 이건 내가 세 시간을 내리 고민하여 결정한 이름이었다.


[닉네임 : ‘흑랑’으로 설정 되었습니다.]


이제 방송에 입장할 시청자에 설레임을 느끼며 팔짱을 끼고 기다렸다.


하지만 맛집이라고 하더라도, 소문이 나지 않으면 사람이 찾아오는 일은 없는 법.


[시청자 – 0명]


1시간이 지났음에도 입장한 시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톡톡.


조바심에 팔짱을 끼며 손가락을 두들겼다. 살짝 팔짱을 풀어보니 어느새 손자국이 선명했다.


썩을.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


생각해보니 시청자로써 스트리머를 바라봤을 뿐이지, 스트리머로써 시청자를 대하는 방법은 알지 못했다.


이래서 탁상공론 하는 것인가.

스트리머를 화면 너머로 훈수만 내리던 내 지난날들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아니야.’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짬이있지.’


방송 시청경력 1만 시간.


어그로 하나는 기가 막히게 끌 자신 있었다.


*


“수고하셨습니다!”


A급 게이트의 레이드가 끝난 청월길드는 지부로 돌아가 하나둘 장비를 정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길드 10위에 속하는 청월이었기에 지부의 크기와 설비는 대단했다.


그리고 지부 지하에 존재하는 특수합금을 이용한 훈련장은 헌터의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청월의 자부심이었다.


청월의 부단장, 김우석은 격한 전투 후에도 다시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치지직-!


뇌격(雷擊)이라는 이명에 맞게끔 번개를 두른 손이 빠르게 허수아비를 가격했다.


콰앙!


터져나간 허수아비의 잔해를 보며 구경하고 있던 길드원이 감탄을 내뱉었다.


“와, 역시 A급 헌터는 다르네.”

“방금 부단장님 주먹 본 사람?”

“난 준비 동작도 못 봤다.”


국내 만해도 10만 명이 존재하는 헌터 중, A급의 랭크를 임명받은 헌터는 그 중에서 대략 500명이 채 되지 않는 엘리트 집단이었다.


보는 것 만으로 경외가 느껴지는 힘. 그러나 김우석은 결코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았다.


‘부족하다.’


김우석은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다. 50층의 탑을 돌파한 것은 크나큰 기염이었지만 최근 들어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적은 더욱 강해졌으며 교활해졌다. 그를 극복하기 위해선 더욱 이보다 강한 힘이 필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제 꿨던 악몽이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진입한 던전에 예기치 못한 변이가 일어나 측정된 레벨보다 수준이 높은 강력한 괴물들이 사방에서 들이 닥치던 꿈.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길드 동료들이 목숨을 잃었고, 우석 또한 죽음에 직면했던 장면은 꽤나 불길한 예감을 들게 했다.


“안 쉬어?”


툭, 어깨에 따스한 손이 얹어졌다.


“아, 단장님.”


청월 길드의 단장 홍연아였다. 그녀를 바라본 순간 악몽 속 잔상이 그녀와 겹쳐졌다.


“어머, 땀 좀 봐. 몸 좀 쉬면서 훈련해.”

“......후, 알겠습니다.”


그녀 또한 악몽 속에서 죽음을 면하지 못했다. 그를 지켜본 우석은 분노에 휩싸여 괴물들에게 달려나갔고. 꿈은 그 장면으로 끝이 났다.


“하여간, 너무 우직해서 탈이라니까.”


그녀가 떠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 김우석은 이내 핸드폰을 꺼냈다.


몸은 휴식을 하되, 머리는 휴식을 취하라는 말은 없었으니까.


<헌터넷에 접속하였습니다>


헌터넷은 헌터들의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목적성을 띈 사이트였다.


아이템에 대한 정보나 몬스터의 약점등을 서로 공유 했으며, 자신의 경험을 녹인 비급을 사이트에 공개하는 유저도 있었다.


물론 이와 같은 경우는 1%.

나머지는 뻘글 99%로 가득 찬 이곳에서 그런 보석같은 글을 찾기란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다.


<아 오늘 득 못함 ㅠㅠㅠ>

<E급 게이트 한 자리 남아요. 같이 레이드 하실 분>

<얼음 속성을 가진 스킬을 이용할 때 팁>


“하아... 딱히 필요한 정보는 안 보이네.”


하기야.

이런 요행을 바라는 것도 결코 옳은 일은 아니겠지.


초조함과 불안함이 뒤섞인 김우석이 한숨을 내쉬던 그 순간이었다.


“음?”


<님들 탑 1층 1분 컷 가능함?>


우석의 시선이 한 제목에 멈춘 것이다.


“1층을 1분에 클리어 한다니?”


김우석이 헛웃음을 흘렸다.


탑은 층이 낮을수록 난이도가 낮다.

그리고 1층은 일반인도 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슬라임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를 단시간에 클리어할 수 있냐고 물으면 결코 아니라고 답할 수 있었다.


“슬라임 잡기, 힘들었지.”


슬라임 내부엔 내핵이 있는데, 이를 정확히 명중시켜야 슬라임이 소멸 되었다.


하지만 그 크기가 10원 짜리 동전보다 작아 맞추기가 워낙 까다로웠으며, 마치 자아가 있는 것처럼 내부에선 내핵을 여기저기 움직였으니... 범위기라도 있지 않는 이상, 잡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런 슬라임을 60마리 처치해야 한다.


‘나도 클리어 하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지?’


특히나 자신은 신체를 사용하는 무투계열이었기에 더욱 시간이 오래 걸렸다.


물론 광역기가 존재하는 마법직 같은 경우엔 이보다 훨씬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겠지만...


다수기를 사용하는 명망있는 마법사가 세운 최고 기록 조차 3분이다.


그걸 1분 만에 클리어한다니?


“허풍이 너무 과한 걸.”


우석의 의견처럼 게시글엔 어느덧 수많은 비방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ㅋㅋㅋ 어떤 근자감임?

└슬라임이 좆으로 보이나?

└1층 최단 클리어도 3분인데? 1분? ㅋㅋㅋㅋ

┗ 작성자 : 다들 반응 왜 이럼;; 나는 그저 어떤 스트리머가 가능하다길래 글 올린 것 뿐인데.

└대체 그게 누구임?

└ 작성자 : 링크 드림. 지금 생방송중인데 한 번 보셈.


우석의 손가락이 뒤로 가기 버튼 앞에 멈추었다.


평소 의미가 있는 글이 아니라면 읽지도 않고 넘어가는 그였지만...


“음, 얼굴이나 한 번 봐볼까?”


난생처음으로 호기심이 호기심이 동한 김우석이었다.


[방송에 입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뭐, 뭐야?”


그의 눈동자가 커졌다.


험난했던 그의 생활을 증명하는 수많은 자상들.


떡 벌어진 어깨 아래로 무수한 단련을 거친 단단한 근육.


근접직으로 있기에 김우석은 알 수 있었다.


‘전사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전사였다.


헌터는 클리어한 층은 다시 입장할 수 없었다. 그 뜻은 저 남자가 오른 무대가 진정 처음의 스테이지라는 것.


‘탑을 등반하지 않고 저런 몸을 만들었다고? 대체 어떤 삶을 살아온 거야?’


가만히 팔짱을 끼고 있는데도 그의 기백이 화면을 뚫고 느껴졌다.


그런 그의 입이 서서히 열렸다.


“흥, 다 모였군.”


묵직한 음성이 우석의 귓가를 때렸다. 순식간의 그에게 집중되었다.


-와, 목소리 ㅈ되네;;

-님 진짜 처음 탑 등반하는 거 맞아요?

-몸 봐라... 대체 무슨 싸움을 해오신 겁니까?

-시청자 100명 채웠으니 이제 출발하심?


어떤 채팅이 올라와도 그의 시선은 단호했다.

그 시선 끝에는 1층의 무대로 나아갈 석문이 존재했다.


터벅.


그때였다.


터벅, 터벅.


굳건한 사내의 두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턱.


솥뚜껑처럼 두꺼운 손이 석문에 손을 갖다 대었다. 그러자 팔뚝의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고 근육 하나하나가 움푹 패인 골짜기처럼 드러났다.


그가 문을 열기 시작했다.


쿠구구.


거대한 석문이 비스듬히 열리면서 땅이 꿈틀대며 소리를 냈다. 마치 신화 속 영웅 헤라클레스가 석굴을 두드려 열듯, 거칠고 웅장한 모습이었다.


‘허, 미친...’


1층의 무대를 이렇게 웅장하게 입장할 수 있나?


그는 드디어 1층의 무대에 마주했다. 초원 필드. 그곳엔 수많은 슬라임이 깡충깡충 뛰어다니고 있었다.


[1층이 시작되었습니다.]

[슬라임 60마리를 처치하세요.]


김우석은 그의 모습에 넋을 놓고 있다 고개를 털었다.


그가 손에 쥐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제 아무리 강한 전사라 하더라도 근접직인 이상, 1분 안에 클리어하는 건 말이 안 되지.’


라고 생각한 순간.


퍼엉!


“......?”


그의 손에 닿은 슬라임이 한 방에 터져나갔다.


우석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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