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컨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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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작품등록일 :
2024.08.02 13:56
최근연재일 :
2024.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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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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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캠 백예린 (3)

DUMMY

헌터가 게이트로 진입하기 위한 자격 요건은 간단하다.


해당 헌터가 게이트를 처치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가.


보통 진입 허가서를 받기 위해서는 게이트와 동일한 등급의 헌터 10명이 필요했다.


A급 게이트라면 A급헌터 10명. 이런식으로.


그리고 그 바로 아래인 B급으로 내리면 A급 헌터 2명이면 충분하다.


내가 진입하려는 게이트는 D급.

F급인 내가 결코 진입 허가서를 발급할 수 없는 곳. 물론 이를 우회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그건 바로...


“지금 늦으신 거 아니에요? 짐꾼이라면 헌터들을 생각하며 미리 나와 있어야죠!”


그래, 짐꾼으로 게이트에 입장하는 것이다.


‘뭐야?’


나는 크게 당황했다.

비록 5분 일찍 나왔음에도 불평을 늘어놓는 그녀의 빌어먹을 인심 때문은 아니다.


“예? 제 말 듣고 있어요?”


적발의 미녀가 꼿꼿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백예린이 왜 여기서 나와?’


나는 전생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에 있을 일들을 안다.


그렇기에 이번 게이트에서 발굴 되는 아티팩트와 몬스터, 그리고 진입했던 헌터들의 이름 또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게이트에 진입하는 명단엔 백예린이란 헌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아니, 애초에 지금 모인 파티원 전부 다.


“예, 예린님. 진정하시죠. 저희가 일찍 나온 건데요 뭘. 짐꾼님 너무 마음 상하지 마시구...”


파티원은 나를 포함한 총 넷.


백예린과 그의 옆에 있는 매니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갑습니다. 이정훈이라고 합니다.”


서글서글한 사내가 악수를 내민다.


“네, 반갑습니다.”


나는 그와 손을 맞잡으며 깊은 의문에 빠졌다.


‘설마, 나 때문에 역사가 개변하는 건가?’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듯이, 미래에서 온 내가 회귀함으로써 촘촘하게 이어진 세상의 흐름을 꼬아버린 것이 분명했다.


이는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독점하고 있는 미래의 정보가 자칫하면 휴짓조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리고 이 남자.’


목에 걸린 헌터증에 등급이 보였다.


C등급.


‘D등급 토벌 허가서를 받기 위해 C등급 헌터를 두 명을 꾸리는 건 맞는데...’


의문이 든다.


C등급의 헌터는 국내에서 대략 만 명 정도 존재한다. 오천만 명의 집단인 대한민국에서 만 명이란 숫자는 소위 말해 상위 엘리트 집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C등급은 치열한 우화와 변태를 반복하여 재능을 나누는 범인의 구간.


수많은 헌터들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내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그 구간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 남성은 내가 아무리 기억을 뒤져도 본 적이 없는 헌터였다.


내 기억이 잘못 된 건가?


“하하, 저도 놀랐습니다. 그 백예린씨랑 같은 파티에 들어올 줄은.”


뒷 머리를 만진 이정훈의 손이 빠르게 허리춤으로 향했다.


“혹시 도적직이신가요?”

“...!”


내 이야기를 들은 이정훈 헌터의 눈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이야, 놀랐습니다! 아직 파티의 소개도 없었는데, 대체 어떻게 알아채신 겁니까?”


이런,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나와버렸다.


도적직은 언제 어디서든 암기를 투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했기에, 무심코 암기가 숨겨져 있는 허리춤에 손을 갖다 대는 버릇이 있다.

수많은 헌터 방송을 보며 내가 분석한 결과다.


물론 파티에서 눈에 띌 생각은 없기에 적당히 둘러대며 말했다.


“아는 사람이 도적직 헌터거든요. 조금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흐음, 진혁씨는 꽤 감이 좋으신 모양이네요.”


그때 게이트 앞에 있던 백예린이 슬쩍 눈치를 줬다.


“뭐해요? 출발 안 해요?”


콧방귀를 뀌며 도도하게 등을 돌리는 백예린.


‘성격 참 지랄 맞네.’


그러자 휙 고개를 돌리는 백예린.


“방금 무슨 뭐라고 하셨어요?”

“네? 전혀요.”

“흥.”


진짜 감 좋은 사람은 저 여자가 아닐까?


포동포동 살이 찐 매니저가 내게 연신 고개를 숙인다.


“하하, 죄송해요. 예린씨가 지금 민감해서. 이번 방송 꼭 성공해야 하거든요. 최근에 흑랑이라는 방송인이 새로 등장했잖아요? 그게...”

“매니저님 뭐해요? 진입 안 하고.”

“앗, 바로 가겠습니다!”


백예린의 명령에 후다닥 게이트로 진입하는 매니저. 마치 대감집 마님을 따르는 노비같았다.


그런데.


‘흑랑이 왜 그 입에서 나와?’


중요한 건 아니다.


“뭐해요? 빨리 가자고요.”

“네, 갑니다.”


많은 변수가 발생한 상황이지만 그리 큰 걱정은 들지 않는다.


이번 게이트에서 발굴 되는 S급 아티팩트는 결국 내 차지가 될 게 분명했으니.


나는 게이트에 과감하게 몸을 던졌다. 이윽고 순식간에 암흑이 찾아왔다.


*


빽빽이 솟아오른 나무가 사방에 펼쳐져 있는 이곳의 명칭은 익히 알고 있다.


통칭 수목원.


몬스터는 오염 된 엔트만 출몰하며 엔트 특유의 느릿느릿한 움직임 덕에 이제 막 견습 딱지를 뗀 헌터들도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는 던전이었다.


이 수목원에서 발굴 된 S급 아티팩트가 전생에서 꽤 화두였기에 게이트 내의 특성이 아직 내 기억에 남아있었다.


나는 저 멀찍이서 다가오는 오염 된 엔트들을 바라보았다.


소나무가 양아치가 된다면 딱 저런 모습일까?


키에엑!


얼굴이 기괴하게 뒤틀린 나무들이 이곳을 향해 괴성을 지른다.


허나 걱정은 되지 않는다.


화르륵!


백예린이 쏜 불덩이에 맥을 추리지 못하고 픽픽 쓰러지고 있었으니까.


“파이어 볼!”


백예린은 화염술사 클래스로 엔트에게 큰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스킬들로 무장한 마법사였다.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과 화염 계통의 스킬이 어우러지니 한 폭의 그림같은 모습을 자아냈다.


요즘 말로하면 별스타 각이라고 해야 하나.


그걸 잘 아는지 백예린은 일부로 동작을 과장하며 엔트를 하나둘 처치했다.


‘파이어 볼의 숙련도가 상당히 부족하네. 저럴 땐 조금 더 좌측으로 관자를 노려서 피해를 극대화 시키는 게...’


물론 내 눈에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힘들지 않냐고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감내해야죠.”


사람이 저렇게 달라질 수 있나.


화면과 공간 밖이 다른 전형적인 스트리머였다.


나는 그녀보다 오히려 그 옆에 있는 헌터에 시선이 더 갔다.


촤악.


깔끔한 검격에 오염된 엔트들의 기둥을 훑고 지나간다.


‘음.’


꽤 나쁘지 않은 실력.

그렇기에 이상하다.

저 정도의 실력을 보유한 헌터라면 분명 내 기억에 남아야 할 터인데.


아니면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건가?


“크흠.”


이정훈의 활약에 백예린이 도끼눈을 쏘아본다.

대충 내가 활약할 테니 빠지라는 뜻.


“하, 하하...!”


이정훈에게 위험한 건 당장의 마물보다 뒤에서 날아올 화염구가 아닐까 싶다.


나는 같이 떨어진 부산물을 줍고 있는 매니저에게 물었다.


“매니저님은 왜 제 옆에 계십니까?”

“예린씨가 카메라에 얼굴 비추지 말라고 하네요. 이번 방송에서 자신이 스포트라이트가 되어야 한다고.”

“......”


그녀의 심보 때문에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옆에 매니저가 딱 달라붙어 있으니 도무지 몰래 빠져나올 각이 안 나온다.


‘이러다 토벌에 성공하는 건 아니겠지?’


보통 D급의 던전의 클리어 시간은 1시간에서 2시간 사이.


벌써 30분이나 이어진 토벌에 초조함이 밀려왔다.


“후우, 잠시 휴식 좀 가질게요~!”


수월하게 사냥이 이어가던 와중 백예린의 느닷없는 휴식 요청이 들어왔다.

지금 충분히 시청률을 끌어 올리고 있을 텐데? 의문은 길지 않았다.


“하하, 여러분 잠시 자연 좀 구경 할까요?”


카메라를 음소거 한 뒤 후다닥 달려오는 백예린.


“매니저, 나 화장 번졌어. 거울 좀 비춰 봐.”

“엇, 예!”

“......”


그럼 그렇지.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는 매니저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 백예린과 두 눈이 마주쳤다.


“저기요, 지금 마물 부산물 바닥에 널린 거 안 보여요?”

“아, 네.”


나는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그녀의 주의 때문에 자리를 피한 건 아니었다.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나는 그녀의 반대편 수풀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


파티원과 멀찍이 거리가 떨어져서야 나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분신 소환]


흑랑의 몸에 의식을 옮긴 뒤 본체에게 말했다.


“너는 백예린 파티를 졸졸 따라다니며 떨어진 아이템을 파밍해라. 그리고 무엇보다 생존이 우선이다. 알아 들었나?”


끄덕.


“좋다. 이제 가 봐라.”


뽈뽈뽈 파티에 합류하는 본체.

대체 어떤 원리로 내 몸을 움직일 수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그럼...’


나는 미리 가방에서 꺼내놨던 아이템을 손에 쥐었다.


지금 시점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염 된 엔트는 사실 언데드형 몬스터다. 그러니 오염 된 엔트가 아닌 언데드 엔트라 부르는 것이 맞겠지.


언데드는 산자를 공격하는 습성이 있지만 언데드가 된 엔트는 경우가 조금 달랐다.


그들은 산자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 채취가 나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


자연에서 나고 자란 엔트가 대기중으로 호흡하는 습성과 언데드가 더해진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내가 가져온 게 바로 이 페어리의 깃털.


은신에 특화 된 몬스터의 부산물로 이 깃털을 살살 문질러주면 채취를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효능이 있었다.


한 마디로 페어리의 깃털을 몸에 문지르면 엔트들에게 결코 들킬 위협이 없다는 것.


살살살.


여기저기 온 몸 구석구석 발라 준 뒤.


킁킁.


몸에 냄새가 나는지 체크하면 끝.


“완벽해.”


나는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파티원들을 몰래 지나쳐 던전 깊이 들어갔다.


그워어.


역시.

내 예상대로 나를 보고도 아무런 동작을 취하지 않는 엔트들.


탑에서 레벨 업을 한 영향도 있는 걸까?


‘걸음이 되게 가볍네.’


지금 내가 돌파한 계층은 5층.

즉, 5레벨의 신체는 이미 일반인의 수행능력을 아득히 넘어서고 있었다.


첨벙, 첨벙.


강을 건너고.


사박, 사박.


숲을 헤치고 10분은 내리 뛰던 결과 넓은 공터가 보였다.


던전의 최심부엔 항상 보스 몬스터가 존재한다.

그리고 예상대로 넓은 공터엔 거대한 엔트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통칭 보스필드.

물론 내게 중요한 건 덩치 큰 엔트 따위가 아니었다.


그 뒤로 보이는 황금 궤짝.


‘찾았다!’


다름 아닌 S급 아티팩트를 품고 있을 때 보이는 유형의 상자였다.


그워어.


‘조심해야지.’


눈치채지 않게끔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보스 엔트의 옆을 지나쳐갔다. 아파트 3층 높이의 거구만큼이나 주먹이 무슨 내 몸보다 컸다.


그런 주먹이 나를 향해 내려친다면 그대로 빈대떡 행.


‘그러고 보니, 분신이 사망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분신 스킬을 보유한 헌터의 말에 따르면 분신이 사망할 경우 본체에게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건 보통의 경우.


나는 분신에게 의식을 통째로 옮긴 상태였으니...


팔뚝을 꼬집자 통증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쓰벌. 역시나 F급 스킬이다.

그 어떤 분신의 스킬이 통증을 느낀단 말인가.


나는 애써 고개를 흔들어 부정을 털어냈다.

지금은 중요한 게 눈앞에 있으니.


어느덧 황금 궤짝 앞에 도착한 나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뚜껑을 열자.


화악-!


새하얀 섬광이 나를 반겼다.

그 안의 반짝이는 보물을 들어 올린 순간.


[실피드의 팔찌를 획득하였습니다!]


‘크으, 이거거든.’


떠오른 메시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실피드는 S급 마물이다.


실피드의 팔찌는 그런 보스 몬스터의 스킬이 내재 된 아티팩트였다.


‘아쉽게도 「윈드 커터」 라는 스킬 하나만이 내재 되어 있지만.’


물론 그 위력을 다 재현하진 못했는지 위력은 반감되어있다.


그거라도 어딘가?


이 윈드커터는 무려 A급 헌터가 방출할 막대한 마력을 쏘아내는데 당연히 30층의 몬스터조차 맥을 못 추리는 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여 차분히 탑을 공략하면 되는...


‘뭐야?’


스킬이 내재 된 아티팩트는 착용하는 순간 마력과 동화하여 스킬의 감각을 일깨우게 된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으니.


‘내가 잘 못 알고 있는 건가?’


그럴리가.


혼란에 휩싸이던 그 순간,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세계의 파편에 공명합니다]

[실피드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팔찌 착용 효과로 인해 실피드가 예속 됩니다]


‘뭐, 뭐야 이건?’


메시지가 사라진 순간 환청이 들려왔다.


“끄응차! 누구야? 누가 날 깨운 거야?”


상당히 쾌활하면서도 앳된 여성의 목소리가 머리에 울린다.

허나 아무리 둘러봐도 소리의 근원지를 찾을 수 없었다.


“응? 인간? 세상에! 너 인간이야?”


내 얼굴 위로 그림자가 드리우지만 않았다면.


“...?”


파닥파닥.


날고 있는 한 요정 같은 소녀.

파릇한 푸른 잎사귀를 의인화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그런데.


“......”


뜬금없이 요정이 내 볼을 꼬집었다.


“인간! 진짜 인간이야! 세상에!”


그녀가 이리저리 날 훑어보더니 고개를 기울였다.


“그런데 왜 아무 반응이 없지? 설마 죽은 건가?”


애석하게도 나는 당황스러워서 몸이 굳은 게 아니었다.


“그웍?”


바로 옆에 보스 엔트가 자리를 뒤척이고 있으니까.


부산스러운 요정의 입 때문에 침입자의 기척을 느끼고 깨어나는 모양이었다.


“말! 좀! 해! 봐!”


제발 좀 닥쳐줘.

요정의 부산스러움에 점점 보스 엔트가 몸을 뒤척인다.


식은땀이 흐른다.


이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빠르게 판단했다.


“엥?? 갑자기 어디가?”


그래, 도주다.

아직 침입자를 눈치챈 모양은 아니니 서둘러 보스 엔트와 멀리 떨어지는 게 상책이었다. 저 옹졸한 입을 다물게 하는 건 그 뒤의 일이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움직이던 그때.


“에- 에-”


무언가가 그녀의 코를 간지럽힌 걸까?


“이거 페어리 분자 아니야? 나 페어리 분자 알레르기, 에엣-”


요정이 조금씩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푸엣취-!”


파앙-!

태풍 매미를 생각나게 할 거대한 풍압이 내 몸을 훑었고.


“그륵?”


눈앞에 새하얀 분자가 반짝이는 은하수처럼 널리 퍼져나갔다.


내 채취를 숨기던 페어리의 분자였다.


“그르륵!”


침입자를 확인한 거대 엔트가 몸을 부르르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좆됐다!’


그런 내 생각을 모르는지 요정은 옆에서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후우, 시원하다! 인간, 나 분명히 말하는데 페어리 알레르기 있거든? 그러니 좀 주의하며...”


쿠웅.


아마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분신이 사망하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질 피해 말이다.


“인간? 듣고 있어? 듣고 있냐고!”

“어, 그래. 듣고 있다.”

“우왓? 이제야 내 말이 들리는 거야?”


이 빌어먹을 요정 때문에 죽음의 위기가 눈앞에 놓였다.


물론 분신이 죽는다고 내가 완전히 사망하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통증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게 문제 아닌가!


어쩌면 의식이 본체로 옮겨짐과 동시 쇼크사 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었다.


“아얏! 내 볼을 왜 꼬집어!”

“좀 조용히 해라.”


일단 이 주둥이부터 닫게 하자.


그 순간 그림자가 내 머리 위로 드리웠다.

아주 거대하고 짙은.


쿠웅!


몸을 날려 피하자 내가 서 있던 장소는 움푹 파인 크레이터가 드러났다.


그워어!


빈대떡 사장님이 노했다.


“허억...!”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저기, 인간! 왜 갑자기 달리는 거야? 혹시 나랑 달리기 시합 하려고?”


이 미친 요정은 지금 쫓아오고 있는 엔트가 안 보이는 건가?


쿵! 쿵!


꺄르르!


뒤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옆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에 그만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아, 맞다 그래서 말인...”

“그워어어!”

“아잇! 진짜 시끄럽게!”


그거 누가 할 소리야?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으려던 동시.


휙, 고개를 돌린 요정이 보스 엔트를 향해 손을 뻗더니.


“너 아까부터 내 말 끊더라?”

“...!”


요정의 손이 횡으로 그어진다.

손 끝에서 퍼져나간 녹색의 파장. 그리고 순식간에 날아간 참격.


‘윈드 커터?’


아니, 내가 알던 윈드 커터와 궤가 다르다.


무척이나 거대하고 길쭉한.

그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도 베일 것 같은 녹색의 참격이 보스 엔트의 목을 가벼이 훑고 지나갔고.


서걱!


마치 분자 단위로 쪼갠 듯한 아주 깔끔한 일격에 보스 엔트의 목이 아래로 떨어졌다.


쿠우우웅!


“후, 속이 다 시원하네. 아, 인간!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응? 갑자기 왜 멈춰?”

“경청을 할 땐 자세가 중요한 법이지.”


흑랑.


차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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