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컨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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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작품등록일 :
2024.08.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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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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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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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제 김우석

DUMMY

파이브 플로워.

5층마다 시나리오 형식으로 진행되는 메인 퀘스트는 평소 계층보다 난이도가 높은 계층으로 헌터들에게 험난한 시련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층과 비교해서 보상이 후한 것도 아니다.


애초에 탑은 계층을 클리어할 때 마다 영혼력이 상승하는 레벨업 시스템.


그런데 이 파이브 플로워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두어도 영혼력의 증대 따위는 없었다. 이건 수많은 헌터가 직접 교차 검증을 해보아서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보상은 똑같고 난이도만 무지막지하게 높은 함정 스테이지.


그렇기에 헌터들은 열과 성을 다해 파이브 플로어를 클리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흑랑은 달랐다.


‘퀘스트를 이어 받는다고? 어째서?’


핸드폰을 뚫어져라 보는 김우석의 이마에 땀 한 방울이 타고 흘러갔다.


파이브 플로어에는 그 어떤 보상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


그럼에도.


흑랑은 거리낌 없이 시나리오를 이어갔다.

마치 그 남자는 그저 자신의 앞에 난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혹시 조금 더 전투에 대한 희열을 느끼고 싶어서?’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가 고작 고블린을 상대로 전투를 즐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격투기 선수가 고작 날파리를 잡는다고 희열을 느끼겠는가? 그저 눈앞에 앵앵거리며 날아다니며 귀찮게 할, 흑랑에게 있어 고블린은 딱 그런 이미지였다.


보라.


“케, 케렉...!”


저 막힘없이 동굴을 나아가며 고블린을 학살하는 모습을.


그 귀찮음을 감수하고서라도 무엇이 그를 나아가게 하는가.


한편으로 그런 의문이 들던 때였다.


[살려 주세요!]


이어진 장면에 시청자와 김우석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

-머야 카밀라 동생 왜 살아 있음?

-원래 죽는 거 아님?


5층의 히든 퀘스트의 결말은 정해져 있었다.

동굴의 모든 고블린을 토벌하고서 동생의 부고를 카밀라에게 전하며 시나리오는 막을 내린다.


그것은 그간 수많은 헌터들이 5층을 클리어하며 알게 된 사실이었다.


“동생이 살아있다고?”


이제까지 알고 있던 탑의 상식이 비틀리는 상황.


하지만.


[흥.]


흑랑은 그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는 듯 가뿐히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허.”


두근.


김우석의 심장이 고동쳤다.


탑의 비밀을 쉽게 밝혀내며 그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저 베일의 싸인 사내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궁금했다.


아주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두근.


성인이 되어가며 빛바래져 있던 동심이 흑랑이란 사내에 의해 조금씩 색을 찾고 있던 순간.


[취익-!]


무려 30층에서나 등장할 오크가 나타났다. 그것도 5층의 무대에서.


평범한 헌터라면 그 자리에서 전의를 상실하고 그대로 출행랑을 쳤겠지만.


터벅.


[고작 오크인가.]


흑랑은 달랐다.

오크라는 거대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언제나 같은 고고한 자세로 위엄을 내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두근.


마치 한 축구 선수를 동경하는 어린아이가 그의 무회전 슛에 골대를 철썩이는 명장면을 보는 것과 같이.


김우석은 지금 깊은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과연 흑랑은 어떻게 오크를 쓰러뜨릴까?’


그의 눈동자가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이 바라보던 순간.


굳게 닫혀있던 흑랑의 입이 열렸다.


[고작 오크 따위로 내 손을 더럽힐 이유가 없지.]


딱.


느닷없이 흑랑이 손가락을 튕겼다.


[흠, 딱 마침 괜찮겠군.]


그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끝으로.


김우석의 시야가 점멸했다.


*


「‘rladntjr12’에게 합방권을 사용하였습니다」


솔직히 반신반의하며 아이템을 사용했는데, 정말로 내 눈앞에 김우석이 나타났다.


“여, 여긴?”


허나 전생에서 보았던 그 신경질적인 김우석과 전혀 다른 앳 된 모습이었다.


김우석은 지금 벌어진 상황에 이해할 수 없다는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고 있으나, 사실 제일 놀란 건 나다.


이게 진짜 될 줄은 몰랐으니까.


“많이 놀랐나보군.”

“어, 엇 예...!”


물론 나는 그 감정을 애써 숨긴 채 태연한 얼굴을 유지했다.


“아무래도 묻고 싶은 게 많은 모양이지.”

“네, 어째서 제가 여기 있는 줄 모르겠...”

“그만.”


나는 여전히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말문을 막았다.


“내가 굳이 그것까지 설명해야 하나?”

“......”


김우석의 얼굴에 당혹이 서렸다.

그가 의문을 떠올리기 전에 빠르게 몰아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그러니 바로 본론으로.


“오크를 쓰러뜨려라.”

“네?”

“확인해보겠다. 네놈이 얼마나 뜻을 이루었는지.”

“......!”


흑랑은 신비로움을 무장한 캐릭터.

탑의 규칙 따윈 철저히 무시하며 오직 자신의 흥미만을 위해 움직이는.


나는 그런 캐릭터성을 이용한 것이다.


고작 오크를 쓰러뜨리는 건 시시한 일이니, 딱 마침 키우고 있는 제자의 무위를 확인하기 위한 빌미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게 다른 이들이 생각해야할 흑랑의 이미지.


내 혼신의 연기가 통한 걸까?


“알겠습니다...!”


그 진의를 파악했다는 듯이 김우석이 두 눈을 번뜩이고 있었으니.


“취익!”


오크도 정신을 차렸는지 전투태세를 갖췄다.


그래도 역시 헌터는 헌터인 모양.


“바로 쓰러뜨리면 되겠습니까?”


이 낯선 환경 탓에 어리숙함을 보이던 그는 마물이라는 적을 보자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맹수같은 얼굴이 되었다.


더군다나 입가에 지어진 미소를 보아하니 꽤나 자신만만한 모양.


마치 스승에게 자신이 이룬 무를 자랑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여기서 문제가 있다.


오크는 고작 D급 몬스터.


A급 헌터인 김우석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없는 적수라는 것이다.


그렇게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자니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잠깐, 이거 잘만 하면.’


속으로 웃음을 지은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고작 오크를 쓰러뜨리는 네놈을 보겠다고 내가 이곳에 부른 것 같나?”

“그, 그건...”

“내 시간을 낭비할 생각 하지 마라. 지금부터 전력의 7할과 두 팔, 그리고 스킬까지 봉인한 채 전투에 임한다.”

“예??”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로 반문하는 김우석.

허나 나는 완고했다.


“두 번 묻지 말라고 했을텐데.”


멍하니 입을 벌리는 김우석의 얼굴을 보니 전생의 그 사나운 얼굴이 떠오른다.


[내가 어떻게 강해졌냐고?]


아주 환청이 들릴 정도로.


[원망했기 때문이다. 좆같은 게이트 변이 속에서 동료들이 무참히 살해당하고 있을 때, 나는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뇌제 시절의 김우석의 실루엣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여전히 성난 얼굴로 흉흉한 전기를 주위에 방출시키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그저 빠른 주먹 하나만으로 으스대던 놈이 된통 깨진 거다. 정작 몬스터에 둘러 쌓여 동료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는 놈이 뭐가 쾌속이냐, 뭐가 뇌권이냐 하며.]


그 이후 김우석은 한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 세월이 지났음에도 쓰라린 흉터가 언제나 마음에 남아있듯, 그의 얼굴에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듯한 씁쓸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하필이면 내 강함이 거기서 깨어나더군. 모든 길드원이 사망하고 나서.]


그 방송을 기점으로 일주일 뒤, 김우석은 S급 게이트에서 명을 달리했다.


‘씁쓸한 결말이지.’


나는 미래의 일을 안다.


적어도 이번 생에선 김우석의 그 까칠한 얼굴을 보고 싶진 않다. 나는 그의 오랜 팬이었으니.


‘그러니 바꿔주어야겠지.’


다가오는 그림자를 보며 태연하게 말했다.


“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만?”

“예?”


멍하니 있던 김우석 뒤로 거대한 도끼 하나가 내리 찍었다.


“취익-!”

“크읏!”


역시 A급 헌터답게 그 짧은 기척만으로 몸을 기민하게 움직여 피해냈다.


나는 자연스럽게 전투에서 이탈하며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괜히 나까지 다칠라.


“크윽...!”


생소한 전투법에 김우석은 오크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퍼억!


때로는 다리로 오크의 복부를 걷어차기도 하고.


“흐압!”


공중에서 몸을 회전하며 오크의 목덜미를 후려쳤지만.


“취익.”


두꺼운 오크의 가죽을 뚫고 피해를 입히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김우석은 자신의 주력인 두 팔이 철저하게 봉인 된 상태.

흡사 검사에게 검을 사용하지 말라는 말도 안 되는 룰을 차용하고 있는 셈이었으니.


“허억, 허억...”


그렇게 10분은 흘렀을까?

점점 김우석이 피로해지는 게 눈에 보였다.

하기야, 힘을 7할을 줄이며 싸우는데 의식을 쏟고 있으니 제 아무리 건장한 헌터라도 꽤 많은 집중력이 요구 될 터였다.


그럼에도 오크와 호각을 이룰 수 있는 건 그의 오랜 헌터 생활에 녹아든 전투 경험 때문이리라.


-뭐임? 왜 5층에 사람이 두 명이나 있음?

-저층에선 파티플레이 불가잖아?

-이거 버그 아님?

-탑에 무슨 버그가 있음; 게임도 아니고

-그럼 이게 무슨 일인데? 해명 좀 해봐 아무나...!

-잠깐 지금 흑랑 옆에 있는 헌터 김우석인데?

-청월의 부단장? 그 사람?

-아니 지금 그 사람한테 속성강의를 하는 거?


채팅창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

물론 혼란이 가중 될수록 좋았다.


-흑랑 대체 정체가 뭐임?


마치 판도라라는 여인이 감히 신의 뜻을 어기고 상자를 열었던 것처럼.


사람은 언제나 미지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이는 곧 화제성으로 연결 되겠지.’


점점 치솟는 흑랑의 주가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내 눈앞엔 곧 떡상 할 주식이 있었으니까.


“흐앗!”


다시 전투에 임하는 김우석을 보고 피식 웃었다.


오랜 기간 단련해 온 훈수충의 면모를 보여줄 차례다.


김우석의 다리가 오크의 갈비뼈에 적중한 순간.


“상체가 너무 높이 들려있군. 장난하는 건가?”


이번엔 다시 자세를 가다듬은 김우석이 왼 발로 오크의 목덜미를 가격했다.


“하체의 힘이 부족하다. 습관을 버리라 했을텐데?”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김우석은 내 조언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점점 김우석의 호흡과 자세가 안정되고 있었으니까.


‘역시 헌터의 감은 무시할 게 못 되네.’


일 분, 아니 초 단위로 변화하고 있는 김우석에 속으로 감탄이 나왔다.


사실 김우석의 진가는 전격을 주먹에 흘려 빠르게 치고 나가는 권법이 아니다.


전생의 뇌제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그의 두 다리.


전류를 팔이 아닌 두 다리에 감싸 안는 새로운 공격 방식은 쾌속을 추구하던 그의 공격 방식에 꽤나 적합했고, 더욱 다채로운 공격 방식을 보여주었다.


엄청난 속력으로 전장을 휩쓸며 지나간 자리엔 그가 흘린 번개만이 잔상처럼 남았기에, 그 모습을 본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일명, 뇌제라고.


‘그 기술을 전수해주기로 했는데.’


어떻게 그에게 기술을 전수해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상황이 알맞게 들어맞았다.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냐?

-김우석 무투계잖아. 그런데 두 팔을 봉인하고 힘을 줄인 상태로도 오크와 비빈다고?

-아님 잘 보셈. 지금 김우석 점점 빨라지는 거 안 보임?

-설마 적응하는 거?


“취, 취익...!”


날카로운 공격에 점점 오크가 뒤로 밀려나고 있다.


이제 슬슬 종지부를 찍을 차례.


“정신을 집중해라. 네 놈의 무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란 말이다.”


탓, 탓!


그런 내 말을 머릿 속에 새긴 탓일까?


도끼가 허공을 가를 때 마다 점점 김우석과의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취익...!”


그의 두 발이 점점 가벼워진다.

발재간의 묘리를 깨닫듯 이젠 그의 불안정해 보였던 자세 또한 가다듬어졌다.


역시 내 안목은 틀리지 않은 모양이다.


김우석은 내가 영입하고 싶은 헌터 중 하나였으니까. 나는 굳게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이제 스킬을 사용해 보도록.”


파지직.


김우석은 대답 대신 그가 가진 스킬 「전격」을 사용했다.


전격은 자신의 신체에 뇌(壨)속성을 불어 넣는 스킬. 그리고 그 전격은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진다.


서서히 피어오르는 전격이 그의 몸 주위로 휘몰아친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점이 명백히 존재했다.


-엉? 김우석 보통 전격을 주먹에 두르지 않음?

-맞음 ㅇㅇ

-그런데 지금 두 다리에 두르는데?

-엥?


내가 유도한 방향이었다.


주먹이란 틀에 갇힌 김우석을 끌어내기 위해선 이런 고정관념부터 깨부숴야 했으니.


그래서 두 팔을 봉인했다.

오로지 다리에 감각을 집중 시킬 수 있게끔.


뇌제가 탄생하게 된 계기 또한 그 사고방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툭.


순식간에 김우석의 신형이 사라졌다. 뱀처럼 휘어 감긴 전기의 줄기가 그가 지나간 길을 밝혔다.


나는 저 기술을 익히 알고 있었다.


뇌사섬(雷蛇閃).


번개를 두른 뱀이 적을 순식간에 물어 뜯는 것처럼 보였기에 지어진 기술명.


‘허.’


기가 찼다.


나는 분명 기술까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그가 꽃을 피운 것은 본능이리라.


“취...!”


오크의 단말마가 내뱉어지기도 전에,


콰지직!


빛의 뱀이 순식간에 오크를 순식간에 집어 삼켰다.


그리고.


콰과광!


뒤늦게 폭음이 이어졌다.


뇌제 김우석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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