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컨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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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작품등록일 :
2024.08.02 13:56
최근연재일 :
2024.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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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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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피드가 달라졌어요 (1)

DUMMY

드넓은 도시의 전경이 훤히 보이는 한 고층의 빌딩 안.


상하이 협회 지부장 왕지옌이 창 밖에 시선을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이번 대한민국에서 S급 헌터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확실한 정보입니까?”

“...예.”


상당히 온화한 목소리였지만 부하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그가 상당히 불쾌해 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다는 건, 지금 한국엔 S급 헌터가 11명이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부하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식은땀을 흘렸다.


그런 그의 시야로 보이는 건 두 개의 호두가 왕지옌의 손에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 뿐.


“중국은 현재 S급 헌터가 30명이나 되지요. 그렇기에 한국은 결코 중국을 넘을 수 없다곤 하지만... 세상에 일이 어디 마음대로 흘러가는 법이겠습니까?”

“......”

“위기를 예방하려면 선제적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저벅, 저벅.


왕위옌의 발걸음 소리가 부하의 귓가에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를 가장 훌륭하게 대처한 예시가 우리 안의 사육사입니다. 호랑이를 키우는 사육사가 이빨을 죄다 뽑아 놓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만약을 위해서죠. 저는 그들과도 같은 영리한 사육사가 되고 싶습니다.”


나지막히 웃음을 내뱉은 왕지옌이 두꺼운 손으로 부하의 어깨를 감쌌다.


“제가 어떤 의미로 이런 이야기를 내뱉은 지는 이해했으리라 믿습니다.”


척살령이었다.

1년 전, 아시아를 혼돈으로 빠뜨렸던 그때와 같이.


또 한 번의 혼란이 있는 것일까.

부하가 굳게 다문 입을 열던 순간이었다.


“그건 나한테 맡기지?”

“...!”


어느샌가 부하의 옆에 또 다른 남성이 존재했다.


‘대체 언제?’


부하는 B급 헌터였다.

심지어 기척을 남들보다 배로 느끼는 도적직.

그럼에도 그는 갑자기 튀어나온 사내의 기척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


사내의 손등을 본 부하의 두 눈이 휘둥그레 뜨였다.


칼이 교차하는 문양의 문신이 그의 손등에 그려져 있었으니.

그를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았다.


‘정보국 소속, 그것도 붉은색...!’


뒤에서 중국 정부의 더러운 일을 도맡아 헤치우며, 정부의 관료와 기관들이 무수히 많이 얽혀 있다는 기관.


그 중에서 붉은색은 척살부 소속의 헌터를 의미했다.


가장 위험한 존재들이며 결코 얽혀서는 안 될.

그들의 신체능력은 이미 S급에 필적하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으니.


“암살귀인가.”


이어지는 이야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척살부의 암살귀!

그의 손에 사살당한 헌터만 해도 이미 백의 자리를 넘을 정도가 아니던가.


심지어 S급 헌터를 암살한 전적이 있다는 전적 또한 있기에.


‘단순히 소문인 줄 알았는데.’


그와 직접 마주하니 느낄 수 있었다.

소문이 결코 허황 된 것이 아니라고.


왕위옌은 암살귀에게 암살 대상의 정보가 담겨진 문서를 넘겼다.


“김우석이라... 전기를 다루는 근접직? 오랜만에 몸이 찌뿌둥했는데, 꽤 재밌겠어.”

“항구에 배 한 척을 붙여주겠다. 목표물과 세부사항은 거기서 알려주도록 하지.”

“좋아.”


암살귀 손에 들린 나이프가 핑그르르 공중에 회전했다.


“아, 그러고보니.”

“...?”


비릿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번졌다.


“혹시 흑랑이라는 존재는 아직 리스트에 안 올라 왔나?”


흑랑은 협회와 정보국 내에서도 꽤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었다.


5층의 플레이어임에도 그가 보여준 행보가 꽤나 파격적이었기에.


“아직은 자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닐세.”

“‘아직은’이라는 것은 곧이겠군.”

“......”


왕위옌의 침묵에 암살귀가 피식 웃었다.


“뭐, 상관 없지. 난 당장 강자의 비명을 듣고 싶거든.”


그런 한마디를 남기고 암살귀는 흔적도 없이 그들의 앞에서 사라졌다.


왕위옌은 여전히 호두를 손으로 돌리며 도시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흑랑이라...”


마물을 간단히 굴복시키며 최근에는 B급 이상의 헌터를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굴복시킨 희대의 헌터.


그의 강력함이 담긴 영상을 두 눈으로 보았음에도 왕위옌은 별 감흥이 없었다.


거대한 중국을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결코 없을테니까.


*


[뽑기를 사용하시겠습니까?]

[1sp가 소모 됩니다.]

[보유sp : 12]

[예/아니오]


5층을 오를 동안 모은 뽑기권만 해도 벌써 12개나 모은 상태.


꿀꺽.


[10연속 뽑기를 이용하시겠습니까?]


이번 뽑기엔 어떤 아이템이 주어질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합방권이라는 희대의 사기급 아이템이 무려 SR등급이나 하지 않던가.

그 윗 단계인 SSR은 얼마나 뛰어난 효과를 가진 아이템일지 실로 기대가 됐기에.


“가보자곳!”

“가보자! 가보자!”


실피드는 어느덧 내 어깨에 앉아 두 팔을 흔들며 응원하고 있었다.


[10연속 뽑기를 사용하였습니다.]


드르르륵!


뽑기 기계에서 튀어나온 10개의 캡슐.


드드득!


몇 번의 흔들림과 함께 앞에서부터 한 개씩 캡슐이 부화한다.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루돌프 코 – R]

[산타의 모자 – R]

[메이드 복 – R]

[토끼 꼬리 – R]

.

.

.


응?


나는 떠오르는 시스템창을 보며 두 눈을 끔뻑였다.


이거 실화인가?


“......레어?”


전부 다 레어라고?”


10연차다.

그런데 이 중 무엇하나 SR등급이 나오지 않았다.


“진짜...?”


바닥에 흩뿌려진 캡슐의 파편처럼 내 가슴이 산산히 조각나는 것 같았다.


“이건 주작이야! 확률공개 해!”


하다못해 합방권 하나라도 주면 좋아?


눈물을 머금고 뽑기를 돌리려던 찰나 실피드가 의기양양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 이것 보아라! 이 무시무시한 빨간코 요정이 어떠냐?!”


내가 뽑은 아이템을 언제 또 착용했는지.

사이즈가 알아서 조정 되는 건가?

중요한 건 아니다.


“마지막 2연차...”


제발, 하나라도 좋으니까.


제발 떠랏!


[2연속 뽑기를 사용하였습니다.]

[남은 SP : 0]


두 손을 꽉 맞잡으며 무신론자인 내가 하늘에 기도를 드리던 그때.


드드득.


“어, 어??”


빛이 난다.

그때와 같은 황금색 빛이.


드드드득!


캡슐이 흔들리며 부화한다.


그런 내 눈앞에 나타난 건.


[합방권 – SR]


“합방권!”


휴!


그래, 이거라도 어딘가.

김우석 소환권은 내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큰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 분명했다.


마치 목숨보장권 1개가 생긴 느낌?


쓰알이라는 아이템이 내 품에 안겼다는 사실에 기뻐하기도 잠시.


“어, 엇?”


다음 캡슐이 진동한다.


드드득.


찬란한 오색빛이 마지막 캡슐에서 뿜어져 나왔다.


“으앗! 눈 부셔!”


그 빛에 눈이 멀 지경.


화아악-!


드디어 빛의 파장이 사라지고 나서 질끈 감았던 두 눈을 뜨자.


“어, 어...?”


최상단에 적혀있는 등급이 보였다.


[SSR]


“쓰, 쓰쓰알! 쓰쓰알!”

“쓰쓰알! 쓰쓰알!”


뽑기에서 인생 첫 쓰쓰알이 나온 것.


합방권도 이렇게 쓸만한데.

SSR이라니?


대체 어떤 아이템 효과를 가지고 있길래 SSR이란 등급이 부여된 걸까?


그런 생각으로 시야를 내리자.


‘이게 뭐야?’


[슈퍼 방장 강퇴권 – SSR]

-대상을 지목하여 스트리머와 영구적으로 단절 시킵니다.

*지구인에 한하여 가능


“방장 강퇴권...?”


좋은... 건가?


천천히 효과를 읽어보았다.


‘대상과의 단절이라니?’


이해할 수 없는 효과에 고개가 갸웃했다.


“음, 좋은 거겠지?”


그러나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특히 별표가 그려진 특수 문구가 거슬린다.


지구인에 한하여 가능이라는 말인즉슨, 탑 공략에 일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였으니까.


“하아.”


콰쾅!


내 심정을 비유하기 위한 걸까? 때 마침 천둥번개가 쳤다. 문제는 천둥은 항상 비바람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투둑.


“우왓! 집에서 물이 나오잖아? 인간! 이건 또 어떤 문명의 아티팩트냐?”


예전부터 느낀 게 있다.


나는 확실히 운이 없는 놈이라는 걸.


*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퀘스트창이 나타났다.


[동시 시청자 10만명을 달성하세요]

[보상 : NEW 스킬!]


동시 시청자 10만명이라니.

흑랑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니.


즉시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부터 했다.

퀭해진 눈 밑 다크서클이 유독 눈에 띄었다.


“뭔 개고생인지.”


어젯밤 이어진 물난리로 인해 깊이 잠을 자지 못했다.


이명호 본부장이 이번 주 안에 이사를 시켜준다 했으니 그때까지 참아봐야겠지만.


“후, 그래 건실한 생각을 하자고.”


일단 해야 할 일이 있다.


집과 온 몸을 청결하게 만든 나는 곧장 5층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카밀라의 집.


“흑랑씨! 오늘도 포션을 준비했어요! 아, 아앗!”

“...!”


내게 포션을 들고 오던 카밀라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 직전.


나는 모든 집중력을 끌어모아 카밀라를 붙잡았다.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포션이 위험했기에.


“괜찮나?”


지금 이게 얼마 짜리인데!

하마터면 백 억이 땅바닥에 버려질 뻔했다.


“아, 네, 넷!”


솥단지 앞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얼굴을 붉힌 카밀라가 주춤 거리며 물러섰다.


“저번에 주신 페어리의 깃털 덕분에 확실히 집안의 냄새가 싹 사라졌어요. 정말 감사해요!”

“그건 다행이군.”


나는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다.

확실히 약초 냄새도 없어진 것이 드디어 사람 살만한 곳이 됐다.


하지만 역시, 자취 10년 차 현대인의 눈으로 보기엔 카밀라의 살림살이엔 부족한 물품들이 많이 보였다.


카밀라가 생활의 여유가 생겨야 포션 생산량이 증가할 텐데.


쩝.


‘나중에 한 번 집도 손 봐줘야겠네.’


그러기 위해선 역시 아공간 주머니가 필수적이다.


“이만 가보지.”


하루 순이익 백억 원의 공장을 두고 또 하나의 고민을 안고서 바로 이동한 곳은 보육원이었다.


녀석들 덕분에 흑랑의 이미지가 한껏 좋아졌으니.


“진혁이 형!”

“미안하지만 진혁이 형이 아니다.”

“그럼 뭔데?”

“리치 진혁.”


나는 한 가득 싣고 온 장난감들을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나눠주었다.


“우왓! 또봇!!”


이 뿐만 아니다.


“진혁이 왔구나. 응? 이게 다 뭐냐?”

“흐흐, 진짜 초밥입니다.”


마트산 새우 초밥이 아닌, 한 조각에 4,000원이 넘어가는 최고급 초밥.


“우와, 살살 녹아!”


아이들이 초밥을 먹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봄과 동시.


“아, 그리고 원장님 이것 받으시죠.”

“이게 다 무어냐?”


내가 건낸 봉투를 열어보고선 크게 놀라는 원장님.


“지, 진혁아...! 이 많은 돈을 대체 어떻게?”

“십 억입니다. 십 억, 뭘 그 정도로 놀라시긴. 그리고 원장님을 위해 가장 비싼 탈모약도 구비해 두었습니다. 마음 껏 쓰시죠.”“아니, 아무리 그래도...”


한사코 거절하려는 원장님의 품에 억지로 돈 봉투를 밀어 넣었다.


“이건 저를 키워주셨던 그동안의 보답입니다. 받으시죠.”

“세상에, 그 악독하던 녀석이 이렇게 사람이 달라질 수가 있구나.”


사람이 돈이 많아지면 마음이 유복해진다 하던가. 임금님과도 같은 내 후광에 보육원 사람들이 눈을 떼지 못한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돈 지랄 하는 것.

이게 진정한 갑질의 맛이 아닐까?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모두 몸 건강 잘 챙기시고요.”


돈 지랄도 했겠다.

이제 진짜 본업에 들어갈 차례였다.


*


시간은 어느덧 오후 6시였다.


즉, 방송을 시작할 시간.


[스트리밍이 시작됩니다]

-흑하

-ㅎㅎ!

-형님 어제 지렸습니다!

-레전드 입장


불과 1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시청자가 2만 명이 몰려왔다.


우람한 팔뚝을 교차해본 뒤.


-캬ㅑㅑㅑㅑㅑㅑ

-ㅋㅋㅋㅋ 폼 지리네

-크으


콧 방귀 한 번 체크해주고.


“흥.”


-저 고고한 얼굴 형님 저 쓰러집니다

-전 다시 태어나면 흑랑으로 태어날래요

-톰하디 브금 on

-남성호르몬 ㅈ 될듯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된 후에 나는 거대한 석문을 열어 젖혔다.


-오늘 몇 층 클리어임?

-6층.


석문을 열고 입장하자 보이는 건 성인 남성 크기의 박쥐들.


-저게 흡혈박쥐임? 별로 안 쌔 보이는데;

-ㅇㅈ ㅈ밥같아 보임;

-와 탑알못들 ㅋㅋ 암걸리네


하지만 그 크기가 작다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된다.


-키야악!


톱날 같은 이빨이 사납게 내밀어진다.


-이빨 크기 보소;

-쟤네 돌도 씹어먹음

-ㄹㅇ? 건치네


흡혈 박쥐의 무서움은 날카로운 이빨로 인한 절삭력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진정한 무서움은 군체를 이루는 집단이라는 것.


-키야약!


어느새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위협을 하는 수많은 흡혈 박쥐들.


하지만 나?


실피드가 있는 몸.


나는 육중한 주먹을 허공에 뻗었다.


그러자.


“지금 사용하라는 거지?”


수신호를 읽은 실피드가 영창을 시전했다.


후우웅-!


거대한 돌풍이 흡혈 박쥐를 집어삼켰고.


후두둑.


바람에 찢어 발겨진 흡혈 박쥐들의 잔해가 우수수 바닥에 추락했다.


그 광경을 지켜본 나는 팔짱을 끼며 오만하게 읊조렸다.


“꺼져라.”


흑랑, 6층 클리어시간.

단 5초.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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