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컨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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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작품등록일 :
2024.08.02 13:56
최근연재일 :
2024.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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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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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쾌권 김우석 (1)

DUMMY

어그로가 잘 끌리는 제목은 뭘까?


전생에서 악질러라는 오명을 받았던 내 경험에 따르면, 제목의 내용이 충격적이거나 선정적일수록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정조나 성별까지 팔아가며 여고생이란 탈을 뒤집어 쓰는 경우도 존재한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이처럼 기상천외한 어그로를 끄는 방법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낚는 제목 또한 존재한다.


그건 바로 반박이 가능한 글을 올리는 것.


<일본 김치가 한국 김치보다 우수한 이유>


라는 글을 보았을 때 과연 글을 클릭하지 않고 지나가는 한국인이 있을까?


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한국인이라면 ‘오냐, 네가 지껄이는 말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보고 조목조목 반박해보마!’ 라는 생각으로 글을 클릭할 것이다.


<님들 탑 1층 1분 컷 가능함?>


이처럼 승부욕과 경쟁심이 넘치는 한국인을 상대로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어그로를 끄는 방법은 없었다.


‘캬, 역시.’


[시청자 – 143명]


댓글로 게시판 이용자들을 살살 긁으면서 링크까지 첨부하니 예상대로 벌떼 몰려오듯 수많은 시청자가 입장했다.


물론 헌터넷에 글을 작성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분신을 유지한 채 의식을 본체로 옮기면 됐으니까.


‘물론 어그로를 충분히 끌었으니 이제 결과를 보여줘야겠지.’


한마디로 펄떡거리는 물고기들을 향해 던져놓은 투망을 걷어 올릴 차례라는 것이다.


나는 당당히 초원 필드를 걸었다.


퍼엉!


내 주먹에 닿자마자 슬라임이 터져나간다.

그 광경을 지켜 본 시청자들의 반응이 꽤나 재밌었다.


-머임?

-왜 내핵에 닿지도 않는데 터짐?

-???

-이게 뭔 일이여?


나는 주머니에서 소주팩이 출렁이는 것을 느끼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대체 이걸 누가 슬라임의 약점이라 생각했겠어.’


세상이 멸망하기 이전의 생에서, 한 남성이 헌터로 각성하게 된 날.

그는 우연히도 여자친구와 이별한 날이 겹치고 말았다. 사유는 불륜.


그는 정신적 충격에 휩싸였고, 병나발을 불며 탑에 입장하고 만 것이다.


[망할세상! 너희도 적시자!]


그렇게 술에 취한 나머지 슬라임에게 소주를 들이붓던 순간.


[뭐, 뭐여!]


어째선지 슬라임이 소주에 닿자마자 증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슬라임의 약점은 알코올이었다. 1층의 최단 공략법은 한 남자의 실연으로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은 아직 그 남성이 실연을 당하기 전.


지금이라면 세상에 통할 꼼수라는 것이다.


주먹을 휘두를 때 마다 알싸한 향이 코끝을 타고 흘러왔다.


“보여주지.”


한 남자의 눈물이 담긴 주먹이.


퍼엉!


커스텀 마이징의 영향일까? 변화한 신체는 평소보다 활력이 넘치고 힘이 느껴졌다.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바라본다면 단순히 맨손으로 슬라임들을 처치하는 광경일 터였다.


물론 슬라임을 쉽게 처치할 수 있는 이유는 근력이 아닌 손에 묻은 소주였지만.


‘연출 좋은데?’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그저 이 순간 슬라임을 대상으로 강해진 내 자신을 즐기면 될 뿐이었다.


퍼엉!

퍼엉!


주먹에 닿자마자 터져나가는 슬라임들.


[슬라임을 처치하였습니다!]

[슬라임을 처치하였습니다!]

[슬라임을 처치하였...]


-????????????

-뭐임?

-슬라임을 원래 주먹으로 잡는 거였음?

-아니 씨벌 이게 뭐시여;;

-이거 버그 아님? 왜 내핵에 닿지도 않고 터짐?


시청자들의 리액션에 흡족한 나는 템포를 끌어올렸다.


10초가 채 되지 않은 상황에 벌써 처치한 슬라임은 20마리.


나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자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슬라임을 꼭 껴안아 터뜨리기도 했고, 때로는 양손으로 동시에 두 마리 슬라임을 가볍게 처치하기도 했다.


마치 전장을 휘젓는 여포처럼 수십 마리의 슬라임의 멱을 따던 순간.


[모든 슬라임을 처치했습니다!]

[00:50:03초. 경이로운 기록!]

[최단시간 클리어!]

[영혼이 강화됩니다]


‘오.’


내 손에 묻어있던 소주가 마르기 전에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마무리를 지으면 섭섭하지.


이 분위기를 더욱 달굴 마지막 퍼포먼스.


“흥, 고작 이 정돈가?”


슬쩍 무게를 잡고 콧방귀를 껴주니.


-미친;;;

-이거 머임? 그러니까 이거 생방 맞지? 주작 아니지?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ㅆㅂ 나만 이해 안 감?

-나도 이해 안 감...

-1층을 맨 손으로 50초 컷 했다고?

-와...


[퀘스트 완료 : 구독자 100명을 달성하세요!]


캬, 이거거든.


*


[‘김삿갓’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이거 버그죠? 그쵸?


[‘점심은 고기로’님이 5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내가 본 1층 공략 방송중에 제일 충격적임...


[후원을...]

[후원을...]

[후원을...]

.

.

.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시청자의 후원과 감탄사들. 나는 성공적인 방송 결과에 흡족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 여운을 느끼기도 잠시.

금세 마음을 가라앉혔다.


나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진행하도록 하지.”


-???

-형님, 방송 조금만 더 해주십쇼!!!

-어디가!!!


[방송을 종료하였습니다.]


아쉽지만 방송은 여기까지였다.


그야 신비로움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선 치고 빠지기가 중요하니까.


“탑은 하루에 한 층 밖에 공략을 못하기도 하고.”


[소환이 해제 됩니다]


순식간에 분신이 사라졌다.

아무래도 다시 소환하려면 스킬을 사용해야 하는 모양.


[90%이상의 시청자를 만족시켰습니다!]

[S랭크 달성!]

[당일 방송 결과에 따라 스트리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3sp 획득!]

[구독자 수가 102명 증가하였습니다]


“스트리머 포인트?”


방송의 흥행 결과에 따라 시스템의 보상이 주어지는 시스템인가 보다.

이건 어디다 사용하는지는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지금은 무엇보다 중요한 게 따로 있었다.


나는 서둘러 컴퓨터 전원을 켜 헌터넷에 접속했다.


<오늘 1층 50초 컷 낸 의문의 헌터>

[슬라임 한 방에 터뜨리는 짤]


-와 ㅋㅋㅋㅋ 시발 내가 뭘 본거냐

-지금 자세히 보니까 내핵에 닿지도 않았는데? 이게 왜 터짐?

-나도 모름; 그냥 저 사람 스킬이랑 관련 된 게 있나본데?

-내부를 진동시켜 파괴시킨 거 아닐까?

-저 몸뚱이로 뭘 하든 가능할 듯 ㅋㅋ

-ㄹㅇ


<흑랑, 정체 예상>

.

.

.

[한국인임]


-ㅋㅋㅋㅋㅋㅋ 아 낚였네

-한국말 쓰니까 한국인이지 그럼 뭐겠냐

-와, 근데 저 실력이면 S등급 아님?

-잘하면 세계권까지 갈 듯

-한국인 최초 세계권급 SS등급? 크으 국뽕 지린다.


커뮤니티에 입소문이 퍼지는 건 순식간.


방송을 종료한지 불과 10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흑랑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흑랑 주작인 이유. fact>

<흑랑은 실제 사람일까? 심층분석>

<저 CG종사자 인데, 영상 합성 맞습니다>

-이거 저 실시간으로 봄... 진짜임.

└하, 억빠충 또 왔네

└ㅈㄹ ㄴ 어떻게 슬라임을 내핵도 안 터뜨리고 잡음?

└내가 볼땐 이거 흑랑이라는 스트리머가 여론 조작 하는 듯 ㅋ


하지만 아쉽게도 나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1층의 스테이지를 고작 주먹 따위로 1분 안에 클리어 하다니.


슬라임의 약점을 알기 전, 과거의 내가 이 정보를 접했다면 여지 없이 ‘주작’ 판정을 내릴 게 분명했다.


너무 허황된 이야기처럼 들렸던 탓일까?


“아니...”


어느 순간 흑랑에 대한 떡밥이 촛불의 불꽃이 꺼지듯 훅 사라졌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실시간 방송을 본 시청자는 고작 백 명에 불과했지...’


수십만 명이 이용하는 사이트에서 그 정도의 소수만이 진실을 외쳐봤자 의미는 없었다.


수적 우세에 밀려버린 고지전은 결국 참패.

나에 대한 이야기는 1시간 뒤 새로운 떡밥 몰이에 순식간에 아래로 쳐박혔다.


“에잉, 쯧.”


그래도 괜찮았다.


내일은 그 진상을 파헤치려는 시청자가 몰려들 것이니까.


나는 헌터넷을 닫고 이번엔 후원 계좌를 열어보았다.


“대박.”


쌓인 후원금을 보자 절로 입이 벌어졌다.


[총 후원금 : 3,120,000원]


“와, 이게 다 얼마냐...?”


이 시기의 내가 공사장에서 한 달은 개같이 굴러야 벌 수 있는 돈을, 고작 10분이 채 되지 않은 방송으로 수익을 낸 것이었다.


‘이걸로도 먹고 살 수 있겠는데?’


통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탓일까?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그냥 내가 탑을 클리어할 수 있는 거 아니야?’


피식 웃은 내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전생에서 수많은 헌터들을 보았고 그 중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을 여럿 보았다.


그리고 탑은 그런 재능있는 자들의 목숨을 쉽게 앗아가는 죽음의 무대.


나 같은 건 한 트럭이 와도 헤일에 휩쓸리듯 쉽게 갈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유명해 져야 돼.”


내가 꿀 빠는 미래를 그리기 위해선 어지간한 권력자들은 찍어 누를 수 있는 명성이 필요했다.


“방송을 더욱 키워야겠어.”


띠링.


눈앞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직업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구독자 100명 달성!]

[보상을 확인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맞다, 퀘스트 보상도 있었지?


‘대체 뭘까?’


보상을 수락하자 새로 얻은 스킬이 상태창 목록에 추가되었다.


▶스트리머 전용 뽑기!

-방송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뽑을 기회!

[1sp 소모]


“뭐야, 이건? 스트리머 전용 뽑기?”


한마디로 가챠였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방송 결과로 얻어 낸 스트리머 포인트가 필요했다.


“흠...”


굉장히 의심스럽지만 결국 밑져야 본전인 법.


“한 번 사용해 보자.”


[뽑기를 사용하시겠습니까?]

[1sp가 소모 됩니다.]

[보유sp : 3]

[예/아니오]


나는 결연한 표정과 함께 [예]에 손을 갖다대었다.


그러자.


마치 양산형 RPG게임의 가차를 연상시키듯 둥그런 캡슐이 눈앞에서 진동했다.


딸깍!


[승리의 선글라스 – R]

-상대방에게 승리시 이를 사용하며 농락해 보세요!


[분장용 흰 수염 - R]

-그라라라!


내용물을 확인하자 실망을 금치 못했다.

아무런 효과도 없는 치장품이었으니까.


“뭐 이런 쓰레기들이...”


그때였다.


투두둑.


마지막 캡슐이 범상치 않다!

깨진 조각 사이로 황금빛을 뿜기 시작했으니까!


“어엇?”


[축하합니다! SR 획득하였습니다!]


시스템창을 보자 나도 모르게 소리질렀다.


“쓰알!”


그야 무엇이든 가차에서 좋은 아이템이 당첨 되면 좋은 법 아니겠는가.


그런데...


“응?”


효과를 읽은 나는 심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합방권 - SR]

아이템 효과 : 제약 없이 한 명의 구독자를 선택 소환할 수 있습니다.

(탑에서 사용 가능)


“...구독자를 소환한다고?”


구독자를 소환해서 어디에 써먹어?


그런 구독자를 소환 한 뒤는?


생각만으로 어색하다.


강제로 소환한 구독자에게 인사를 어떻게 해야할지, 애초에 인사를 받아줄 지도 의문이다.


“잠깐.”


나는 무엇인가 문구가 잘못 적혀 있는 것 같아 아이템 효과를 다시 읽어보았다.


이내 내 눈이 커졌다.


“탑에서도 소환이 가능하다고?”


탑은 솔로 플레이가 강제된다.

물론 80층부터는 파티플레이가 가능해지지만...


이 합방권이라는 아이템은 그 시스템에 제한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저층에서 파티플레이?


“사기급은 맞는데...”


생각보다 제약이 많다.


일단 내 구독자여야 하는 게 전제 조건.

전력 외인 일반인을 탑에 소환해봤자 의미가 없다.


말인즉슨.


‘그 자존심 강한 헌터들을 구독자로 만들어야 한다고?’


헌터는 서로의 방송을 구독하지 않는다.

불문율이 아니라, 그냥 지들 자존심 때문에 그렇다.


물론 예외도 있다.

헌터가 헌터를 구독하는 경우는 그에게 경외심을 품을 때.


자신의 손이 닿지 않을 실력의 헌터라면 제 아무리 자존심이 강한 이라 하더라도 팬심으로 대하게 되니까.


하지만...


‘어찌저찌 헌터를 구독자로 만들어도 문제야.’


헌터란 세속이 밝고 자존심이 강한 족속들.


남의 탑을 대가도 없이 함께 클리어 한다?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되려 자신이 강제로 소환 된 것에 자존심이 상해 깽판이나 안 치면 다행이다.


끄응.


머리가 아파 온다.


그래도 확실한 건 잘 만 이용하면 엄청난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만약 고층의 헌터를 저층의 무대로 올려 놓는다면?


80레벨이 10레벨 몬스터를 잡는 격.


게임으로 치면 거의 쩔에 가까운 수준.

그 어느때 보다 쉽게 탑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헌터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


말 잘 듣고, 나한테 호의적이고, 나를 구독 한 헌터라...


생각만으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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