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컨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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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작품등록일 :
2024.08.02 13:56
최근연재일 :
2024.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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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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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치밀한 사내, 이명호

DUMMY

탑이나 게이트를 클리어하면 수많은 보상이 뒤따른다.


보상은 세계의 경제순위를 뒤 바꿀 정도로 엄청난 가치를 가진 아이템과 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국가는 헌터들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에서 피 튀기는 전쟁이 일어난다.


각종 모략과 회유. 그것이 통하지 않으면 청부까지.


이렇듯 아이템과 헌터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세상에서.


나는 여태까지 발굴 된 적 없던 S급 포션이라는 것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음.’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경찰차가 지나가면 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위축되는 것처럼. 지금의 내 심장 또한 쪼그라드는 느낌이었다.


수많은 보안시스템을 해제하고 나서 입장한 방안의 풍경은 꽤나 수수한 사무실의 모습이었다.


오히려 그 점이 날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의도적으로 사람을 안심시켜 취조에 적극 응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의미가 느껴지기도 했으니까.


“앉으시죠.”

“하, 하하... 넵.”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이명호가 테이블에 안내했다.


나는 이명호라는 인물을 잘 알고 있었다.


죄를 저지른 헌터나 기업에 대해 일말의 자비가 없으며, 그의 손에 의해 감옥에 수감 된 거물급 인사들만 하더라도 트럭 몇 대를 가득 채울 정도.


그런 만큼이나 이명호라는 인물은 비정하고 치밀한, 그야말로 냉혈한 성격의 보유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는 대외비적인 사실.


‘티를 내진 말아야 해.’


F급인 헌터가 결코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니었으니까.


조금이라도 수상한 낌세를 느끼게 된다면 이명호와 끔찍한 자문 데이트를 이어가리라.


나는 마음을 진정하기 위해 가볍게 찻 잔을 들었다.


“수전증이라도 있으십니까?”

“아, 하하. 네, 넵! 그런가 봐요?”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차를 들이키자 향긋한 유자향이 입에 감돌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차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진혁씨가 오늘 협회에 가져온 포션이 S급으로 측정 되었습니다. 세상에 지금 껏 등장하지 않던 유형입니다. 놀랍더군요.”

“아, 하하... 그런가요? 저도 놀랍네요.”


여전히 사람 좋은 얼굴로 바라보는 이명호.

그 점이 날 더 두렵게 했다.


“저희가 진혁씨 뒷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오늘 F급 헌터로 등록하셨고, 지금까지 던전 토벌 기록조차 없는데. 어디서 이런 포션을 구하셨을까? 의문이 들더군요.”

“......”


세상에 공개 되지 않던 S급 포션이 오늘 막 등록한 F급 헌터의 손에 의해 발굴 되었다.


심지어 던전 한 번 입장하지 않은 F급 헌터가.


그 누가 이 사실을 믿을까?


“어후, 덥네요. 에어컨 좀 틀 수 있을까요?”

“저도 더위를 타는 체질이라, 항상 23도로 맞춰놓습니다.”

“......”


나도 억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카밀라가 준 투명한 포션이 S급일 줄 누가 알았겠냐고.’


최하급 싸구려 포션인 줄 알았는데 까보니 S급이란다.


S급 아이템의 발굴은 다음날 신문 앞 면에 대서특필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뉴스에 파다하게 퍼져나간다.


그 정도로 희귀한 등급이 S급이다.


‘그래서 문제야.’


뜨거운 관심은 흑랑에게 필요하지, 강진혁이라는 F급 헌터에겐 결코 필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후회는 늦었다. 이미 상황은 벌어졌으니.


“그래서 출처가?”


무테 안경이 인공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순간 검은 양복을 입으 사내들에 의해 양팔이 붙잡힌 채 철창에 내던져지는 미래가 그려졌다.

그렇게 되면 나도 끝, 지구도 끝이다.


‘그건 절대로 안 돼...!’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지만 이에 적절한 답을 놓기 쉽지 않았다.


“출처가?”


여전히 싱긋 웃는 이명호.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나는 걸레 물 쥐어짜듯 나온 생각을 자포자기한 마음과 함께 입 밖으로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흐, 흑랑입니다...!”

“네?”

“흑랑님이 주셨습니다. 이 포션을.”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는지 갑자기 턱을 쓰다듬는 이명호. 그 순간의 표정은 더 없이 날카로웠다.


“흐음.”


저질러버렸다.

S급 포션을 흑랑이 주었다니. 내가 생각해도 터무니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떠오른 이야기가 이것 밖에 없는 걸 어떡한단 말인가.


암담한 미래에 수갑을 채울 두 손목을 내밀려던 순간이었다.


“이해했습니다.”

“...?”


뭘 이해해?

얼떨떨한 감정으로 이명호를 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사람 좋은 얼굴로 변해있었다.


“확실히, 흑랑이라면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겠군요.”


무슨 가능성?

내가 흑랑인데?


엉뚱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당황하던 순간 이명호가 갑자기 서류를 내밀었다.


“사실 저희가 진혁씨를 부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진혁씨가 경매장에 판매하신다는 포션, 저희가 매입하겠습니다.”

“매입이요?”


그렇다는 건, 나를 취조하기 위해 부른 것이 아니었던건가?

숨통이 트이던 와중 서류에 적혀있는 계약금을 보자 다시 한번 숨이 턱 막혔다.


일, 십, 백, 천...


“배, 백 억에 구매하신다고요?”

“예, 감정 결과 그 정도의 가치를 지닌 포션이라고 하더군요.”


싱긋 웃은 이명호가 말을 이었다.


“물론 이에 더해 서울 에어리어의 펜트 하우스를 제공해 드릴 예정입니다. 혹시 이 거래에 불편한 사항이 있는지...”


일반인이 노동으로 결코 벌어들일 수 없는 백 억이라는 거액과 내가 평생 그려왔던 내 집 마련의 꿈까지.


그 모든 게 이 서류 안에 담겨 있었다.


하기야, A급 포션만 해도 10억 원 상당의 가치를 지녔으니 이 정도의 가치를 지녔다고 해도 이상하지가 않다.


하지만 의문인 점이 있다.


“어째서 이렇게 까지 해주시는 겁니까?”


S급 포션이 100억이 정가라면 그 값어치에 교환하는 것은 이해한다.


다만 서울 에어리어에 날 편입시킨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서울 에어리얼 지구.

A급 이상의 헌터가 거주하는 구획으로 몬스터나 언노운의 침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곳으로, 고위 관리직들 조차 이곳에 입주하기 위해 줄을 서는 희대의 요새였다.


심지어 전 국회의원조차 그곳에 기거하지 못해 역정을 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인데.


그런 요새에 도움도 안 될 F급 헌터의 주거를 허락하는 건 결코 이해할 수 없었다.


“진혁씨는 F급 헌터셨죠.”

“예.”

“그게 문제입니다. 협회는 등급의 여하 관계없이 헌터를 지키는 것이 책무입니다. 저희는 진혁씨가 얻은 아이템으로 인해 참혹한 일이 벌어지기를 결코 바라질 않습니다.”

“아...”


이해했다.


S급 포션이라는 전무후무한 아이템을 발굴한 이상, 대한민국의 발전을 고깝게 보지 않는 이들이나 탐욕에 눈이 먼 헌터들의 표적이 될 수 있기에.


그들은 지금 나를 지켜주는 것이다.


“......”


나는 싱긋 웃고 있는 이명호를 바라보았다.


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의 남자?


에라이.


“계약하죠!”


그는 성모 마리아와도 같은 모두를 품을 수 있는 따뜻한 남성이었다.


어쩐지 이명호의 웃음엔 햇살처럼 따스함이 느껴졌다.


*


똑똑.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생글생글 웃던 이명호의 낯빛은 평소 싸늘한 눈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포션을 매입하셨다 들었습니다만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뭐지?”


고저없는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직원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저는 의문입니다. 어째서 남성에게 그리 호의적으로 대하셨는지. 당장 서울 에어리얼에 편입시킨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명호는 여전히 무감각한 얼굴로 찻잔을 들이켰다.


“흑랑이 있기 때문이다.”

“흑랑이요?”


난데없는 이야기에 직원이 의문을 품었다.


대한민국의 협회는 타국의 침략에 대비해 언제나 유능한 헌터를 영입하는데 혈안이었다.


그 와중 흑랑이라는 존재가 나타났다.


처음엔 협회의 직원들도 그의 행보가 너무 파격적이었기에 모두가 조작 된 영상이라 생각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S급 헌터가 한 명만 출현해도 전 세계의 관심을 얻게 되는데, 흑랑이란 존재는 S급을 넘어서는 규격 외의 강함을 보여주었으니.


현재 협회는 흑랑이라는 존재를 포석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 하고 있었다.


“타국이 결코 흑랑이라는 존재를 가로채게 두어선 안 돼.”

“그것이 강진혁이라는 남성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거죠?”


이명호가 투명한 물이 담긴 플라스크를 흔들었다.


“이 포션. 흑랑이 강진혁이라는 남성에게 건냈다는 군.”

“그 귀한 포션을 F급 헌터에게 주었다고요?”

“또한 사용했지. 백예린의 방송에서 봤잖아.”

“하지만 그건 순전히 호의가 아닙니까...? 어쩌면 강진혁이라는 헌터에게 준 이유도 단순한 호의 일지도...”

“그리 단순히 생각해서 참 좋겠네.”


이명호의 싸늘한 눈빛에 직원의 몸이 굳었다.


“정말 흑랑이라는 사내가 순전히 호의 따위로 S급에 해당하는 포션을 아무에게나 사용했다고 생각하나?”

“그건...”


직원이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100억원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포션을 아무한테나 뿌린다는 건 말이 안 됐 다.


“내 생각엔 흑랑이란 사내는 꽤나 치밀한 인물인 듯 보이더군. 어쩌면 나보다 더.”

“예?”


직원은 믿을 수 없었다.

그 철두철미하고 속을 모를 이명호를 능가한다니.


“백예린이라는 방송에서 포션을 사용한 이유는, 포션의 효용성을 직접 입증시키기 위해서였을 것이야. 한 마디로 의도적인 연출이겠지.”

“그럼 어째서 강진혁이라는 남성에게 포션을 넘긴 걸까요?”

“나도 그건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강진혁을 이용해 무언가를 할 계획이라는 건 틀림 없지. 그렇기에 최대한 그를 곁에 두어 지켜보기로 한 거다.”

“......”


직원은 입을 다물었다.

겨우 포션이라는 단서 하나로 이렇게 까지 이어지는 집요한 추적과, 그 끝을 모를 흑랑의 심상까지.


“하지만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확실히 어떤 일을 벌이려는 게 틀림 없어. 그는 결코 잃는자가 아닌 얻어내려는 자니까.”

“......”


직원은 자신이 평범한 두뇌를 가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의 호적수를 만났어, 꽤 재밌겠군 흑랑.”


천재들의 치열한 심리전에 결코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


“후우.”


심호흡 한 번 하고.


“인간! 대체 이 코가 비틀어질 것 같은 공기는 무엇이냐!”


[공기 순환 모드를 작동합니다]


“오옷! 이, 이리도 순도 높은 공기가...!”


실피드를 위해 공기청정기를 가동 시킨 준 뒤.


삑-


컴퓨터 앞에 앉은 나는 뚜둑 손을 풀며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았다.


[헌터넷에 접속하였습니다.]


즉시 눈앞에 촤르륵 펼쳐지는 수많은 제목들.


<응, 흑랑이야 ㅋㅋ>

<백예린은 좋겠다. 흑랑이랑 팬미팅하고>

<오늘자 언노운 참교육하는 흑랑.jpg>

<본인 바람술사 클래스인데 저 스킬들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 직접 서술해봄>

<흑맨>


“크으.”


역시 헌터넷 방화범 흑랑답게 분위기를 아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음?”


그렇게 글을 뒤적이던 와중 눈에 익은 게시글이 보였다.


<흑랑교 신도 모집합니다.>

[작성자 : 전격펀치]


<댓글 1,325개>

-흑맨.

-가입좀

-ㅆㅂ 오늘 진짜 멋있더라 보고 반함

-ㅇㅈ ㅋㅋ 저도 가입좀


“오오, 천 명이나?”


새로 가입하는 신도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짓던 중 익숙한 닉네임이 눈에 들어왔다.


<예리닝> - 저도 가입 좀...


어제만 해도 흑랑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던 예리닝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오늘 백예린을 구함에 있어 상당한 플러스 점수를 얻은 모양.


<전격펀치> - 드디어 흑랑님을 알아 본 것이냐?

<예리닝> - 흑맨...


든든한 신도들도 얻고.

화제성도 띄우고.


실피드도 동료로 얻었으니 이대로 6계층을 공략하면 수많은 시청자들을 모으는 건 기정사실.


그렇게 헌터넷을 뒤지던 와중 이상한 글이 눈에 띄었다.


“뭐야 이 글은?”


<흑랑님 근육 보고 가세요~>

[작성자 : 흑화 성녀]


(흑랑 근육 짤)

(탄탄한 상체 짤)

(튼실한 하체 짤)



“세상에...”


유명세는 곧 독이 될 수 있다더니.


이상한 변태가 하나 꼬여버렸다.

다행히도 그 게시글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는 점.


나는 부정함을 털어내기 위해서 곧장 컴퓨터를 껐다.


시간은 이제 밤 10시.

슬슬 잠에 들 시간이었으나.


‘잠이 안 오네.’


어쩌면 오늘 너무 많은 일을 겪었기에 도파민이 끌어오른 탓인지 모른다.


“공기 너무 맛있어!”


실피드는 공기 청정기가 마음에 쏙 드는지 철썩같이 달라붙어 있었다.


저게 그렇게도 좋나.


잠시 무료함을 달랠 무언가를 고민하던 도중 내가 잊고 있던 한 가지가 떠올랐다.


아, 그러고 보니.


‘방송에 집중했던 나머지 뽑기를 사용 못했었지?’


스트리머 뽑기권.

4일간 진행한 방송 끝에 뽑기권이 무려 12개나 모였다.


어디 잠도 안 오는데 한 번 돌려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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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밀한 사내, 이명호 +1 24.08.20 94 7 13쪽
13 포션이 상당하다 +2 24.08.19 104 6 12쪽
12 세상이 갈라졌다. (수정) +1 24.08.13 129 8 16쪽
11 흑랑 등장 +1 24.08.12 123 8 14쪽
10 여캠 백예린 (3) +1 24.08.11 136 8 16쪽
9 여캠 백예린 (2) +1 24.08.10 134 9 16쪽
8 여캠 백예린 (1) 24.08.09 141 9 15쪽
7 뇌제 김우석 +1 24.08.08 140 10 13쪽
6 쾌권 김우석 (4) +2 24.08.07 155 9 16쪽
5 쾌권 김우석 (3) +1 24.08.06 148 8 14쪽
4 쾌권 김우석 (2) +1 24.08.05 162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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