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요원인데 천재 배우로 착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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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
작품등록일 :
2024.08.04 00:05
최근연재일 :
2024.08.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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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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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비밀 요원 (1)

DUMMY

“네가 살아서 주둥이를 나불거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당장 암호를 말해!”


강남 5성급 가야호텔의 최상층 스위트룸, 조직폭력배 육성파의 조직원들이 머리에 두건을 쓴 남자의 목에 날 선 사시미칼을 겨눴다.


육성파 조직원들의 연이은 주먹질과 발길질로 바닥은 이미 피투성이였지만, 두건을 쓴 남자는 앓는 소리마저 내지 않았다.


남자가 침묵을 지키자, 칠성파 조직원들은 다시 남자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야! 야! 바닥에 방수포 제대로 깔아라. 침대 시트 같은데 피가 튀면 나중에 또 말 나와서 골치 아파진다.”


육성파의 두목 최두홍은 한 손에는 온더록스 위스키 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여유롭게 시가를 피우고 있었다.


최두홍의 옆에는 그가 베트남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재미교포 제임스가 있었다.


제임스는 베트남에서 자신의 사업체를 가진 큰손이었는데, 주로 거래하는 상품은 코카인과 필로폰이었다.


최두홍과 제임스는 베트남에서 생산한 마약을 한국에 밀수하기 위한 거래조건을 조율 중이었다.


이번 사업에서 벌어들일 어마어마한 이득 덕분에 제임스는 단숨에 조직의 넘버2나 다름없는 자격을 얻었다.


베트남에서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했던 제임스 역시 폭력에는 익숙한 듯 얻어맞는 남자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호텔 방에 장식해 놓은 커다란 곰 인형의 등을 발리송 나이프로 푹푹 찌르고 있었다.


제임스는 곰 인형의 실밥이 뭍은 칼날로 호텔 방 문간에 서 있던 육성파 조직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들 망 잘 봐라. 목격자 한 놈이라도 생기면 너희들 다 죽는 거야? 유남생?”


“알겠습니다! 형님!”


조직원들은 전부 우렁차게 대답했지만, 그중 한 명의 목소리가 자신감 없이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제임스는 예리하게 눈치챘다.


제임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이 시원치 않았던 조직원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디 아파? 밥 못 먹었어? 룸서비스로 뭐 하나 시켜줘?”


“아, 아닙니다! 형님.”


“뭔데? 무슨 일인데? 텔미!”


제임스의 물음에 조직원은 주저하며 제임스의 눈치를 살폈다.


평소 제임스의 성격상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냈다가는 자신이 무사하지 못할 거란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입 다물고 있으면 제임스가 더 화를 낼 것을 알기에, 조직원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그, 요즘 유령이라는 놈에 대한 소문 때문에 말입니다···.”


“왓? 유령이라고? 어 고스트? 내가 지금 맞게 들은 거 맞아? 너 지금 그 나이에 먹고 귀신이 무섭다고 나한테 말하는 거야?”


“아뇨! 아뇨! 진짜 유령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사람들 사이에서 유령이라고 불리는 놈이 있습니다.”


“뭐 하는 놈인데?”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놈 혼자서 감옥에 잡아넣은 범죄자 수만 운동장 열두 바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뭐, 라잌 배트맨? 슈퍼히어로 같은 거야? 한국에는 그런 놈이 있다, 이거지?”


새로운 한국 소식을 듣고 제임스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서 부하 조직원이 안심했을 찰나, 제임스는 갑자기 주먹으로 있는 힘껏 부하 조직원의 얼굴을 후려쳤다.


일격에 다리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은 조직원을 제임스는 무자비하게 구둣발로 짓밟기 시작했다.


부하 조직원의 얼굴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구타를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던 제임스는 흰 양복 소매로 얼굴에 튄 피를 훔쳐내며 말했다.


“나 여기 사람 아니라서 이 나라 문화 잘 몰라. 하지만 나라와 관계없이 갱스터라면 지켜야 할 룰이 있어.”


제임스는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던 조직원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그건 대가리에 총을 겨누든, 목에 칼이 들어오든, 상대한테 얕보이면 안 된다는 거다. 유 마더뻐커!”


제임스는 부하 조직원의 얼굴에 있는 힘껏 박치기를 날렸다.


부하 조직원은 피가 뿜어져 나오는 코를 움켜쥔 채 다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코피가 멎지 않아 당황한 조직원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제임스는 짧은 한숨과 함께 허공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육성파의 다른 조직원들이 득달같이 달려와 손수건으로 제임스의 주먹에 튄 피를 닦아주었다.


“애초에 별것도 아닌 놈을 유령이니 뭐니 하면서 띄워주니까, 그런 놈들이 더 기세등등해서 활개 치고 다니는 거 아냐? 시민이 갱스터를 두려워해야지. 갱스터가 시민을 두려워하면, 그게 맞아?”


얻어맞은 조직원이 치료를 위해 다른 조직원에게 들려 나가는 동안, 제임스는 다시 곰 인형의 등에 칼침을 놓던 의자로 돌아왔다.


자기 부하를 피투성이로 만들었는데도, 육성파의 두목인 최두홍은 제임스의 행동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최두홍은 제임스에게 직접 위스키 한 잔을 더 따라주며 말했다.


“그렇지. 말 잘했다! 건달에게 가오가 없으면, 그건 건달이 아니라 양아치지.”


“형님. 내가 저번에도 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기본도 안 된 놈들은 조직에서 좀 뺍시다. 유남생?”


“아, 요즘 사람 구하기 힘들어서 그랬어. 이번엔 좀 봐줘.”


마치 삐진 동생을 달래는 듯한 최두홍의 말투에, 주변의 육성파 조직원들은 티를 내진 않았지만 속으로 경악하고 있었다.


육성파의 역사를 통틀어서 두목인 최두홍에게 그런 식으로 무례하게 대하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제임스가 유일했다.


위스키를 한 모금 홀짝인 최두홍은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


“근데, 제임스. 내가 전부터 궁금했는데. 왜 호텔에서 보자고 한 거야?”


“응? 나는 이 호텔이 한국에서 제일 비싼 호텔이라길래 빌린 건데? 썸띵롱?”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왜 호텔이야? 그것도 보는 눈이 많은 강남 한 복판에.”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는데, 한국에선 어떤 식으로 합니까?”


“보통 새벽에 인적이 드문 부둣가 같은 데서 하지.”


“불씻! 나 부둣가 싫어요. 비린내 토 나와. 피부도 찝찝하고. 내가 한국 욕하는 건 아닌데, 한국식 거래 방식 많이 낡았어.”


“하지만 호텔은 너무 눈에 띄는 장소 아닌가?”


“걱정할 것 없습니다. 돈 워리! 외국에서는 다 이런 식으로 합니다. 호텔 특실이 왜 비싼데요? 입 다무는 값까지 포함돼서 비싼 거지.”


“그런가? 아무튼 이번 일은 제임스만 믿고 있을게.”


최두홍과 제임스가 여유롭게 위스키를 나눠 마시는 동안, 두건을 쓴 남자를 고문하던 한 조직원이 뭔가를 눈치채고 번쩍 손을 들며 외쳤다.


“잠깐! 다들 멈춰봐!”


육성파 조직원들은 일제히 두건 쓴 남자를 구타하던 손을 멈췄다.


쉼 없는 고문에 지친 남자는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말을 뱉었다.


“6...4...E...2...F...3...7...”


결국 고문에 굴복한 남자가 암호를 말하자, 육성파 조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커다란 가방 하나를 스위트룸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전면에 작은 화면과 암호를 입력할 수 있는 키패드가 달린 은색 슈트케이스였다.


***


슈트케이스의 정체가 드러나자, 스위트룸 근처를 지나는 비밀 보안 통신 회선에서 은밀한 대화가 오가기 시작했다.


“여기는 레이븐. 용의자들이 상자를 가져왔습니다. 목표물이 든 상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전을 시작할까요?”


“아직 상자 안에 물건이 있다는 보장이 없다. 고스트가 물건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


“알겠습니다. 저격지점에서 용의자 14명 확인. 사격명령 대기 중.”


***


알 수 없는 세력이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채, 육성파의 조직원들은 신중하게 슈트케이스의 키패드에 암호를 입력했다.


내내 시큰둥하게 앉아있던 최두홍과 제임스도 뒤늦게 흥미를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슈트케이스로 다가왔다.


그새 정이라도 들었는지, 제임스는 자신이 내내 나이프로 찌르던 곰 인형을 손에 든 채였다.


이윽고 조직원이 비밀번호를 전부 입력한 순간, 푸쉭! 하는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밀폐되어 있던 슈트케이스가 열렸다.


슈트케이스의 안에는 TV에 연결하는 셋톱박스 정도 크기의 검은 장치가 들어있었다.


***


검은 장치가 밖으로 드러나자, 비밀 회선에서 다시 교신이 오갔다.


“여기는 레이븐. 물건을 확인했습니다. 작전을 시작할까요?”


“고스트. 들었나. 레이븐이 물건을 확인했네. 작전을 시작하게.”


“...”


“고스트? 지금 내 말 듣고 있나?”


“...”


“어떻게 된 거지? 레이븐. 현장에 뭔가 특이 사항이 있나?”


“갑자기 특이 사항이라니···. 아! 호텔직원 한 명이 작전구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카트를 밀고 오는 것으로 보아 용의자들이 룸서비스를 부른 것 같습니다.”


“역시 그랬군. 민간인이 휘말리지 않도록 작전 개시를 미뤘던 거였어.”


“지금 그게 무슨?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를 놓칠지도 모릅니다! 센트럴. 다시 한번 고스트에게 명령을···!”


“소용없네. 일반 시민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고스트는 움직이지 않을 거야. 사익을 위해서 무고한 자를 해치지 않는다는 게 녀석의 신념이니까.”


***


비밀 보안 회선으로 긴박한 대화가 오가는 동안, 최두홍은 슈트케이스에 들어있던 검은 장치가 금덩이라도 되는 듯이 황홀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최두홍은 검은 장치에 시선을 고정한 채, 옆에 서 있던 제임스에게 물었다.


“이봐, 제임스. 확실한 거야? 이게 암시장에서 그렇게나 비싸게 거래되는 물건이라고?”


최두홍에게 검은 장치를 건네받은 제임스는 이리저리 휘휘 둘러보더니 짧게 기분 좋은 휘파람을 불었다.


“보통은 큰 거 한 장인데, 이 정도면 다섯 장은 받겠네.”


“5천만 원?”


“아이, 최 사장님. 통이 너무 작으시다. 좀 더 써봐요.”


“50억?”


“공 하나만 더.”


“오, 오백억? 이거 하나가 500억짜리라고?”


“누구한테 파느냐에 따라서 더 받을 수도 있고.”


500억 원짜리라는 말에 이미 눈이 돌아가 버린 최두홍의 귀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이미 500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자기 손에 쥔 것 같은 기분으로, 최두홍은 벌써 포르셰를 탈지 람보르기니를 탈지, 청담동과 압구정중에서 어느 땅에다가 건물을 올릴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최두홍의 망상을 방해하며 스위트룸의 벨이 울렸다.


“룸서비스입니다.”


느닷없이 들려온 외부인의 목소리에 호텔 문 쪽에서 망을 보던 육성파 조직원들은 당황한 시선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두목인 최두홍도, 넘버2인 제임스도 룸서비스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 고개를 저었다.


조직에서 가장 높은 두 형님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부하 조직원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 룸서비스 부른 적 없으니까 꺼지라고 하겠습니다.”


“잠깐, 기다려.”


그때, 최두홍의 날카로운 촉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밑바닥 인생이었던 그를 암흑가의 황제로 만들어 준 그 촉이었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뭔가 이상해.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시키지도 않은 룸서비스가 찾아와? 입 다무는 값으로 웃돈까지 쳐줬는데, 호텔직원은 이 근처에 얼씬도 하면 안 되는 것 아냐?”


“형님. 그냥 호텔직원 중에 뻐킹 이디엇 같은 놈 하나가 스투핏 같은 실수를 한 거겠죠. 그냥 꺼지라고 하고 돌려보냅시다. 굳이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있습니까?”


“아니야. 제임스. 방금 내 촉이 찌릿찌릿했거든? 이건 분명 뭔가가 있어. 그 벨보이 놈 일단 붙잡아봐.”


“예, 알겠습니다. 형님.”


호텔 방 밖에서 기다리던 벨보이는 문이 열리자마자 육성파 부하들의 우악스러운 손에 잡혀 마구잡이로 호텔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주로 부유한 고객들이 머무는 스위트룸으로 향하며 넉넉한 팁을 기대했던 벨보이는 이 느닷없는 봉변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육성파 조직원들은 순식간에 벨보이를 가지고 있던 밧줄로 결박했다.


“왜, 왜 이러세요?”


겁에 질려 항변하던 벨보이는 뒤늦게 머리에 두건을 쓴 채 고문당하던 남자를 발견하고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하지만 육성파 부하들의 관심은 온통 룸서비스용 카트에 실려 온 커다란 은색 클로세에 집중되었다.


무기를 숨겨놓기에 안성맞춤으로 보이는 클로세였다.


클로세를 노려보던 최두홍은 부하들에게 눈짓하며 말했다.


“까봐.”


“예, 형님.”


“아! 야야야야! 잠깐! 잠깐!”


클로세를 열려던 부하를 다급하게 만류한 최두홍은 마치 클로세 밑에 폭탄이 있기라도 한 듯이 멀리 도망가서 스위트룸의 소파 뒤에 숨었다.


“이제 까봐.”


최두홍의 호들갑에 어쩐지 떨떠름한 기분이 들었던 육성파 조직원들은 티 내지는 않았지만, 은근슬쩍 클로세로부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육성파에서 가장 막내라는 이유로 등 떠밀린 젊은 조직원은 마지못해 조금 떨리는 손으로 클로세를 열었다.


클로세를 열자마자, 긴 줄이 달린 무언가가 위로 솟구쳐 올랐다.


“어어어어?”


느닷없이 뭔가가 튀어나오자, 조직원들은 놀라서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클로세에서 튀어나온 것은 속에 헬륨을 채운 하트 모양의 풍선이었다.

풍선 밑에 있던 커다란 하트 모양의 케이크에는 초콜릿 아이싱으로 예쁜 글귀도 새겨져 있었다.


연지야

우리가 사귄 지도 벌써 100일이 되었네

앞으로도 영원토록 행복하게 살자


최두홍의 촉이 완전히 빗나갔음이 밝혀진 순간, 놀라서 고함을 질렀던 조직원들은 뻘쭘한 시선으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스위트룸을 찾은 벨보이는 정말로 객실 번호를 헷갈린 어리바리한 호텔직원이었을 뿐이었다.


최두홍은 탄식했다.


“아이고. 일이 완전히 꼬여버렸네. 이미 봐버린 이상 그냥 보내줄 수도 없고···.”


최두홍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의 속뜻을 단숨에 파악한 벨보이는 겁에 질려 발버둥 쳤다.


“살려주세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살려주세요!”


“아니, 나도 댁이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닐 만큼 깡다구 있는 사람이 아닌 건 아는데, 이 바닥의 룰이 그래요. 그러니까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말고. 그러게, 객실 번호를 제대로 확인하고 왔어야지. 야! 누가 연장 하나 잘 드는 걸로 하나 줘봐라.”


“예, 형님!”


한 조직원이 품에 감추고 있던 시라사야(しらさや) 한 자루를 최두홍의 손에 쥐어주었다.


일본 야쿠자들이 애용하는 코등이가 없는 일본도의 한 종류였다.


일본도의 예리한 칼날이 드러나자, 벨보이는 겁에 질려서 발버둥 쳤다.


“아이, 가만히 좀 있어라. 그렇게 꿈틀거리면 한 번에 긋기 힘들다.”


최두홍은 억센 손으로 벨보이의 머리채를 잡아 고개를 뒤로 꺾고, 목에 일본도의 칼날을 겨눴다.


그때 제임스가 혀를 차며 끼어들었다.


“뻑! 내 이럴 줄 알았다. 그냥 돌려보내면 되는 걸 굳이 촉이니 뭐니, 지랄 염병을 떨어서 기어코 송장 치울 일을 만드시네. 유 뻐킹 스투핏 애스 빗치!”


육성파 조직원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제임스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제임스가 조직의 2인자고 최두홍에게 총애받고 있다고 한들, 엄연히 지켜야 할 선은 있는 법이었다.


최두홍도 제임스의 갑작스러운 급발진에 화가 나기보다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야, 제임스. 너 이 새끼,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야지. 이제 보니까 형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깜깜’한 분이셨네?”


***


제임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보안 회선에서 긴박한 무전이 오갔다.


“신호가 떨어졌다! 작전 개시! 호텔의 전력을 차단해!”


***


그 순간, 호텔 전체가 정전되었다.


느닷없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 내던져진 육성파 조직원들은 당황했다.


“뭐야? 이거.”


“정전인가?”


그때,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당황하지 않은 제임스는 칼로 여러 번 찔러서 칼집을 내어놓은 커다란 곰 인형을 찢어 그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제임스의 손에 의해 곰 인형 속에서 꺼내진 것은 군용 등급 야간 투시경이었다.


재빨리 야간 투시경을 장착하고 머리 끈을 조이자, 제임스의 시야에는 눈이 보이지 않아 허공을 더듬거리는 육성파 조직원들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제임스는 옷깃에 숨기고 있던 통신기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여기는 고스트. 현 시간부로 작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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