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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進院)
작품등록일 :
2024.08.08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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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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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6화 벌레

DUMMY

서울 강동구-


미개척 던전 3계층 초입.


2계층 때와는 다르게 3계층으로 내려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껏해야 5분, 수직이나 다름없는 빽빽한 계단을 내려왔을 뿐이다.


바로 앞, 3계층의 입구를 앞에 두고서 잠시 멈췄다.


궁금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엘프 때문에 정황이 없어서 물어보질 못했는데.”


“말씀하세요. 마스터.”


“3계층엔 어떤 몬스터들이 있었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 1계층과 2계층엔 각각 오크와 고블린이 있었다.


3계층엔 과연 어떤 몬스터가 있을지, 그게 궁금했다.


내 물음에 미스트라가 말했다.


“3계층에선 몬스터의 모습을 따로 확인하질 못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몬스터가 없었다는 건가?”


“그건 아니에요. 뭔가가 있긴 했는데 어떤 녀석들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어요. 3계층은 엄청나게 어두웠거든요.”


많은 생각이 들었다. 뭔가가 있는데 너무 어두워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떠오르는 족속들이 하나 있었다. 그것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치가 떨려온다.


괜스레 몸을 한 번씩 손으로 쓸어내렸다.


“설마 「벌레」들이 있는 건 아니겠지?”


“음. 이런저런 요소들을 고려해 보면 가능성이 없진 않을 것 같아요.”


“아···. 제발! 난 다른 것 다 참아도 벌레만큼은 진짜 질색이란 말이야.”


여기서 투정을 부려본들 소용없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3계층에 뭐가 있는지는 결국 직접 들어가 봐야만 알 수 있다.


이에.


다시금 3계층의 입구를 바라본다.


“그런데 3계층 입구는 조금 특이하네.”


상식을 기대하면 안 되는 곳다웠다.


단 한걸음 차이로 각 공간은 전혀 다른 세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그저 어두운 밤길이라면.


단 한 걸음 내디디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우주공간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하나같이 말도 안 되는 것들뿐이야.”


바닥에 보이는 작은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대로 저 안에 발을 들이자니 그건 무모한 짓과 다름이 없었다.


이에 확인해 보고자 작은 돌을 집어 들었다.


저 안에 벌레들이 있다면 분명 소리에 반응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제발 벌레만은 아니어라.”


단 하나의 소망을 가지고 그대로 그 돌을 저 안으로 던졌다.


툭-


데구르르르-


소리가 아주 크게 울려 퍼진다.


공간이 아주 넓은 모양이다. 한참이 지나도 뭔가 소리가 들려오지는 않았다.


결국 이 안에 뭐가 있고 어떤 상황인지 알려면 입구를 통해 들어가야만 한다.


“진짜 벌레는 없겠지? 그렇겠지?”


미스트라에게 물었다. 그러나 미스트라는 반응이 영 시원찮다.


“글쎄요. 안으로 들어가서 제대로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 어서 들어가시죠. 마스터.”


이 녀석, 영구 은폐라서 이렇게 여유로운 걸까.


뭔가 조금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존재했기에.


“반사! 보복!”


길로 들어서기 전, 나는 내가 가진 마법의 이름을 외쳤다.


《마법 : 반사를 시전합니다.》


《마법 : 반사에 따라 지금부터 사용자의 육체에 가해지는 모든 데미지를 반사합니다.》


《마법 : 보복을 시전합니다.》


《마법 : 보복」으로 인해 사용자가 받은 피해를 0으로 처리합니다.》


《마법 : 보복」의 효과에 의해 사용자에 피해를 준 상대에게 무작위의 치명적인 상태 이상이 부여됩니다.》


안전은 언제나 과투자가 허용되는 종목이었다.


지나쳐도,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도 상관없다.


“이 정도면 갑작스럽게 습격받더라도 문제는 없겠지.”


대략적인 준비가 끝나고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곳으로 발을 들였다.


3계층은 입구에서 봤던 대로 깜깜했다. 진짜 불빛이라곤 일절 보이지 않았다.


“너네들 여기서 엘프는 어떻게 찾은 거니?”


“카르그락경이 횃불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횃불.”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 공간은 어두웠다.


그런 가운데 방금의 대화에서 떠오른 것이 하나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봐.”


마법사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희귀하다고 일컬어지는 직업이 바로 마술사다.


그리고 그들이 쓸 수 있는 마술 중엔 「라이트」라는 마술이 있다.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순수하게 빛을 밝히는 용도의 마술이다.


그 정도면 굳이 배우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러시나요. 마스터.”


“기다려봐. 마술을 하나 써볼 생각이야.”


라이트는 가장 기본의 기본이 되는 마술이었다.


그런 만큼 막 각성을 마친 마술사들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마술로 알려졌다.


하물며 마법사로 각성한 내가 사용하지 못할 리는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자. 분명 짧은 영창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에 손을 전방으로 향하고 집중했다.


마술사들이 마법사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영창이다.


마술사들은 짧은 영창을 외워야만 비로소 그 신비를 구현해 낼 수 있다.


언젠가 봤었던 그 영창을 떠올리며 주문했다.


『빛이여. 날 인도해다오.』


간결하면서도 짧은 영창을 모두 주문했다.


마지막, 어둠을 걷어내기 위한 마술의 이름을 외쳤다.


“라이트!”


전방으로 뻗은 검지의 끝이 빛나기 시작했다.


빛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렬했다.


빛을 통해 확인한 공간의 모습은 아주 크고 넓은 대공동의 모습이었다.


더욱이 공간의 대부분이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는 공터에 불과했다.


“이 넓은 공간에 몬스터 하나 없이 텅 비어있다니. 어떻게 된 일이야?”


“아뇨, 분명히 뭔가가 있습니다. 지금도 어둠 속에 숨어서 우릴 보고 있어요.”


확실히 빛은 3계층 전체를 밝혀주진 못했다.


라이트만으로 이만한 공간을 밝히려면 적어도 「빛의 마법사」 정도는 되어야 한다.


어쨌든 미스트라의 말대로 저 멀리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 뭔가가 보였다.


음영이라고 해야 할까. 빛을 피해 교묘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도대체 뭐야?”


뭔가가 있다고 생각되는 그곳, 그곳으로 빛을 비췄다.


그러나 그 잠깐 사이, 뭔가는 사라지고 없었다.


“마스터! 저기!”


미스트라가 뭔가를 발견한 모양이다. 어딘가를 가리켰다.


이에 그곳을 빠르게 빛으로 비췄다. 하지만 똑같았다.


그새 뭔가는 사라지고 없었다.


“하아···.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벌레 새끼들이랑 패턴이 똑같은데.”


점점 확실시 되어가는 상황에 불안감은 결국 싹을 틔우고 말았다.


한번 싹을 틔운 불안감은 빠르게 자라났고 내 심리적 안정감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좀처럼 옅어지지 않는 불안감을 안고서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헛! 마스터! 방금 봤어요?”


뒤따라오던 미스트라가 내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이에 재빨리 뒤쪽을 돌아봤다. 하지만 그 자리엔 어김없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 뭘 봤는데?”


“그게 뭐지. 바, 바쿠, 그래! 바퀴요!”


“이런! 씨발!”


저절로 욕이 나왔다.


저 어둠 속에 뭔가 있다. 그 뭔가가 벌레만은 아니기를 소망했다.


그런데 미스트라가 봤단다. 벌레를. 그것도.


하필이면 던전에서 나오는 벌레류 몬스터 중 가장 악질이라 평가받는 바퀴벌레를 말이다.


“지금이라도 되돌아서 빠져나갈까?”


“왜요?”


“나, 바퀴벌레 진짜 싫어.”


놀랍게도 이유는 진짜 그게 전부였다.


바퀴벌레, 저것들은 말 그대로 극혐인 족속들이다.


일단 숫자부터 웬만한 몬스터 무리는 가볍게 씹어먹을 정도로 많다.


더욱이 그 체액에선 놀라울 정도로 지독하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


아무리 반사란 마법을 사용했다고 한들 놈들을 쳐 죽이면서 생기는 체액을 덮어쓰지 않을 순 없다.


그리고 마지막, 놈들은 벌레 주제에 머리가 사람 뺨 후릴 정도로 비상하다.


“에이, 그래도 마스터라면 저깟 벌레들은 손쉽게 처리가 가능하시잖아요.”


“아냐. 이건 쉬운가 어려운가의 문제가 아니야.”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생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냐 없냐의 문제다.


나는 벌레란 족속들에 대해 생리적으로 극도의 거부감이 든다.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싫은 사람이다.


“그치만 밑으로 내려가려면 결국 여길 지나야만 해요. 마스터는 여기서 포기하실 건가요?”


“포기···.”


그래, 이미 이곳까지 발을 들였다. 여기서 돌아갈 순 없는 일이다.


진정으로 벌레가 끔찍이도 싫었지만, 눈을 딱 감고서 앞으로 나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결국 난 계속해서 밑으로 내려가야 해. 내겐 이뤄야만 하는 일이 있어.”


“그러면 계속해서 나아가죠. 빛이 있는 한 저것들은 더는 다가올 생각이 없어 보이니까요.”


그 말대로 빛이 앞서 밝혀준 길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그런데.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 줄곧 조용했던 어둠 속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왔다.


부스럭- 부스럭-


스스슥- 스스슥-


머리로는 계속해서 생각했다.


『아니겠지. 아닐 거야.』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생각과 반대로 흘러갔다.


굳이 마주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은 혐오감에 난 다시 그 자리에 멈췄다.


“저 바퀴벌레들. 분명 우리 주위로 점점 거리를 좁혀오고 있어.”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놈들은 소리 없이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바퀴벌레의 움직이는 소리가 생생히 들려온다.


이는 그만큼 저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졌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부스럭- 부스럭-


스스슥- 스스슥-


한번 들려온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재빠르게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빛을 비췄다.


하지만 소리가 들려온 곳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 마! 이 개새끼들아!”


입은 점점 거칠어져 갔고, 다시 뒤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단순히 소리와 분위기로 이렇게 불안감과 불쾌감을 선사하다니.


“젠장! 결국 각오를 하는 수밖에!”


이미 퇴로도 막혔을 것이다. 사방으로 바퀴벌레가 얼마나 있을진 알 수 없다.


하지만 뚫어야 한다. 모조리 쓸어버리고 주어진 서브 퀘스트를 완료한다면.


더 이상, 이 혐오스러운 족속들을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


미래를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했더니 수직으로 상승했던 스트레스가 조금 꺾이는 것 같았다.


스스슥- 부스럭-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전보다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만 할 것 같다.


“미스트라. 넌 저것들을 피해서 어딘가에 숨어있을 수 있지?”


“물론이죠.”


미스트라는 어디까지나 정찰병, 전투병이 아니다.


그러니 적어도 이 벌레들을 싹 쓸어버리기 전엔 어딘가 떨어져 있었으면 한다.


“좋아. 그러면 지금 당장 어디든 좋으니 숨어있어.”


“마스터는 괜찮으십니까?”


“난 됐어. 저까짓 벌레들 존나 극혐이긴 한데 다 쓸어버리면 그만이야.”


그래, 모두 죽여버리면 될 일이다. 싸그리 죽여서 흙으로 돌아가게끔 만들어 주마.


그리 생각했다.


이에.


“역겨운 족속들 같으니! 어디 한번, 대차게 죽어봐라!”


공격을 시작하기 전, 이전과는 다른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소리를 따라 몸을 돌렸다. 빛은 당연히 내 시선을 따라 움직였고.


그 끝에서 여태 불안감과 불쾌감을 조성하던 존재와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하아. 진짜 싫다.”


그 더듬이는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 턱은 다그닥- 다그닥- 소리를 내며 뭔가를 씹어먹고 있었다.


눈살은 저절로 찌푸려졌고 놈이 뭘 먹고 있는지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저건 뭐야? 뭘 처먹고 있는 거야?”


놈은 뭔지 알 수 없는 고깃덩이를 보란 듯이 씹어먹고 있었다.


빠각빠각- 뼈를 씹어대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그 모습이 너무 혐오스러웠다.


더는 망설일 틈 따윈 없었다.


결국 싸움이 시작되려면 불을 꺼트려야 했다.


“네놈들이 얼마나 개떼처럼 몰려있는진 모르겠어. 하지만.”


어떤 사실 하나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었다.


“네놈들은 상대를 잘못 골랐어.”


왼손은 전방으로, 오른손은 업그레이드된 해머를 빼 들었다.


저 벌레들이라면 해머를 전력으로 휘둘러도 상관없다.


『언 라이트』


빛이 천천히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어둠이 다시금 들어차는 곳엔 이제껏 보이지 않던 푸른빛의 안광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사냥꾼이 아닌 먹잇감으로서 이곳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당해줄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


“망할 바퀴벌레들 같으니. 어디 한 번 제대로 죽어봐라.”


이윽고.


빛은 완전히 사라지고 새까만 어둠이 다시 내려앉았다.


나란 존재는 이내 어둠 속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쯧!”


정적, 그러나 정적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고.


무수한 바퀴벌레들은 나를 향해 일제히 움직였다.


이에 외쳤다.


『생사여탈(生死與奪)』


────────────


《특성화 스킬: 「생사여탈(生死與奪)」을 준비합니다.》


《원하는 대상을 마음대로 죽이거나 살릴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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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종속 24.09.11 29 1 13쪽
13 13화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짓거리야? 24.09.10 32 2 13쪽
12 12화 2계층(4) 24.09.09 31 1 12쪽
11 11화 2계층(3) 24.09.08 3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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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2계층(1) 24.09.06 4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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