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 즉사기 가진 초월급 최종보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진원(進院)
작품등록일 :
2024.08.08 03:56
최근연재일 :
2024.09.18 19:2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849
추천수 :
29
글자수 :
125,821

작성
24.08.31 07:25
조회
86
추천
2
글자
13쪽

2화 선전포고

DUMMY

삐━━━────


지독한 이명에라도 걸린 것처럼 시끄러웠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끄럽던 소리는 갑작스레 멎었다.


이전과 다른 풍경, 새까맸던 그곳과는 달랐다. 온 사방이 빛으로 가득한 건지 아니면 그냥 새하얀 건지 구분되지 않았다.


────────────────


《이대로라면 억울하지 않을까?》


────────────────


스스로 가졌던 의문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보인다.


────────────────


《당신의 죽음 말이야.》


《그들에 의해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이했잖아.》


《그게 억울하지 않아?》


────────────────


억울하다. 그래,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억울한 일이다.


마법사란 이유로 죽임을 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억울하다고 해서 싸우고 싶진 않았다.


힘이 있다고 해서 그들을 죽이고 싶진 않았다. 그저 물 흘러가듯이 그렇게 살고 싶었다.


트라우마가 될 과거가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냥 평화로운 삶이 좋았다.


그런데.


“그놈들이 날 죽였어.”


────────────────


《그래.》


《이대로라면 당신은 무척이나 분하고 억울할 거야.》


────────────────


그 말대로 분하고 억울하다. 이대로 운이 좋아 살아난다고 한들 내 앞엔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존재한다.


만일 그가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면 나는, 반드시 싸워야만 한다.


하지만 싸우기 싫다.


그러나 싸우지 않는다면 또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


《선택해.》


《길은 두 갈래야.》


《이대로 살아나서 그 남자에게 또다시 죽음을 맞이하던가.》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그들의 죽음을 삼키던가.》


────────────────


새하얗던 공간엔 어느 순간, 사람의 형상을 한 어떤 존재가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내게 양손을 내밀었고, 손 위엔 새까만 구슬과 시뻘건 구슬이 각각 올려져 있었다.


“왼손에 있는 검은 구슬은 네게 완전한 죽음을 가져다줄 거야.”


방금 말했다. 설마 내게 줄곧 말을 걸어왔던 존재인가. 아니, 그건 지금 당장에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겠지.


그는 내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 있는 빨간 구슬은 너의 「죽음」이야.”


“죽음?”


“뭐든 좋아. 선택해. 너, 자신의 완전한 죽음이냐. 죽음을 삼키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느냐. 선택은 네 몫이야.”


검은 구슬을 선택한다면 나는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빨간 구슬을 택한다면···.


선택지를 앞에 두고 좀처럼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무엇을 택해야 할까. 아니, 이미 답은 정해졌다.


“난 싸우기 싫어. 누군가를 내 손으로 죽이기도 싫어.”


손은 어느샌가 검은 구슬이 있는 곳을 향해 조금씩 움직였다.


나는, 나 자신은 나의 완전한 죽음을 원하는 걸까.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망하게 죽기는 더더욱 싫어!”


알게 모르게 검은 구슬로 향했던 손은 다급히 방향을 틀었다.


덥석, 시뻘건 구슬을 집었다. 싸우기도 싫고 누군가를 죽이는 일도 싫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던 정답이다.


“좋아. 선택은 끝났어. 그 죽음을 삼켜. 그리고 되는 거야.”


“뭐가?”


“그들이, 위선뿐인 악(惡)이 반드시 뛰어넘어야만 하는 「최종 보스」가!”


그래, 내가 살아남기 위한 길은 오롯이 그것뿐이다. 저 존재의 말대로 시뻘건 구슬, 「죽음」을 삼켰다.


꿀꺽-


“우웩! 맛없어.”


“그래, 선택이 끝났다면 이제 돌아가서 보여주도록 해. 그들이 어떤 존재를 건드렸는지를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다시금.


삐━━━────


***


삐빅-


치익-


“그 새끼의 D는 Death(죽음)이라고! 그 새끼는 그렇게 쉽게 죽일 수 없단 말이다!”


뭔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머리가 어질하다. 시선도 흐릿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아아···. 맞아. 난, 죽었었지.”


온몸이 아려온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 가운데 전방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 관리국에서 나온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는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보여주도록 해. 그들이 어떤 존재를 건드렸는지를 말이야.』


문득 떠오른 말이 있었다.


그리고.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를 바라보며 그 말을 그대로 내뱉었다.


『생사여탈(生死與奪)』


────────────────


《특성화 스킬: 「생사여탈(生死與奪)」을 준비합니다.》


《원하는 대상을 마음대로 죽이거나 살릴 수 있습니다.》


────────────────


새까만 뭔가, 검은 연기 같은 것이 손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뭘까. 스멀스멀 천천히, 느릿하게 저 남자를 향해 다가간다.


썩 좋아 보이는 기운은 아니었다. 그 기운이 저 남자에게 닿으려는 찰나.


남자는 뒤를 돌아봤다. 내가 다시 일어난 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네놈!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 분명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했거늘!”


저 말에 대꾸해야 할까. 그래, 적어도 누구에게 죽는진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혼잣말 같은 그의 물음, 아니 의문에 답했다.


“그래, 난 분명히 죽었어. 아니 죽었었지. 난 분명히 죽음을 경험했고 그로 인해 깨달았다.”


“뭘 말이냐!”


“네놈들은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리고 말았어. 그게 내가 깨달은 전부다.”


이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


《현재 대상 : 전방의 「???」 남성 1명.》


《「생사여탈(生死與奪)」이 시전됩니다.》


《대상에게 죽음을 부여합니다.》


────────────────


다시 그를 향해 손을 뻗었고, 잠시 주춤했던 검은 기운은 스멀스멀 남자를 감싸기 시작했다.


남자의 눈에도 보이는 걸까. 그는 허둥대며 허공에 주먹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나.


“이, 이게 뭐냐! 이게 도대체······!”


순간, 그의 눈에 생기가 사라져 버렸고.


크고 육중한 몸뚱이가 그대로 고꾸라지며 쓰러졌다.


고통의 비명조차 없이 쓰러진 남자는 그대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그에게 다가갔다. 아니, 이제 그라고 부를 순 없다.


그는 더 이상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니까.


죽음으로써 그는 더 이상 존엄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을 시체에 다가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분명 내가 싸우기 싫다고 말했었잖아. 왜 그 말을 듣지 않았어. 조금 전, 네가 했던 말을 돌려줄게.”


그 말을 들었더라면 이것이 이런 꼬라지가 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살아남고자 한다면 나를 밟고 넘어서라.”


그리고.


보란 듯이 그 몸뚱이 위에 생겨난 시뻘건 구슬, 「죽음」이라고 했던가. 그걸 집었다.


────────────────


《특성화 스킬: 「생사여탈(生死與奪)」의 효과로 인해 「죽음」이 생성되었습니다.》


《「죽음」을 삼키세요.》


────────────────


그곳에서 그랬던 것처럼 보란 듯이 「죽음」을 삼켰다.


“우웩! 맛없는 건 똑같네.”


찰흙의 질감에 모래알을 씹는 것 같은 이물감, 비린내와 함께 몰려드는 씁쓸하면서도 떫은맛이 느껴진다.


어쨌든.


────────────────

《상태창》


〈Level Up!〉

〈Level Up!〉

〈Level Up!〉

〈Level Up!〉

〈Level Up!〉

〈Level Up!〉

〈Level Up!〉

〈Level Up!〉

〈Level Up!〉

〈Level Up!〉


이 름: 「겸율(Gyeomyul)」


직업 명: 「마법사」

속 성: 「죽음」


레 벨: 「11」


근 력: 「84」

민 첩: 「84」

지 력: 「884」

행 운: 「884」


스 킬: 「생사여탈(生死與奪) Lv.2」

: 「불멸(不滅)」

: 「마법 : 반사 Lv.2」

: 「마법 : 보복 Lv.2」

────────────────


레벨 업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뭔가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알림》


〈「시스템」에 개입합니다.〉


〈「시스템」 개입을 통한 조작을 시작합니다.〉


────────────────


“이게 뭐야?”


시스템, 익히 들어봐서 알고는 있다. 평범한 인간이 각성하고 특별한 힘을 얻는 과정은 바로 이 시스템으로 인한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수도 없이 봐왔다.


그런데 시스템에 개입한다. 뭔가를 조작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릴까.


────────────────


〈조작 진척도 : ■■□□□□□□□□〉

·

〈조작 진척도 : ■■■■■■□□□□〉

·

〈조작 진척도 : ■■■■■■■■■■〉


《시스템 조작 완료.》


《이에 따라 「퀘스트」를 시작합니다.》


────────────────


“퀘스트?”


뭔가가 쉼 없이 이어진다. 어떤 퀘스트가 시작되는 걸까.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


《「퀘스트」》


〈내용 : 「던전」을 평정하고 당신의 「왕국」을 건국하시오.〉


〈보상 : ???〉


〈완료 기한 : 무기한.〉


────────────────


“던전을 평정하고 나의 왕국을 건국하라. 그래.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야.”


저들, 선을 자처하는 악(惡)에 대항하려면 나만의 왕국 정도는 있어야지 않겠는가.


충분히 일리 있는 퀘스트라 생각한다. 결국 내가 나아가야만 하는 곳은 바로 이 「던전」이다.


치직-


“뭐야?”


삐빅-


“야! 알파! 대답해! 이 새끼야! 야!”


뭔가 시끄럽다.


이‘것’이 들고 있던 무전기로 보인다. 주인이 죽었으니 이것도 딱히 필요는 없겠지.


나는 무전기를 집어 들었고.


그대로 답신을 보냈다.


치직-


“야! 알파!”


삐빅-


“당신들이 알파라 부르는 남자는 이미 죽었어.”


치직-


삐빅-


조용했다. 뭔가 생각이라도 하는 것일까. 그렇게 한참 정적이 감돌던 그때, 무전기에서 저쪽의 답신이 들려왔다.


“너, 뭐야? 설마 「특이점 D」냐?”


특이점 D, 이들은 나를 그렇게 부르고 있다. 그래, 특이점. 부정하진 않겠다.


“그래, 당신들이 그렇게 부르는 마법사. 내 이름은 「겸율」이다.”


치직-


삐빅-


“네놈, 아주 일을 거하게 저질렀구나. 관리국의 헌터를 죽이다니. 이건 선전포고야!”


치직-


삐빅-


뭔가 오해하고 있다. 시작은 이들이 먼저 했다. 내가 선전포고라니. 좋다.


그 선전포고, 해주도록 하겠다.


“그래, 이참에 말해주지. 네놈들은 상대를 잘못 골랐어. 앞으로 네놈들이 넘어야 할 산은 여섯 마법사가 아니야. 네놈들이 넘어야 할 산은 바로.”


치직-


삐빅-


최종 보스, 저들이 넘어야만 하는 마지막 산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렇기에 나는 확실히 말했다.


“바로 나, 「죽음의 마법사 겸율」이다.”


툭-


콰직-


저들의 답신을 들을 필요는 없었다. 너무도 뻔한 말이 나올 것이 다분했기에.


그 말을 끝으로 무전기를 떨어뜨렸다. 그대로 발로 밟아 산산이 부숴버렸다.


그리고.


나만의 왕국을 만들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던전」으로 발을 들였다.


***


그로부터 12시간이 지난 시점-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날이 밝았음에도 상당히 어두웠다. 이곳은 휴스턴의 업타운에 있는 어느 건물의 지하.


그곳에서 어느 여성이 어둠으로 가득한 곳을 주시하고 있다. 이내 그녀는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My Lord. 무사 귀환을 경축드립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말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죄다 검다. 피부를 제외하면 그에게서 검지 않은 것은 없었다.


들고 있는 지팡이마저 새까맣다.


“경축은 무슨. 늘 하는 일인데. 애초에 내가 무사히 귀환하지 못할 일은 없을 테고 말이야.”


남자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긴다. 한쪽 구석에 마련된 자신의 의자로 이동했다.


희미하고 작은 불빛만이 겨우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의자에 앉으며 여성이 준 종이를 받아 든다.


“My Lord. 12시간 전,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마법사가 각성했다는 첩보입니다.”


“보나 마나 관리국 녀석들에게 찍혀 비명횡사했겠······.”


종이를 받아 들고 익숙하다는 듯이 말하던 그는 한번, 쓱 종이를 훑어보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말 그대로 Singularity(특이점)이로군. 뭐, 「우리」 모두가 특이점으로 불리긴 하지만.”


“그와 접촉을 시도할까요?”


의중을 알고자 하는 듯한 여성의 물음에 남자는 말했다.


“아니, 그에겐 내가 직접 갈 것이니 그대들이 섣불리 나설 필요는 없다.”


“Yes. 로드 어비스.”


남자, 로드 어비스는 그렇게 말했다. 동시에 물러가라는 뜻의 손짓을 보이고는 앞서 받은 종이를 빠짐없이 읽어나간다.


“「죽음」을 극복하고 세운 그대의 왕국은 과연 어떤 곳일까? 정말.”


작고 희미하던 불빛은 이내 빛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그곳엔 오직 어둠만이 가득 들어찬다. 단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은 칠흑 같은 어둠 속,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 말을 끝마친다.


『흥미롭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노빠꾸 즉사기 가진 초월급 최종보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매일 19시25분에 올라갑니다 24.08.31 17 0 -
21 21화 벨리알 NEW 3분 전 0 0 12쪽
20 20화 지옥 24.09.17 8 0 12쪽
19 19화 악마 24.09.16 12 0 12쪽
18 18화 정령 24.09.15 20 0 12쪽
17 17화 3계층 종속 24.09.14 23 1 15쪽
16 16화 벌레 24.09.13 22 1 13쪽
15 15화 엘프 24.09.12 26 1 13쪽
14 14화 종속 24.09.11 29 1 13쪽
13 13화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짓거리야? 24.09.10 31 2 13쪽
12 12화 2계층(4) 24.09.09 31 1 12쪽
11 11화 2계층(3) 24.09.08 35 1 13쪽
10 10화 2계층(2) 24.09.07 37 1 15쪽
9 9화 2계층(1) 24.09.06 41 2 12쪽
8 8화 뒤처리 24.09.05 45 2 13쪽
7 7화 본보기 24.09.04 46 3 14쪽
6 6화 던전 1계층(4) 24.09.03 49 2 13쪽
5 5화 던전 1계층(3) 24.09.02 53 1 12쪽
4 4화 던전 1계층(2) 24.09.01 59 2 15쪽
3 3화 던전 1계층(1) 24.08.31 73 3 13쪽
» 2화 선전포고 24.08.31 87 2 13쪽
1 프롤로그 겸 1화 각성 24.08.30 122 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