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 즉사기 가진 초월급 최종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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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進院)
작품등록일 :
2024.08.08 03:56
최근연재일 :
2024.09.1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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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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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2계층(4)

DUMMY

“우린 무엇을 하면 되오?”


대족장이 내게 물어왔다. 당장에 이들이 해야만 하는 일은 하나뿐이다.


그저 살아남는 것, 그걸로 족하다.


이에 대족장에게 말했다.


“내가 저 마왕의 수하를 처단할 때까지 살아남아. 그게 전부야.”


“그래, 살아야겠지. 살아야만 그대와 함께 마왕을 칠 수 있을 테니.”


“그래, 그땐 그저 이름뿐인 대족장에 머물 것이 아니라 「오크 로드」로서 함께 하는 거야.”


2계층이 내게 종속된다면 그에게도 이름을 지어줘야 한다.


그때 그를 오크 로드로 만들 생각이다. 최종 보스의 밑에 고블린 로드와 더불어 오크 로드 정돈 있어야지 않겠는가.


“오크 로드라···. 그대가 무슨 이야길 하는진 모르겠소. 그러나 그대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지.”


그는 자신의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건승을 빌겠소.”


“굳이 빌지 않아도 내가 이겨.”


오크 무리를 뒤로하고 다시금 2계층의 초입으로 나왔다.


여전히 사방엔 저주의 영역이 만연해 있었다.


그런 가운데 뭔가 시선과 함께 기척이 느껴졌다.


“저것들은 아닌데.”


이미 시체나 다름없는, 저주받은 오크들의 기척은 아니다.


무엇보다 저것들의 시선은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


뭔가 다른 존재가 한쪽 구석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에.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고.


이내 재빠르게 손을 뻗어 그곳에 있을 뭔가를 잡아챘다.


“케헥! 켁! 놔, 놔주세요!”


진짜로 뭔가가 있었다. 그런데 처음 듣는 목소리다.


내가 손을 놓지 않자 모습을 숨긴 채 나를 지켜보던 뭔가는 모습을 드러냈다.


뭔가의 정체는 바로.


“고블린? 아니 네가 여기에 왜 있는 거야?”


“그, 그보다 이 손부터 좀···!”


“아아. 그렇지.”


꽉 잡고 있던 손을 놨다. 던전의 초입, 왼쪽 구석에서 날 보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1계층의 하이 고블린이었다.


왜 이 녀석이 여기에 있는 걸까.


“커헉! 컥! 진짜 힘이 엄청, 커헉! 강하시네요.”


“그래, 그건 미안해. 근데 왜 너 여기에 있냐?”


덩치는 나보다 조금 작다. 여리여리한 체형에 머리카락도 길다.


복장은 다른 하이 고블린보다 가벼운 축에 속한다.


다른 고블린들은 중장보병 수준의 갑옷을 둘둘 싸매고 있는데 반해.


이 녀석은 그냥 천으로 된 가벼운 복장을 하고 있다.


내 물음에 녀석은 말했다.


“로드께서 저는 무리에 껴있지 말고 마스터를 따라다니라고 명하셨어요.”


“고르고스가?”


그러고 보니 내가 고르고스에게 했던 말이 있었다.


고 랭크의 헌터에게도 들키지 않고 순찰을 마친 정찰병이 있다.


그를 내게 데리고 오라 말이다. 잠시 잊어먹고 있었는데 이리 내 앞에 나타났다.


“그렇지. 내가 널 보자고 했었거든.”


“그러셨군요.”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정찰을 마칠 수 있는 정찰병은 아주 귀중하다.


당연하게도 이 녀석에겐 이름을 지어줄 생각이었다.


고블린 무리에게 남은 작명 기회는 마침 하나뿐이다.


“좋아. 내게 이름을 지어줄게.”


“제게요? 이름을요? 그걸 제가 덥썩 받아도 될지.”


“괜찮아. 너 정도라면 자격은 충분해.”


────────────


《알림》


〈「작명」을 시작합니다.〉


────────────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상당히 고뇌하기 좋은 일이었다.


좋은 이름을 떠나 그럴싸해 보이는 이름을 지어줘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정찰병에게 지어줄 이름, 과연 무엇이 좋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으음, 네 이름은 미, 미스트라? 「미스트라」가 좋겠어.”


────────────


〈사용자에 종속된 몬스터 : 하이 고블린에게 「작명」을 통해 이름 : 「미스트라」를 부여합니다.〉


〈「작명」이 완료되었습니다.〉


〈하이 고블린 「미스트라」가 「네임드」로 승격합니다.〉


〈「네임드」몬스터 「미스트라」에게 고유 스킬 : 「영구 은폐」이 부여됩니다.〉


〈이상 「작명」을 종료합니다.〉


────────────


작명이 종료된 직후, 미스트라의 몸이 빛나기 시작했다.


빛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내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미스트라에게 일어난 변화는 다소 특이했다.


뭔가 몸이 반투명하게 변한 것이다.


“영구 은폐라고 했던가? 그것 때문인가?”


다행히 이들이 내게 종속되었기에 내겐 그나마 반투명하게라도 보이는 것이다.


“정말 대단합니다! 이름을 얻게 되면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다곤 들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겪어보니 정말 엄청납니다!”


뭔가 신나 보인다.


이름을 얻게 된 것만으로도 이렇게 한 단계 높은 경지로 올라갈 수 있다.


정말 편리하기에 그지없다.


“그런데 너, 여기엔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게 있는 거야?”


사방엔 저주의 영역이 만연해 있다. 더욱이 2계층의 입구엔 노화의 저주까지 걸렸다.


어떻게 이렇게 멀쩡한 걸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엔 모습을 숨기고 다니는데 그런 상태면 어째선지 저주가 통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 뭔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능력이 출중하다.


이름을 지어주길 잘한 것 같다.


“그러면 2계층도 다 돌아봤어?”


궁금한 점은 그 정도였다. 몸을 숨기면 저주가 통하지 않는다.


더욱이 녀석은 정찰병이다. 그런 만큼 이미 2계층을 전부 돌아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에 물어봤다.


이에 미스트라는 말했다.


“물론이죠. 2계층의 끝자락까지 전부 돌아봤습니다.”


“어땠어? 강령술사의 모습은 봤어?”


“봤습니다. 놈은 이 2계층의 끝자락에 어떤 왕좌에 앉아있었습니다.”


“왕좌?”


거참 웃긴 일이다. 자기가 왕이라도 된 줄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차라리 잘된 일이다. 놈을 그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그 목을 치는 거다.


“좋아. 고마워. 미스트라.”


이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


그렇게 생각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별한 「죽음」을 아주 많이 삼켰으나 저주에 대한 내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없었기에.


조심스레 빙글빙글 도는 일을 반복했다.


“너무 쫄보 같은데.”


내가 봐도 너무 하남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이 행동이 말이다.


저주고 나발이고 이미 죽음까지 경험해 본 몸이다.


이까짓 저주가 무서워서 빙빙 돌아가는 꼬락서니라니.


“왜 그러십니까? 마스터.”


내 옆엔 영구 은폐를 사용하는 미스트라가 나란히 서 있었다.


그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은 저주의 영역이 지나가는 자리를 아무렇지 않게 거닐고 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앞만 보는 것이다.


마침 내 앞으로 작은 저주의 영역이 다가오고 있다.


내성은 충분히 쌓았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런 하남자처럼 움직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대뽀처럼 치고 나가야만 한다.


이에.


앞으로 한 걸음, 당차게 내디뎠다. 그러다 멈칫.


영역의 크기가 그리 크진 않다.


하지만 거세게 불꽃이 몰아친다. 저기로 냅다 들어가도 멀쩡할 수 있을까.


“진짜 뒤지게 아프겠는데.”


물론 죽는다곤 생각지 않는다. 나를 죽이려면 적어도 마왕은 직접 데려오라지.


이런저런 잡생각의 끝에 다시금 발걸음을 내디뎠다.


【화아아악-】


불꽃이 요동친다. 엄청난 열기가 느껴진다.


이대로 불꽃에 삼켜지는 걸까.


불안은 여전했다.


그러나.


“엄청···.”


【화아아악-】


이내 몰아치는 불꽃 속으로 완전히 들어섰다.


곧장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뜨겁지 않아?”


뜨겁지도,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알림》


〈저주의 내성을 감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저주의 효과를 무시합니다.〉


수 없이 삼켰던 특별한 「죽음」, 그 죽음이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 같다.


지금껏 소극적이었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에 당당히 걸어 나간다.


얼마 안 되는 거리, 파멸적인 저주가 감지된 곳 앞에 섰다.


“여기만 지나면 저주의 영역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건가?”


“맞습니다. 마스터. 이 앞으론 더 이상 저주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만큼 강력한 저주를 걸어놨다는 이야기겠지.


그에 따라 다시금 경고가 눈 앞을 가린다.


《주의!》


〈파멸적인 저주가 감지되었습니다!〉


〈당장 뒤로 물러나세요!〉


경고는 계속해서 눈 앞을 가리고 있다.


하지만 물러날 순 없는 일이다.


애초에 이게 무슨 저주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저 파멸적인 저주라고만 할 뿐.


“그 파멸이 어떤 식의 파멸인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그 무엇도 나를 막을 순 없다.


그 무엇으로 인해 내가 멈춰서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에.


“난 쓰러지지 않아.”


크나큰 결심을 하고선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이이잉-】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의 고통이 몰려들었다.


가슴, 그것도 심장이 있는 자리가 아려왔다.


당장이라도 심장이 멈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전과 똑같은, 다시 죽음을 경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순 없었다.


“크으윽! 이대로 멈출 순 없어.”


단 두 걸음이었다.


단 두 걸음만 내디디면 이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몸은 어째서인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저주만큼은 뒤쪽에 펼쳐진 작은 영역의 저주들과는 달랐던 것이었을까.


그때였다.


《알림》


〈「저주(咀呪)」의 영역으로 들어섰습니다.〉


줄곧 눈앞에서 거슬리게 반짝이던 경고문구는 사라졌다.


대신 다른 문구가 써 내려져 가기 시작했다.


“이건···!”


다 허상이었다. 저주에 대한 공포도, 지금 내가 느끼는 고통도.


모두 허상에 불과했다.


〈착각의 저주〉


〈대상을 착각하도록 만들어 자멸시킵니다.〉


“어떤 의미에선 진정한 저주네.”


그저 착각하게끔 만드는 별 볼 일 없는 저주에 불과했지만.


이 또한 저주는 저주였기에.


〈해당 「저주(咀呪)」에 대해 「해주(解呪)」를 실시합니다.〉


〈「해주(解呪)」 완료.〉


보이지 않는 벽과 다름없는 저주를 지나쳤다.


이젠 거리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스터! 여기부턴 조심하세요. 강령술사가 죽은 자들을 살려내 곳곳에···!”


미스트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전방의 넓은 공간, 그 땅속에서 이미 죽었어야 할 존재들이 살아 움직이며 기어 나왔다.


상대는 바로 강령술사, 저주 말고도 이런 능력은 당연하게도 사용할 수 있겠지.


《알림》


〈네크로멘시(Necromancy)에 의한 되살아난 자들이 감지됩니다.〉


“되살아났으면 다시 죽여줘야겠지.”


이에 저들을 향해 손을 뻗었고.


────────────


《특성화 스킬: 「생사여탈(生死與奪)」을 준비합니다.》


《원하는 대상을 마음대로 죽이거나 살릴 수 있습니다.》


《현재 대상 : 전방 「언데드」군단 1712개체.》


《「생사여탈(生死與奪)」이 시전됩니다.》


《대상에게 죽음을 부여합니다.》


────────────


“생사여탈(生死與奪)!”


새까만 죽음의 기운이 빠르게 퍼져나간다.


이미 죽었음에도 강령술사에 의해 강제로 되살아난.


불행한 존재들.


그들을 다시 땅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도와준다.


나는 그 사이를 비집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저 앞, 어딘가에 있을 강령술사 티로스를 향해.


────────────


《특성화 스킬: 「생사여탈(生死與奪)」의 효과로 인해 「죽음」이 생성되었습니다.》


《「죽음」을 삼키세요.》


────────────


그러면서도 할 일은 해야만 했다.


손을 들었고 그 손으로 1700이 넘는 언데드의 죽음이 모여든다.


그 죽음을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쓰고 역겨운 맛이 났다.


하지만 어째선지 구역질은 나오지 않았다.


신경을 온전히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렇게 「죽음」을 꾸역꾸역 삼키며 천천히.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계속해서 걸어 나간다.


모여들었던 죽음을 모두 삼켰을 즈음이었다.


주변, 더 이상 멀쩡히 두 다리 짚고 서 있을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그에게 말을 건넸다.


“내 이름은 겸율, 세상에 나타난 7번째 마법사다. 어떻게 생겼나 보고 싶었는데.”


“······.”


내 말을 건넸음에도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


이에.


다시금 그를 향해 손을 들었고.


“그럭저럭 사람처럼은 생겼구나. 정말 반갑다. 그리고.”


받아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그저 목적을 위해 움직일 뿐이다.


『잘 가라』


끝을 고하며 그에게 말했다.


『생사여탈(生死與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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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2계층(4) 24.09.09 31 1 12쪽
11 11화 2계층(3) 24.09.08 3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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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2계층(1) 24.09.06 4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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