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님 회장님 되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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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몽쉘
작품등록일 :
2024.08.1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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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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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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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확보 기반 활동 = 사내 동호회 가입?

DUMMY

갑자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주라는 시간이 생겼다.

프로젝트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으니 기다려야 했지만, 나는 의미없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분명 이 거지 같은 내기는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 지분을 챙길 수 있는 포석을 깔아둬야 한다.


나는 세워둔 계획 중 잘만 되면 단번에 많은 지분을 챙길 수 있는 일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회사 동료들과 접점을 만들어야 했다.


마침 간만에 홍성수 팀장에게서 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대리님, 혹시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마 요 근래 내가 심철진 전 사업실장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닌 일이나, 누군가의 차로 출퇴근을 하며 몸을 사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우선 이야기가 긴데다 홍 팀장에게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도 될 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좀처럼 답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러고보니 철진이 형을 만나셨다면서요?]


아마 홍 팀장은 내가 쉽게 답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채고 그나마 이야기 할 수 있는 화제를 꺼낸 것 같았다.


이야 홍 팀장은 그 어려운 사람에게도 형이라고 하네.


알고보면 이 사람이 회사에서 가장 발이 넓은 사람 아니야?


[네, 팀장님 덕분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해요.]


[아닙니다.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사실 요즘은 저도 철진이 형을 회사에서 마주친 적이 없었는데, 대리님은 잘 찾아내셨군요.]


[열심히 찾아 헤맸습니다. ㅎㅎ 이런 말씀 드려도 될 지 모르겠지만 좀 괴짜시던데요?]


[ㅋㅋㅋㅋㅋㅋ. 괴짜라니 좋게 말씀해 주시는데요? 그냥 괴팍한 사람이에요. 그 형. 물론 일에는 진짜 프로라서, 업무로 만난 사람은 그런 거 모를 겁니다.]


[아 ㅋㅋ 그러신 것 같았어요. 저도 그 분과 이야기 하면서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권소정 과장님이 팀장님을 좀 오해하고 계신 것 같던데요?]


[아이고··· 권 과장님도 만나셨구나. 하긴 만나셨을 수 밖에 없었겠네요. 오해까지는 아니고··· 그냥 제가 좀 피하고 있습니다.]


음··· 이건 거짓말인 것 같은데···.

아마 본인이 피하고 있다는 것도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려는 위장이 아닐까?


[에고, 그러셨군요. 그래도 권 과장님 좋은 분 같던데, 팀장님도 언젠가는 이야기를 해보세요.]


[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그런데 철진이 형이랑 만난 게 도움은 좀 되셨습니까?]


사실 조금은 기대를 해서인지 심철진과의 만남에서 결정적 단서를 얻지 못해 매우 아쉬웠다.


그가 준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내기 따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결판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


아니, 정말 그 자가 NEST의 지분을 원하는 지 떠볼 걸 그랬나?


물론 빈 손이었으니 어설프게 떠봤다가 위험해 질 수 있었겠지만, 심철진의 카드가 진짜인지 확인해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아··· 솔직히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카드를 하나 쥐어 주셨는데 쓸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음, 역시 그랬군요. 잘 모르겠지만 큰 일을 마치신 것 같은데 머리 좀 식히는 게 어떻습니까? 한 시간 뒤에 시간 괜찮으신가요?]


역시 그랬군요? 큰 일을 마친 것 같다?

홍 팀장의 표현이 마음에 걸렸다.


이건 그럴 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심철진이 최대 주주의 정체를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던 걸까? 아니면 그가 준 정보를 쓰지 못할 줄 알았다는 뜻일까?


그리고 내가 큰 일을 치뤘다는 것은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지도 모른다.


홍 팀장은 그저 막연한 표현으로 쓴 말이지만, 내가 제 발 저리듯 마음에 걸려한 것일 수도 있다.


다만 홍 팀장이 아직 비밀스러운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닐까?


[네. 시간 괜찮을 것 같은데 무슨 일이신가요?]


[대리님 혹시 보드 게임 좋아하십니까?]


[보드 게임이요? 좋아합니다.]


보드 게임은 강훈, 강철 형들과 함께 살 때 자주 즐겼기 때문에 관련된 추억이 많다.


나이 차이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였기 때문에 집에는 보드 게임이 꽤 많이 있었다.


[다행이네요. 혹시 마작은 어떠십니까?]


[네???? 마작이요? 저 정말 좋아합니다. 너무 해보고 싶어요.]


아닌 게 아니라 나는 마작을 참 좋아한다.


어렸을 때 한창영 변호사로부터 잠깐 접할 기회가 있었다.


할아버지가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마작을 할 줄 알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나···.


한 변호사는 필수로 익힐 것은 아니고 테스트도 없다면서 가르쳐 줬고 그 때 기본적인 방법과 족보를 배웠는데 너무 어려웠다.


그 뒤로는 다시 가르쳐 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실물을 경험한 게 그 때가 끝이었지만, 한 변호사는 좀 더 알고 싶다면 해보라면서 천봉 이라는 게임을 알려줬다.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본의 마작 게임이었는데 일본어를 배웠던 터라 용어를 익힌 뒤에는 어찌저찌 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 뒤에는 즐거운 신세계가 펼쳐졌다.


어지간한 카드 게임들보다 많은136 패에서 나오는 무수한 변화와 변수.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대방의 패를 유추하고 내 패로 만들 수 있는 높은 족보를 계산해 내는 두뇌 싸움.


흐름에 따라 적절한 임기응변으로 완성패를 변화하고 유효했을 때 얻는 쾌감.


이런 것들이 나를 마작에 매료시켰다.


하지만 마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역만을 만드는 것보다 함께 할 사람 네 명을 모으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도통 실물 마작을 경험할 수 없는 나에게 홍 팀장의 메시지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이었다.


[ㅎㅎ 그렇군요. 제가 맡고 있는 것이 있어서요. 이따가 뵙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혹시 지금은 안될까요?]


[ㅋㅋㅋㅋㅋ 무척 마음에 드셨나보군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좀 바빠서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가 뵙겠습니다.]


마작을 같이 하자는 이야기일까? 아니면 모임을 소개시켜주려는 것일까?


갑자기 마음이 설레이고 궁금한 마음에 엉덩이가 들썩 거렸다.


“인수 대리님. 또 이번에는 무슨 일 때문에 그렇게 들썩 거려요?”


신해진 파트장이 움찔 거리는 내 어깨를 누르며 진정 시켰다.


“아 파트장님. 별 것 아닙니다.”


“별 것 아니기는··· 제가 잡지 않았으면 금방 뛰쳐 나갈 기세였는데요. 지금 이거 추가 캐릭터 성장 밸런스 오늘 내로 정리해 주셔야 해요. 꼭이요.”


꼭 해야 하는 일인 것은 맞지만 신해진의 음성에서 나를 야속해 하는 느낌이 묻어났다.


아마 최근 내가 겪은 일을 이야기 해주지 않아 서운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일이 풀리기 전까지는 쉽게 말해줄 수 없으니··· 다른 것으로 기분을 풀어주는 것 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게 대리님이 걱정되서 그래요. 지금은 좀 진정하고 되도록 움직이는 건 자제하세요.”


어? 이건 무슨 말이지?


그동안 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알지 못한 기류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요즘 개발 본부장하고 트라이포스 온라인 팀 PD하고 이상할 만큼 밖에서 자주 미팅하고 그래요. 그래서 두 프로젝트 중 하나만 남긴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요.”


아무리 감춰도 사람들이 느끼는 분위기라는 게 있는 법이다.


대표가 트라이포스 온라인 프로젝트의 오픈 연기를 선언한 이후 가타부타 말이 없으니 사람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분위기는 쉽게 소문을 만들고 다른 팀에도 빠르게 전염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 턱은 없겠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대개 비슷하니 최악을 상정하는 것으로 내가 막으려는 사태에 가까운 소문이 만들어진 모양이었다.


“그러면 우리 팀이 없어진다는 말인가요?”


나는 짐짓 모르는 척 불안한 기색으로 대꾸했다.


신 파트장은 고개를 끄덕인 뒤 말을 이었다.


“본부장이 저 팀에만 너무 신경 쓰는 것 같으니까요. 이와중에 본부장이 가끔 여기를 찾아왔었어요. 본인도 소문에 대해 아는지 분위기를 잠재우려고 오는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대리님이 없을 때만 찾아왔단 말이죠.”


“아··· 저 찍혔겠는데요?”


하필이면 본부장에게 걸리다니··· 상황이 불리해진 것 같아 조금 긴장 되었다.


우연일지는 몰라도 내가 자리에 없을 때만 찾아왔다는 것은 나의 행적을 본부장이 알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가 나를 거추장스럽다고 판단할 경우 근태 불량을 구실로 압박하고 쫓아낼 수도 있는 상황.


“그럴 때 마다 제가 둘러 대기는 했는데 먹혔을 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니 당분간은 좀 사려요.”


어차피 갑작스레 주어진 시간, 3주 동안은 죽은 듯 회사 일을 하며 공식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봐야겠다.


내가 계획한 지분을 챙길 방법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포섭하는 것이니까.

문득 신해진이 삐졌다고 오해한 것이 부끄러웠다.


그는 내가 걱정되어서 한 말이었는데, 섭섭해서 일 시켜려고 한 말로 오해해 버렸으니···.


“네 명심하겠습니다. 역시 파트장 님 밖에 없어요. 너무 고맙습니다. 솔직히 저는 파트장 님이 저한테 서운해 하고 계신 줄 알았어요.”


감격한 나머지 솔직하게 생각을 말해 버렸는데, 신해진이 눈에 띄게 움찔했다.


“맞아요, 나 삐진 거.”


“네? 에이 파트장 님···.”


“그러니까 진짜 나중에는 다 말해줘야 해요. 알겠어요?”


아··· 걱정되는 것도 맞았지만 삐진 것도 맞았구나.


“네, 약속 드릴게요. 정말이요.”


+ + +


약간은 설레고, 약간은 초조한 마음으로 휴게실에 도착했다.


언제 개발 본부장이 팀에 올 지 모르니 DBA 팀장을 만난다는 구실을 신 파트장에게 만들어 주고 왔다.


왜 만나는 지는 파트장님이 잘 둘러대 준다고 하셨으니··· 앞으로는 매번 적절한 사유를 만들어야겠다.


회사에 알려져 있는 모임에 참가해서 정당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가장 좋겠지.


그런 의미에서도 홍성수 팀장이 말한 보드 게임이나 마작은 좋은 구실이 될 것 같았다.


물론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도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하하하, 대리님 오랜만입니다. 빨리 오셨네요?”


“너무 궁금해서 좀 빨리 왔어요. 팀장님은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뭐, 저는 항상 똑같습니다. 지금은 심각한 이야기를 꺼낼 생각이 없으니 바로 여쭤볼게요. 대리님 혹시 가입한 회사 동호회 있으신가요?”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동호회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동호회 활동에 필요하다면 회사 내 장소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활동비도 지급하고 있다.


활동비는 가입한 회원 수에 맞춰 지급되기 때문에 인원 수가 많은 동호회는 많은 자금을 지원 받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회원 수가 적은 동호회에는 동호회 홍보비 라는 명목으로 소정의 금액을 추가 지원해 제약이 생기지 않도록 보조해 주고 있다.


이 제도는 윤창호 대표가 회사 복지의 하나로 추진한 것이었다.


윤 대표는 회사가 빠르게 커지면서 사람들이 점차 자신의 조직 외에 다른 구성원들은 모르게 되자 협업 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늘어나고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람들끼리 교류할 수 있도록 동호회를 제도화한 것이었다.


나도 제도를 알고 있었지만 누구 때문에 그동안에는 가입할 엄두 조차 내지 못했다.


뭐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나 역시 눈치 보며 쭈굴대고 있어 참가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으니···.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 자식은 없고 나도 더 이상 쭈굴대지 않아야 하며 내 목적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동호회 참석이 필요하다.


“아··· 아직 가입한 곳은 없습니다.”


“하하하, 마침 잘 되었습니다. 아마 모르셨을 텐데 이번 모임부터 제가 보드 게임 동호회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어? 트라이포스 팀 애니메이션 파트장 님이 회장인 줄 알았는데요?”


“실은 그 분이 퇴사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물려 받게 되었습니다.”


음? 그 분은 트라이포스 팀 애니메이션의 핵심인데 퇴사를 하신다고?


“아··· 그렇군요. 그 분이 회장을 그만 두시는 게 아니라 퇴사를 하시다니··· 전혀 몰랐어요. 팀에서 중요한 분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사정이 있으신 모양이지만 말씀을 안해주셔서 이유까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홍 팀장도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하니 지금은 이야기 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나중에 따로 파봐야 하려나···?


아니, 3주 동안은 조용히 있기로 했으니 나중에 확인해 봐야 할지도···.


“아! 혹시 그러면 이번에 팀장님이 맡으시면서 마작을 도입하실 생각이세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회원들 대상으로 설문을 해봤는데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그래서 인수 대리님도 생각 있으시면 보드 게임 동호회 가입하시는 게 어떤지 말씀 드리려고 만나자고 한 겁니다. 같이 배우고 즐기면서 머리 좀 식히시라고요.”


“오! 저는 대환영입니다. 지금 당장 가입하겠습니다. 어떻게 가입하면 되나요?”


“하하하하, 회장으로서 아주 흡족한 반응입니다. 따로 지금 하실 것은 없고요. 전자 결제로 동호회 가입 신청 넣어주시고 제가 회원 소개 양식 보내드릴테니 작성하셔서 이따가 모임에 가져오시면 됩니다.”


“오늘이 모임이었군요? 오늘 바로 가입하고 참석해도 되나요?”


“물론입니다. 신속한 절차와 빠른 가입, 제가 보장해 드립니다. 하하하.”


내가 부탁해야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가져와 주시다니, 딱 타이밍 맞게 필요한 것이었기에 홍 팀장이 고마웠다.


한 편으로 그의 발이 넓을 것 같다고 생각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본인은 물려 받았다고 했지만 동호회 회장은 당연히 투표를 거쳐야 한다.


보드 게임 동호회는 손꼽히는 회원 수를 보유한 곳이었기 때문에 많은 회원들의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새삼 홍 팀장의 영향력이 느껴졌다.


이 사람이 정말 아군이어야 할 텐데···.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저한테는 그런 활동이 필요했거든요.”


“하하하, 정말 다행입니다. 동호회에서 필요한 것은 저한테 말씀하시면 됩니다. 다만 일단은 즐기시다가 적응된 후 말씀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동호회에서 내 지분을 얻기 위해 기반 활동을 하려 했던 마음을 들킨 것 같아 홍 팀장의 말에 조금 뜨끔했다.


내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의미심장한 말을 잘 한단 말이야.


말부터 돌려야지.


“그런데 팀장님은 마작을 좋아하셨어요? 어떻게 도입할 생각을 하셨어요?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닌데···?”


홍 팀장은 나의 질문에 조금 골치 아픈 것을 떠올린 듯한 표정으로 이마를 긁으며 말했다.


“그게 실은··· 제 팀원이 강력 추천했습니다. 말이 추천이지 사실 요구를 빙자한 협박이었지요. 하하하. 동호회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친구인데 마작 들여놓으면 안되냐고 저를 조르더군요. 그래서 회원분들께 설문을 했더니 반응이 괜찮아서 하게 된 겁니다.”


오, 신기한 분이 계셨네.

마작을 떠올리는 발상과 추진력까지 뭔가 내 마음에 드는 분이었다.


“오! 팀에 그런 분이 계셨군요?”


“네, 알고 보니 전산학 전공한 학교 후배더군요.”


“와 그럼 대전에 있는 그 학교의···? 그런데 모르는 후배셨나봐요?”


“나이 차이 상 학교에서 볼 수 없었던 후배입니다. 회사 면접 볼 때 처음 봤지요.”


“그럼 그 분도 오늘 오시겠네요?”


“아마 참석하려고 할 텐데···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그 친구 업무가 좀 많아서 늦을지도 모릅니다. 못 올 수도 있고요. 이건 여담인데 그 친구가 일을 무척 잘하거든요. 일 욕심도 많고요. 그래서 뭐 빵꾸나는 걸 보지 못하니 위태위태한 일이 보이면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다가 이렇게 된 겁니다. 하하 참, 무척 오고 싶어할 텐데···.”


“못 오시면 다음에 인사 드릴 기회가 있겠지요. 제가 너무 하고 싶어 하는 마작을 추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 드리려고 했거든요.”


“하하하, 아마 무척 좋아할 겁니다. 감사 인사 하겠다 사람이 있다고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만나게 되시면 잘 좀 부탁 드립니다. 이 녀석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저도 잘 부탁드리겠다고 말씀 드려야겠네요. 아, 그리고 이렇게 좋은 제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홍 팀장님.”


“별 말씀을···. 그럼 이따가 뵙겠습니다. 그 때까지 너무 설레어 일 대충하시면 안됩니다. 하하하.”


여러가지 이유로 동호회 활동 시간이 기다려졌다.


좋아하는 게임을 경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홍 팀장의 후배라는 사람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왠지 나와 코드가 잘 맞을 것 같은데···.


작가의말

쉽지 않은 명절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여러분은 부디 즐거운 연휴를 보내고 계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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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CTO 실에서 나 홀로··· 24.08.25 3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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