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님 회장님 되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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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몽쉘
작품등록일 :
2024.08.10 23:34
최근연재일 :
2024.09.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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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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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꿈을 잘 꾸면 기연(奇緣)이 찾아오나 봅니다.

DUMMY

이 리포트라는 거 대체 무슨 내용이지?

나는 홀린 듯 메시지를 터치했다.


[소드 & 블러드 리포트 도착]

[Web발신]

[기다리셨죠?]

[우리는 회원님에게 완벽하게 준비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상세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이용해 주세요!]

[링크]

[P.S 삭제는 거부처리 되어 있으니 시도하지 마세요 ❤]


아무리 봐도 스팸인데··· 설마 해킹인가?

삭제를 거부 처리 했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의 추신은 심지어 약간 열 받는다.

거부는 거부한다는 거야? 답장은 받지 않습니다 보다 열 받네···.


하지만 호기심이 의심을 압도해 버렸다.

아직 알려졌을리 없는 우리 게임의 이름이 들어간 메시지가 너무 궁금했다.

게다가 내가 삭제 시도를 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니···.


다른 사람들의 논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약간 떨리고 조금 긴장된 마음으로 링크를 터치했다.

창이 뜨는 시간이 더디게 느껴졌다.


‘진짜 올해 연말에 에이폰 5 나오면 무조건 바꾼다!’


이게 뭐야?!

확인한 내용은 나를 더욱 놀라게 만들었다.


스팸인 줄 알았던 내용에는 놀랍게도 내가 그토록 원하던 우리 게임의 미래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것도 각 안건 별로···.


[소드 & 블러드 분기별 미래 매출]

[최대 2년까지 분기 별 매출과 BEP를 넘긴 매출을 함께 보여드려요 ❤]

[최준기 안건을 따를 경우]

[OPEN M : 107억 / -493억]

[O+1분기 : 307억 / -347억]

[O+2분기 : 249억 / -152억]

[O+3분기 : 145억 / -61억]

[O+4분기 : 122억 / 7억]


[신해진 안건을 따를 경우]

[OPEN M : 82억 / -518억]

[O+1분기 : 453억 / -201억]

[O+2분기 : 547억 / 262억]

[O+3분기 : 602억 / 531억]

[O+4분기 : 511억 / 439억]

[O+5분기 : 487억 / 423억]

[O+6분기 : 462억 / 336억]

[O+7분기 : 473억 / 413억]

[O+8분기 : 466억 / 402억]


심지어 친절하게도 알고 싶은 내용을 잘 간추린 정보였다.


앞의 숫자는 게임 오픈 첫 달과 각 분기 별 매출액을 보여주고 있었다.

뒤의 숫자는 그동안 사용한 개발비와 각 분기 별 지출 비용을 뺀, 즉 손익분기점을 제한 이익을 보여주고 있었다.


파트장의 의견대로 했을 때 4분기 이후 기록이 없는 것을 보면 이 때 게임이 접힌다는 의미인가?

그럼 신해진 과장의 의견을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만 매출 천 억을 달성하고 최소 2년 이상 유지 된다는 건가?


심장아, 준비운동은 하고 뛰어야지! 그렇게 자다 일어나서 갑자기 뛰면 나 위험해!

그렇게 마구 뛰면 주변에서 너 뛰는 소리 다 들어!

하지만 심장은 좀처럼 내 말을 듣지 않고 신년 목표 삼아 나온 운동 첫 날 마냥 마구 뛰고 있었다.


문제는 이 메시지 내용의 신빙성이었다.

누구도 이걸 쉽게 믿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삭제되지 않는 메시지는 마치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라며 유혹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을까?

우리 게임으로는 확인할 수 없으니 이미 서비스 중이며 실적을 확인할 창구가 있는 게임이 필요했다.


마침 확인해 줄 사람이 있었다.

개발이 아닌 사업 소속이지만 나보다 먼저 입문해서, 나에게 이 바닥을 소개한 고등학교 친구 송민홍.


나는 복학에 실패했을 당시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쳇바퀴 돌리듯 살 바에 일찍부터 일을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학력이 고졸인 게 마음에 걸렸다.


– 야, 게임 회사는 학력을 중요하게 안 봐. 그리고 실력만 갖추면 어디서나 모셔가는 것 같더라. 게임도 많이 좋아하고, 너 정도 두뇌면 잘할 수 있지 않겠냐?


그 때 조언을 해준 것이 민홍이였다.


물론 민홍이의 말과 나의 경험은 괴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눈치 보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친구다.


민홍이는 원래 던전 앤 마스터즈를 담당했었는데 최근에 에스퍼즈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그러면 에스퍼즈의 리포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메시지에 답장을 했다.


[에스퍼즈 리포트도 받을 수 있을까요?]

슉!


응? 내가 적은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고 사라졌다. 그냥 삭제된 것이다.


[에스퍼즈의 리포트를 정중히 부탁드리오니 부디 확인 부탁 드리겠습니다.]

슉!

[에스퍼즈가 싫으시면 혹시 다른 건 가능하겠사옵니까?]

슉!

[야! 미쳤어? 장난해? 왜 자꾸 지워?]

슉!

[안녕하세요?]

슉!


애초에 답글을 달 수 없는 게시물처럼 내용과 상관없이 답장을 할 수 없는 메시지였다.

삭제도 거부하면서 답장도 거부하다니 괜시리 섭섭하고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읽씹도 아니고 삭제라니··· 답장을 받지 않는 메일이나 문자도 전송은 되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어떻게 해야 리포트를 받을 수 있는 거지?

나는 에스퍼즈 정보가 알고 싶다고!


지이잉

오! 갑자기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 이인수

[사과의 말씀]


그런데 기대했던 제목이 아니었다.


[사과의 말씀]

[Web발신]

[죄송해서 어떡하죠?]

[우리는 회원님이 요청하신 에스퍼즈의 정보를 제공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회원님께서 10분 이상 이용하신 경험이 없네요.]

[정보를 원하시면 10분 이상 이용하신 뒤 요청해 주세요 ❤]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이용해 주세요!]


나는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랐을 뿐인데··· 응답이 왔다.

게다가 내가 10분 이상 한 건지 어떻게 알 수 있지?


이건 설마 귀신이 보낸 메시지인가?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지만 등골이 쭈뼛하며 소름이 돋았다.


어!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오히려 좋은 게 아닌가?

귀신이 주는 정보면 정확하지 않을까?


누가 주는 게 중요한가? 맞기만 하면 남들은 알 수 없는 정보를 나만 아는 건데···.

그래, 실패하면 사기꾼이지만 성공하면 선지자 아니겠는가?

정보가 틀리면 민홍이에게 평생 바보 취급 당하겠지만··· 금전적 손해는 아니니까.


문득 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아니 오늘 좋은 꿈을 꾸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나?


그동안 꿈에서조차 한 번 만나지 못했던 부모님께서 드디어 꿈에 나타났다.

그리고 지켜보시겠다고, 도와주시겠다고 하신 꿈을 꾼 날 공교롭게도 이런 메시지가 왔다.


혹시 부모님이 보내주신 걸까···?

귀신은 귀신이지만 부모님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것이다.


어렸을 때 생이별한 아들에게 나쁜 짓을 하는 부모님 귀신은 없을 테니까.


아마 하마터면 영원히 네 살 때 모습으로 기억할 뻔한 아들의 장성한 모습을 보고 꿈처럼 기뻐하시려나?


나는 메시지에 답장을 남겼다.


[혹시 엄마 아빠세요?]

슉!

[정말 저를 도와주려고 보내주시는 건가요?]

슉!

[고마워요. 지켜보시겠다는 말, 도와주시겠다는 말 믿을게요.]

슉!


전해지기를 기대했지만 역시나 전해지지 않는 답장은 샌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사라졌다.


정말 부모님이 보내주신 게 아니더라도 옆에 계시다면 내가 적은 메시지를 엿보실 수 있을테니 적어도 마음은 전해지지 않았을까?


그래 부모님이든 아니든 좋은 꿈을 꾼 날 뭔가 기막히게 날아온 메시지이니 도움 되는 내용이 분명할 것이다.


자기 합리화를 시전하자 믿음이 생겼다.

친구한테 미안하지만 정말 에스퍼즈는 아직 플레이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던전 앤 마스터즈라면 조건이 차고 넘친다.


다만 지금은 던전 앤 마스터즈 업무를 하지 않는 민홍이가 정보를 확인해 줄 수 있어야 할 텐데···.

아무튼 친구에게 연락을 해봐야 뭐든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이잉

앗! 다시 메시지가 왔다.


그런데 푸쉬 메시지 화면에 놀라운 내용이 보였다.


나 이인수

[회원님 힘내세요!]


서둘러 앱을 실행했다.


[삭제된 메시지 입니다.]


분명히 힘내라는 내용을 본 것 같았지만 그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는 삭제된 메시지라는 내용이 남아 있었다.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와 보낸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단 말이야?

메시지를 삭제하면 저렇게 표시되는 건가?

그런데 왜 삭제한 거지?


슉!


갑자기 삭제된 메시지라는 내용이 내가 보낸 답장처럼 온전히 삭제되었다.

마치 실수를 수습하는 것처럼 다급함이 느껴졌다.


아니면 들킨 마음을 감추는 것 같다는 표현이 더 맞으려나?

이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은 정말 누구일까?


궁금하던 와중에 문득 내가 하려는 일이 실례가 될 것 같아 답장을 보냈다.

전해지지 않는 답장이지만 메시지를 보낸 쪽에서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리포트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 보려고 하니까 너무 서운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믿고 싶어서 확인하는 거 이해하시죠?]


슉!


“논의가 길어지는데 잠시 쉬었다가 합시다. 15분 뒤 회의실로 다시 모이세요.”


듣던 중 반가운 사운드.

마침 최준기 파트장이 휴식을 선언했다.


사람들이 술렁거리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는 신해진 과장에게 물었다.


“저, 과장님 혹시··· 코코아톡 기능 업데이트 됐나요? 나한테 보내는 메시지라거나···.”


“아뇨. 업데이트 없었는데···, 그런 기능이 추가된대요? 있으면 좋기는 하겠네.”


“아, 아뇨. 저도 있었으면 해서···.”


역시 코코아톡에 없는 기능이 나에게만 나타난 게 맞았다.

나는 회의실에서 튀어 나가 계단 층계로 이동해 다짜고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민홍이는 금방 전화를 받았다.


<왜? 나 지금 바빠.>


“바쁜 사람이 전화를 어떻게 받냐?”


<아 장난하지 말고, 왜?>


“너 혹시··· 던전 앤 마스터즈 매출 정보 알 수 있냐? 지금은 담당 아니라서 안되나?”


<야, 형이야~ 아직 거기에 내 손길이 남아 있어.>


“그러면··· 이번 주 정보 확인할 수 있냐? 내일 줄 수 있으면 내일 것도 같이···.”


<야 아무리 우리가 자체 서비스하고, 집계도 하지만 바로 알 수는 없지. 3일은 걸릴 걸?>


“그러니까 월요일 매출은 목요일에 알 수 있다, 그 뜻이지?”


<글치. 그런데 왜? 설마 알려달라고?>


“어어, 그러면 나온 것까지만 좀 알려줘.”


<와 미쳤? 당연히 안되지 임마. 실적 발표도 안된 건데··· 걸리면 큰일 나.>


“아, 이 겁쟁이 자식. 그러면 이유는 묻지 말고 내가 뭐 보낼테니까 그 내용이 맞다, 틀리다만 알려줘. 그건 괜찮지?”


<뭐야, 너 범죄에 손대고 그러면 안돼. 내가 널 고발하게 만들지 마라.>


“임마, 그런 거 아니야. 아무튼 부탁한다. 당장 알 수 있는 것 먼저 확인해 주라.”


민홍의 이야기에 따르면 최근 매출 정보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설령 해킹을 해도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게다가 내일 이후는 미래의 정보이니 메시지의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는데 더할 나위 없다.


그렇다면 이제 이번 주 던전 앤 마스터즈의 매출 정보만 알면 된다.


지이잉

메시지가 도착했다.


[던전 & 마스터즈 리포트 도착]

[Web발신]

[기다리셨죠?]

[우리는 회원들에게 완벽하게 준비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상세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이용해 주세요!]

[링크]


나는 링크의 내용을 복사해 민홍에게 보냈다.

그리고 뭔가 고사 지내는 기분으로 제물 삼아 기프티콘을 구매해서 보냈다.


작가의말

에이폰 3GS를 쓰다가 에이폰 5로 바꾸고 게임을 했을 때 충격이 떠오릅니다.

우와 이게 이런 게임이었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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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폭도를 몰아내고 충직한 동료를 얻었다 24.08.23 3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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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미끼를 던지니까 그걸 콱! 24.08.20 4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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