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님 회장님 되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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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몽쉘
작품등록일 :
2024.08.10 23:34
최근연재일 :
2024.09.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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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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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회사의 지배자

DUMMY

홍성수 팀장은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빠르게 부연 설명을 해줬다.


“강등은 아니고 퇴사하셨다가 다시 입사하신 겁니다. 압력 때문에 퇴사하셨던 것 같았는데··· 다만 조금 비밀스럽게 돌아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처우를 받으시면서도 회사로 돌아오셨다고요? 대체 왜요?”


“아마 그건 본인께 말씀을 듣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분의 생각은 모르겠네요.”


홍 팀장이 내 생각을 읽은 듯 설명해줬다.


내가 사랑하는 회사를 지키기 위해 잠입해서 돌아왔다?


‘선배님 너무 힘든데 돌아와서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자리는 못드립니다···.’ 같은 대표의 부탁?


나로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사람은 꼭 만나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알고 있는 유구한 히스토리 안에 사태를 풀어갈 실마리 말고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왠지 앞으로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인재 한 명을 챙길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대화 즐거웠습니다. 다음에도 종종 이야기 나누실 수 있을까요?”


“하하 정말 즐거우셨나요? 제가 말주변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다행이네요. 저도 대리님하고는 즐거운 수다가 될 것 같으니 종종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코코아톡 쓰시면 계정이나 연락처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내가 아주 잠깐 머뭇거리자 홍 팀장이 웃으며 말했다.


“남자가 번호 따간다고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아시죠? 회사 메신저는 회사에서 볼 수 있는 거.”


앗! 회사 메신저 내용은 회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정말이었구나···.


순간 나는 신해진에게 정보를 얻어달라고 부탁하며 남긴 메신저 대화가 마음에 걸렸다.


“아! 네 물론이죠. 알려 드릴게요. 그런데 혹시···.”


“하하, 갑자기 메신저 내용이 걱정되십니까? 회사 욕을 많이 하셨나 봐요.”


“아앗 그런 건 아니지만 새삼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서요···.”


홍성수 팀장은 안경을 반짝이며 동생을 안심시키듯 걱정말라는 투로 말했다.


“항상 모니터링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무슨 일이 생기지 않는 한 검색할 일은 없으니까요.”


그의 말에 약간 마음이 놓였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 무슨 일이라는 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생길 수 있는 법.

즉, 천재지변 같은 것이 아닌가.


아직 피아식별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홍 팀장을 믿어보기로 했다···는 개뿔!


네가 다른 마음을 먹으면 그 즉시 형한테 일러서 혼내주겠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조질거다!


“저 팀장님··· 처음 뵈었는데 이런 부탁 드리는 건 죄송하지만 혹시 그 ‘무슨 일’이 생기면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홍성수는 다시 안경을 반짝였는데 그 너머의 시선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그 정도인가요···? 음··· 좋습니다. 믿음을 공고히 하는 의미로 그 ‘무슨 일’이라는 게 생기면 알려드릴 뿐 아니라 따로 처리도 해드리겠습니다.”


“어?! 정말인가요? 감사합니다.”


“물론 제가 인프라 팀 소속은 아니니까 직접 하기는 어렵지만 인프라 팀장도 말씀드렸다시피 CTO님 라인이고 저와 친하니 해줄 겁니다. 다만 인프라 팀장에게 인수 대리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건 괜찮으실까요?”


아··· 그런 문제가 있구나.


아직 홍성수에 대한 피아식별이 끝나지 않았는데 인프라 팀장한테까지 나에 대해 밝혀야 하는 것은 부담이 있다.


더구나 홍 팀장이 인프라 팀장에게 내 이야기를 어떻게 말할 지 모르니···.


– 인프라야, 이인수가 남긴 메신저 내용 다 취합해 봐라. 매우 의심이 간다.


– 네, 이 놈 사상이 불순하네요. 고발해야겠습니다.


– 하하하, 이 녀석 이럴 줄 알았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보통 의심스런 놈이 아니었거든.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아니다. 나는 표면 상 여전히 회사에 알려져 있지 않은 작디 작은 존재다.


괜히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는 나의 과대망상일 뿐.

이들을 믿지 못해도 나는 CTO님을 믿으니까 그대로 GO를 해보겠다.


“네, 다짜고짜 부탁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제 연락처입니다.”


“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톡으로 선물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요. 나중에 확인해 보십쇼.”


“네 그럴게요. 우리 바쁜 형님도 잘 부탁 드립니다.”


“하하하 그건 걱정 마세요. 선배님하고 팀장들 잘 뭉칩니다.”


나와 악수를 나눈 홍 팀장은 먼저 CTO실을 나섰다.


혼자 남은 나는 약간 긴장이 풀렸는지 어안이 벙벙했다.


홍 팀장과는 초면이었지만 꽤나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생각해 보면 절묘한 시점에 내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이 나타난 것이었다.


왠지 내 마음의 외침을 듣고 메시지 뿐 아니라 사람까지 보내주는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지이잉


홍 팀장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가 보내주겠다던 선물인 모양이었다.


[데카트리 홍성수 DBA 팀장님]


[해외 사업 3팀 팀장 심철]

[이유는 모르겠지만 회사 메신저에 이름이 바뀌어 있어서 찾기 어려우실 것 같아 보내 드립니다.]


지금 나에게는 기프티콘 보다 좋은 선물이자 믿음을 줄 수 있는 메시지였다.


[오 좋은 선물 매우 감사합니다.]


전 사업본부장이었던 사람이 회사에 돌아오면서 최대한 자신을 감추기 위해 이름을 바꾼 것일까?


딱히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 하지만 신경은 쓰인다.


무엇이 그가 이름까지 바꾸고 몰래 회사로 돌아오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돌아온 목적은 무엇일까?


그의 목적이 무엇이든 현재 회사에 불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문득 궁금해졌다.


혹시 이 사람을 움직이면 프로젝트를 지킬 수 있을지 리포트를 요청해 보고 싶었다.


아 그런데 조건을 심철진으로 해야 하나 심철로 해야 하나?


이런 경우는 리포트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 에이 둘 다 선택하면 알아서 잘 만들어 주시겠지.


지이이잉


[소드 & 블러드 리포트 도착]

[Web발신]

[기다리셨죠?]

[우리는 회원님에게 완벽하게 준비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상세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이용해 주세요!]

[링크]

[P.S 선택하신 조건은 동일 인물로 확인되네요. 이런 경우 한 분만 설정하셔도 된답니다. ❤]


와, 소름! 완벽한 신원 확인과 친절한 설명까지 정말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소드&블러드 분기별 미래 매출]

[최대 2년까지 분기 별 매출과 BEP를 계산한 매출을 함께 보여드려요 ❤]


[심 팀장이 참여한 상태로 진행될 경우]

[오픈 기록이 없습니다.]


에이···, 소용 없네.

그럼 확인해 볼 조건은 하나 뿐이다.


심증은 거의 확실하지만 프로젝트 침몰의 진정한 원인이 최대 주주의 개입 때문인지 알아봐야 한다.


지이이잉

자 물증(?)을 확인해 보자.


[소드&블러드 리포트 사과의 말씀]

[Web발신]

[우리는 회원님이 요청하신 소드&블러드의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지만]

[죄송하게도 원하시는 조건의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어요.]

[회원님이 조건으로 설정하신 최대주주의 성함도 확인이 되고 있지 않아]

[정보를 산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면]

[조건으로 설정하신 최대주주 분을 알아낸 뒤 요청해 주세요 ❤]

[다시 한 번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_ _)>]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이용해 주세요!]

[P.S 조건이 부재해 정보를 산출할 수 없어 링크를 드리지 않았어요. ❤]


엥? 내가 이름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조건으로 설정할 수 없구나···.


예상치 못한 제약 조건이었다.

그러면 공시에 나와 있는 회사를 조건으로 설정해봐야 할까?


[소드&블러드 리포트 주의 사항]

[Web발신]

[우리는 회원님이 요청하신 소드&블러드의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지만]

[죄송하게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어요.]

[회원님이 조건으로 설정하신 회사 클락앤워치가 없을 경우를 설정해도]

[지분 관계의 변경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참고에 주의하시고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면]

[클락앤워치의 실소유주 혹은 최대주주 분을 알아낸 뒤 요청해 주세요 ❤]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상세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이용해 주세요!]

[링크]

[P.S 회사 클락앤워치가 없을 경우에 대한 결과는 기존 결과와 다르지 않습니다. 참고 부탁드려요 ❤]


의미없는 결과라는 뜻이다.


최대 주주로 되어 있는 회사가 없어진다해도 실제 최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의 변동은 없다는 뜻이다.


다른 회사를 세우던 대리인을 세우던 본인이 나서던··· 최대 주주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포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지금 확인한 결과들은 나의 심증을 굳혀 주었다.


최대 주주 때문에 프로젝트가 폐기된다는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는 걸 어느 정도 확인한 셈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베일에 가려진 그 인물을 알아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래 이쯤 확인했으면 여기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것 보다 움직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나는 CTO 실을 정리한 뒤 나서며 한창영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선생님 우리 막 전화를 주고 받을 사이가 아닌 것은 알지만 이번에는 받아 주시면 안될까요?

이쯤되면 거의 소리샘 음성이 나오기 직전이다.


포기해야 하나? 전화를 다시 거는 건 이제 부담스러운데···.


어! 전화를 받았다.


<이인수 씨 무슨 용건입니까?>


“서, 선생님! 혹시 통화 가능하세요?”


<간단한 용건이 아닙니까?>


“네··· 논의가 필요해서요.”


<이러시면 심판인 제가 곤란해 집니다. 다른 친척들이 알게될 수도 있잖습니까?>


“물론 저도 알지요. 하지만 지금 도움이 필요해요. 한창영 선생님이 아니라 사외이사인 한창영 변호사님의 도움이요.”


<···.>


“아, 안되시나요?”


<그렇군요. 그런데 왜 선생님이라고 부르셨나요?>


“앗앗! 한창영 변호사님. 시간 좀 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좋습니다. 제가 도와드리러 가는 거라고 오해하지 마십쇼. 의뢰 확인 차인 겁니다. 들어보고 수락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네네 물론입지요. 보이지 않겠지만 저 엄청 굽신거리고 있습니다.”


<장난으로라도 그런 짓은 하지 마세요. 어르신의 후계자가 방정맞게 그러는 거 아닙니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점점 말씀이 늘어나시는 것 같은데 알고 계신가요?”


<흠흠··· 원래 변호사는 말을 많이 합니다. 사실 제가 지금 회사 근처입니다. 조금 있으면 미팅이 끝날 것 같은데 카페에서 기다리고 계시면 제가 찾아가겠습니다.>


의외로 선생님은 아니 사외이사 한창영 변호사는 순순히 만나주기로 했다.


그리고 왠지 할아버지의 손자인 나를 예우를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나는 전화를 끊은 뒤 건물 밖으로 나섰다.


파트장님 이해 좀 부탁 드립니다.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저 땡땡이 치는 것 아닙니다.


제가 나중에 진짜 크게 보답할게요.


작가의말

과연 어떻게 진짜 크게 보답할 것인가···

정말 보답은 할 것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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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천장지비(天藏地祕)라··· 24.09.02 18 0 15쪽
26 심경의 변화를 보이는 두 사람 24.09.01 21 0 16쪽
25 손짓으로 차를 움직이는 남자 24.08.31 2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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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일에 가려진 회사의 지배자 24.08.28 3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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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TO 없는 CTO 실의 두 사람 24.08.26 30 1 16쪽
19 CTO 실에서 나 홀로··· 24.08.25 29 1 13쪽
18 파트장에게 스파이 임무를 맡겨 보았다 24.08.24 30 1 14쪽
17 폭도를 몰아내고 충직한 동료를 얻었다 24.08.23 3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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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협상 테이블의 PD와 대리 24.08.21 38 2 11쪽
14 미끼를 던지니까 그걸 콱! 24.08.20 4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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