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율
" 희성아... 정신좀 차려봐... "
나는 정신을 잃은 류희성을 끌어안고 점점 뒤로 물러났다.
" 삼촌, 막혔어. "
등 뒤에 현관문이 닿았다. 손잡이를 움직여 보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 ...기이이이운이 ...약해진 틈을 타아... 몸을 차지했지...."
악귀에게 빙의된 이준호는 점점 더 기괴하게 움직였다. 뼈 마디마디가 따로 움직이듯 삐걱거렸다.
" ..... 강하고..조오오오은 모옴... 배고파아아아...."
" 어...어떻게 해야하지... "
" 저 놈의 이름을 알아내야해. "
" 어떻게? "
" 원래 차사들한테는 보이는데... 왜 저 놈은 안보이지...."
동이의 손이 빛나더니 검이 나타났다.
" 무슨 술수를 쓴 것 같아. 일단 지금 위험해보이니까.. "
" 쫑알쫑알 말도 많은 차사네!!!!!!"
" 으아아아아!!!"
이준호가 칼을 든 채로 동이에게 달려들었다. 동이의 옆에 있던 나는 류희승을 들쳐업은 상태로 간신히 피해 거실로 달렸다.
' 희성이가 체구가 작아서 다행이야. '
류희성의 몸이 작고 가벼워 다행이었다. 덩치가 컸으면 이준호를 피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덥고 습한 집 안 악취때문에 머리가 다 아플지경이었다.
거실에서 시선을 돌려 현관을 바라보니 이준호와 동이가 대치중이었다.
이준호의 칼을 동이는 검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 동이를 물리적으로 만질 수 없는데 어떻게 대치하고 있는거지? '
" 혹시.... "
나는 거실의 커텐을 확 열어젖혔다. 혹시 밝은 빛이 싫어서 이렇게 다 막아놨나 싶은 생각이었다.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빛이 거실창으로 쏟아내려졌다.
" 히익...."
밝은 빛 아래서 본 거실풍경은 가히 경악스러웠다. 테이블에는 먹다남은 피자며 족발등등 정체모를 음식들이 썩어 벌레가 넘쳐나고 있었고 소파에는 괴로움에 몸부림친 손톱흔적과 구토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쾌활하던 이준호를 저렇게 만든 악귀가 원망스러웠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 야!!!!! 이 개x끼야!!!!!!"
악을 내지르며 테이블의 물병을 집어 이준호에게 물병을 던졌다. 물병은 정확히 이준호의 머리를 맞았다.
동이와 대치중이던 이준호는 갑자기 동이의 몸을 통과하며 맥없이 쓰러졌다.
" 삼촌!!!! 조심해!!!!"
이준호의 몸이 쓰러졌는데도 그림자가 어정쩡히 서 있었다. 우왕좌왕하던 그림자는 거실을 지나 어두운곳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 저 그림자가 악귀 본체였나봐! 도망가기전에 잡아야해! "
악귀는 빠르게 어둠을 찾아 천장이며 벽이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림자 상태인 저 악귀를 어떻게 잡지... 동이가 알아서 하려나...
그 때 악귀의 몸에서 빛나는 글자 같은것들이 흐물흐물 빠져나왔다.
" 진....."
글자들은 하나씩 삐져나와 내 눈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 진...휘...."
나는 모인 글자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 ....진...휘....광..."
"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망칠곳을 찾던 그림자악귀는 무언가에 비틀린듯 제자리에서 고통스럽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듯한 비명이 울렸다. 그림자는 검은 먹물처럼 흩어지며 고통스럽다는듯이 이리튀고 저리 튀었다.
이제 어쩌지하는 찰나에 이름을 세 번 부르라는 강림의 말이 생각났다.
" 진휘광... 진휘광!!!"
퍼-억!!!
악귀의 이름을 세 번 부르자 퍽소리가 나며 잉크처럼 흩어졌다. 그 안에는 영혼상태의 작은 아이가 있었다. 동이 또래정도 되어보였다.
" 엄마아..... 엄마아..... "
영혼은 촛불같이 일렁였다. 아이의 눈에서 눈물같은게 방울방울 떨어져 하늘로 사라졌다.
갑자기 손에 묵직한 느낌이 들어 보니 일전에 한식주점 주방에서 주웠던 푸르게 빛나는 식칼이 들려있었다.
" 이게...왜..."
식칼은 푸른빛을 뿜으며 안정적으로 웅웅 거렸다.
" 베라고? 이걸로?"
식칼은 그렇다는듯 더 크게 고동을 울렸다.
아이영혼은 서럽게 울고있었다.
" 엄마아...엄마아...죽고싶지않아...엄마어딨어...엉엉엉...."
" 어우...야...난 못 해...안 해....못 해...."
식칼은 화가난듯 더 크게 웅웅거렸다.
" 아아아아아... 엄마아아아아아..."
아이영혼은 흐물흐물해지더니 이내 부서지는듯 했다. 영혼은 불안정하게 흔들리며 아파했다.
" 아파아...싫어....어...."
써-걱.
동이가 덤덤하게 걸어와 검으로 아이의 목을 베었다. 떨어진 아이의 목과 몸이 안개처럼 흩어졌다.
나는 놀라 동이를 쳐다봤다.
" 이름을 세 번 부르고 우리가 구혼검으로 구제해주지 않으면 영혼이 찢어져."
" 아...."
" 찢어진 영혼은 환생할 수 없어."
동이는 검을 탁탁털고 검집에 넣었다.
" 악귀도 어쨋거나 인간의 영혼에서 태어난거니까.. 사람을 해친 댓가는 지옥에서 받겠지만.."
" x랄 났다. "
내게 들쳐업혀있던 류희성이 중얼거렸다.
" 너...언제 일어났어....?"
" x랄났다. 진짜.. 남궁본.."
류희성이 나에게서 떨어져 비틀비틀 이준호쪽으로 걸어갔다.
" 니가 어디까지 x랄하나 봤다. "
" 아니... 희성아..."
" 야. 너희가 뭔데 산사람을 이용해. "
" 응?"
류희성은 이준호의 상태를 살피며 말했다. 왠지 동이한테 던지는 말 같았다.
" 인과율을 건드려서 죽은x끼들이..."
류희성의 말을 들은 동이는 고개를 푹 숙였다.
" 삼촌, 나 먼저 가볼게. "
동이는 사라졌다. 류희성의 말을 듣고 기분이 많이 상한듯 보였다.
" 야야...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 남궁본, 너 미쳤어? "
" 어? "
" 너.. 무슨짓을 했길래 저런것들이랑 엮인거야. "
" 무슨말인지..."
" 저승사자. 븅x아. "
류희성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아니,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저렇게 화를 내는거지?
" 아니, 니가 대뜸 화부터 내니까..."
" 저승사자랑 엮여서 재수없으면 너 죽어. "
류희성은 매고있던 가방에서 방울을 꺼내 흔들며 쓰러진 이준호의 몸을 훑었다.
" 세상의 이치를 거스른 죄로 죽은 놈들이야. 엮이면 너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
" 아니...이건.."
" 말해봐. 너 뭔데 일직차사의 힘을 쓸 수 있는건데. "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내가 죽을 수도 있다니 그런건 생각해본적 없는데..
" 니네 집에서 봤을때부터 주의시켰어야 했는데..."
" 내가 책임지지. "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보니 옆에 강림이 서 있었다.
" 와.... 진짜... 가지가지....."
" 바리어르신에게 사랑받는 아이군. "
" 보통 귀신이 아닌것같은데.. 당신같은 신이 산사람한테 붙으면 화 입는거 몰라요? "
"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서 말이야. "
" 하... 참... "
" 너무 경계하지 말아. 걱정할만한 일은 없게 할거라 약조하지. "
강림은 류희성을 지그시 바라봤다. 정확히는 류희성 뒤에 무언가를 보는 것 같았다.
" 그 쪽 어르신께도 미움받고싶지 않고 말이지. "
" 아, 예..예..그래요. 맘대로 하쇼. "
" 예의는 없군. "
류희성은 강림의 말을 무시하고 이준호를 살폈다.
" 구급차 불러야겠다. 얘네 부모님한테는 내가 전화할게. "
######
이준호의 오피스텔 앞에 구급차와 경찰차들이 서 있다. 요란한 광경에 주민들은 무슨일인가 모여들었다.
" 희성아! 본아! "
오창빈이었다. 퇴근하자마자 달려온 듯 했다. 오창빈은 우리에게 달려오자마자 이준호를 찾으며 두리번 거렸다.
" 무슨일이야. 준호는 어딨어? "
이준호는 오피스텔 입구에서 이송침대에 눕혀져 나오는중이었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하고 정신을 잃은채 축 쳐져있었다.
" 어!!!준호야!!!!"
이준호에게 달려가려는 오창빈을 류희성이 막았다.
" 생명에는 지장없대.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라나봐. "
그 때 구급대원이 달려왔다.
" 이준호씨 보호자분 계신가요?"
" 네, 저희에요. "
" 저에요. "
류희성이 대답하는 나를 가로막았다.
" 아..네, 지금 같이 병원으로 가주시겠어요? "
" 네, 바로 갈게요. "
" 지금 바로 출발해야해서. 구급차로 같이 가시죠. "
" 네."
나는 구급대원과 같이 가는 류희성의 팔을 붙잡았다.
" 야. 나는? "
" 병원에 저승사자 달고갈일 있냐? "
류희성은 내 팔을 뿌리치고 구급대원과 함께 갔다.
오창빈이 담배를 하나 물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 니네 싸웠냐? "
***
탁-
집으로 돌아와 불을켰다.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몸을 뉘였다. 아까전 이준호의 집 앞에서 들은 오창빈의 말이 생각났다.
' 뭘 친구끼리 싸우고 그러냐.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싸우지말고 희성이랑 빨랑 풀어. 임마. '
" 별게 아니니까 그렇지.... "
나는 중얼거리며 몸을 뒤척였다. 의문이 하나 들었다. 류희성은 왜 그렇게 저승사자를 싫어하는가?
" 하긴, 저승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
" 삼촌도 내가 싫어? "
침대옆 창문으로 불쑥 동이가 들어왔다. 깜짝이야. 아니 얘는 문 놔두고 엄한데서 튀어나오냐.
" 저승사자를 누가 좋아해. 나 죽으라고 데리러오는 사람을. "
" 음....그건 맞지. "
동이는 내게 할말이 있는듯 보였다.
" 뭐야. 배고파? "
" 아니.. 그건 아니고.. "
" 그럼 뭔데? 왜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그러고있어? "
" 삼촌, 아까 보니까 사자의 힘을 쓰더라. "
" 그...그건..."
" 강림차사의 힘이지? 그 이상한 식칼에도 사자구혼검이라고 써있잖아. 그거 강림차사의 검이야."
" ....뭐...음..그래 내 안에 있긴하더라.."
" 혹시 현신할수있어? "
동이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 현신이 뭐... 어쩌라는거야..? 포x몬처럼 꺼내라구? "
" 나 강림차사를 만나고싶어. 아니 만나야해. 할 얘기가 있어. "
" 아..아니 그렇게 말해도.. 내 맘대로 꺼냈다 넣었다 할 수 있는게... "
동이는 나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침대 밑으로 내려와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릎을 꿇었다. 당황한 나는 소리쳤다.
" 아...아니이...!! 그렇게 무릎까지 꿇어도 내가 모른다니깐..!"
" 고개를 들거라. "
내 등 뒤로 강림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이는 떨리는 눈으로 강림을 바라보았다.
" 나와 있었으면 말 좀 해주시지...민망하게.."
" 이... 망할 꼬맹이... 드디어 얼굴을 보는군. "
강림은 동이에게 망할꼬맹이라 했지만 어째서인지 목소리에는 분노나 원망이 없었다. 오히려 걱정하는 느낌이었다.
" 저...저 때문에 이승에서 형벌을 받고 있다고..."
동이는 덜덜떨며 입을 뗏다. 근데 이자식 정확히 '형벌' 이라는 단어에서 나를 쳐다보다니...
" 내 형벌의 전생의 전생의 그 전생까지 나를 지겹게도 따라다니더군. "
나는 강림을 노려봤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사람 앞에다 두고 대놓고 형벌이라니 너무들 하네.
" 예. 강림차사님께서 형벌이 끝나고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어... 형벌이 끝날때까지라니...이 x끼 내가 죽기를 바랬던건가...
" 어째서인지? "
" 그건...."
동이는 멈칫하다니 입을 닫았다. 이미 두 사람 사이에 나는 존재하지 않는듯 했다.
" 다시 물으마. 어째서인지? "
" .....300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나타나신것은... 제 누이를 찾으셨기 때문이지요... ?"
" 꽁꽁 잘도 숨겼더구나."
강림의 말을 들은 입을 꾹 다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 모습에서 과거 강림에게 제 누나의 목숨을 빌던 애처로운 동생의 모습이 보였다.
" 시...실은... 염치없지만 강림차사님께 청이 하나 있습니다. "
" 무엇을? "
" 제 누이를 안 데려가주시면 안될까요.... 지금 데려가시면 제 누이는 지옥불에 영혼이 찢겨 환생도 못합니다. "
" 크핫...크하하하! "
동이의 말을 들은 강림은 호쾌하게 웃었다. 동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 그럼 네놈은 나보고 영원히 형벌을 받으라는것이냐? 나도 답답하다! 이놈아! "
" 아니...저는... 그게아니라..."
" 그리고, 네 놈 때문에 형벌을 받고있는데 내가 왜 네 놈의 청을 들어줘야하는거지? "
동이는 할 말이 없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맞는말이었다. 쟤 때문에 인간의 몸 안에 갇히는 형벌을 받게 되었으니까 게다가 염치도 없는 과한부탁까지.. 강림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어이없는 상황인거다.
그래도 가만히 지켜보니... 강림이 화가난 것은 아닌것같았다.
조카의 반응이 재밌어서 놀리는 삼촌같은 느낌? 가만보면 빙글빙글 웃고있었다.
" 제...제 영혼을 드리겠습니다.."
" 네 영혼을 주면 너도 소멸되는데 그래도 괜찮으냐?"
" 제..누이를 살릴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 풉..푸후후....하하하하..."
강림은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들썩이며 웃었다. 동이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내가 나설 차례인것같다.
" 저.. 그만 놀리시죠.."
" 하하하하.. 저 고망쥐같은걸 어쩌면 좋으냐...후후후..."
동이는 사태파악이 된 듯 얼굴이 빨개져있었다. 놀림받았다는걸 안 듯 수치심, 분노, 안도감 등등이 얼굴에 나타났다.
" 얘기들 좀 하지. 시장하구나 뭐 좀 차려봐라. "
" 예? 지금 밤 12시인데요? "
" 우리가 시간 따지더냐. "
" 예, 예. "
나는 침대에서 걸터앉아있다 일어나 비틀비틀 주방으로 향했다. 피곤해죽겠는데... 내가 왜 밥까지 차려내야하는지 원... 생각해보니 빡치네...?
" 아, 근데 다들 너무한거 아닙니까? "
나는 냄비에 비x고 만두와 사골을 털어넣으며 말했다.
" 다들 내 의견은 물어봤어요? 내 생각은 물어봤냐고! 나는 당신들이랑 상관도 없잖아! "
다음에는 대파를 통통통통 썰어냈다.
" 어? 누가 내 몸에 들어와 살아도 된댔어요? "
" 그건...바리어르신이랑 삼신할매가..."
" 그리고! 동이 너도! 우리집에 왜 들어와서 사는거야! 어? "
" 삼촌한테 부탁이있다고..."
" 결국 내 몸만보고 들어온거아냐! "
냄비에 만둣국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고 나는 대파와 달걀을 추가했다.
" 사람을 앞에두고 형벌이라하지 않나.... 어? 결국 너네 먹고자고 하는건 결국 뻔뻔스럽게 우리집에서 하고 있잖아!"
나는 만둣국을 먹음직스럽게 퍼서 김가루고명을 올리고 식탁에 앉은 강림과 동이앞에 한그릇씩 건냈다.
" 내가 밥차리는 사람이야? 애초에 저승사자들이 어떻게 음식을 먹는거야? "
쾅-!
마지막으로 내 그릇을 신경질적으로 식탁에 내려놓고 앉았다.
"....."
"....."
" 먹어요."
" 그....과거에는 사잣밥이라고...장사지낼때 저승사자들 식사를 챙겨주는...풍습이.."
" 알겠으니까. 드시라고. "
방 안에는 후루룩 후루룩. 만둣국 먹는 소리만 들렸다.
" 흠..흠..사실 남궁본 자네에게도 부탁이 있어. "
나는 강림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 그 부탁 들어주면 뭐해줄건데요. "
" 이미 부모님의 안락한 저승생활을 약조하지 않았는가. 조부모님도 이미 봤고. "
" 흥. "
" 쯧쯔쯔..."
강림은 한심하다는 눈으로 나를 보며 혀를 차다 동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동이는 만둣국을 깨작거리다 긴장하는 얼굴로 바뀌었다.
" 일단.. 얘기를 좀 하려면 꼬맹이 얘기부터 좀 들어야겠는데...? "
" 예... ? 그게 무슨..."
" 일직차사에게는 망자의 과거를 보는 힘이 있지. "
강림은 남은 만둣국을 단숨에 비우고는 나를보며 웃었다.
" 정말 맛있었네. 자네정도면 수도를 아우를 만두장인이 될 수 있을거야. "
이미 이 만두를 만든 회사가 대한민국을 아우르는데요...
강림은 옆에 앉아있는 동이를 바라봤다.
" 저승차사도 결국 망자지. "
" 강림차사님...? 설마..."
" 꼬맹이 너의 인간일적 과거를 좀 들여다 봐야겠다. "
" 아....."
동이의 눈동자가 떨렸다. 강림은 동이가 피할 겨를도 없이 동이의 찹쌀떡같은 얼굴을 큰 손으로 덮쳤다. 바둥거리는 동이를 강림은 힘으로 억눌렀다. 아이를 힘으로 제압하는 어른. 폭력적인 장면이었다.
" ~~~!!!!!"
" 옳지.. 엄청 무례한 행동인거 알아. 하지만 너의 뒤에 누가 있는지 내가 알아야겠다. "
" 저기요! 너무 심한거 아니에요?"
" 너도 같이 봐야지. "
" 예? "
순간 강림의 큰 손이 피할 틈도없이 내 얼굴도 덮쳤다. 강림의 손을 떼려고 버둥거려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 ~~~!!!!!!!????? "
눈을 뜨니 과거의 추운 겨울저녁 신수아와 동이 남매가 어두컴컴한 산 속을 헤매는 장면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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