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와 삼시세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시간의꽃
작품등록일 :
2024.08.12 22:53
최근연재일 :
2024.09.09 10:2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20
추천수 :
10
글자수 :
126,403

작성
24.08.28 09:12
조회
15
추천
0
글자
17쪽

죽지못해 사는 사람

DUMMY

유화였다. 동이의 과거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유화의 품에는 의식을 잃은 신수아가 안겨있었다. 신기하게도 물에는 전혀 젖지않은 모습이었다.


" 반가운 얼굴들이 왔구나. "


유화는 동이를 바라봤다. 동이는 시선을 조금 피하는 눈치였다.


" 너는 내가 떠내려보냈던 아이구나.. "


유화는 품안에 신수아를 내려봤다.


" 이 아이는 너의 누이겠고.. "


유화는 천천히 물 위를 걸어와 오리배에 신수아를 조심스레 내려놓고는 신수아와 동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 모습을 보아하니 고생들이 많았나보구나. "


유화는 남매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나를 쳐다봤다.

선녀가 있다면 저런 느낌이었을까.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을 홱 돌려버렸다.


" 너는... "

" 아...저는... 그러니까... "

" 왜 너에게서 익숙한 기운이 느껴질까. "

" 저... 저는 강림의 환생입니다! "


유화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놀라는 몸짓마저 우아했다.


" 환생이라. 그럼 강림이 구원받아 환생을 했다는것이냐. "

" 아닙니다! 어...그러니까...저는... 형벌입니다! "

" ....... "


유화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모자란 아이구나 라고 생각하는듯했다. 옆에있던 동이는 이마를 탁 짚었다.


" 내가 설명하지. "


내 안에서 스멀스멀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강림의 모습이 되었다. 진작 좀 나올것이지...


" 아, 강림. 나의 오랜 벗이 왔구나. "

" 오래있지는 못한다. 여긴 너무 탁 틔여있어. 나를 노리는 자가 너무 많다. "


유화는 강림을 보며 기쁘게 웃었다.


" 그런 문제라면 내가 해결해주겠네. 나의 처소로 가지. "


유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물보라가 일더니 오리배 주변을 에워쌌다. 물보라에 햇살이 부서져 반짝거렸다.


" 으아아앙아아앙아아!!!! "

" 으아아아!!!!삼초오오오온!!! "


오리배의 아래를 보니 시커먼 강물에 더 시커먼 구멍이 뻥 뚫렸다. 강물이 우리를 집어삼킬것만 같았다. 나와 동이는 신수아를 붙잡고 소리를 질러댔다.


" 괜찮아. 사내놈들이 엄살은. "

" 저 수영 못해요! "


유화는 코웃음치며 우리를 흘겨봤다. 오리배는 강물의 심연으로 빨려들어갔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 도착했네. "


벌써...? 체감상 5초도 안걸린것같은데... 눈을뜨니 한 동굴 안의 물 위였다. 바닥을 보니 깊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물은 아주 맑았다.

동굴의 벽에는 잘 장식된 등불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아져있었다.


" 자, 내 집에 온것을 환영한다.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지. "


오리배는 동굴 안쪽 기슭에 도착했다. 기슭안쪽에는 작은 오두막이 있었다. 어떻게 가능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동굴안의 오두막 정원에는 과일나무도 있고 꽃들도 있고 연못도 있었다.


" 한강 바닥에 이런곳도 있구나... "


나는 정신을 잃은 신수아를 업고 두리번거렸다. 유화는 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 여기는 선계란다. 우리가 태어난 땅에 있는 모든 강물과 연결되어있지. "

" 아, 그럼 꼭 압록강이나 두만강 아니어도 집앞 개울에서도 유화누님을 만날 수 있는건가요? "


유화는 '유화누님' 이라는 호칭에 주춤했으나 이내 호탕하게 웃었다.


" 하하하!!! 압록강이 내 고향이긴하지만 나는 모든 강을 관장하는 여신이니 집앞에서도 필요하다면 나를 볼 수 있지. "

" 아 그렇군요. 누가 꼭 압록강까지 가야 누님을 볼 수 있대서. "


나는 강림을 찌릿 째려봤다. 내 시선을 느낀 강림은 다른곳을 보는척하며 회피했다. 그으-렇게 압록강에 가야한다고 가야한다고 ... 으이그 저 인간이 그렇지 뭐..


" 자. 들어오게. 자네의 누이는 여기 눕히고.. "


유화는 작은 오두막 문을 열었다. 오두막 내부는 작지만 아늑하고 따듯한 느낌이었다. 한켠에는 푹신해보이는 침상이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오래되어보이는 나무식탁과 의자가 있었다. 집곳곳에는 호롱불들이 있어 따듯한 불빛으로 집 안을 밝혀주었다.

나는 침상에 신수아를 눕혔다. 동이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신수아를 지켜봤다.


" 누이는 괜찮은거죠? "

" 피를 흘리고 날이 더워 잠시 정신을 잃은것같아. 곧 깨어 날거다. "


강림과 나는 식탁의자에 앉았다. 가운데에는 정체모를듯한 식물들이 예쁘게 놓여져있었다.

유화는 곧 차와 다과들을 내왔다.

나는 집안을 두리번거리다 입을 열었다.


" ...여신님치고는... 꽤 소박하시네요... "

" 남궁본.. 무례하네. "


강림이 나의 말에 핀잔을 주었다.


" 뭐.. 예전에 아버지께 집에서 쫒겨났다가 여기로 왔지. 지금은 아버지와 풀어졌지만.. "


유화는 차를 한잔 호록 마셨다.


" 지금 이 생활이 나는 나쁘지 않아서 돌아가지 않고 있지. "

" 궁금한게 있어서 왔네. "

" 천하의 강림장군께서 무엇이 궁금한가? "


강림은 바삭바삭 과자를 집어먹는 동이를 힐끔 쳐다보고는 자신도 과자하나를 집어 말을 이었다.


" 지귀에 대한 정보를 찾으러 왔다네. "

" 지귀라... 한바탕 난리가 났었지. "

" 그리고 현 지옥의 상황도 아는대로 말해주게. "

" 흐음... 어디부터 말해야할까... "


유화는 곰곰히 생각하는듯 했다. 그 사이 강림과 동이는 남은 과자를 가지고 기싸움을 하고 있었다.


" 강림. "


유화가 나긋하게 강림을 불렀다. 그 사이 동이는 남은 과자들을 차지했다.


" 현재 지옥은 정말 위험하네. 자네가 갖혀있던 300년동안 지옥은 두 개의 파로 갈라졌어. "

" 열명의 시왕들이 편을 먹고 갈라졌다는 말인가? "

" 그렇네. <지장보살의 정수>를 지귀가 훔쳐간 것은 알고 있지? "


강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 염라대왕과 그 위의 지옥의 신들을 조심하게.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아. "

" 지귀와 관련이 있는가? "

" 아마도. "


유화는 찻잔을 달그락 내려놓고는 강림을 바라보았다.


" 내 생각엔, 지귀가 선계를 노리고 반란을 꾀하고 있는듯 하다. "

" 어찌 쫒겨난 신이 다시 선계에 오를 생각을 할 수 있는거지? "

" 그러니 지옥의 염라왕과 그 위에 팔열,팔한지옥의 다른 지옥신들을 꼬셔낸거겠지. "

" 한낱 악신따위가 어떻게 지옥의 왕을 꾀었을까... "


강림은 과자를 바삭바삭 말없이 씹었다.


" 유화, 선계와 지옥도.. 전쟁이 날 수도 있겠구나. "


유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이는 큰 눈을 끔뻑거리며 강림과 유화를 번갈아봤다.


" 전쟁이 터지기전에 막아야해. 전쟁이 터지면 여기 인간도는 끝이다. "


유화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들어버린것같아 유화에게 되물었다.


" 그걸.. 저희가 막나요...? 껍데기뿐인 강림과 꼬맹이 저승차사... 그리고 인간인 제가요...? "

" 오히려 그렇게 약하기때문에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이 되는것처럼. "

" 무슨 말도 안되는... "

" 인간아,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전쟁에 짓눌려 죽는다. 뭐라도 해보는게 낫지않겠나. "


유화는 강림을 바라보며 말했다.


" 지옥의 왕들이 네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가 있을거다. 강림. "

" 어차피 나갈수도 없어. "

" 방법이 있을거야. 지금 너희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해. "

" 우리를 더 도와줄 이들이 있을까요? "


동이가 걱정스레 물었다.


" 찾아야지. 지금 너희들이 모인것처럼. "


강림은 과자를 다 먹은 후 손에 있는 부스러기를 탈탈 털며 말했다.


" 우린 사실 지귀의 위치를 알려고 온건데. 거기에 대해 더 알려줄건 없어? "

" 요즘 악귀들이 부쩍 많아진것같지 않나? "

" 네 , 맞아요. 여신령님. 요즘 악귀가 부쩍 늘었습니다. "

" 지옥에서 많은 악귀들이 기어나오고 있다. "

" 그 말은... "


강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차를 벌컥벌컥 마시고는 찻잔을 쾅하고 내려놨다.


" 본래 이승을 떠도는 망자가 악귀가 되는법. 지옥에서 기어나온다는것은... "

" 누군가 지옥에서 의도적으로 악귀를 풀고있다. "

" 지귀놈이 지옥 어딘가에 숨어있을수도 있겠군. "


그때 내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신수아가 일어났다.


" 본아... ? 여기는 어디야...? 그 분은 누구고...? "

" 어...? 어... 그게 .. 그러니까... "


유화는 조심스럽게 일어나서 신수아에게 다가갔다.


" 나를 알아보겠니? "


신수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유화를 바라보다 이윽고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 당신은....? "

" 고생이 참 많았겠구나. 아이야. "

" 제가... 왜... 여기는 어디죠? "

" 여기는 나의 처소다. "

" 혹시 그때 제 동생을.... "


신수아는 아차싶은지 나를 바라봤다. 신수아는 지금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줄 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동생이 함께 있는줄도 모른다.


" 그때 동생은 저승으로 잘 보내주었단다. 다만...지옥에서... "

" 여신령님, 누이에게 그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


동이가 유화의 옆에서 부탁했다. 아마 자신의 고통을 누나에게 알리고싶지 않은듯 했다.

유화는 동이의 말을 듣고는 잠시 말이 없었다.


" 저... 신령님은 제 비밀을 알고 계시죠...? "


유화는 신수아의 질문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신수아는 자꾸 힐끔힐끔 나를 봤다. 묻고싶은게 있는데 내가 있어서 묻지 못하는듯 했다.


" ... 내가 자리를 좀 비켜줄까? "


신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알겠다 답한 후 문밖으로 나가 마당정원 나무밑에 걸터 앉았다. 내 옆에 강림이 스르륵 나타났다.


" 왜 나왔어요? "

" 내가 아무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해도 그 자리에 있는건 엿듣는것 같아서. "

" 묻고싶은게 싶은게 많겠죠? "

" 아무래도, 영문도 모른채 죽지도 못하고 삼백년을 살아왔으니.. "

" 아무한테도 말도 못하고 정말 외로웠겠네요. 수아는. "


나는 고개를 들어 기대고있는 나무를 바라봤다. 이렇게 큰 나무가 빛하나 들지않는 동굴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걸까?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신수아는 그 긴 세월을 가족도 없이 어떻게 혼자 보냈을까. 아마 가까운 이들의 죽음도 여러번 겪어냈겠지.


-끼익.


" 들어오게. "


유화의 집 문이 열렸다. 유화의 뒤에는 울었는지 눈이 빨개진 신수아가 서 있었다. 나는 나무둔치에서 일어나 옷을 탁탁 털었다.


" 얘기가 빨리 끝났나보네. "

" 아니, 다 같이 얘기하는게 나을것같아서. 일단 들어와서 얘기하지. "


나는 집 안으로 들어와 식탁의자에 앉았다. 맞은편의 신수아는 말없이 찻잔만 바라보고 있었고 그 옆의 동이는 어쩔줄 몰라하며 누나만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 수아야, 괜찮아? "

" 남궁본...너.... "


신수아가 이를 악 물고는 곧 눈물이 툭 떨어질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 너... 다 알고있었다며... "

" .....응... "


신수아는 다시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삼켜냈다.


"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호동이가 있고...? "

" .....응... "

" ..신령님이..다시 환생해서 만날 수 있다고 했잖아요.... "


유화는 난처한 표정을 짓고는 부드러운 손길로 신수아의 손을 잡았다.


" 미안하구나, 나도 일이 이렇게 될줄은 몰랐어. "

" 수아가 동생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내 질문에 옆에 있던 강림이 대답했다.


" 산 자가 저승차사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죽음뿐이다. "

" 아니면 명계로 가던지. 지옥이든, 저승이든.. "

" 그럼 저는요? 저는 왜 볼 수 있어요? "

" 그건 내가 자네 안에 봉인되어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자네가 우리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있는걸세. "

" ..... 그렇군요... "


신수아는 진정이 되었는지 따듯한 찻잔을 들어 한모금 들이킨 후 한숨을 쉬었다.


" ...그 지귀라는 놈이 우리 남매를 이용했다는거죠...? "

" 그렇단다. "

" 그놈을 잡으면 저도 호동이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

" 저승에서는 큰 공을 세우면 소원을 하나 들어준단다. "

" ......소원... "


신수아는 말없이 고개를 떨궜다. 그러더니 뭔가 결심한듯 나를 바라봤다.


" 본아, 너 지귀를 잡으러 지옥으로 들어간다며. "

" 어? 내가? "

" 나도 데려가. 나도 도움이 될지도 몰라. "

" 거기 엄청 위험할텐데... "

" 상관없어. "


신수아는 손목에 파스를 떼었다. 파스를 뗀 곳에는 수많은 자해흔적들이 남아있었다.


" 나, 죽을수가 없어. 죽지않아. 높은곳에서도 떨어져도 보고 물 속에도 들어가봤... "

" 그만! 그만해! 일단 알겠으니까."


신수아의 눈빛은 확고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동이는 슬픔에서 분노로 표정이 바뀌더니 길길이 날뛰었다.


" 거절해 !삼촌 ! 누이를 그렇게 위험한곳에 데려갈 수는 없어.. 거절해줘! 여신령님! 거절해주세요! "

" ...어... 동생이 안된다는데... "

" 호동이 어딨어? "


신수아의 물음에 나는 동이가 있는곳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신수아가 앉은 의자 바로 옆이었다.


" 호동아. "


신수아는 내가 가르킨 방향을 보면서 부드럽게 동이의 이름을 불렀다. 누이와 눈을 맞추며 이름을 불린 동이의 얼굴은 차츰 누그러졌다.


" 누...누이... "

" 우리 호동이 여기 있는거 맞지? "


신수아는 앞을 더듬거렸다. 동이는 그런 누나의 손길을 느껴보려는듯 가만히 있었다. 동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 호동아, 그동안 이 누이를 지켜줬었다며. "

" ....누이.. "

" 그동안 못볼꼴도 많이 보였겠구나. 미안해.. "

" ...아닙니다... "

" 우리 이제 힘을 합쳐서 이 지긋지긋한 저주를 끝내자. 누이도 동생을 지킬 수 있게 해주겠니? "


동이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그리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수아는 나를 바라봤다. 대답을 기다리는것 같았다.


" ..... 동의했어. "


신수아는 빙긋 미소를 짓고는 동이의 머리쯤에 손을 대었다.


" 키가 요만했던것 같은데... 직접 만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동이도 머리위에 있는 제 누나의 손을 다시 놓치지 않으려는 듯 꼬옥 잡았다.


" 그동안 정말 고생많았어.. "


신수아는 지금까지 본 얼굴중에 가장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동안의 답답함이 다 풀린듯한 느낌이었다.


" 흠... 근데 낭자가 지옥에서 버틸만한 힘이 있는지 모르겠군.. 그저 죽지 않는다는건 ... "


강림이 남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그건 내가 해결해주겠네. 이 아이들에게 빚도 있고 말이지. "


유화는 강림을 보며 빙긋 웃었다. 이윽고 유화의 손이 빛나더니 푸른 보석이 박힌 목걸이가 생겼다.


" 아이야, 그 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서 미안하구나. 이건 내 선물이다. "


유화는 푸른목걸이를 신수아의 목에 걸어주었다. 신수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유화를 바라보았다.


" 이건 강물의 힘이 깃든 신물이다. 내 아버지인 하백의 힘이 깃들어 있단다. "

" ....감사합니다.. "

" 몸에 잘 지니고 있거라. 지옥의 불길에서 너를 지켜줄테니. 사용자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면 더욱 강한 힘을 낼 수 있을게다. "


강림은 목걸이를 보고는 놀라는 눈치였다.


" 저... 지옥으로는 어떻게 갈 수 있을까요? "

" 흠... 지옥으로 가는 문들은 일정하지가 않아서... "


듣고 있던 동이가 좋은 생각이 난 듯 외쳤다.


" 요즘 지옥에서 악귀들이 나온다면서요. 악귀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


나와 강림과 유화는 말없이 동이를 바라봤다. 머쓱해진 동이는 뒷걸음질쳤다.


" 아..아니..그냥 해본말이었어요... "

" 그래, 꼬맹이 말대로 악귀를 잡아 족치면 되겠군. 너희들 실력도 올릴겸. "

" ...... "

" 좋은 생각이다. 꼬맹이. "


칭찬을 들은 동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인정받아 기분이 좋은듯 했다.


" 유화. 또 보지. 우린 이제 일어나겠네. "

" 워낙 집이 소탈해서.. 대접이 섭섭하지는 않았겠지? "


유화가 날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까 여신님치고는 소박하시네요. 라는 말이 내심 서운했었나..


" 아이들아. "


유화는 나가려는 우리를 불러세웠다.


" 힘들고 무서우면 언제든 그만두어도 좋단다. 강제로 이 전쟁에 끼지 않아도 돼. "

" .....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수아가 단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유화는 우리를 보며 걱정스러운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 문제는.. 나는 이제 와서 거절할수도 없어졌다는것.

유화는 우리를 강기슭의 오리배까지 배웅해줬다.


" 강이 알아서 본래 있던곳으로 돌려줄것이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물은 다시 시커먼 소용돌이를 만들더니 오리배를 힘차게 밀었다.


' 와씨...적응안되네.. '


급류에 휩쓸린듯 이리저리 치이더니 어느새 잔잔해진 강물 위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까 그 한강 위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승사자와 삼시세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지를 결정했습니다. 24.09.09 2 0 -
17 취직 24.09.09 3 0 12쪽
16 사람은 셋 라면은 여섯 24.09.06 5 0 12쪽
15 재회 24.09.05 8 0 11쪽
14 거구귀 24.09.04 9 0 12쪽
13 화덕차사&객사차사 24.09.02 8 0 17쪽
12 불타는 호텔 24.09.01 11 0 18쪽
11 잊지 못할 하루 24.08.30 12 0 17쪽
» 죽지못해 사는 사람 24.08.28 16 0 17쪽
9 환장한다 진짜 24.08.26 17 0 17쪽
8 치맥 24.08.25 19 0 17쪽
7 동이의 기억 24.08.23 19 1 18쪽
6 인과율 24.08.21 21 0 17쪽
5 축경 24.08.19 23 1 17쪽
4 과거의 이야기 24.08.18 31 1 19쪽
3 닭곰탕과 악귀 +1 24.08.16 29 2 21쪽
2 공짜밥은 없다 24.08.14 33 2 17쪽
1 오누이 24.08.12 57 3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