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와 삼시세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시간의꽃
작품등록일 :
2024.08.12 22:53
최근연재일 :
2024.09.09 10:2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31
추천수 :
10
글자수 :
126,403

작성
24.09.01 09:00
조회
11
추천
0
글자
18쪽

불타는 호텔

DUMMY

***



- 쾅쾅쾅!!!


" 수인아! 나야! 잠시만 할 얘기가 있어! "


나는 신수인의 집 현관문을 급히 두드렸다. 잠시 후 신수인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문을 열어줬다.


" 왜? 무슨일이야? "

" 어... 그러니까... "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다짜고짜 이건 강림차사의 느낌인데 동생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대! 라고 하기에도 이상하고 동생이 없어진것같대 ! 도 엄청 걱정할테고...

막상 문을 열어주니 어버버하고 있는 날 보며 신수인은 갸우뚱했다.


" 케이크는 잘 먹었어? "

" 어... 그게... "

" 호동이가 좋아했으려나? "

" 네 동생이 아직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 "


나는 말을 고르고 골라 최대한 순한버전으로 내뱉었다. 신수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그럼 찾아봐야지... 어떻게 해야 하지... ? "

" ...그러게... ? "


막연하게 신수인의 동생이니까 당연히 찾아와야지 라고만 생각하고 발걸음을 한것이라 이제부터 어떻게 동이의 위치를 찾을까 생각하니 막막함이 느껴졌다.


" 어제... 일할거리가 많다 했거든. 근방의 대학병원이나... 장례식장 이런데 위주로 찾아볼까...? "

" 그래 일단 그렇게 해보자. 잠시만. 짐좀 챙겨서 나올게. "


신수인은 집으로 잠시 들어갔다. 일을 하러 간다고 했으니 죽음과 가까운곳에 있을것은 분명했다.

집에서 간단하게 짐을 챙겨 나온다던 신수인이 어째 잠잠했다. 집 안에서는 tv에서 뉴스의 음성이 들려나왔다.


" 수인아. "


나는 현관문 밖에서 신수인의 이름을 넌지시 불렀다. 현관 안쪽으로 살며시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거실 안쪽에 있는듯 했다. 현관을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주방에는 뭘먹고 사는지 식기라던지 주방을 이용했던 흔적같은것은 거의 없었다.


" 수인아...? "

" 본아...이리 와 볼래...? "


내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거실안쪽에서 신수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TV의 뉴스 음성은 여전히 들려나오고 있었다. 목소리를 따라 신발을 벗고 집 안쪽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집 안쪽도 역시 장식이라던지 가구라던지 그 흔한 식탁의자하나도 없었다. 바닥에 부업으로 하고 있다던 수세미들만 잔뜩 늘어져 있었다.

현관과 주방을 지나 거실쪽으로 걸음을 옮기니 거실 벽앞에 덩그러니 TV가 놓여져 있었다.

신수인은 그 앞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 본아, 이거... "


TV에는 뉴스속보가 한창 나오고 있었다.


- ...oo동 호텔의 화재로 사상자는 계속 늘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화재 진압이 어려워 소방대원들의 진입이 어려울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에..


시뻘건 불길에 삼켜진 호텔앞에 리포터가 다급하게 현장을 설명하고 있었다. 리포터의 뒤에는 여러대의 소방차와 구급차 그리고 여러 구조원들이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 아래에 뉴스 자막이 고정적으로 송출되고있었다.


- 현재 부상자 28명, 사망자 18명, 미확인자 다수


" 호...혹시...호동이가 저기에 간게 아니었을까..? "

" ....그런것같아. "


뉴스에는 시뻘건 화염으로 뒤덮힌 8층짜리 호텔건물을 계속해서 비춰주고 있었다. 호텔을 뒤덮힌건 화염뿐만이 아니었다. 내 눈에 비치는것은 호텔을 끌어안고있는 사람의 형상을 한 거대한 불덩어리였다. 불덩어리는 씨익웃으며 온몸의 화염들을 날름거리고 있었다.


" 하아... 저건 지옥의 화마(火魔) 인데... "


언제 튀어나왔는지 강림이 옆에서 골치아프다는듯 중얼거렸다.


" 본아, 일단 더 늦기전에 얼른 가 보자. "

" 으응.. "


신수인은 멍하니 TV를 보고있는 나를 잡아끌었다. 우리는 서둘러 나와 불타고있는 호텔로 향했다.



***



도착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경찰들은 위험하니 물러가라며 사람들을 제지하고 있고 경찰들 주변으로는 구경하는 사람들이나 가족이 안에 있다며 울부짖었다.

그 뒤로는 활활타오르는 호텔건물이 있었다. 내 눈에는 여전히 거대한 사람형태의 불덩어리가 건물을 끌어안고 있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소방관들은 연신 헬기나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며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 강림아저씨, 어떻게 해야해요? "


강림은 묵묵부답이었다. 아까 신수인의 집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내고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고있다. 아마 지옥의 존재들이나 악귀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킬까봐 내 안에 다시 몸을 숨긴것같았다.


' 이해는 하지만.... 뭘 어째야 하는지.... '


그 때 건물을 끌어안고 요지부동이던 지옥의 화마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착각일수도 있지만 나를 쳐다본것같은 느낌이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 우리... 저 안에 들어갈 수는 있는건가...? 호동이가 저 안에 있을까...? "


신수인이 두려움섞인 눈으로 속삭였다.


" 모르겠어... "


그도 그럴게 경찰들의 제지가 매우 삼엄한데다가 들어간다 쳐도 저 불길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 저 사람은.... '


그 때 경찰을 둘러싸고 있는 인파 무리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있지만 한 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 수인아, 나 잠시만. "


신수인에게 잠시 기다려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서둘러 후드 쓴 사람을 쫒았다. 인파속으로 사라지기전에 서둘러 잡아야 했다. 울부짖는 사람들, 촬영하는 사람들 등을 헤치고 드디어 후드 쓴 사람에게 닿았다.


" 류희성! "


후드 쓴 사람의 어깨를 잡았다. 류희성이었다. 류희성은 놀라 나를 돌아보고는 눈이 동그래졌다.


" 너.....! "


류희성은 인상을 구기며 나를 한번 쳐다보고 지옥의 화마를 한번 바라보았다


" 위험해. 돌아가. "


류희성은 짧고 간결하게 말한 후 다시 인파속으로 들어가려했다.


" 희성아, 너도 저게 보이지? "


류희성은 다시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다.


" 저거 저대로 두면 절대 불 안꺼지잖아. 맞지? "

" 너, 더 이상 엮이지마. 위험해. "

" 우리 저기 들어갈꺼야. "

" 우리....? "


류희성이 내 뒤를 슬며시 바라봤다. 신수인이 걱정됐는지 뒤따라 온 듯했다.


" 하! 우리 신령님이 그 때 말씀하신게 저 여자였구만. "


류희성은 신수아와 나를 번갈아보며 어이가 없다는듯 코 웃음을 쳤다.


" 산것도 죽은것도 아닌것. 세상에 있으면 안되는 존재. "


류희성의 말을 들은 신수아는 눈을 피했다.


" 야, 사정도 모르면서 그런말을...! "


콰앙!!!!!!!!!


호텔건물이 갑자기 폭발하더니 잔해들이 사람들에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내 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우왕좌왕 흩어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 꺄아아아아아!!! "

" 위험합니다!!!! 다들 물러나세요!!! 피하세요!!!! "


큰 건물 잔해 하나가 나와 신수인, 류희성을 향해 날아왔다. 나는 앞에 있는 류희성을 밀치고 신수인을 끌어안고는 잔해를 피했다.


' 피했다...! '


아슬아슬하게 피한 자리에는 불붙은 건물잔해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맞았다면 즉시 사망이었을것이다. 이글거리는 잔해 뒤로 지옥의 화마가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올테면 와보라는것 같았다. 신수인과 나는 두려움에 떨었다.


" 어....! 동이가....! "


지옥의 화마가 기괴하게 입을 벌리자 그 안에 동이가 정신을 잃고 묶여있었다.


" 호동이? 어디? "

" 저 새x가.... "


속수무책으로 묶여있는 동이를 보니 두려움이 사라지고 분노가 치솟았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건물 잔해들로 인해 우리 앞에 제지하는 경찰, 인파도 없이 호텔건물까지 텅텅 비어있었다. 지금이라면 들어갈 수 있을것같았다.


" 가자, 수인아. 동생 구해야지. "


나는 옷을 탁탁 털고 신수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신수인은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신수인의 손을 잡고 불타는 건물로 달렸다. 뒤에서 소리치는 경찰들과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지만....


" 야!!! 이 미친새x들아!!!!!!! "


응? 이 목소리는..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니 류희성이 열받은 얼굴로 우리를 추격하고 있었다. 꽤나 무서운 얼굴이었다.


" 히익!!!! 너는 왜 와!!!!! "

" 거기 안 서??!!! "

" 어??조심하세요!!!! "


신수아의 외침에 류희성이 위를 올려다봤다. 위에서 건물의 간판들과 구조물들이 류희성의 머리위로 낙하하고 있었다.


" 아잇!!!!!시x!!!!!!!! "


쾅!!!콰광!!!


류희성은 욕짓거리들을 하며 더 속력을 내서 달렸다. 다행히도 건물의 잔해들은 류희성의 뒤로 굉음을 내며 떨어졌다. 덕분에 뒤에서 우리를 말리러 달려오던 경찰들과는 단절됐다.

그리고 우리 눈 앞에는 불타는 호텔의 후문이 있었다.


" 자... 이제 어쩔거지? "


류희성이 열받은 얼굴로 신수인과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우린 들어갈거야. 해야할 일이 있어. "

" 남궁본, 너 저게 뭔지는 알고 하는 소리야? "


류희성은 내 어깨를 꽉 잡았다. 어깨에 얹어진 손에서는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희성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 후.... 본아... 내가 그만 엮이라고 했잖아.. 왜 말을 안들어.... "

" 희성아, 나는... "

" 잘들어, ..저건 지옥에서 기어나온거야. "

" ......알아..."

" 안다고? 알면서도 여길 기어들어가려 한거야? "


류희성은 내 눈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으나 예상치못한 반응에 당황한듯했다.


" 너같은 일반인들은 들어가자마자 지옥불에 타죽을거다. 진짜로 죽는다고! "

" 그러는 너는 왜 왔는데. 뭐하려고? "

" ....난... "


류희성은 입을 꾹 다물고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 ....사람들이 죽어가니까... "


류희성의 말에 나는 잠시 주춤했다. 그렇지, 제일 중요한것. 이 안에 아직 사람들이 있다는것.


" 지금 백날 물뿌려봐야 소용없어. 저걸 해치워야 해. "


류희성은 거대한 지옥의 화마를 바라봤다. 화마는 시뻘건 불길을 날름거리며 여전히 건물을 불태우고 있었다.


" 나 혼자 들어간다. 너희는 돌아가. "


류희성은 자신의 가슴에 부적을 하나 붙혔다. 부적을 붙히자마자 류희성의 주변에 서늘한 기운이 돌았다. 류희성은 맨손으로 뜨거운 건물 문 손잡이를 잡더니 열어냈다. 건물 안쪽에서 시커먼 연기들과 불길, 타버릴듯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나왔다.


" 어...? "


뜨거운 열기에 닿은 신수인의 목걸이에서 푸른 빛이 감돌았다. 푸른 빛은 신수인을 에워싸더니 다시 목걸이 안으로 되돌아갔다. 신수인은 타오르는 건물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 ...열기가 하나도 안느껴져.... "

" 그거 유화누님한테 받은 목걸이지? "

" 응. "


신수인은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더니 뭔가 생각난듯 내 머리로 손을 뻗었다. 머리에 닿은 신수인의 손에서는 시원한 기운이 느껴졌다.


" 이거, 너한테도 보낼 수 있을것같아. "


신수인의 손에 있던 서늘함이 맞닿은 머리부터 온 몸으로 타고 내려왔다. 피부 표면에 시원한 공기들이 에워싸고 있는듯 했다.


" 이게 유화신령님의 힘인가봐. "

" 정말이네, 하나도 안뜨거워. "


류희성은 우리의 모습을 보더니 가지가지한다는 표정으로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신수인과 나도 뒤따라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나는 너희 못지켜준다. "


류희성은 앞장서가며 경고하듯 말했다.


" 어... 저는 괜찮아요... "

" 하, 그러시겠지. "


신수인은 류희성의 경고에 친절히 대답했다. 그녀의 친절함에 류희성은 코웃음으로 대답했다.


" 근데, 우리 어디로 가? "


건물 안은 불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는 목걸이의 힘이 있어도 느껴질정도였다. 유화의 목걸이의 힘이 아니었다면 진작 타죽었을 터였다.


" 뭔가 이상한데... "


앞장 서 가던 류희성이 멈췄다. 시뻘건 불길 속에 삼켜졌지만 우리가 있는곳이 호텔식당이라는건 바로 알 수 있었다.


" .... 사람의 흔적이 없네요. "


신수인이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뉴스에서 보도되기를 안에 꽤 많은 사람들이 고립되어 있다고 했었다. 오는 길 내내 죽은사람이라도 보여야하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 "


순간, 등 뒤에서 기분 나쁜 섬뜩함이 느껴졌다. 류희성도 나와 같은 기운을 느꼈는지 뒤를 돌아봤다. 류희성을 따라 뒤를 돌아보니 불길속에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불길속의 사람의 형상은 저벅저벅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거대한 체격, 굳게 닫은 입, 부리부리한 눈.설화 속의 도깨비와 같은 인상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눈에 들어온 것은 검은 갓과 검은 도포였다.

또 다른 저승사자였다.


" 이 불길에도 타 죽지 않다니 용하구나. "


도깨비같은 저승사자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신수인을 빤히 바라봤다. 이상한 기척을 느꼈는지 신수인은 슬그머니 내 뒤로 숨었다.


" 저승에서 삼백년동안 찾아헤매던 계집이 저 계집이로군. "


아차 싶었다. 저승사자들은 신수인을 저승에 데려가 공을 세우고싶어 혈안일텐데.

나는 신수인을 등지고 도깨비같은 저승사자를 경계했다.


" 여자를 데려가면 저승에서 공을 인정해주겠지만 이 화덕차사에게는 필요없다. "


화덕차사는 큰 눈을 번뜩이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화덕차사는 류희성을 물끄러미 보다가 나를 쳐다봤다.


" 바리할멈의 아이도 있고... 너는 뭐냐? "


화덕차사는 저벅저벅 걸어와 내 앞에 섰다. 가까이서 보니 키가 2m는 족히 될 것같았다.

화덕차사는 허리를 숙여 내 얼굴을 유심히 바라봤다. 화덕차사의 큰 눈동자 속에 내 얼굴이 비춰보였다. 두려움에 다리가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 흐음...너 무언가를 숨기고 있군. "


화덕차사는 나를 여기저기 살폈다. 살기도 느껴지지않고 적의도 느껴지지않았지만 여기서 까닥 잘못 움직였다가는 죽을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신수인도 류희성도 같은 생각인듯 했다.


" 뭐, 까보면 알겠지. "


화덕차사는 거대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손에서 거대한 도끼가 나오더니 피할 틈도 없이 도끼가 내 목을 향해 날아왔다.


' 죽는다....! '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나는 곧 죽는다. 이렇게 내가 죽을줄은 몰랐는데....!


챙---!!


쇠와 쇠가 맞붙는 소리에 눈을 뜨니 강림의 등이 보였다. 강림의 기다란 검이 거대한 도끼를 막아내고 있었다.


" 역시... 익숙한 기운이다 했더니 강림장군이셨군요. "

" .....화덕차사...! "


같은 저승사자임을 확인했으니 아군일까? 라고 생각했지만 강림의 표정을 보니 아닌듯했다.


" 먼 옛날에는 당신을 존경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화덕차사의 내리치는 거대한 도끼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아래에서 받아치는 강림의 검이 조금씩 밀렸다. 강림이 힘에 부치는듯 했다.


" ....지금은 ... 저의 새 주군이 당신의 죽음을 원합니다. "

" 큭... 그 주군이 누군데 ... "

" 제 주군의 앞길을 위해 사라져 주셔야겠습니다. "

" ...헛소리. "


강림의 검이 화덕차사의 도끼를 받아쳐냈다. 화덕차사는 잠시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 자네처럼 충직하고 선했던 자가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여기있던 망자들은 어쨌나. "

" 쿡쿡쿡쿠..... "


망자들은 어쨌냐는 강림의 말에 화덕차사가 기분나쁜 웃음을 지었다.


" 불길속에서 죽어간 망자들을 인도하는것이 자네의 일 아닌가. 망자들은 어디있는가. "

" 쿡쿡쿡쿡쿡.... "


화덕차사는 뭐가 그리 우스운지 눈물까지 글썽이며 웃음을 삼켜냈다. 내 뒤에 있던 류희성이 중얼거렸다.


" 뭐가 이상한가 했더니... 망자들이 하나도 안보인다는거였어... 여기서 몇십이 죽었는데... "


강림도 뭔가 이상하다는듯 인상을 구겼다. 강림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또박또박 화덕차사에게 다시 물었다.


" 다시 한번 묻겠네. 망자들은... "

" 반은 먹고.. 반은 주군께 보내버렸습니다. "


강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화덕차사는 강림의 반응을 살피는듯 하더니 이내 굳게 다문 입을 크게 벌려 기쁜듯 웃었다. 장승같던 굳건한 얼굴이 기괴하게 뒤틀렸다.


" 남궁본. "


강림은 이를 악물고 내 이름을 불렀다. 온 몸으로 분노를 억누르고 있지만 낮게 깔린 목소리와 강림의 숨에서 그의 분노를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 수인낭자와 친우를 데리고 가게. 어딘가의 지옥의 문이 열려있을거야. "


화덕차사는 뜨거운 불길속에서 다시 거대한 도끼를 들어 달려들 자세를 취했다. 기쁜듯 벌어진 커다란 입과 눈은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사냥감을 닥치는대로 잡아먹을 기세였다.


" 지옥의 문을 찾아서 닫게나! 문을 찾으면 지옥의 화마도 잡을 수 있을거야! "

" 강림은요? 나랑 떨어지면 안되잖아요! "

" 아무도 못간다아아아아!!!! "


화덕차사는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우리쪽으로 달려왔다. 화덕차사의 외침에 온 건물이 무너질듯 흔들렸다. 강림의 검과 화덕차사의 도끼가 다시 맞붙었다. 강림은 힘에 부치는듯 이를 악 물었다.


" 어차피 지금 화덕차사를 막을 수 있는건 나 뿐이다. 가라! 어서! "

" 하지만....! "


류희성이 내 팔목을 붙잡고 불길속으로 말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신수인도 우리를 따라 달렸다. 등 뒤에서 화덕차사의 웃음소리와 쇠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강림과 화덕차사가 맞부딪칠때마다 건물이 요동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승사자와 삼시세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지를 결정했습니다. 24.09.09 3 0 -
17 취직 24.09.09 4 0 12쪽
16 사람은 셋 라면은 여섯 24.09.06 6 0 12쪽
15 재회 24.09.05 9 0 11쪽
14 거구귀 24.09.04 9 0 12쪽
13 화덕차사&객사차사 24.09.02 9 0 17쪽
» 불타는 호텔 24.09.01 12 0 18쪽
11 잊지 못할 하루 24.08.30 13 0 17쪽
10 죽지못해 사는 사람 24.08.28 16 0 17쪽
9 환장한다 진짜 24.08.26 17 0 17쪽
8 치맥 24.08.25 20 0 17쪽
7 동이의 기억 24.08.23 19 1 18쪽
6 인과율 24.08.21 22 0 17쪽
5 축경 24.08.19 23 1 17쪽
4 과거의 이야기 24.08.18 32 1 19쪽
3 닭곰탕과 악귀 +1 24.08.16 29 2 21쪽
2 공짜밥은 없다 24.08.14 34 2 17쪽
1 오누이 24.08.12 58 3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