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와 삼시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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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꽃
작품등록일 :
2024.08.1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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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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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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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DUMMY

동이가 객사차사에게 저승으로 끌려간 후 주변풍경이 사라지고 칠흑같은 어둠이 깔렸다.


" 뭐야, 왜 깜깜해요? "

" 꼬맹이의 인간일적 기억은 여기까지다. 이제 본인에게 물어봐야지. "


풍경은 어둠에서 다시 나의 집으로 돌아왔다. 동이는 여전히 강림의 손에 얼굴이 잡혀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동이는 울고있었다.


" 남의 아픈 기억을 마음껏 엿보시니 좋으십니까? "

" 정확히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꼬맹이 니가 솔직하게 말할것같지도 않고.. "


강림은 조심히 동이의 얼굴에서 손을 떼었다. 동이는 신경질적으로 뒤로 물러나고는 눈물을 닦았다.


" 저도 가장 후회하는 일입니다. 지신이 재앙을 불러오는 악신일줄은... "

" 그 뒤에 있던 일들을 말해라. "


동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강림은 조금 더 강압적인 말투로 동이에게 말했다.


" 그 뒤에 저승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말하라. "

" ......누이의 위치를 고하라는 고문을 받은 뒤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 때는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

" 심판을 받기전에 고문을 받았다고? 보통 그러지는 않을터인데... "


동이는 괴로운듯 보였다. 아마 과거의 힘든기억을 끄집어 내는듯했다.


" ...팔한지옥에 다녀왔습니다.. "


이후 동이의 입에서는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뱉어져나왔다. 어린아이가 겪기에 상상할 수도 없는 잔인함과 혹독함이었다.

동이는 말하며 온 몸을 덜덜 떨었다. 다시 그 고통이 상기되는 듯 했다.

동이는 다른 일반적인 망자들과는 다르게 명계의 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가장 큰 죄인들이 가는 팔한지옥에서 49일동안 고문과 심판을 받았다고 했다.

나와 강림은 식탁에 둘러앉아 가만히 동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 49일간의 심판을 받은 후 저의 처분은 차사가 되어 감시를 당하는것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반드시 누이에게 갈 것이라 생각했겠지요. "

" 누군지는 몰라도 걔네 예상이 맞았네. "

" 다른 잔인한 성미의 차사들에게 누이가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것보다는 제가 누이를 지키는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

" 용케 지금까지는 잘 숨겼군. 허나 들키는것은 시간문제일게다. "


동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다. 본인도 알고 있는듯했다.


" 그러니 차사님, 도와주십시오. 차사님의 힘이라면 누이를 지켜주실수 있잖아요. "

" 나는 지금 형벌집행중이라 힘이 없어. "

" 그치만...!"

" 내가 나가는법은 너의 누이를 저승에 바치는 일 뿐이지. "

" 저는 악신 지귀를 잡을것입니다. "


동이는 조용히 읊조렸다. 목소리에서 잔잔한 분노가 느껴졌다.


" 지귀를 잡아 공을세워 누이와 제 죄를 구제받을 것 입니다. "

" 푸흡...꼬맹이가 어떻게 악신을 잡을것이냐."


강림이 코웃음을 쳤다. 동이는 아랑곳하지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 제가 명부를 조작하고 강림차사님이 형벌을 받으실 동안 지귀가 지옥도의 신물인 <지장보살의 정수>를 훔쳤습니다. "


강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 인간 꼬맹이를 이용해서 성가시게 자신을 쫒는 나를 치워버리고는 거하게 사고쳤군. "

" 시왕지옥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이 사라졌으니 지옥도는 난리가 났습니다. 망자들을 구제해 줄 신물이 사라졌으니까요. "


동이는 조금 진정이됐는지 조그맣게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 저는 극악한자들만 간다는 팔한지옥에서 고문과 심판을 받았습니다. 지귀를 도와 감히 저승차사의 명부를 조작하고 명계의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요. "

" 동이 네 탓이 아니잖아. "


강림은 고개를 숙이고 골똘히 생각하는듯 했다.


" 지귀는 본래 선계의 신이었던 자야. 불을 다스리는 신이었지. "

" 어쩌다 악귀가 된거에요? "

" 선계에 있던 한 여신을 흠모하다 대차게 차이고 분노한나머지 인간계의 한 나라를 불태워 신격을 박탈당했다고 알고 있다. "

" 엄청 쪼잔하네. 요즘 같았으면 철장행인데. "

" 신격을 박탈당한 지귀는 하찮은 인간들때문에 자신이 쫒겨났다 생각해서 닥치는대로 인간을 잡아먹는 악귀가 됐어. "

" 끝까지 남탓이었구만. "


강림은 맞장구치는 나를 흘끔 쳐다보았다. 자신의 말을 끊는게 마음에 안 드는듯 했다.


" 지귀에게 잡아먹힌 인간들은 망자가 되어도 환생하지 못하고 지귀안에 갇혀버린다. 저승으로 돌아오는 망자가 현저히 줄어들자 지귀의 짓인것을 확인하고 저승차사들이 천 년간 쫒고 있지. "

" 얼마나 잡아먹었길래요? "

" 우리가 확인한 건 천 년간은 십 만. 그 전에도 몇 만은 족히 될거야. "

" 와... 무서운 놈이네.. "


가만히 듣고 있던 동이가 입을 열었다.


" <지장보살의 정수>는 왜 가져갔을까요? "

" 시왕지옥의 형벌을 전부 거친 망자들을 정화해주는 지옥의 신물이지. 그게 없어졌다니 삼백년간 난리도 아니었겠군. 쯧. "


강림은 혀를 차다가 다시 생각에 잠기는듯 했다. 나와 동이는 말없이 눈치만 봤다.


" 한가지 걸리는게 있다. 지옥과 저승이 그 난리인데 왜 나를 여전히 가둬놓은거지? "

" 그러게요. 천 년동안 지귀를 쫒던 차사님이 적임자일텐데. "


강림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만히 창밖을 보다 내뱉었다.


" 지옥의 시왕들 중 나를 싫어하는분이 계시는것 같군. "

" 그 말은... "

" 열명의 시왕들중 지귀와 내통하는 자가 있을 수도 있다. "


나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 저...저기... 지금 하시는 말씀들은 일개 인간인 제가 감당하기 힘든 말들인것 같은데요... "


나는 조심스레 일어나 그릇들을 달그락 달그락 정리했다. 강림은 정리하는 내 손을 가만히 보다 손목을 콱하고 잡았다.


" 으악! 뭐에요! "

" 내가 남궁본 너에게 부탁할것은... "

" 싫어요! 안해요! 무서워요! "

" 너의 조부모를 생각해라. "


머릿속에 대궐같은 저승의 기와집에서 행복해하며 내 이름을 불러주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목소리가 들렸다.


' 어이구~ 장하다. 우리 강아지...'

' 우리 남궁씨가문에 크으으으으으으은 인물이 나왔어! '


아.... 거절할 수 없게 만들었지 저 xxxx놈의 xxx가...


" 하....x벌....."

" 뭐라했나? "

" ...아닙니다... "


강림은 다시 우리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 자네들이 나의 눈,귀와 손,발이 되어주게. "


강림은 나와 동이를 각각 가르키며 호쾌하게 말했다.


" 남궁본, 자네가 나의 손, 발! "

" 에에...."

" 꼬맹이차사는 나의 눈, 귀가 되거라! "


나는 하기 싫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강림을 쳐다봤다. 강림은 뭔가 뿌듯하다는 표정이었다.


" 그럼 그쪽은 뭐 할건데요? "

" 내 지시에 따라 우리는 지귀를 잡는다. "


강림의 말을 들은 동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 감사합니다! 강림차사님! "

" 따...딱히 자네 좋으라고 하는 건 아니야.. "


강림은 밝은 동이의 얼굴을 보고는 큼큼하며 헛기침을 했다. 츤데레 새x...


" 자자. 벌써 새벽 세 시에요. 새벽 세 시. 그쪽들같은 저승사자들은 몰라도 인간은 자야한다구요. "

" 그래. 너무 얘기가 길어졌군. 나도 이만 들어가지. "


강림은 말이 끝나자마자 검은 연기의 형태가 되어 내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 아오씨x! 뭐야 이거! "


나는 내 몸을 더듬더듬 만지며 소리질렀다. 내 안으로 들어온건가? 기분 더럽네..이거..

동이는 그런 내 모습을 곁눈질로 보고 물을 한 입 홀짝였다. 못볼꼴을 봤다는 눈치였다.


" 나도 잘래. 삼촌. "

" 어어... 그래... "


동이는 민망했는지 주섬주섬 일어나 침대로 올라갔다. 저거저거.. 저 놈도 이제 침대가 아주 지꺼지..

나도 씻고 잘 준비를 마친 후 자연스럽게 침대옆에 자리를 깔았다. 동이는 이미 잠든듯 했다.


" 아이고고고고고...내 팔자야... "


나는 자리에 누웠다. 벌써 네 시가 다 되어가네..

내일은 별 일 없으니까 푹 쉬어야지..


" 내일 무슨 할 일이 있었던것 같은데... "


내일 무슨 할 일이 있었더라... 곰곰히 생각하던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 아...수아씨..."


내일 어떤 얼굴로 수아씨를 마주해야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네.. 일단 아무렇지 않게 대해야겠지...

그래, 아무렇지 않은듯 평소처럼 대하는거야.

나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




***




" 하하하하하하..."


한가로운 토요일 저녁 5시. 상쾌한 에어컨바람, 고소하게 풍겨오는 치킨냄새, 차가워서 겉면에 송골송골 물기맺힌 캔맥주.. 그리고 내 앞에는 닭다리를 들고 치킨을 뜯고있는 신수아....누님....?


" 내 얼굴에 뭐가 묻었어? "

" 아닙니...아니... 아니야...하하하하하...? "


신수아는 자신을 보며 어색하게 웃는 나를 의아해했다. 오늘은 내가 신수아에게 취직기념 치킨을 쏘기로 한 날이었다.


' 스물여섯살 이랬잖아...! 스물여섯살 이랬잖아....! '


눈 앞에 있는 이 여자는 그동안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300살이 넘었다. 누나...인가...이모...? 할머니...?는 너무 갔나...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려 했지만 막상 눈앞에 있으니 생각보다 상당히 어색했다. 아예 몰랐으면 몰라...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되는 상황은...


" 이거 진짜 맛있네! "


신수아는 치즈볼 하나를 포크로 집어 행복하게 먹었다. 이제 내가 제법 편해진듯 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 삼촌, 우리 누이 닭다리 두 개 다 주라. "


신수아의 옆에 앉아 턱을 괴고 흐뭇한 표정으로 제 누나를 보는 동이가 있었다.


" 요거, 지금 먹고있는 것들도 누이 집 갈때 좀 싸주고. "


동이는 내게 접시를 갈아줘라 자신의 누이가 목막히니 음료를 더 따라줘라.. 요것저것 시어머니마냥 시켜대고 있었다.

신수아만 아니면 그냥 쥐어박아버리는건데...


" 이건 ...수...아.. 너 먹어. "


나는 남은 닭다리 하나를 신수아의 앞접시에 놓아주었다. 동이는 매우 흡족한표정이었다.

신수아는 자기를 보지도 못하는데 저렇게 바라보기만해도 좋을까... 300년동안 지켜보는것밖에 할 수 없었을텐데..

아, 좋은생각이 났다.

나는 앞에 놓인 캔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 수아 너는 동생이나 언니오빠 없어? "


뜬금없는 나의 질문에 동이가 화들짝 놀랐다. 신수아는 말없이 캔맥주를 홀짝 한모금 마시고는 배시시 웃었다.


" 있지. 동생. "


동이는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는듯 내 얼굴을 쏘아보다 신수아의 목소리를 듣고는 그녀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봤다. 누나 입에서 어떤말이 나올까, 하고 기대하고 있는듯 보였다.


" 남동생? "

" 응, 남동생. "

" 동생이랑 친해? "


신수아는 마시던 맥주를 조심스레 내려놓고는 잠시 말이 없었다. 가만히 옛추억을 회상하는듯했다. 생각에 잠긴 신수아의 표정은 행복해보였다.


" ..귀엽고...선하고...밝은 아이였지...사이가 정말 좋았어. "


동생을 설명하는 신수아의 말이 과거형이었지만 딱히 아는척은 하지 않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동이도 숨죽여 신수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동생을 못 본지가 꽤 지나서 보고싶네..."


신수아는 약간 슬픈 얼굴로 씨익 웃었다. 어딘가 외로워보이는 얼굴이였다.


" 어... 동생도 너처럼 이름이 예뻐? "

" 어? "


아...이게 아닌가... 동생이름 입으로 듣기 힘드네..

동이에게 누나가 직접 부르는 이름을 듣게 해주고 싶었다. 서로 바라보지도 닿지도 못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이 둘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싶은 마음이었다.


" 아... 아니... 동생이름도 조금 궁금해서... "

" 내 동생이름? "


신수아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조그마한 소리로 동생의 이름을 말했다


" 음.... 신호동. "


한번 이름을 불러본 신수아는 기쁜얼굴로 동이의 이름을 한 번 더 불렀다.


" 호동...! 신호동이야...! "


신수아는 밝게 웃었다. 신수아의 옆에 동이도 함께 환하게 웃었다. 함께 웃는 그들의 두 눈에는 눈물도 약간 맺혀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아이답게 활짝 웃는 동이를 보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 짜식. 귀엽기는. "


나는 치킨을 들고 동이를 보며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동이는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신수아쪽을 보라며 눈치를 줬다.


" ......어? "

" 나 이제 집에 가봐야할것같아! "


신수아는 얼굴이 벌개져 당황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고있었다. 왜 저러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당황한 나를 보며 동이는 피식 웃었다.


" 삼촌이 우리 누이에게 귀엽다고 했잖아. "

" 내가 언....! 아...."


하.. 생각해보니 아까 동이에게 피식 웃으며 귀엽다고 한 말이 신수아에게는 자신에게 얘기한걸로 들렸겠구나.. 환장한다.. 진짜...


" 아니아니아니.... 수아야 들어봐! "

" 남궁본씨, 아니 남궁본아. 잘 먹었어! 나 일 구하면 꼭 나도 쏘.....쏠게...!!!!! "


신수아는 허둥지둥거리며 짐을챙겨 후다닥 나가버렸다. 이건 또 무슨상황인가... 동이는 나를 보며 낄낄 웃고 있었다.


" 헤헤, 나는 삼촌이 썩 맘에 들지는 않지만... 뭐 삼촌이 좋다면 우리 누이에게 들이대봐도 좋아! "

" 아오.. 이걸 콱. "


동이는 재밌어 죽겠다는 듯 낄낄거렸다. 그러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삼촌, 고마워. "

" 으응? "

" 나 누이한테 마지막으로 이름을 들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났는데.. "


동이는 작은 고사리손을 펼쳐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 누이에게 직접 내 이름을 들으니까 내가 인간일때로 돌아간 것같아. 심장도 콩콩 뛰는것같이 느껴져. "

" 큼큼...뭘, 대단한일 한것도 아니고... "

" 언젠가 삼촌한테 위험한 일이 생긴다면 내가 꼭 구해줄게. "

" 꼬맹이가 어떻게 나를 지켜준단 말이냐. "


나는 목소리를 낮춰 강림의 흉내를 냈다. 동이는 내 모습을 보고는 또래 아이들처럼 키득댔다.


" 아.. 근데 너네 누나 어떻게 보냐..진짜..나 완전 이상한 사람처럼 보는거 아냐? "

" 이상하긴했지 뭘. "

" 하... 망했네.. "

" 그래도 누이가 싫어하지는 않아하는것 같아. "


동이는 가만히 신수아가 머물던 자리를 바라봤다.


" 우리 누이, 내가 300년동안 지켜봤는데 정말 외롭게 살았어. "


동이는 신수아의 온기를 느끼려는듯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 손을 댔다.


" 사람의 온기가 엄청 그리웠을거야. "

" 300년이라니 상상이 안가네. "

" 아주 길고 긴 시간이지. "

" 그래. 이제 그만 치우고 정리해야지. "

" .....삼촌. "


동이는 할 말이 있다는 듯 심각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를 불러세웠다.


" ......왜..?"

" ...그.. 있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기를 주저하는 동이를 보며 나도 괜시리 긴장이 됐다.


" 뭔데, 아직 더 뭐가 남은거야? "

" .....하....."


동이는 서운함이 가득찬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 내꺼는? "

" 어? "

" 아까 누이가 먹을 때 내내 참고 있었단 말이야. 나도 먹고싶어! "

" 아아... 그래... "


이노무짜슥이... 사람을 괜히 긴장하게 만들고있어..

나는 치우려던 치킨상자를 다시 동이 앞에 놓아줬다. 동이는 치킨을 잡고 기분이 좋은지 발을 까닥거리며 맛있게 먹었다.


" 그래, 미안하다! 많이 먹어라! "


나는 와구와구 치킨을 잡아뜯는 동이를 흐뭇하게 보며 새 맥주캔을 깠다.


" 오늘 왠지 술이 술술 들어가는게 잘 받는데? "

" 그럼 이거 치킨 더 배달시킬까? "

" 음... 그래! "


어차피 내일 일요일이고 모레부터 출근이니까.. 오늘은 놀고 마셔도 되겠지.

맥주캔은 한 캔, 두 캔 쌓여가고 새로 배달시킨 치킨을 동이와 진지하게 맛평가를 하며 분석했다.

맥주캔이 네 캔, 다섯 캔 쌓여갈 때는 동이에게 내 과거 얘기를 하며 추태를 부렸다.

맥주캔이 일곱캔, 여덟캔 쌓일 때쯤에는 취기가 잔뜩 올라 동이에게 한 얘기를 또 하고 또 했다.


" 하, 이 삼촌 안되겠네. "


동이는 정색하며 헤롱거리는 내게 쏴붙혔다.

이게 내 마지막 기억이었다.


" 무울....."


눈을 뜨니 나는 침대 위에서 팬티만 걸친 채 눕혀져있었다. 창밖을 보니 푸르딩딩했다. 아침해가 뜨고 있는 중인것 같았다.

동이는 침대옆 바닥에 늘 내가 자던 자리에서 불쌍하게 자고 있었다.

타는 듯한 갈증에 고개를 돌리니 강림이 나를 내려다보며 혀를 차고 있었다.


" 쯧쯧쯧... 꼴이 말이아니구나. "

" 토할것같은데 물좀 가져다주실래요...? "

" 일어나라. 오늘 너희들이 할 일이 있다. "

" 지금 아침 6시 반인데요...? "

" 나의 수족이 되어주기로 했지 않나. 일어나. "

" 수족.같네..."


강림은 나를 무섭게 노려봤다. 동이도 주변이 소란스러운지 부스스 눈을떴다.


" ...강림차사님...어쩐 일이세요....? "

" 쯧쯧... "

" 아, 알겠어요. 알았어. 무슨일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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