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와 삼시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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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꽃
작품등록일 :
2024.08.12 22:53
최근연재일 :
2024.09.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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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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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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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거구귀

DUMMY

" 뭐.... "

" 꺄아아아아!!! "

" !!!!! "


신수인의 비명을 듣고 뒤를 돌아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벽에 있는 눈알들이 일제히 복도 끝부분으로 몰려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쩌적.. 쩌저적...


천장과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틈에서 날카로운 이빨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 이... 이게 뭐야... "


나와 신수인은 아이와 여자를 들고 류희성이 있는곳까지 달렸다. 복도 중간지점부터 끝까지 날카로운 이빨이 빼곡했으며 바닥 또한 살아있는듯 날름거렸다. 복도 끝부분에는 커다란 붉은 눈알 하나가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커다란 입 속 같아... "


나와 류희성의 뒤에서 아이와 여자를 목걸이의 힘으로 보호하던 신수인이 중얼거렸다. 신수인의 말대로 복도가 커다란 입 속이 되어버린것같았다.

커다란 붉은 눈알의 동공이 갑자기 작아지더니 이내 기를 모으듯 주변에 붉은 화염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 야..저거... 위험해보이지...? "

" 숙여! "


붉은화염들은 눈알앞에 모여 단단한 빛나는 구체가 되더니 자비없이 우리에게 던져졌다. 류희성은 재빨리 보호의 부적을 꺼내든 후 내 뒤통수를 잡고 함께 상체를 숙였다.


" 으아아아아앙아아아!! "


화염은 류희성의 보호막과 부딪혀 강력한 불기둥을 만들었다. 신수아의 목걸이의 보호가 둘러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고스란히 온 몸에 전해졌다. 눈앞에 불기둥이 사라지고 빨간 눈알이 다시 보였다. 조금 열받은듯 보였다.


" ...후우....타죽는줄 알았네... 근데.. 어째 더 열받은것같은데... "


류희성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내게 말했다.


" 내 생각엔 저거 거구귀같아. "

" 거구귀? 그게 뭔데? "

" 지옥의 문. "


류희성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번째 공격이 날아왔다. 역시나 몸이 타버릴듯 한 대단한 열기였다.


" 어... 지옥에서 온 불덩이라 다른가보다 야... "

" 거구귀는 비범한 자를 만나면 온순해진댔어. 진짜 거구귀라면 우리 저거 못이겨. 신화속에 나오는 신급이야. "

" 그럼 어쩌지..? 자기소개라도 각자 해야하나? "

" 오.. 나쁘지 않을지도... "


류희성은 몸을 일으키더니 커다란 이빨 앞으로 걸어갔다. 눈알도 더 공격할 기미 없이 흥미롭다는듯 류희성을 바라봤다.


" 나는 바리여신을 모시는 79대 세습무 단골네 류희성이다. "

" ..... "


커다란 눈알은 잠잠했다. 류희성은 머쓱한듯 나를 돌아봤다.


" 야..야..들어와. 내가 해볼게. "


류희성은 내 가슴팍에 보호의 부적을 하나 탁 붙혀줬다. 기분이 언짢은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 바리무당이 흔한줄아나.. 동태눈깔새x... "


이번에는 내가 류희성의 보호의 부적을 붙힌 채 걸어나갔다.


" 나는 26살 남궁본이다. "

" ...... "

" 오늘 첫출근했다. "

" ...... "


뒤를 돌아보니 류희성이 이마에 손을 짚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그 뒤에 착한 신수인마저도 고개를 저었다. 쳇.


" 나는.. 그리고... "

" .... "


눈알은 기대도 안된다는듯 지루한 눈짓을 지었다.


" 아...들어봐...나는 저승대장군 강림차사의 환생이다. "


내 말을 들은 눈알이 놀란듯 커졌다. 혼란스러운듯 이리저리 바라보다 이내 짜증난듯 찌푸려졌다.


" 어...어... 잠깐잠깐잠깐잠깐!!! "


눈알은 나를 향해 피할새도 없이 화염구를 던졌다.


" 아아아앙아아아!!!!!뜨거어!!!!!! "


류희성의 보호막덕에 다치지는 않았으나 뜨거운건 여전했다. 눈알은 열이 많이 받은듯 더 큰 화염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 야!!! 쟤 화났는데??? "

" 그러게 왜 열받게했어! "

" 몰라! 희성아! 나 부적 떨어졌어! "


가슴팍에 류희성의 부적이 아까의 열풍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진듯했다. 나는 뒤를 돌아 류희성쪽으로 필사적으로 달렸다. 등 뒤에 화염구가 미친속도로 쫒아왔다.


" 으앙아아아아아아!!! "


신수인이 손바닥을 펼치더니 내 등 뒤로 투명한 물의 장벽이 펼쳐졌다. 무섭게 따라오던 화염구는 신수인이 만든 물의장벽에 부딪혀 뜨거운 수증기를 내며 폭발했다.


" 으아앙아아!! 뜨거어어어!!!! "


붉은 눈알은 성가시다는듯 신수인을 노려봤다. 신수인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 ...나도 해야해...? 자기소개....?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알은 바로 세번째 공격을 준비했다. 류희성은 신수인에게 외쳤다.


" 안 먹힐것같아! 물폭탄이나 만들어서 먹여봐! "

" 얼만큼? "

" 몰라! 가능한 크게! "


류희성의 말을 들은 신수인은 순식간에 큰 물덩어리를 만들어내고는 눈알을 향해 쐈다. 물덩어리는 빠른속도로 눈알을 향해 날아가다가 사라졌다.

물덩어리가 사라진 부근에서 이빨들과 바닥이 고통스러운듯 울렁였다.


" 케겍! 컬룩! "


아까와 같이 이빨들이 울렁이더니 기침소리를냈다. 기침소리가 난 후 복도에서 또 사람들이 대여섯명 쏟아져나왔다.


" 저기가 지옥인지 뭔지 몰라도 사람들이 들어있나본데. "


류희성이 중얼거렸다. 눈알은 더욱 분노가 치미는듯 아까전보다 더 새빨개진 눈으로 우리를 노려봤다. 눈알은 가만히 신수인을 노려봤다. 뭔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 수인아, 조심해! "


손 쓸틈없이 눈알은 날카로운 이빨중 하나를 신수인에게 발사했다. 이빨은 빠르고 정확하게 신수인을 향해 날아갔다.


" !!!!!! "


신수인의 눈앞까지 온 이빨은 물의 장벽으로인해 가로막혔다. 신수인의 놀란표정을 보아하니 자기도 모르는새에 힘을 쓴 듯했다. 물의 장벽이 사라지고 막을틈없이 바로 다음 이빨이 신수인을 향해 날아왔다.


채-앵 !!!!!


나도모르게 날카로운이빨을 받아쳐냈다. 손에는 그놈의 식칼이 들려있었다. 식칼은 푸르게 빛나며 고동쳤다. 받아쳐진 이빨은 불길로 뒤덮힌 호텔벽에 반 이상 꽂혔다. 사람에게 꽂혔다면 즉사였을거다.


" 허억...허억... "


긴장과 열기로 숨이 턱끝까지 차 올랐다. 이번에는 운좋게 받아쳤지만 다음공격을 받아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나는 신수인을 등지고 푸르게 빛나고있는 식칼을 손에 단단히 쥐고는 다음공격에 대비할 자세를 취했다. 류희성도 부적을 쥐고는 무더기로 나온 사람들을 보호할 준비를 했다.


" 허억...뭐하는..거지... "


눈알은 고요히 나를 바라봤다. 눈알이 멈춘건지 다음공격을 준비하는건지 도무지 읽을수가 없었다.


" 모르겠어... 왜 멈춘거지...? "


류희성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인듯 했다. 눈알의 지금까지 무서웠던 기세는 사라지고 정적만이 감돌았다.


" 오셨군요. "


허공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들리는건지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류희성이 마른침을 삼키며 중얼거렸다.


" 설마.... "


눈알과 이빨들이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한참 금빛으로 일렁이며 빛나더니 이내 사라지고 복도에는 동이또래의 여자아이가 오도카니 서 있었다.


" 처음뵙겠습니다. 강림대장군. "


여자아이는 내 앞으로 걸어와 공손히 인사했다. 옆에 서 있던 류희성은 믿을수없다는 눈으로 아이를 바라봤다.


" 청의동자? "


류희성의 말을 들은 여자아이는 곁눈질로 힐끗 보고는 미소지었다. 얼굴에는 연지곤지처럼 붉은 화장이 있었다.


" 저는 청의동자입니다. 지옥의 문을 지키고 있어요. "


아이다운 얼굴과 말투였지만 나를 올려다보는 금빛눈동자 안에는 아이같지않은 무언가가 서려있었다.


" 지옥의 문을 찾았군. 거구귀는 비범한자를 보면 그 모습을 바꾸지. "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강림이 서 있었다. 피투성이 된 모습과 군데군데 그을음이 낀 모습이 화덕차사와의 전투가 얼마나 고됐는지를 말해주는듯 했다.


" 내 검에 새겨진 검명을 보고 알아본듯 하네. "


강림의 말을 듣고 내 손에 쥔 식칼의 검명,死者救魂劍[사자구혼검]을 내려다 보았다.


" 그 이름이 새겨진 검은 저승의 대장군께서만 휘두르실수 있죠. "


청의동자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가늘게 초승달처럼 눈이 휘어졌다.


" 맞다. 아이러니하지만 지금은 내가 아닌 이 인간에게 내 대리를 맡기고있지. "

" ...대리라뇨... "


나는 강림을 보며 불만섞인 투로 대답했다. 강림은 언짢은듯 혀를차며 나를 쳐다봤다.


" 뭐, 쨋든 청의동자야. 왜 산 인간들을 지옥으로 보내려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지옥도법 위반일텐데. "

" 압니다. 그치만 지금 지옥에 제대로 오는 죄인이 없어서 너무 배가 고파요. "

" 그래도 그건 천명을 거스르는 일이야. "

" ....압니다. "


청의동자는 시무룩해져서 대답했다. 혼쭐이 나 기가 죽은 영락없는 어린애였다.


" 뭐, 지금이라도 알면 됐다. 여기서 먹었던 살아있는 자들을 되돌려주겠니? "

" 네... "


강림은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타이르듯 말했다. 청의동자는 시무룩하게 대답하고는 뒤를 돌았다. 청의동자가 뒤를 돌자 어디서 나왔는지 커다란 대문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


" 엽니다. "


청의동자가 문을 열자 열댓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왔다. 모두 정신은 잃었지만 살아있었다.


" 옳지, 잘 했다. "


강림의 칭찬에 청의동자는 조금 기분이 좋아진듯 했다. 옆에서 떫떠름하게 지켜보던 류희성이 말했다.


" 죄인들이 제대로 지옥에 들어오지 못한다는건 무슨뜻이야? "

" 당신에게는 대답할 의무가 없습니다. "


청의동자가 톡쏘자 류희성이 이를 갈며 무어라 중얼거렸다. 욕이다. 잘 들리진않았지만 백퍼 욕이였다. 나는 청의동자에게 상체를 숙여 다정하게 다시 물었다.


" 나도 궁금한데 대답해줄수 있을까? "

" 대장군께서 원하신다면... "


청의동자는 방금전과는 다른 친절한 태도로 바뀌었다. 그 모습을 본 류희성이 입모양으로 무어라 중얼거렸다. 욕짓거리같았다.


" 지옥의 어떤 무리가 망자들을 빼돌리고 있습니다. "

" 망자들을? "

" 네. 일반망자들도 빼돌리는것같지만 죄질이 더러운 망자들을 위주로 빼돌리는것같습니다. 팔한지옥행인 죄질이 더러운 망자들은 지옥도법상 제가 잡아먹어도 되거든요. "


청의동자의 말을 들은 강림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 근데 거구귀가 산사람을 먹을정도로 죄질이 더러운 망자들을 찾기가 어려워졌다는거군. "

" 네. 맞습니다. 요 몇년간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 "

" 지옥의 문인 자네 생각은 어떤가? "

" 제 생각에는... "


청의동자는 슬픈표정으로 대답했다.


" 어딘가 잡혀갔거나...제가 아닌 어떤 존재에게 먹혔거나겠죠? "


청의동자의 대답을 들은 강림은 깊은 생각에 빠진듯 했다.


" 그래 고맙네. 하나만 더 도와줄수있나? "

" 네, 얼마든지요. "

" 1층에 쓰러져있는 화덕차사와 자네와 같이 온 지옥의 화마를 지옥으로 돌려주게. "

" 네, 알겠습니다. "


강림의 부탁이 끝나자마자 청의동자는 자신의 뒤에 있던 대문을 열었다.


" 조심하세요. "


대문 안쪽으로 흘러들어가는 바람이 미세하게 느껴지더니 이내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거센바람으로 바뀌었다. 대문은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계속 무언가를 빨아들였다.


" 저기 오는군. "


복도 끝부터 익숙한 형상이 날아오는게 보였다. 가까워지니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몸이 난도질당한 화덕차사였다. 화덕차사는 정신을 잃은 채 청의동자의 대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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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구귀 24.09.04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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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불타는 호텔 24.09.01 11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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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과율 24.08.21 21 0 17쪽
5 축경 24.08.19 23 1 17쪽
4 과거의 이야기 24.08.18 31 1 19쪽
3 닭곰탕과 악귀 +1 24.08.16 29 2 21쪽
2 공짜밥은 없다 24.08.14 33 2 17쪽
1 오누이 24.08.12 56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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