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당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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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l2536
작품등록일 :
2024.08.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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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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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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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5)

DUMMY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죽여 달라 말이죠?”


“네. 그렇게 해주실 수 있죠?”


“뭐, 그렇게 원한다면야 해주실 수 있지만···돌연사라···그것도 나쁘지 않군요.”


민도식이 죽기 전 영원당에 찾아가 그를 죽여 달라고 청하고 있었는데, 그냥 죽이는 게 아닌 증거도 무엇도 없는 원인불명의 돌연사로 죽여 달라고 하자 그 말에 주인은 영 탐탁치않은 듯 했지만 그 죽음도 나쁘지 않은 지 바로 승낙하였다.


“그런데 다른 한 명은 어찌할 생각이시죠?”


민도식이 죽으면 남게 되는 패거리 대장인 정우만을 어찌할 생각이냐고 묻자 그 물음에 민태는 씩 웃으며 말했다.


“아~그 놈도 죽일 겁니다. 다만, 기세를 완전 꺾은 다음에 처리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흐흐.”


“······”


그렇게 영원당에게 두 번째 소원을 빈 이후 민태는 어떠한 소문을 만들어 내었다.


그 소문은 바로 그 세 명에게 괴롭힘 당했던 최정원이 그들을 저주 해 하나씩 죽이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몰론 직접 했다는 증거는 없었지만 항상 일진들에게 쳐 맞고 돈까지 뜯긴 정황이 있었고 게다가 얼마 전에 죽은 민도식이 자기 안경을 부서 버린 일도 있어 다들 정원을 두려워하거나 수곤거릴 뿐이었다.


친구인 정원이 아무 근거 없는 저주 소문에 시달리고 있는 동안 민태는 교실 서랍장 근처에 서서 멍하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우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일한 친구이자 왼팔, 오른팔 역할을 했던 두 놈이 죽은 후 당당했던 그 기세가 꺾여 완전 초라해져 버린 그의 모습에 속으로 비웃으며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꼴좋다. 하기야 자기 왼팔과 오른팔이 사라졌으니···그 기세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군. 조금만 기다려···너도 곧 두 놈에게 보내 줄 테니까.’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고 초조해 하는 우만을 보며 이제 곧 눈앞에 치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멍하니 있던 우만이 무슨 일인지 고개를 들어 이쪽을 향해 쳐다보자 그걸 보며 흠칫 놀랐다.


“!?”


그러더니 다시 고개를 휙 돌리자 이쪽을 바라본 우만의 태도에 민태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뭐야? 갑자기 왜 쳐다본 거야? 깜짝 놀랄 뻔 했네.’


우만이 왜 자신이 있는 이쪽을 본 건지 모르지만 왠지 모를 찜찜함과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아무래도 불안해···좀 더 괴롭히고 싶지만 아무래도 끝내는 게 낫겠어.’


좀 더 괴롭혀 죽일 예정이었지만 자신을 봤다는 건 분명 뭔가를 눈치챈 것 같아 하루 빨리 그를 죽이기로 결심하며 대충 옷을 갈아입으며 집 밖으로 나가 영원당으로 가기로 했다.


한편, 민태가 영원당으로 가고 있을 때,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저주라···그게 진짜 사실이라면 최정원의 짓이 아니야. 그 놈이 저주를 내릴 리가 없어.”


담배를 피우며 생각을 내린 게 바로 괴롭힌 일진들에게 복수하려고 저주를 하고 있는 최정원에 관한 소문으로 그 소문의 진위가 뭔지 파악한 우만은 정원의 짓이 아니라는 걸 눈치 채고 있었다.


“···그래. 감으로 알 수 있어. 유민태···그 놈의 짓이야. 제길, 우리들한테 반항할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갑작스럽게 죽은 두 친구의 죽음이 민태랑 관련 있다는 걸 알게 된 우만은 피우고 있던 담배를 대충 던지며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어떠한 소원이든 이루어 준다는 곳이 있었지? 그래, 그곳을 찾아서 소원 한 번 빌어봐야 겠다. 그게 된다면···진짜 죽여버린다!”


민태를 죽일 것인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영원당을 찾기 위해 길가에 세워둔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달렸다.


우만이 영원당을 찾고 있다는 걸 모른 채 어느새 나타난 안개 속을 헤매며 찾고 있었다.


“헉헉···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내 앞에서 안개가 나타났다는 건 바로 나타나야 하는데···왜 바로 안 나오는 거야?”


어찌된 일인지 잘만 나오던 영원당이 나타나지 않자 민태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제길! 전에 이런 일이 없었는데 빨리 나타나야···응?”


그러다 때마침 안개 속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한참 찾았던 영원당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제야 드러난 걸 보며 얼른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


“문 열어요! 소원 빌러 왔다고요! 이봐!”


문을 두드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면서 저번에 안을 들여다 줬던 남자가 나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주, 주인장 안에 있죠?”


“네. 이런 야심한 시간에 웬일이십니까?”


밤늦은 시간에 웬일이냐고 물었지만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무작정 주인을 만나게 해 달라고 청하고 있었다.


“알 거 없고! 당장 안내해요! 얼른!”


주인을 만나 뵙고 싶다고 빨리 안내하라고 하자 남자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영원당의 손님이고 하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민태가 영원당 안에 들어간 후 바깥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오토바이 탄 학생이 트럭이랑 부딪쳤어요. 순식간이었다니까.”


도로가 주변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는데, 도로에 찌그러진 트럭과 산산조각이 난 오토바이 한 대가 있었다.


오토바이 주변에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는 한 소년이 있었고, 죽은 소년의 곁에 약간 액정이 깨졌지만 기능이 멀쩡한 폰에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봐, 방금 뭐였냐? 무슨 쾅 하는 소리가 나던데···? 무슨 일 있냐? 야! 정우만! 대답해!]


그랬다. 트럭과 부딪쳐 죽은 오토바이의 주인은 바로 정우만으로 아마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달리다 그만 달려오는 트럭과 충돌하고 만 것이었다.


그렇게 우만의 소식은 다음 날 학교에서 알려졌고, 선생님이 직접 애들에게 우만의 죽음을 얘기하고 있었다.


“어제 새벽, 정우만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 헬맷도 안 쓰고 전화하면서 몰다가 그만···평소에 주의를 줬건만···”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우만에게 주의를 줬지만 매번 듣지 않아 결국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요즘 학교 내에 이상한 소문이 도는 것 같던데···저주로 사람을 죽인다니 그런 걸로 친구를 괜히 몰아세우지 말아라. 그리고 경찰 쪽에서도 단순 사고로 규명된 일이다.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공부 하거라. 그럼.”


요즘 들려오는 저주 살인 소문 같은 거 믿지 말라고 충고하고는 나가버렸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우만의 죽음이 얼마 전에 있던 민도식의 사건과도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앉아 있는 정원을 쏘아보며 소곤거리자 아이들의 소곤거림에 참지 못하겠는지 벌떡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가 버리자 나가버린 모습에 아이들은 당황했지만 그에 비해 민태는 바라볼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하교 시간이 되자 홀로 집으로 가던 민태는 뭘 봤는지 멈칫거렸는데 그의 앞에 교실 밖으로 나갔던 정원이 자신을 기다렸는지 앞에 서 있었다.


“최정원···”


“민태야, 나랑 얘기 좀 하자.”


얘기 좀 하라고 하자 하굣길에서 멀지 않은 어느 한 사거리 골목 안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데 그래? 할 말 없으면 나 그만 가도 되지? 빨리 집에 가야 되서 말이지.”


집에 가봐야 한다며 할 말 없으면 가겠다고 하자 정원은 머뭇거리더니 겨우 입을 열어 말을 꺼냈다.


“...차라리 맞고 다닐 때가 나았어...요즘 다들 날 귀신 보듯이 피해. 저주로 내가 죽인 거라고...”


요즘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사람을 저주해 죽였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 소문 탓인지 다들 정원을 피하며 두려워했고, 심지어 다른 학교 아이들까지 무서워하고 있다고 했다.


정원의 말에 민태는 안쓰러운 척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긴 다들 너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거 알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런 소문이야 어차피 시간 지나면 사라져.”


“······”


“뭐···나도 솔직히 그런 생각 안 해 본 거 아냐.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게 약속이라도 하듯 한 명 씩 죽어 나가는 데다...그 애들한테 가장 괴롭힘을 당한 게 너니까...”


“······”


“뭐, 네가 아니라면 제3자일 수도 있겠지. 걔들이 학교 다니면서 괴롭힌 애들이 어디 한둘이겠어? 그리고 이런 말 좀 잔인하게 들릴지 몰라도...뭐, 괜찮지 않아? 솔직히 죽어도 될 녀석들이 죽은 거잖아. 저주건 천벌이건 잘됐다는 생각까지 드는데?”


그 셋이 죽은 게 잘 됐다며 호응하듯이 말했지만 정원은 아무 말이 없었다.


“아무튼 난 그만 가봐야 해서...그럼 내일 보자.”


내일 보자며 뒤돌아 가려는 순간 멍하니 듣고 있던 정원이 고개를 들어 입을 열었다.


“아니...넌 성공했어...허태윤, 민도식, 정우만...전부 네가 죽였어!”


그들을 죽였다는 말에 멈칫거리며 뒤돌아 그 말을 꺼낸 정원을 보며 말했다.


“하...! 증거 있어? 내가 그랬다는 증거 있냐고? 너도 의심 받으면 기분 나쁘다며.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지진이 일어났던 날···”


“···!”


“...그날부터 네 눈빛이 달라졌어...나처럼 그냥 당하고 있던 네가 갑자기 걔들한테 반항하고...마치 뒤에 빽이라도 생긴 것 마냥...!”


“빽이라니? 뭔 소리야?”


“영원당.”


영원당이라는 말에 움찔거리자 그 반응을 본 정원은 뒤이어 말을 이어갔다.


“...거기서 걔들 죽여 달라고 소원을 빌었지? 그곳에 갔다 온 뒤로 변했어, 너는.”


“........”


“그래, 솔직히 말할게. 사실 나도 영원당에 갔었어. 하지만 맹세코 거기서 아무런 소원도 빌지 않았어!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 목숨은 그렇게 가벼운 게 아냐...! 영원당의 주인이 왜 죽여 달라는 소원을 들어준 건지 모르지만 두 번 다시 거기에 가지 마! 소원을 빈 사람이든 걸린 사람이든 결국엔 파멸을 가져오는 곳이야!”


영원당에 간 적이 있었지만 절대 그곳에 아무런 소원도 빌지 않았고 그곳은 위험한 곳이니 두 번 다시 가지 말라며 경고하듯 소리치자 그 말에 갑자기 온 몸을 들썩거리더니 내심 웃어대는 게 아닌가?


“푸···하하하하하!”


“민태야···?”


“그래서?”


“뭐?”


“영원당에 두 번 다시 가지 말라 이 말이야? 그곳에 대해 가르쳐 준 건 바로 너였잖아.”


“그, 그건···”


“게다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뭔데?”


“네가 친구라서야···”


“!?”


“하나 밖에 없는 내 친구가 변해가는 걸 보며 내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아? 후회해. 그곳의 대한 소문이 거짓이라고 말할 걸. 그랬으면 넌···”


“친구? 친구 좋아하네.”


“?”


“얌마, 내가 이렇게 된 게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 하냐? 전부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그때 날 보고 아는 척을 하지 않았으면 나도 그 놈들에게 시달리지 않았을 거고 참지 않았을 거야. 알아?”


“미, 미안해···그, 그건···”


“하~됐어. 아무튼 학교에 와도 서로 아는 척 하지 말자, 알겠지? 친구로서 말이지. 아, 너도 꼬우면 다시 그곳에 가서 날 죽여 달라고 소원이라도 빌던지.”


“······”


두 번 다시 아는 척 하지 말하곤 뒤돌아 가 버리자 홀연히 가 버린 민태의 뒷모습을 보며 정원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집으로 돌아온 민태는 편히 쉬지 못했는데 아까 전 헤어진 정원의 일 때문이었다.


“정원이 녀석이 영원당에 찾아갔었다고? 그 자식 어떻게 찾아간 거야?”


영원당에 어떻게 갔는지 모르지만 그곳에 아무런 소원을 빌지 않았다는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고, 사실 소원을 빌었는데 아무것도 빌지 않았다며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었다.


“제길···안 되겠어. 그 놈이 진짜 소원을 빌기 전에 먼저 해야겠어.”


영원당의 존재를 자신 말고도 정원이까지 안 이상 만약 앙심을 품고 자신을 죽여 달라는 소원을 빌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얼른 옷을 입고 가려고 했다.


“읏.”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몸이 비틀거리자 갑작스런 휘청거림에 민태는 적잖게 당황하였다.


“왜 이러지? 이럴 때가 아니지.”


혹시 몸이 안 좋아졌나 생각해 쉬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기에 얼른 영원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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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당에 어서 오세요.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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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3화 묘성아(猫聲兒)(4) NEW 1시간 전 1 0 11쪽
20 제3화 묘성아(猫聲兒)(3) 24.09.19 4 0 7쪽
19 제3화 묘성아(猫聲兒)(2) 24.09.13 5 0 12쪽
18 제3화 묘성아(猫聲兒)(1) 24.09.11 5 0 9쪽
17 제2화 2등의 우울(10) 完 24.09.09 6 0 17쪽
16 제2화 2등의 우울(9) 24.09.06 7 0 11쪽
15 제2화 2등의 우울(8) 24.09.04 7 0 9쪽
14 제2화 2등의 우울(7) 24.09.02 8 0 12쪽
13 제2화 2등의 우울(6) 24.08.30 8 0 10쪽
12 제2화 2등의 우울(5) 24.08.28 9 0 13쪽
11 제2화 2등의 우울(4) 24.08.26 8 0 11쪽
10 제2화 2등의 우울(3) 24.08.21 10 0 13쪽
9 제2화 2등의 우울(2) 24.08.19 11 0 8쪽
8 제2화 2등의 우울(1) 24.08.16 11 0 10쪽
7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7) 完 24.08.14 12 0 9쪽
6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6) 24.08.14 9 0 14쪽
»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5) 24.08.14 11 0 13쪽
4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4) 24.08.14 9 0 14쪽
3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3) 24.08.13 10 0 13쪽
2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2) 24.08.13 9 0 15쪽
1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1) 24.08.13 1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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