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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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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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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16 쿠데타(7)

DUMMY

헌병차감 박지호 대령은 한강 다리에서 길을 막은 트럭 위에서 무심한 표정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15분 정도 지나자 저 멀리서 차량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해병대가 오고 있었다.

다가오던 해병대 차량이 거리를 두고 멈추더니 차에서 내린 남자가 트럭 앞으로 걸어오자 소리쳤다.


“정지! 소속을 밝혀라.”

“난 해병대 오중근 중령이오. 귀관은 누구시오?”

“난 육군본부 헌병차감 박지호 대령이오.”

“길은 왜 막은 것이오?”


박지호 대령은 공수부대가 거의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기에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해병대가 왜 야밤에 서울로 진입하려는 것이오?”

“우린 훈련차 출동이오.”

“우린 보고 받은 바 없소. 부대로 복귀하시오.”

“우린 돌아갈 수가 없소이다. 어서 트럭을 치우시오.”

“다시 한번 말하겠소. 부대로 복귀하시오.”

“우린 명령을 받은 대로 따를 뿐이오. 어서 비키시오.”

“당신들은 누구의 명령을 받는단 말이오?”

“우리는 해병 사령관과 여단장의 명령을 받은 것이오.”

“총리와 국방장관의 명령은 부대로 복귀하라는 것이오.

당신들은 대한민국 군인이 아니오? 대한민국의 최고 수장인 총리와 국방장관의 명령에 따라야 하지 않겠소?

다시 말하지만, 부대로 복귀하라는 명령이오.”

“그럴 수 없소이다. 우린 앞으로 나갈 것이오. 만약 막는다면 어쩔 수 없이 무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소이다.”

“당신들의 쿠데타는 이미 실패했소.

무의미한 저항을 하지 마시오. 박종회와 쿠데타 주동 세력들은 이미 헌병대에 전원 체포되었소.

그러니 이만 포기하고 돌아가시오.”

“순진하게 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소? 길을 비키지 않는다면 우린 진짜로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소이다.

보아하니 병력도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그 인원으로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오? 괜한 희생을 감수하지 말기 바라오.

길 만 비켜주면 우린 평화적으로 갈 것이오.”


박지호 대령은 최대한 총격전은 피하고 싶었는데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을 보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멀리서 공수부대로 보이는 차량 불빛이 보이는 것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믿고 싶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내가 직접 6관구 사령부로 출동하여 체포한 것이오.

나도 무의미한 희생을 바라지 않는 바이지만 복귀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우리도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소.

불필요한 희생을 막는 것이 어떻겠소? 마지막 경고요. 부대로 복귀하시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봅시다.”


한마디 말을 하고 뒤로 돌아가는 해병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쩔 수 없이 총격전을 벌여야 하나? 고민이었다. 이제 곧 공수부대까지 도착하면 그때는 생각이 달라지려나?

일단은 경고 사격을 하여 공수부대에 이곳의 상황이 긴박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대기하고 있던 헌병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헌병들의 경고 사격이 이어졌다.




뒤로 돌아선 해병대 오중근 중령은 여단장 김용근 준장이 탄 지프 앞으로 걸어갔다.


“뭐래?”

“부대로 복귀하라고 합니다. 비킬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김용근 준장이 저 앞에 가로막고 있는 트럭을 근심 어린 얼굴을 한 채 바라보았다.


“돌파할 수 있겠어?”

“병력이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이 트럭이 길 양쪽을 막고 있고 헌병들이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어 강제로 돌파하면 피해가 클 것 같습니다.”

“우리 트럭으로 들이박으면 어떨 것 같아?”

“한두대라면 돌파할 수 있겠지만 얼추 보니 8대 정도 되기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제 생각으로는.....”


“탕. 타당탕, 타당탕.”


말을 하는 도중에 총소리가 들리자 말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뭐야? 말도 없이 갑자기 공격하는 거야?”

“공격은 아니고 경고 사격 같습니다.”

“우리도 즉시 공격을 해.”

“우린 다리 안에 있기에 병력 우위의 이점을 살릴 수 없어 실제 전투가 벌어지면 우리 피해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공격보다는 우리도 경고 사격을 하며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부대원들 사기가 떨어질 테니 우리도 즉시 경고 사격을 하도록.”

“알겠습니다.”


곧이어 해병대에서도 경고 사격을 하기 시작하였다.


“탕. 탕. 타당탕, 타당탕.”


순식간에 헌병대와 해병대 간에 총격전이 아닌 경고 사격이 벌어졌다.




지프를 타고 가던 공수단장 최홍기 대령은 갑자기 총소리가 들려오자 마음이 급해졌다. 한강 다리가 바로 코앞인데 조금만 더 참지.

부관에게 소리쳤다.


“전속력으로.”



빠르게 한강 다리 입구로 달려온 공수부대원들은 차에서 내려 자신들이 타고 온 트럭을 방패 삼아 대열을 정리하기 시작하였고 공수단장 최홍기 대령은 앞쪽의 해병대 후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대대장 박현중 중령이 말하였다.


“단장님! 실제 전투를 하는 게 아니라 서로 경고 사격만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합니까?”


공수단장 최홍기 대령은 경고 사격을 하기보다는 조준 사격을 하여 해병대를 때려잡고 싶었지만, 각하께서 유혈 사태를 최대한 막으라는 지시에 멈칫거렸다.


“우리도 경고 사격으로 시작하고 만약 반항하면 그땐 조준 사격으로 해.”

“알겠습니다.”


곧이어 공수부대원들의 경고 사격이 시작되었다.


“탕. 탕. 타당탕, 타당탕.”



한창 경고 사격을 하고 있던 해병대는 갑자기 자신들의 뒤쪽에서 총소리가 들리자 당황하기 시작하였다.


“대대장! 뒤쪽에서 나는 총소리는 뭐야?”


해병대 오중근 중령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뒤를 돌아보는데 중대장이 급하게 뛰어왔다.


“대대장님! 후미에 공수부대원들이 한강 다리 입구를 막았습니다.”

“뭐라고? 공수부대가 왜 나타난 거야?”

“진압군으로 온 것 같습니다.”

“뭐야? 그럼 우리가 포위되었다는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포위되었다는 말에 해병대 오중근 중령은 이미 끝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방이 뚫린 지대에서도 포위되면 치명적인데 이건 오도 가도 못하는 다리 위에서 포위되었다는 것은 절망 그 자체였다.

갈 곳도 없고 강으로 뛰어들어도 죽음뿐이었다.

여단장을 바라보았다. 여단장도 같은 생각인지 얼굴이 굳어져 아무 말이 없었다.


“각하! 어떻게 합니까?”




헌병차감 박지호 대령은 공수부대가 도착하여 지원 경고 사격을 하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해병대는 이제 독 안에 든 쥐 신세였다.

큰소리로 외쳤다.


“사격 중지.”


헌병들의 총소리가 멈추자 해병대에서도 총소리가 멈추었고 곧이어 공수부대에서도 총소리가 멈췄다.

확성기를 든 박지호 대령이 큰소리로 외쳤다.


“너희들은 포위되었고 쿠데타는 실패했다. 쿠데타 주동자인 박종회 소장과 추종 세력들은 이미 체포되었다.

더 이상의 반항은 무의미하다. 총을 버리고 항복하라.

해병대원 여러분들은 본인들이 왜 이곳에 온 지도 이유도 모른 채 있을 겁니다.

이는 해병 여단장 김용근 준장과 일부 영관급 장교들이 일으킨 쿠데타에 여러분들이 이용당한 것이며 투항하지 않고 계속 저항할 경우 이곳에서 개죽음을 당해 영원히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또 해병대원 여러분의 가족들은 역적의 가족이라는 오명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투항하고 부대로 복귀한다면 여러분들은 김용근 준장과 일부 영관급 장교들에 이용당한 것이기에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해병대원 장병들은 이유 없이, 명분 없이, 정당성 없이 쿠데타에 이용당해 개죽음당하기를 원치 않을 겁니다.

해병대원 장병 여러분! 여기서 억울하게 개죽음을 당하겠습니까? 아니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해병대원으로 영원히 남아 있기를 원하십니까?

해병대원 장병 여러분! 모두 총을 버리고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린 채 후미에 공수부대원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나가십시오.

여러분들이 살길은 그것뿐입니다.

김용근 여단장과 일부 영관급 장교들에게 말합니다.

여러분들의 쿠데타는 실패했고 당신들이 진정한 지휘관이라면 당신 들을 믿고 따르던 부하들의 무의미한 희생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투항하십시오.”


박지호 대령의 말이 끝나자 해병대 진영은 술렁이기 시작하며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한 해병대 병장이 옆에 있는 상사를 바라보았다.


“김 상사님! 우리가 쿠데타군으로 동원된 것이 맞습니까? 훈련 참가하는 것이 맞습니까?”


김 상사는 갑자기 부대에 비상이 걸리고 실탄을 지급받아 오밤중에 출동하는 것을 보고 두 가지 중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쿠데타군 아니면 진압군. 진압군이기를 바랐지만 결국은 쿠데타군이었다.

솔직히 쿠데타가 성공한다고 해도 장교들에게는 엄청난 보상이 따르겠지만 하사관이나 장병들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없었다.

여기서 저항해봤자 개죽음뿐이었고 불명예를 안고 죽기는 싫었다.


“쿠데타인 것 같다.”

“저 두 달 후면 제대입니다. 제가 왜 저의 의지에 상관없이 쿠데타를 하다가 개죽음을 당해야 합니까?

저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떳떳한 아들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부끄러운 아들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투항하겠습니다.”


병장의 말에 옆에 있던 해병대원들도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상사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실패한 쿠데타이고 쿠데타를 계획한 장교들만 처벌받을 텐데 자신이 왜 이유 없는 희생을 해야만 할까?

집에서 기다리는 마누라와 자식들이 눈에 아른거렸다.


“그래. 우리는 살자.”


상사가 총을 버리자 병장도 총을 버렸다.

그러자 그걸 본 중대장이 다가와 권총을 상사에게 겨누었다.


“김 상사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중대장님 이미 쿠데타는 실패했습니다.

부하들의 희생은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대원들을 무사히 부모님에게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우리들이 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야? 저들의 말에 속아서는 안 돼. 아직 확인된 것이 아무것도 없단 말이야.

어서 총을 들어. 안 그러면 즉결 처형을 할 수밖에 없어.”


그러자 옆에 있던 해병대원들의 총이 중대장에게 향하였다.


“중대장님! 쿠데타에 우리들을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개죽음당하고 싶으면 중대장님이나 죽으십시오. 우리에게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지금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다면 죽음을 무릅쓰고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하겠지만 이건 아닙니다.”


다른 해병대원이 중대장에게 달려들어 권총을 빼앗았다.


“진정한 중대장이라면 부하들의 생명을 귀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가겠습니다.”


해병대원이 총을 버리고 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중대장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총을 들어 저놈들을 쏠까도 생각해봤지만 부질없는 짓이라는 생각에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 끝이 났다.



“각하! 일부 병사들이 총을 버리고 투항하고 있고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합니까?”


오중근 중령의 말에 김용근 여단장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미 사기는 꺾였고 쿠데타는 실패했다. 비록 쿠데타를 했지만, 자신을 믿고 따라 준 부하들의 무의미한 희생은 바라지 않았다.


“김 중령! 가서 항복한다고 전해.”

“네? 이대로 항복합니까?”

“부하들을 다 죽일 셈이야? 혁명은 실패했으니 책임은 우리가 져야지.”


고개를 푹 숙이는 오중근 중령이었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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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516 쿠데타(6) +16 24.09.21 4,115 158 12쪽
33 516 쿠데타(5) +17 24.09.20 4,149 153 10쪽
32 516 쿠데타(4) +18 24.09.19 4,219 137 11쪽
31 516 쿠데타(3) +12 24.09.18 4,170 138 11쪽
30 516 쿠데타(2) +15 24.09.17 4,159 121 10쪽
29 516 쿠데타(1) +14 24.09.16 4,194 117 10쪽
28 다가오는 419 일주년 +9 24.09.15 4,044 123 11쪽
27 쿠데타 모의 +16 24.09.14 4,109 120 12쪽
26 한미경제 협정 +21 24.09.13 4,253 122 11쪽
25 참모총장 교체 시도 +9 24.09.12 4,376 127 11쪽
24 새로운 조력자 오상현 중령 +11 24.09.11 4,324 127 10쪽
23 16인 하극상 사건 +8 24.09.10 4,449 134 12쪽
22 충무장 결의 +13 24.09.09 4,537 115 10쪽
21 사식이 삼촌의 제안 +16 24.09.08 4,495 110 11쪽
20 육군 주요 지휘관 회의 +10 24.09.07 4,586 134 11쪽
19 육사 8기생 +13 24.09.06 4,659 119 10쪽
18 송유찬의 무리수 +7 24.09.05 4,641 118 11쪽
17 1군 사령관 취임 +11 24.09.04 4,843 123 10쪽
16 419 혁명(7) +11 24.09.03 4,765 118 12쪽
15 419 혁명(6) +15 24.09.02 4,720 116 10쪽
14 419 혁명(5) +14 24.09.01 4,748 114 11쪽
13 419 혁명(4) +12 24.08.31 4,728 115 11쪽
12 419 혁명(3) +7 24.08.30 4,768 121 10쪽
11 419 혁명(2) +8 24.08.29 4,827 98 11쪽
10 419 혁명(1) +4 24.08.28 5,000 108 11쪽
9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7 24.08.27 4,840 114 11쪽
8 하늘이 날 돕나? +8 24.08.26 4,887 113 10쪽
7 생각지도 못한 월척 +7 24.08.25 5,009 1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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