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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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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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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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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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35. 결전의 날 (2)

DUMMY

인천 송도 유흥가에 다다르자, 네온사인이 번쩍거렸다.

그중 우리의 목적지는 한 눈에 봐도 가장 위용을 자랑하는 ‘포세이돈’ 룸 클럽이었다.


우선 나는 건물에서 조금 멀찍이 스타렉스를 주차했다.

건물 바로 앞에 세워 두면 형사들이 왔다는 걸 들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외형은 사제 스타렉스와 같지만, 알 만한 놈들은 알고 있을 거다.

이 차가 형사들이 타고 온 차라는 걸···


잠시 후, 나는 강력 1팀의 팀원들과 함께 차에서 내려 건물 앞에 섰다.

입구에서 바라본 포세이돈 룸 클럽은 그 규모가 상당했다.

건물은 지하에 포세이돈 룸 클럽이, 위로는 포세이돈 마사지와 포세이돈 호텔로 구성되어 있었다.


건물 하나에서 온갖 유흥이 가능한 곳으로, 만약 그리스 신이 강림한다 해도 부족하지 않을 듯한 고풍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뭔 클럽을 휘황찬란하게도 지어 놨네.”


반석지구대 주변에 있는 싸구려 주점과 달리, 딱 봐도 돈 좀 있어야 갈 수 있는 곳처럼 보였다.


한편 번쩍이는 룸을 보자, 내 옆에 있는 이재민이 혀로 입술을 연신 핥아 대고 있었다.

황재수 체포보다는 이곳에서 여자와 함께 술 마시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지하 계단을 통해 내려가려고 하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덩치들이 두 명씩 올라오는 중이었다.

총 네 명의 사내들이 입구를 막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이곳에 놀러 온 건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그렇다고 관리하는 놈도 아닌 듯했다.


“황재수, 저 새끼 하고 계속 여기 있어야 합니까? 태광 형님만 아니면!”

“그러니까! 도대체 우리가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 거냐?”


저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보아, 안에 황재수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저기··· 길 좀 비켜 줄래요?”


김덕수 팀장이 그들 앞에 서자, 사내들이 언짢은 표정으로 노려봤다.


“그쪽은 뭐요?”

“아··· 여기 내려가려는데 앞에서 막고 계셔서요.”


190cm가 넘는 김덕수는 덩치들 사이에서도 전혀 꿇리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사내들은 자리를 비키지 않고, 김덕수부터 뒤에 있는 나를 포함해 모두를 훑어보더니, 피식, 비웃으며 담배 연기를 뿜어 댔다.


“니들··· 여기 손님으로 온 거 아니지?”


움찔.


싸움 좀 해 본 깡패라 그런가?

제법 눈치가 있는 편이다.

그나저나 황재수를 만나기 전까지는 가능하면 작은 충돌이라도 피하려고 했는데.

이러면 서로 피곤해지잖아.


때마침, 내 머릿속에서 이 상황을 손쉽게 벗어나는데 딱 제격인 놈이 생각났다.


“저기 재민 선배···.”


나는 긴장한 채로 서 있는 이재민에게 다가가 그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그러자 그의 뱀 눈꼬리가 휘어지고는, 나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까지 했다.


“이 짜식, 네가 드디어 선배를 알아보는구나! 그래,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아, 그냥 도움받지 말까···.”

“하하, 나만 믿어, 응? 나만 믿으라고. 이런 건 내가 전문이니까.”


이재민은 내 등을 탁탁 치더니 가슴을 쫙 펴고 사내들을 향해 걸어갔다.

당당히 걷는 그의 뒷모습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저 쓰레기 같은 놈을 믿어도 되나 싶었던 탓이다.


“하핫! 형님들, 혹시 여기 직원이에요?”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러자 이재민이 음흉한 표정으로 새끼손가락을 올린다.


“실은 우리 회사 사람들끼리 오늘 분 냄새 좀 맡고 싶어서 왔는데. 여기 아가씨들 어때요?”

“크하하하하.”


이재민의 너스레 한 방에 그들은 호탕하게도 웃어 젖혔다.

어쭈, 같이 맞담배까지?

니들 아주 죽이 잘 맞는 구나.

그런데 저 자식 이런 곳에 한두 번 가 본 솜씨가 아닌데.


“아, 그런 거였어? 그럼 빨리 말을 했어야지. 어서 들어가. 내가 주인은 아니지만, 여기 애들 아주 괜찮으니까.”

“캬~ 내 역시 그럴 줄 알았다니까? 오늘은 여기서 찐한 밤을 보내야겠네. 들었죠? 형님들, 빨리 들어가시죠!”

“근데 이런 데서 놀게 생기진 않았는데? 특히 저 고릴라같이 생긴 양반 말이야. 푸흐흐.”


고릴라라니···.

그건 김덕수가 가장 혐오하는 말이었다.


‘너 인마, 지금 실수한 거야.’


아니나 다를까, 김덕수의 얼굴이 딱딱해지자, 부팀장 문상규가 얼른 팔을 잡았다.

지금은 참으라는 뜻.

역시 최고참답게 연륜이 느껴지는 현명한 행동이었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문상규를 본 김덕수는 간신히 화를 참아 냈다.

그리고 말없이 그들을 막 지나칠 때였다.


“잠깐!”


조금 전 그 사내가 이번에는 강한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가만있어 봐···. 너 내가 전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거기 가만히 있어 봐.”


놈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강한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씨발. 어디서 봤나 했더니··· 야, 니들 짭새지?”


그 순간 이곳에 살벌한 침묵이 흘렀다.

정적이 흐르는 와중 지하에서 올라오는 음악 소리가 더욱 강하게 내 귀를 때렸다.


가급적이면 별일 없이 지나가고 싶었는데, 결국 피해 갈 수가 없구나.

나는 머릿속에서 빠르게 앞에 사내들을 어떻게 할지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걸 눈치챈, 이재민은 백스텝으로 팀원들 사이로 쏙 피신했다.


“쳇, 좀 쉽게 가나 했는데 날 아는구나? 그럼 더 숨길 것도 없겠네. 우리 오늘 여기 일하러 왔어.”


강한진은 결국 자신이 형사라는 걸 밝혔다.

그러자 사내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돌변했다.


나는 간만에 한진 형님이 선빵을 날리는 걸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묵묵히 지켜보기로 했다.


그 순간, 거대한 뭔가가 휙 하고 나가며, 빡! 소리와 함께 사내 하나가 나가 떨어졌다.


“꾸웩!”


아쉽게도 선빵을 내지른 건 다름 아닌, 김덕수 팀장이었다.


“깡패 새끼들이, 누구 보고 고릴라라는 거야!”


‘설마 계속 그걸 신경 쓰고 있었을 줄이야···.’


아무튼 190cm가 넘는 신장에서 나오는 힘에 사내 하나가 쓰러지자, 안쪽으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임 형사랑 차 형사 먼저 들어가!”

“넵!”


팀장의 명령에 발 빠른 임인수가 먼저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나도 재빨리 그 뒤를 따라갔다.


***


한편, 포세이돈 룸 클럽에 있던 황재수는 술에 떡이 되어 있었다.


렌터카 사업으로 돈 좀 벌 생각에 오태광에게 붙었는데, 어디서부터 일이 잘못된 건지.

자기 패거리는 물론 친동생마저 경찰서 유치장에 있다.


심지어 경찰까지 칼로 찔렀으니, 당장이라도 자신을 잡으러 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여간해서는 맨정신으로는 버티기 힘들었다.


정왕동에 있는 301호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오태광이 얌전히 있으라고 했지만, 어디 그게 쉬울까.

처음 사람을 칼로 찔러 본 황재수는 술 없이 밤을 넘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곳 포세이돈 룸 클럽은 그가 자주 다니던 단골 술집이었다.

그런데 술을 마셔도 흥이 나기는커녕 심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양옆에 여자 도우미를 두 명이나 끼고 있는데도 즐겁지가 않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저 앞에 서 있는 검은 정장 입은 사내들 때문이다.


오태광 부하들이었는데, 경호란 명목으로 자신을 따라다니며 지켜보는 게, 황재수는 마치 감시를 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저들 중에는 얼마 전에 모텔 골목에서 차를 운전했던 놈도 있었다.

그때 더 빠르게 운전했다면 동생이 잡히지 않았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자, 황재수는 괜스레 약이 바짝 오르는 듯했다.


“야! 술맛 떨어지니까, 좀 나가라고!”

“죄송합니다. 태광 형님 지시라,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황재수 씨, 지키라고 해서요.”


그의 호통에도 사내들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정중한 태도로 답을 했다.


“사고 안 칠 테니까, 나가라고 새끼들아! 눈치 보여서 편하게 놀 수 없잖아! 니들 프라이버시 몰라? 프라이버시!”


황재수는 버럭 소리치며 유리잔을 집어 던졌다.


콰작!


그럼에도 사내들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일관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황재수를 더 화나게 만든 건지, 황재수는 다시 테이블 위에 있던 유리잔을 집어 들었다.

황재수가 재차 유리잔을 던지려고 하자, 옆에 앉은 여자가 팔을 잡고 말린다.


“에이, 오빠~ 무섭게 왜 그래. 그러지 말고 오빠가 좀 참아.”


그 순간 황재수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유리잔을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퍼억!


황재수는 유리잔을 여자의 이마에다 내리쳤다.

여자는 힘없이 쓰러졌고, 상처 난 이마에서 시뻘건 피가 튀어 올랐다.


피가 쓰러진 자신의 얼굴로 흘러내리자,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으며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이 썅년이! 감히! 너도 날 무시해?”


이번에는 맥주병을 그녀의 머리에 내리쳤다.


콰직!


여전히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황재수는 남은 맥주병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워낙 멀리 있어 손에 닿지 않자, 이제는 각이 진 양주병을 손에 들었다.


곧이어 황재수는 여자의 머리칼을 움켜잡고 들어 올렸다.


“썅년아, 너 내가 우스워? 어!”


여자는 양주병을 든 황재수를 보더니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공포심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우습냐고! 빨리 대답 안 해?”


그녀는 두 손을 싹싹 비벼 대며 애원했다.


“오빠! 죄, 죄송해요. 제, 제발 살려 주세요!”

“닥쳐! 누가 네 오빠야!”


황재수는 다시 고함을 내지르며 양주병을 여자의 머리에다 내리쳤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여자는 뒤로 넘어갔고, 정신을 잃은 듯 눈을 까뒤집은 채 몸을 경련했다.


“꺄아아아!”


옆에 있던 다른 여자는 놀라서 소리치며 룸을 뛰쳐나갔다.


이성을 잃은 황재수는 들고 있던 양주병으로 또다시 여자의 머리를 내리치려 했다.


여자는 이미 실신했는지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다.

진득한 피가 잔뜩 묻은 머리칼에 얼굴의 반이 가려졌다.


그러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던 오태광의 부하가 움직이더니 황재수를 말렸다.


“그만하시죠!”

“놔! 안 놔?”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거지 같은 것들, 돈 벌게 해 줬더니 어딜 기어올라? 형님 어디 있어? 어? 오태광 어디 있냐고!”


짝!


사내가 황재수의 뺨을 후려쳤다.


“씨발, 개새끼야! 태광 형님만 아니면 넌 오늘 내 손에 죽었어. 똥오줌도 못 가리는 게 어디서 나대, 나대긴!”

“뭐, 인마···?”


짝! 짝!


그는 또다시 황재수의 뺨을 때리고 경고하듯 말했다.


“정신 차리고, 빨리 여자나 일으키라고!”


그제야 황재수는 여자에게 시선을 옮겼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의 머리에서 계속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황재수는 자신의 두 손에도 피가 묻을 걸 보더니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아니, 여긴 대체 룸이 몇 개야!”


나는 룸 하나하나 거침없이 열어젖혔다.


“혀, 형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그런 나를 따라다니며 웨이터가 말렸지만, 지금 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할 틈이 없었다.


홱!


“미안합니다.”


홱!


“여기도 아니네?”


홱!


“죄송!”


홱!


“이야, 화끈하게 노시네! 파이팅입니다!”


이제 남은 건 저기 끝에 있는 특실이었다.

나와 임인수는 넌지시 눈빛을 교환하고 특실 앞으로 향했다.


그 순간 저절로 문이 열리며, 안에서 여자 도우미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왔다.


“사, 살려 주세요!”


여자는 혼비백산한 얼굴로 이쪽을 향해 뛰어오다,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달려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무슨 일이죠?”

“저기, 저 안에서 어떤 남자가 사람을 죽이려고 해요···.”


나와 임인수는 여자가 손으로 가리키는 특실을 바라봤다.

그곳을 향해 걸어가, 문을 열어젖히자, 여자 도우미를 업고 있는 사내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놈들이 업고 있는 여자를 보았다.


축 늘어진 몸.

축 늘어진 머리.

머리끝을 타고 떨어지는 피.


이번에는 룸 안으로 시선을 옮겼다.

저 끝에 앉은 황재수에게 묻은 피와 바닥에 나뒹구는 깨진 유리병들이 그간의 상황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 순간 저절로 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나는 꽉 다문 입을 억지로 벌리며 말했다.


“이 개 같은 새끼들이, 정도껏 해야지.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니들 뭐야? 저리 안 비··· 커헙!”


쩌억!


나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내의 주둥이에 내 주먹을 처박았다.

이빨이 으스러지는 느낌이 생생히 주먹으로 전달되었다.


우당탕탕!


사내가 넘어가며, 노래방 기계에 부딪혀, 마이크까지 굴러 떨어졌다.

그러자 ‘삐’ 하는 소음이 특실 안을 가득 채웠다.


그때 여자를 업고 있던 사내가 겁먹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손가락으로 여자를 가리켰다.


“여자, 거기 내려놔.”


나지막하지만 강한 어조에 기죽은 그가 여자를 소파에 눕혔다.

그리고 곧바로 내 주먹이 그의 안면부에 수없이 꽂혔다.

이렇게 화가 난 적은 과거로 오고 처음이었다.


“끄어어어.”


사내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이제 남은 건 저 앞에 앉아 있는 황재수였다.


여자의 헝클어진 머리를 넘기자, 가려진 얼굴이 드러났는데 다행히 숨은 붙어 있었다.


내 여동생과 비슷한 나이.

혹은 그보다 조금 어려 보이기도 했다.


여기서 일하게 된 이유는 모르지만, 이곳에서 웃음 판다고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내가 황재수를 다시 보고 있을 때, 또 다른 두 사내가 특실로 들이닥쳤다.


“뭔데! 너희 어디 애들이야!”


나는 문 앞에 버티고 있는 임인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임 형사님, 그쪽은 부탁드립니다.”


임인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룸을 나가더니 문을 닫아 버렸다.


“응? 넌 또 누구야!”


술 때문인지, 황재수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누구냐고 씨발! 딸꾹!”

“어이, 황재수. 나 기억 안 나?”


이름을 부르자, 그는 눈을 더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


“네가 누군데 그래? 나는 너 처음 보는데?”

“흐음, 나를 처음 본다고?”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르는 모양이네.

그럼 알려 줘야지.

모텔 골목에서 네놈이 오줌 지리도록 겁먹었던 그 날을 떠올리도록···.


탁, 탁, 탁.


나는 기다란 테이블 위로 튀어 올라 단숨에 황재수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가고는, 그의 머리칼을 움켜잡았다.


“모르겠으면 똑바로 봐, 이 씨발 놈아. 이래도 기억이 안 나?”


이제야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본 황재수.

게슴츠레하던 놈의 눈동자가 일순 동그랗게 되었다.

그것도 잠시 그는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와들와들 떨기 시작했다.

술에 취해도 그때 그 공포심은 잊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이제 기억난 거야?”

“으으, 네가 여긴 어떻게···.”

“그건 알 거 없고. 넌 이제 그냥 죽었다고 생각해라.”


나는 말이 끝나자마자, 놈의 얼굴에 주먹을 내질렀다.

한 방에 그가 쓴 안경이 10시 방향으로 날아가고, 녀석은 충격에 뒤통수를 벽에 부딪혔다.


“아흑!”


그 뒤에도 놈을 향한 내 주먹질은 계속됐다.

놈이 자꾸 뒤로 벗어나려 하자, 한 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아 단단히 고정하고 몇 대 더 날려 주었다.


“꺼어어억.”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푹 숙인 황재수의 코와 입에서 찐득하게 덩어리진 피가 흘러내렸다.


그런 황재수의 턱수염을 잡고 고개를 치켜올렸다.


“내가 말했지? 너 끝까지 따라간다고. 이렇게 다시 만나니까 반갑네. 그러니까 평소에 착하게 살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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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결전의 날 (2) 24.09.14 104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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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리벤지 포르노 (2) 24.08.24 226 1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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