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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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훗
작품등록일 :
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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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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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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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4. 리벤지 포르노 (2)

DUMMY

왼쪽 눈을 제대로 맞은 노랑머리 사내는 정신을 못 차렸다.


“아악! 내 눈!”


나는 그의 머리채를 다시 움켜쥐고 말했다.


“넌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눈 주위에 있는 뼈가 아주 약하단 말이야. 톡 건드려도 잘 부러지거든. 이런 걸 안와 골절이라고 하는데, 딱 보니까 지금 네놈 상태가 그렇게 된 것 같네?”


내가 웃으며 말하는 게 무서웠던 것일까, 아니면 눈에서 느껴지는 고통 때문이었을까?

사내가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세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이, 이거 안 놔? 아아아악!”


이러면 더 세게 잡을 수밖에 없지.

나는 머리채를 붙잡은 손에 힘을 주고 뒤로 홱 잡아당겼다.


“헉!”


소리와 함께 놈의 머리가 90도 뒤로 젖혀졌다.


“아악! 내 목! 목 꺾였잖아~ 아프다고!”

“하. 이 자식, 엄청 시끄럽네.”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녀석을 애써 무시하고 고개를 돌려 거실 쪽을 보니 두 놈이 더 있었다.

팔과 등, 가슴에 문신이 가득한 비곗덩어리들.


나는 그들에게 경고하듯이 말했다.


“지금 이놈 체포하러 왔거든? 그러니까 그대로 가만히 있어. 건드리면 공무 집행 방해야!”


그러자 그들은 기죽은 채로 어쩔 줄 몰라 하며 머뭇거렸다.


“뭐 해! 이 돼지 새끼들아, 그냥 보고만 있을 거야? 니들도 나랑 할 거 다 했잖아! 가만있으면 우리 다 뒈지는 거야!”


악에 받친 사내의 외침에 그들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역시, 쉽게 끝낼 수는 없나 보다.


근데 사실 나도 이런 방식을 아주 좋아하거든.


나는 사내를 붙들고 집어 던지듯이 그들에게 밀어붙였다.


“으아악!”


남자는 내 힘에 밀려 주춤대며 뒤로 물러나다가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며 돼지들과 부닥쳤다.


쿠당탕.


분명히 말하건대, 공중에서 몇 걸음 정도는 에어 워크도 한 것 같았다.


“저놈이랑 같이 영상 돌려본 친구들이 너희들이구나?”

“아이, 씨! 존나 아프네. 야! 저기 저 년, 놈들 잡으라고! 저 짭새 새끼들!”


멍텅구리같이 있다, 사내의 말에 다시 달려드는 덩어리들.


뭐지, 0.5배속으로 오는 건가?

느려도 너무 느리잖아.


퍼억!


뒤뚱대고 달려온 한 놈이 내 볼에 생채기를 냈다.

한 대 정도는 맞아 줄 생각이었기에 일부러 피하지 않았는데, 폼은 엉성해도 체중이 실려서 그런지 꽤 아팠다.


“방금 나 쳤지? 축하해, 이제 니들도 공무 집행 방해로 처벌 대상이야. 일단 좀 맞고 시작하자!”


말을 마치자마자 나는 앞서 있는 거구의 덩어리에게 달려든 뒤, 양손으로 허리춤을 단단히 잡고 밀어붙여 바닥에 넘어뜨렸다.

그러자 녀석의 비곗살이 바닥에 부딪히며, 철퍼덕 소리를 냈다.


“소리 한번 찰지네. 그런데 운동 좀 해라. 덩치에 비해 하체가 너무 부실하잖아.”


퍽! 퍽!


그렇게 놈은 내 무자비한 분노를 고스란히 얼굴로 받아 내야 했다.

뭐, 달리 생각하면 김예지의 분노를 대신 쏟아 내 준 거라고 봐도 되겠지.


“끄으으으.”


그런데 마지막 한 대를 날리려는 찰나, 구렁이 같은 팔뚝이 내 목을 휘감았다.

남은 한 놈이 뒤에서 목을 조른 것이었다.


“이 개새끼가? 곱게는 안 당하겠다 이거냐!”


별 거 아니라는 듯 말하긴 했지만, 이대로 계속 목을 졸리면 좀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목을 조르는 놈의 오른팔과 왼쪽 어깨 소매를 꽉 붙들고, 상체를 확 숙여 앞으로 힘껏 넘겨 버렸다.


철퍼덕!


이번에도 역시 찰진 소리가 들렸고, 놈은 내 앞에 누워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민지, 뒤처리 정도는 네게 맡겨도 되지?”

“오케이!”


민지가 한 명은 오른손, 다른 한 명은 왼손에 각각 수갑을 채웠다.

문득 살 때문에 수갑을 못 채우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다행히 별 무리 없이 채운 모양이었다.

덩치에 비해 손목이 얇은 게 아이러니했다.


“하긴 하체도 부실했는데 손목이라고 다르겠어?”


아무튼 나란히 수갑 찬 걸 보니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다.


방해꾼이 전부 사라졌으니, 이제 남은 건 노랑머리 사내 혼자였다.

그는 긴장한 표정으로 휘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뻔하지 뭐. 무기를 찾나 보네.’


그러나 쓸 만한 무기는 없었는지, 사내는 여전히 맨손이었다.

나는 그를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이제는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거기 너, 허튼수작 부릴 생각 말고 빨리 이리 와.”

“히이익!”


놈이 노란 머리칼을 휘날리며 오른쪽 방으로 냅다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방문이 막 닫히려고 할 때.


턱!


잽싸게 움직인 내가 문틈을 잡았다.


“어딜 가려고?”


문틈 사이로 본 사내는 겁을 잔뜩 집어먹은 모습이었다.


야, 너가 그러면 내가 진짜 저승사자 같잖아.


“히익! 저, 저리 가!”


놈과 나는 동시에 힘을 주며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사내는 닫으려고 했고, 나는 열기 위해 밀었다.


“좀 가라고! 이 괴물 같은 새끼야!”


팽팽한 공방처럼 보였지만, 이미 승패는 정해져 있었다.


콰직!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사내는 무기력하게 뒤로 벌러덩 넘어지더니 그대로 드러누웠다.

그리고 누운 채로 나를 보며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아. 좆됐네···.”


안방으로 한 발자국 들어간 나는 눈앞에 펼쳐진 기이한 풍경에 일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넓은 방 한가운데 이불 하나 없는 싱글 침대가 놓여 있었다.

아니, 이 정도 사이즈면 더블인가?


그리고 침대 주변에는 의자 몇 개와 테이블 하나, 마지막으로 검은색 삼각대가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거기엔 핸드폰이 달려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카메라가 침대 쪽을 향해 있었다.


삼각대에 달린 핸드폰을 가져와 액정을 두드려 봤다.


“이 짐승 같은 새끼···.”


핸드폰을 잡은 내 손과 전완근에 힘이 들어가 핏줄이 투둑 튀어나왔다.


그곳에는 예지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차현성! 조심해···!”


뒤에서 들린 정민지의 외침에 고개를 돌린 순간, ‘쾅’ 소리와 함께 뭔가가 내 머리를 쳤다.

묵직한 둔기와도 같은 무언가가 멈추지 않고 두 번, 세 번 내 머리를 가격했다.


“크윽··· 뭐야!”


순간 머리가 핑 돌아 비틀거리며 한쪽 무릎을 땅에 댈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어 확인하니 노랑머리 사내가 검은색 삼각대 하나를 손에 쥐고 서 있었다.


“개새끼야아~! 죽어!”


그가 고함치며 다시 삼각대를 휘둘렀지만, 허무할 정도로 쉽게 내 손에 붙들리고 말았다.

그러나 잡지 못했다면 정수리가 쪼개졌을지도 몰랐다.


“아으, 머리야···. 너 이미 끝났으니까, 가만히 좀 있어라!”


팟!


주먹으로 그의 울대를 가격했다.


“켁! 켁!”


놈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목을 양손으로 부여잡았다.


‘이걸로는 좀 부족하지.’


다음은 싸대기.


짝! 짜악!


마지막 한 대를 오른쪽 얼굴에 있는 힘껏 후려치자, 그는 공중에서 몇 바퀴 회전하더니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마무리를 하기 위해 쓰러진 놈에게 다가가는데 내 발 앞으로 뭔가 툭툭 떨어졌다.


‘어, 아까 맞은 머리에서 피가 나는 건가?’


머리부터 흘러내린 피가 내 얼굴을 타고 턱 밑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히익! 저, 저승사자?”


그런 내 모습이 공포를 심어 준 건지 놈이 나를 보며 덜덜 떨었다.


“야, 너 혹시 돈 받고 영상 유포한 거냐?”

“아, 아냐! 그냥 소장용이야. 내가 예지랑 사귀는 건 알지? 나 아직 김예지 사랑하거든!”


두근, 두근.


짜악!


“거짓말 치지 마! 그럼 왜 저 돼지 새끼들까지 불러들였어?”

“아흑! 우, 우연이야 쟤네는 그냥 구경 온 거라고! 씨발!”


두근, 두근.


짜악!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그건 그렇고 영상은 이게 전부야?”

“어흐흐흑! 그래! 전부야!”


두근, 두근.


“개새끼! 아주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거짓말이네. 그래도 잘 들었다. 돈 받고 영상 유포했고, 저 돼지들은 카메라맨에 영상은 여기 핸드폰 말고 또 있다는 거지?”

“뭐? 내,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시끄러워! 이 쓰레기 같은 새끼야!”


다시 한번 그의 얼굴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듯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쩌억!


그렇게 놈은 의식을 잃고 풀썩 쓰러졌다.


***


잠시 후, 힘겹게 눈을 뜬 노랑머리 사내.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침대에 누워 있었고, 옆에서 카메라맨들이 실실 쪼개며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도 얼굴이 얼얼하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웬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미친놈이 다짜고짜 들어와 공격하다니.


그놈들 애초에 진짜 경찰이 맞긴 한 건가.


‘어라? 왜 손이 묶여 있지? 그리고 내 옷은 어디 가고 빤스 한 장만 걸치고 있는 거야!’


남자는 순간 싸한 느낌이 들었다.


“야! 빨리 이거 좀 풀어 봐!”


평소 자신의 말이면 죽는 시늉까지 하며 재깍재깍 움직이던 놈들이 아무 대답도 없다니 뭔가 이상했다.


그들은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익숙한 듯 핸드폰 카메라 촬영 버튼을 누르고 방향을 사내가 있는 침대로 고정했다.


“니들 지금 뭐 하는 거야?”

“뭐 하긴. 보면 몰라? 영상 찍고 있지.”

“영상은 무슨 영상! 개소리하지 말고 빨리 풀어 줘! 그나저나 아까 그 짭새 년, 놈들은 어디 간 거야?”


“······.”


덩어리 중 한 놈이 다가와 팬티를 휙, 벗겨 버렸다.


“흐아악! 뭐, 뭔데? 그만둬!”

“아까 그 경찰이라는 놈이 그러더라. 너 혼자 돈 받아먹으려 했다며?”

“무슨 말이야, 그게!”

“개자식! 너 쓰러졌을 때, 니 폰으로 연락 왔었어! 돈 부쳤으니, 영상 보내라던데?”

“그, 그게 사실은 너희한테 말하려고 했어!”


사내는 알몸을 드러낸 상태로 버둥거렸다.

그럴 때마다 침대에서 삐거덕, 삐거덕 격렬한 소리가 났다.


“그동안 하라는 대로 다 해 주니까 우리가 아주 호구로 보이지? 야! 잘 찍어라! 이 새끼 찍소리 못하게···.”

“흐아아아!”


남자의 경악스러운 비명이 한동안 집 안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안방 문이 열리고, 돼지들이 거실로 나왔다.

그들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나에게 핸드폰을 넘겼다.

조금 전, 노랑머리 사내의 나체를 촬영한 핸드폰이었다.


“형님! 누님! 저 새끼 알몸 다 찍어 놨습니다! 와하하핫!”

“어쭈, 뭘 잘했다고 웃어? 그리고 누가 네놈들 형님이고 누님이야!”

“헉! 죄, 죄송합니다!”


나는 수건으로 상처를 지혈하며 말했다.


“조용히 좀 해라. 머리 아파 죽겠으니까.”

“그런데 저흰 형님께서 시키는 대로 했으니 없던 일로 해 주시는 거죠···?”

“내가 니들 같은 양아치인 줄 알아? 난 약속은 지킨다고.”

“크으··· 역시 형님이십니다!”


놈들이 양손 엄지를 추켜올렸다.

총 4개의 엄지가 내 눈에 보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게 된통 혼이 난 이들이 내게 호의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있었다.

30분 전, 쓰러진 노랑머리 사내 주머니에서 발견한 핸드폰 때문이다.


우연히 들린 벨 소리에 수신된 문자를 확인했다.

익명의 사람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오늘 촬영해서 보내기로 한 동영상 대금 선입금했음.』


입금했다는 액수를 보니 꽤 큰돈이었다.

그런데 저 두 돼지 놈들한테 물어보니 전혀 알지 못했다.

그렇다는 건 이 돈은 사내가 독차지할 생각이었다는 거였다.


“너희 영상 돈 받고 팔던 거 알고 있었냐? 자, 봐봐. 저 노랑머리 혼자 돈을 꿀꺽하려고 했네?”


메시지를 보여 주자, 어리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들은 금세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어느새 나를 형님으로, 정민지를 누님으로 대했다.


오늘의 적이 아군이 된 셈이다.


충성을 다하기로 한 그들에게 나는 제안을 하나 건넸다.

둘을 체포하지 않는 대신,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오, 뭐야. 니들이 괜히 카메라맨을 맡은 게 아니구나. 의외로 소질 있는데?”

“헤헷. 감사합니다, 형님!”

“그니까 앞으로는 괜한 짓 하지 말고 건실하게 살아.”

“예, 알겠습니다!”

“자~ 그럼 진짜 협상하러 가 볼까?”


그때 밖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김예지가 들어왔다.


“오빠··· 저 그 새끼 만나 볼게요.”

“음, 솔직히 난 좀 걱정되는데··· 예지 너 정말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저, 저 쓰레기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어라, 여기서 김예지가 나선다고?


이건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뭐, 나랑 같이 있으면 상관없겠지.’


그리고 내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예지가 나서면 일이 더 쉽게 풀리겠는 걸?’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생각하니, 머리의 상처에서 느껴지던 고통이 사라진 듯했다.


예지와 함께 안방에 들어가자, 처량하게 침대에 앉아 있는 사내가 보였다.

그는 베개로 겨우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있었다.


“히이익!”


그는 예지를 보고,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놀랐다.


나는 침대 가까이에 의자를 두고 앉았다.

예지는 용기 내어 따라오긴 했지만, 사내의 시선이 불편한지 내 왼쪽 어깨 뒤로 섰다.


곧이어 나는 나체 영상이 담긴 핸드폰을 사내에게 들이댔다.


“이야, 영상 잘 찍혔네! 어때? 너도 똑같이 당해 본 소감이?”

“이거 풀어! 빨리!”

“아직 성질 안 죽었네.”

“이 짭새 새끼가. 내가 누군 줄 알아? 내가 변호사 사면 네깟 놈 폭력 경찰로 보내 버릴 수도 있어!”

“그래.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그런데 지금부터는 헛소리 않고 제대로 말해야 할 거야.”

“나,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나는 그의 말을 자르고 질문했다.


“영상은 여기 있는 게 전부야?”


사내가 노란 머리칼을 휘날리며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저기 핸드폰 세 개가 전부야!”


《더 있다는 걸 절대 들키면 안 돼!》


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예지야. 이 새끼 나체 영상 전송해 버려.”

“네, 오빠.”


예지는 핸드폰을 꺼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액정을 톡톡 두드렸다.


“없다고 말했잖아! 뭘 전송한다는 거야! 설마 아까 나 찍은 영상?”


사내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날 보며 부르짖었지만, 예지는 무시해 버렸다.


“미영이, 이성주 사장, 엄마, 이렇게 보냈어요.”

“엄마까지? 예지 너 할 땐 하는구나. 하긴 그동안 저 녀석한테 당한 게 있으니···.”


한편, 나와 예지가 무슨 짓을 더 할까 봐 불안했는지 사내는 애원하듯이 물었다.


“뭘 보낸 거야! 예지야, 오빠야. 우리, 예전에는 좋았잖아. 응?”

“오빠는 무슨! 변태 새끼가.”


표정 한번 볼 만하네.

더는 네놈이 알던 예지가 아니다.

그녀는 이미 일말의 자비심 없는 사악한 마녀였다.


“사실대로 말했잖아!”

“에휴, 아직 정신 못 차렸네. 넌 진짜 안 되겠다. 예지야 5명한테 더 보내. 기왕이면 가족이나 친척이 좋겠어.”

“아아··· 안 돼.”


나는 망연자실한 놈에게 가까이 다가가 나직하게 말했다.


“아직도 모르겠어? 너 지금 ‘몸. 캠. 피. 싱’ 당한 거야···.”

“모, 몸캠 피싱?”

“어때? 이제 제대로 말할 생각이 들어?”


게다가 경찰이 동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을걸?

이게 네놈에게 어울리는 진짜 처벌이지.


이제 시작이니 어디 너도 똑같이 당해 보라고.


“다음 질문!”

“자, 잠깐! 말할게요. 말하면 되잖아요. 저기 베란다에 핸드폰 3개가 더 있습니다.”


《싱크대에 있는 2개만 안 걸리면 돼.》


“어이! 카메라맨들! 가져와 봐!”

“예, 형님!”

“아, 그리고!”


카메라맨들이 멈칫하자, 나는 주방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새끼가 방금 힐끔 거리던데 싱크대 밑에도 뒤져 봐!”


내 입에서 나온 말에 노랑머리 사내가 더욱 겁을 먹었다.


카메라맨들이 가져온 핸드폰은 모두 5개.

그 안에는 김예지 말고 다른 여성의 영상도 있었다.


“참 나. 이게 도대체 몇 명이야? 아주 작정을 했었네. 너 싱크대에 있는 핸드폰은 왜 말 안 했어?”

“그, 그건···.”

“저 봐. 아직 괜찮은가 보네? 예지야. 이번엔 저 새끼 싹 다 벗은 거 아무나 5명, 아니 20명에게 보내버려!”

“아아아! 안 돼! 안 된다고, 이 씨발 놈아!!”

“기왕이면 여자들한테 보내. 제목은 『OO 쇼핑몰 대표 %@& 하는 영상』이 좋겠다.”


그러자 예지가 핸드폰을 들고 액정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눈이 반짝이고 입술이 씰룩 거리는 게 신난 모습이었다.


그동안 지독하게 괴롭혀 왔던 사내가 자신과 같은 입장이 되자, 모종의 쾌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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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광기의 경찰 24.09.03 172 10 16쪽
23 23. 집단폭력 (4) 24.09.02 164 1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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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집단폭력 (2) 24.08.31 190 9 17쪽
20 20. 집단폭력 (1) 24.08.30 184 10 16쪽
19 19. 까라면 까는 거지 (2) 24.08.29 182 11 16쪽
18 18. 까라면 까는 거지 (1) +1 24.08.28 184 10 15쪽
17 17. 학교폭력 24.08.27 192 10 15쪽
16 16. 판독 불능 24.08.26 209 12 17쪽
15 15. 리벤지 포르노 (3) 24.08.25 209 13 17쪽
» 14. 리벤지 포르노 (2) 24.08.24 218 12 16쪽
13 13. 리벤지 포르노 (1) 24.08.23 229 11 16쪽
12 12. 죽음을 막으려면 (2) 24.08.22 228 13 16쪽
11 11. 죽음을 막으려면 (1) +1 24.08.21 241 12 16쪽
10 10. 고시생 강서희 24.08.20 254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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