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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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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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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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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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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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1. 집단폭력 (2)

DUMMY

이 사건은 작은 변수도 용납해선 안 된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그 변수가 백홍철이었다.


때문에 나는 오늘 그를 데려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순찰차 시동을 켜고 기다리자, 준비를 마치고 지구대에서 나온 민지가 올라탔다.

그와 동시에 나는 변속을 하고 막 출발하기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다.


그때 뒤늦게 지구대에서 나오는 백홍철이 소리를 질렀다.


“야, 인마. 차현성! 나 태우고 가라니까!”

“팀장님 죄송하지만, 오늘은 여기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


나는 창문을 반쯤 열고 얼굴을 내민 뒤 말했다.


“너 또 왜 그래? 아까 무전 못 들었어? 팀장도 같이 나가라잖아! 이런 신고를 내가 안 나가면 어떻게 해!”


하고 백홍철은 순찰차 문손잡이를 잡아당겨 보았다.


덜컥, 덜컥.


“이거 왜 안 열리는 거야! 야, 차현성! 빨리 문 안 열어!”


왜 안 열리긴, 당연히 내가 잠가 놓았으니까 그렇지.


“팀장님, 죄송합니다. 저랑 민지랑 다녀올게요. 우리 지구대 선배들도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


나는 어이없는 얼굴을 한 홍철에게 다시 한번 정중하게 부탁했다.


“걱정 마세요. 이거 별거 아닐 겁니다. 제가 빨리 가서 상황 보고 올리겠습니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말을 마친 나는 지구대를 떠났다.


부웅~


한편, 백홍철은 멀어져 가는 순찰차를 보며 어이없는 얼굴로 서 있다가, 손에 든 무전기를 그만 떨어뜨렸다.

아니 스스로 놓아 버렸다,


“차현성, 저 새끼··· 아직 나한테 꼬라지 부리는 거 맞지? 속 좁은 놈, 아깐 다 풀렸다더니 꼬라지를 이렇게 푼단 말이지?”


***


달리는 순찰차 안에서 조수석에 앉은 민지가 나를 째려봤다.


“팀장님을 두고 오면 어떡해! 이거 완전 개념 밥 말아 먹은 놈 아니야?”

“야, 그래도 그렇지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아무튼 팀장님 두고 온 건 미안하게 됐다, 민지야.”

“심하긴! 너 진짜 죽을래? 이게 나한테 미안하다고 될 일이야? 너 요즘 도가 지나치는 것 같아! 딴 사람이 너를 욕해도 나는 아니라고 해 줬는데, 이렇게 막 나가면 편들어 줄 근거가 한 개도 없잖아!”


민지는 백홍철을 두고 간 나를 타박했다.

물론 이 광경을 본 누구라도 나를 비난할 상황은 맞겠지만, 나한테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는 거다.


과거에 백홍철이 이번 신고 현장에 나가서 크게 다쳤었기 때문이다.


‘떼폭’이라고 신고가 들어왔지만, 내가 아는 이 사건은 단순한 ‘떼폭’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여럿이 단 한 명에게 폭력을 행사한 ‘집단폭력’ 사건이었다.


과거에 다 같이 출동했다가, 백홍철과 나, 그리고 정민지는 놈들에게 둘러싸여 큰일 날 뻔했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냐면 다른 동료들이 놈들의 쪽수에 겁을 먹고 뒤로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놈들은 상대가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흥분해서 이성을 잃은 건지 아니면 집단의 광기에 사로잡혀서인지 우리를 향해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둘렀다.


그러다 백홍철은 그중 한 명이 휘두른 야구 방망이에 팔을 맞아, 골절되고 말았다.

그때 백홍철을 습격한 덩치는 어울리지도 않는 노란색 계통 안경을 쓰고 턱에 수염이 지저분하게 났던 놈이었다.


‘그 턱수염 난 새끼, 어떻게 생겼는지 지금도 생각나네.’


그렇게 팀장이 쓰러지는 걸 본 놈들은 이때다 하면서 모두 도망가 버렸다.


게다가 지원 나온 만수지구대 사람들은 왜 왔나 싶을 정도로 별 도움이 안 됐다.

한발 늦게 본서 강력팀이 왔을 땐, 이미 용의자 15명이 뿔뿔이 흩어진 뒤였다.


나중에 강력팀이 수사하면서 일부 검거하긴 했지만, 워낙 중구난방으로 도망쳐서 수사에 꽤 난항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 사건이었기에 나는 백홍철이 또다시 다치는 건 막고 싶어 그를 태우지 않은 것이다.

다칠지 모른다는 내 말을 믿을 리 없으니, 어떻게 설득할 수도 없었다.

차라리 이렇게 해서라도 데려가지 않고, 나중에 나 혼자 욕먹으면 그만이니 어찌 됐든 백홍철이 다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위험 요소는 처음부터 차단한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나만의 주옥같은 명언이다.


하지만 이러한 속사정을 모르는 정민지는 내가 개념 없는 후배로 보일 거다.

어쩌겠어, 눈앞에 현실만 보고 있는 너는 나의 깊은 뜻을 알 리가 없겠지.


“그래서, 이번에는 또 뭔데?”


이런 혹시 뭔가 눈치챘나?

민지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뭐, 뭐냐니?”

“무슨 일 때문에 팀장님을 두고 온 거냐고! 너 저번에 예지 사건도 그렇고 가끔 이럴 때 보면 정말 이상한 거 알지?”


그야··· 나도 당연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게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내가 미래에서 돌아왔다고 털어놓고 싶은 걸 참고 있는데.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초능력까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가는 그 즉시 정신 병원행일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어도 말할 수 없다니 참 난처하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다는 홍길동의 심정이 이랬을까?


결국 나는 고민 끝에 만만한 단어, ‘육감’을 또 써먹기로 했다.


“민지 너도 알잖아, 내가 육감 하나 끝내주는 거?”

“지금 나랑 장난해!”

“아니, 내 말 좀 들어 봐.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팀장님이랑 같이 가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서 그런 거라니까···. 그런데 육감 말고 달리 설명할 길이 없네. 일단 속는 셈치고 한번만 믿어 주라, 응? 저번에도 다 맞았잖아, 하하.”

“하아··· 또 육감 타령이란 말이지? 그래, 속는 셈 치고 믿어 줄게.”


민지는 왜인지 더 묻지 않았다.

털어 봐야 나올 것이 없다는 걸 알고 포기한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더니 능력이 발현되었고, 곧 민지의 속내가 들려왔다.

이 녀석 알겠다고 할 땐 언제고 속으론 나를 믿지 않았나 보다.


《육감? 미친놈···. 내가 바본 줄 아나 본데, 절대 못 믿지. 차현성, 네가 하는 행동들이 육감으로 설명이 돼? 내가 언젠가, 반드시 찾아낼 거야. 반. 드. 시!》


‘헉!’


민지는 지금 나를 의심하고 있었다.


순간 어찌나 긴장했는지 이마에 식은땀이 났고 이내 또르르 흘러내렸다.


‘앞으로 이 녀석 앞에선 조심해야겠는 걸?’


나도 딱히 민지에게 거짓말하고 싶은 것 아니었다.

하지만 또 괜한 꼬투리 잡히긴 싫었기에 나는 민지 눈치를 살살 보며 차를 운행했다.


잠시 후.


순찰차가 모텔 골목으로 들어갔다.

좌우로 자극적인 색깔의 간판이 번쩍거렸다.

그에 비하면 순찰차 경광등은 장난감 수준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때 저 앞에 보이는 세 번째 건물.


‘체리 모텔’이란 활자와 먹음직스러운 빨간색 체리가 어우러진 간판에는 네온사인이 어지러이 빛을 내고 있었다.


어디 올 테면 와 보라는 듯이···.


[30호 도착!]


[33호 도착!]


신고 장소에 거의 도착할 무렵, 순차적으로 도착 무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심하라는 상황실의 무전도 있었다.


[근무자들은 피습 대비해서 안전하게 근무하시길 바랍니다.]


내가 탄 순찰차도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이미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다.


신고자로 보이는 여자 프런트 직원이 발을 동동 구르다가 나를 보더니, 다급하게 손짓했다.


“여기요! 이쪽이에요!”


나와 민지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다른 쪽 주차장으로 넘어갔다.


그곳은 예비 주차장으로 본 건물 주차장을 통해 넘어올 수 있는 구조였다.

즉, 평소에는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인적이 드문 장소라는 말.


가림막을 걷어 내고 안에 들어가자, 경찰관 포함해 약 20명 정도 되는 사내들이 있었다.

그들은 저 앞에 있는 벤츠 승용차를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반석지구대 경찰들은 멀리 떨어져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이건 경찰과 폭력범이 대치하고 있기보다는 그냥 관망만 하고 있다는 게 맞았다.


누군가는 현장을 정리해야 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과거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그 순간 저 끝에 있는 한 사내가 내 눈에 들어왔다.

벤츠 승용차 앞에 선 남자였는데 무리에 둘러싸인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집단폭력의 피해자였다.


마침, 선배 경찰 한 명이 무슨 일인지 묻기 위해 다가갔다.

그러자 무리 중 한 놈이 담배를 꼬나물고 위협적인 표정을 지으며 시비를 걸었다.

안경을 쓴 덩치 큰 사내로 선배보다 체구가 1.5배는 더 커 보였다.


“별일 아니니까 그냥 가요! 우리가 피해자야, 피해자!”

“그래도 이, 인적 사항 좀···.”


그러자 덩치 큰 사내는 눈을 번뜩이며 대꾸했다.


“아, 필요 없으니까 그냥 가라고. 쫌!”


경찰이 기세에 눌려 안절부절 못하는 꼴이라니.

이래서는 과거와 똑같은 상황을 초래할 뿐이다.


사내는 경찰을 비웃더니 손으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다시 무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지금 선배 경찰에게 시비 건 사내.

바로 저놈이 백홍철에게 상해를 입힌 장본인이었다.


‘저 개자식··· 이렇게 다시 보니 참 반갑구나. 네놈은 오늘 반드시 체포할 거다.’


“뭐야, 이놈들 조폭이야?”


민지가 조금 긴장한 듯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보통 집단폭력은 조폭이 일으키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내 기억 속에서 저놈들은 조폭이 아니었다.


“음, 조폭은 아닌 거 같아. 근데 조심해야 할 게 있어.”

“뭔데?”

“어쩌면 조폭보다 저런 놈들이 더 위험하다는 거지.”

“조폭 아니라며, 근데 더 위험하다고?”

“사실 조폭은 경찰에서 관리하고 있어서 함부로 나대지 못해. 잘못 걸리면 조직을 와해시켜 버리거든. 근데 저런 놈들은 지킬 게 없잖아?”

“아, 그래서 물불 안 가린다는 거지?”


민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놈들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정민지는 웬만한 남자도 제압하는 믿음직한 동료다.

그러나 상대는 하나하나가 한 덩치 하는 놈들인데다, 심지어 쪽수도 훨씬 많았다.


이 정도 규모의 집단폭력 현장에 처음 출동한 민지는 꽤나 긴장하고 있는 듯한 모습···.


어라, 긴장한 게 아닌가?


상기된 얼굴에서도 옅은 미소를 띠고 있는 게 어쩌면···.


‘이 녀석, 설마 큰 싸움을 앞두고 들뜬 건가?’


불현듯 머릿속에서 민지와 함께 전장을 누비는 시뮬레이션을 그려 봤다.


더 볼 것도 없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그렇게 덩달아 흥분한 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민지에게 설명했다.


“민지야, 잘 들어. 잠시 후에 내가 달려들면서 기선 제압할 거야. 너는 테이저건으로 나를 지원해 줘. 그렇게 할 수 있지?”


그리고 내 테이저건을 꺼내 민지에게 건넸다.

보통 선배가 권총을, 후배가 테이저건을 차고 근무했다.

하지만 오늘은 장비가 바뀌는 날이었다.


“나보고 네 뒤를 지켜 달라 이거야?”


나는 씩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민지가 앞에 선 사내놈들을 하나하나 노려보다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좋아. 지원은 나한테 맡겨 둬. 테이저건은 자주 쏴 봤거든.”


그녀는 손에 든 테이저건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나에게 말했다.


“그동안 선배 노릇하느라 테이저건 못 잡아서 아주 서운했는데 잘됐네.”


순간 키득거리며 웃는 민지가 왜인지 사악하게 느껴졌다.


내가 아는 민지는 경찰보다 군인을 좋아했다.


그러면 직업으로 군인을 택했을 법도 한데, 민지가 경찰을 택한 이유는 내가 알기로 ‘총’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을 향해 합법적으로 총을 겨눌 수 있는 직종은 경찰뿐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서 민지가 사람들한테 총을 쏘는 걸 좋아하는 사이코패스 같은 성향을 가진 건 아니었고, 그저 자신의 총을 든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좋았단다.

물론 테이저건은 총과 다르긴 하지만, 민지로서는 더욱 환호한 경찰 무기가 테이저건이었다.

생긴 게 미래 지향적이라나 뭐라나.


게다가 인명 살상을 하지도 않으면서 효율이기도 하고, 상대방에게는 전기 충격이라는 적절한 고통을 남겨 주기도 했다.


민지는 뒤에 겁먹은 동료 경찰에게서 테이저건 탄환 카트리지를 잔뜩 받아 왔다.


사내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나와 민지에게서 이질적인 분위기를 느낀 건지, 한두 명씩 시선을 우리 쪽으로 고정했다.


허나, 그들은 놀라거나 긴장하기는커녕 도리어 비웃었다.

특히 민지를 향한 조소는 더욱 컸다.

이곳에 단 한 명 있는 여경의 존재가 아주 우스운 모양이었다.


그래서 네놈들은 오늘 실패한다는 거야.

니들이 무시한 그 여경에게 호되게 당할 테니까.


그런데 조금 전 담배를 꼬나문 덩치가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내 앞을 가로막았다.


“필요 없으니 그냥 가라니까 말을 안 듣네?”

“저도 그러고 싶은데, 신고를 받아서 말이죠. 일단 무슨 일인지 상황은 알아야겠습니다.”


사내는 담배 연기를 뿜고, 벤츠 앞에 서 있는 사내를 가리켰다.


“간단히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어. 저 새끼가 내 차 훔친 놈이라서··· 난 가지러 온 것뿐이야. 그동안 밀린 사용료 정산하는 중이라고. 경찰이면 잘 알겠네. 이거 민사 문제 아닌가? 맞지? 그럼 경찰이 끼어들 게 없잖아?”


두근, 두근.


드디어 시작됐군.

그래서 네가 숨긴 진실은 뭐냐.


《불법 렌터카 사업···.》


《벤츠 등의 외제차를 빌려주고 다시 되돌려 받는···.》


들려온 덩치의 속내 중 몇몇 핵심적인 단어 덕분에 나는 이 집단폭력 사태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차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다? 그쪽 ‘렌터카’ 사장님이셨어?”

“레, 렌터카? 그, 그렇지.”


나의 되물음에 놈이 살짝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 새끼, 내가 벤츠를 빌려주고 돈 받는 건 어떻게 알았지? 설마··· 이미 다 알고 온 건가?》


돌아오기 전 나는 이 집단폭력 사태의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과거와 다르다 이거야.


불법 렌터카 사업은 쉽게 말해 사업자 없이 차를 빌려주는 것이다.

마치 사채업자들이 대부업 등록 없이 이자를 받으며 돈을 빌려주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과연 내 앞에 있는 이놈이 정식 사업자인지 궁금해졌다.


“렌터카 사장이시라고요···? 그럼 당연히 사업자 등록은 하셨겠죠?”

“당연히 했지!”

“그럼 저 벤츠는 누구 명의인가요?”

“누구긴, 내 명의지!”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놈이 말한 게 하나같이 거짓이었는데 표정만큼은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당당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고, 자동차조차 본인 명의가 아니었다.


아마 내 예상이 맞다면 저 벤츠는 아마도··· ‘리스 차’겠지?


어디 네놈이 빠져나갈 구멍을 전부 막아 볼까?

그나저나 이제 불법인 것도 확인했으니 친절하게 대할 필요는 없겠지.


“당신 이름이 뭡니까? 우리도 출동했으니 이름 정도는 알아 가야 할 거 아녜요. 안 그래요?”


그러자 그는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런 눈으로 보면 뭐가 달라집니까? 대표로 당신 신원 확인만 하면 우리도 철수할 겁니다.”

“저, 정말이야?”

“그럼요! 신원 확인은 경찰이 신고 출동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그렇다고 이 많은 인원을 다 확인할 수도 없고, 안 그래요? 그러니까, 서로 귀찮게 하지 말고 빨리 끝냅시다.”


놈이 내 말에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보니까, 별것도 아닌데, 뭘~ 상황실도 호들갑을 떨고 말이야. 사람만 몰려 있으면 집단 폭행이다, 조폭이다, 그러고. 이것도 과잉 출동 아닙니까, 과잉 출동.”

“맞아, 맞아! 경찰도 할 일 많잖아.”

“그렇다니까요. 그나저나 당신 이렇게 우리 마음을 잘 알아주다니 꽤 감동이네. 그러니까 빨리 협조해 달라고.”

“크하하핫! 이 자식 꽤나 말이 통하는 녀석이잖아. 그런데 너 말이 조금씩 짧아지는 것 같은데···.”

“어이, 자꾸 시간 끌면 우리도 좋게 못 넘어가. 좀 쉽게 쉽게 가자고.”

“아, 알았으니까. 그만 보채고 잠시만 기다려 봐! 안 그래도 말하려 했어.”


덩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었는지 입을 크게 벌려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우선 내 이름, 황재수다. 아, 혹시 필요하면 주민번호도 말해 줄까?”

“황재수···. 확인해 볼 테니 잠깐 기다려 봐.”


나는 지구대 동료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외쳤다.


“선배님, 저 벤츠 차적 조회 해 주실래요?”


그러곤 다시 앞에 있는 황재수를 노려봤다.


“이봐, 신원 조회만 한다며? 차적 조회는 왜하는 건데!”


급변한 내 태도를 의식하고 놈이 차가운 시선을 했다.


“하라는 대로 했잖아. 근데,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뭐 하긴, 네놈이 저 벤츠의 주인이 맞는지 확인해 보려는 거지. 그럼 내가 네 친구라도 된 줄 알았어?”


그리고 내 예상대로라면 저 벤츠는 황재수 네놈 명의로 등록한 차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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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불법 렌터카 사업 24.09.04 158 9 18쪽
24 24. 광기의 경찰 24.09.03 171 1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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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까라면 까는 거지 (2) 24.08.29 182 11 16쪽
18 18. 까라면 까는 거지 (1) +1 24.08.28 183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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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판독 불능 24.08.26 208 12 17쪽
15 15. 리벤지 포르노 (3) 24.08.25 208 13 17쪽
14 14. 리벤지 포르노 (2) 24.08.24 217 12 16쪽
13 13. 리벤지 포르노 (1) 24.08.23 229 11 16쪽
12 12. 죽음을 막으려면 (2) 24.08.22 227 13 16쪽
11 11. 죽음을 막으려면 (1) +1 24.08.21 241 12 16쪽
10 10. 고시생 강서희 24.08.20 254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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