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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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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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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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함정 (1)

DUMMY

상황이 좋지 않다고 느꼈는지 오태광의 부하들이 한꺼번에 덤벼들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야구 방망이를 든 사내들과 더불어 칼을 잡은 사내들도 있었다.

어떻게든 체포당하지 않으려고 발악하며, 치열하게 덤비는 그들을 상대로 강력팀원들은 어떻게든 막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내 눈은 오태광을 놓치지 않았다.

놈이 몰래 이곳을 벗어나려고 하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계단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걸, 내가 직접 포착했다.


“오태광! 어딜 가려고 그렇게 보는 거야! 넌 나랑 놀아야지?”

“이, 씨바알.”


오태광은 도둑질하다 들킨 어린애처럼 놀란 얼굴을 했다.


“하여간 부두목이라는 사람이 도망칠 궁리만 하다니. 내가 너 잡으로 오기 전에 간석오거리파 두목이랑 행동대장 만나 봤거든? 근데 네가 제일 최악이다.”

“뭐야!”

“권오득이랑 신대철은 같은 깡패라도 의리 하나는 있었거든. 근데 너는 의리도 없잖아! 너 같은 놈이 어떻게 부두목이 된지도 모르겠는데 무슨 두목을 한다고 그래! 딱 봐도 싸움 실력도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러자 내 도발이 통했는지 오태광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새파랗게 어린 새끼가, 경찰이란 것만 믿고 주둥이 함부로 놀리는구나.”


그의 시선이 내 눈에서 상체, 그리고 다리 순으로 훑고 내려갔다.

아마, 나를 넘어뜨릴 생각이겠지.


“애송이 새끼가!”


예상한 대로 놈은 내 다리 쪽을 향해 파고들었다.

그리고 내 팔이 먼저 놈의 목덜미를 두르고 바닥을 향해 밀어붙였다.


“으윽!”


나는 그대로 놈의 목을 조이며 말했다.


“내가 너 비밀 알고 있는데, 말해 줄까?”

“크으으으, 짭새 새끼가 뭐라는 거야.”

“너 사람 죽이러 가려고 했지?”

“······!”


오태광의 몸이 일시적으로 멈칫했다.


“내가 누굴 죽인다는 거야!”


《저 짭새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지? 내가 그것들을 죽이려는 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너만 알고 있는 걸 내가 아니까 당황스러운가 봐?”

“너 이 새끼 대체···.”


나는 놈의 목을 더욱 조이며 귀에다 대고 말했다.


“너 권오득 가족 죽이려고 했잖아. 그 죄 없는 아이들과 어머니를. 내 말 맞지?”

“뭐 개소리야! 내가 권오득 가족을 왜 죽여!”


변명해도 소용없다고.

네놈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누구를 어떻게 죽일지 들어 버렸거든.


《권오득 그 늙은 호랑이 같은 새끼···. 마누라랑 애새끼들부터 죽이고 미쳐 날뛰는 그 자식까지 처리할 계획이었는데 짭새 놈들 때문에 일이 꼬였잖아.》


“권오득 마누라 하고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이거 진짜 미친놈이었네.”

“이 새끼야 너 뭐야! 네가 그걸 어떻게!”

“뭔 어떻게야. 니들 같은 살인자들이 생각하는 게 다 거기서 거기거든. 근데, 어쩌지? 넌 오늘 체포될 건데.”

“내가 그리 순순히 체포 당할 것 같아!”


그 순간 오태광이 온 힘을 다해 일어나, 내 팔을 뿌리쳤다.


“진짜 끝까지 꼴불견인 놈이네, 그래 놓고 설마 또 도망가려는 건 아니지?”

“뭐? 내가 너 같은 애송이를 두고 도망 칠 것 같아!”


《젠장,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나라도 여길 벗어나야겠어!》


《공격하는 척하고 계단으로 달려 나가자!》


역시 놈은 속내를 읽은 것처럼 내게 달려드는 척하다가 계단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그럴 줄 알고 있던 내가 달려가 몸으로 오태광을 밀쳐내는 바람에, 그는 바닥을 몇 바퀴나 굴렀다.


“거 봐, 도망가려던 거 맞잖아~ 나는 네놈이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고 있다니까?”

“이 새끼 뭐야. 니가 무슨 무당이야!”


오태광이 뭔가에 홀린 듯한 것처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글쎄, 무당은 아니고 거짓을 알아보는 형사라고 하면 될까?”

“그게 뭔 병신 같은 소리야!”


이때 오태광이 옆에 다가온 사내 하나를 나에게 밀쳐 버린 뒤,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그리고 그 뒤를 오태광 부하 두 명이 따라갔다.


“야! 안 잡고 뭐 해? 저 새끼 도망가잖아!”


김덕수와 문상규가 다급하게 말하는 걸 내가 안심시켰다.


“제가 쫓아가겠습니다!”


오태광을 쫓아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저 앞에 아까보다 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신대철과 그의 부하들 대여섯 명이 대기하고 있던 것이다.


“오리지널 간석오거리파 등장인가?”


내 손목시계를 보니 신대철이 약속했던 그 3분이 막 지나고 있었다.


“그래도 막상 깡패 도움을 받으니, 뭔가 자존심 상하네.”


살면서 처음으로, 깡패 도움을 받아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퍽! 빡!


신대철은 눈앞의 잔챙이를 하나하나 제압해 나갔다.

간만의 전투라서 그런지, 히죽거리는 게 전장에서의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듯했다.


“우리가 늦지 않게 왔나 몰라? 크하하!”


하긴, 너도 오태광에게 할 말이 많기도 할 테니 어디 멋대로 날뛰어 보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하들을 전부 제압한 신대철은 드디어 오태광과 마주했다.


“오랜만입니다, 형님?”

“신대철,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배신한 형님이 할 말은 아니죠.”

“배신? 나는 조직을 살리려 한 거야. 배신은 권오득이 하는 짓거리가 배신이야!”


분개한 오태광이 그의 명치에 발길질하자, 신대철이 뒤로 몇 발자국 밀려났다.


“그래서 이제 짭새랑 제대로 편먹기로 한 거야? 간석오거리파가 쪽팔리지도 않아?”

“형님은 우리 전부 내팽개치고 나갔잖아요! 쪽팔려 해야 하는 건 형님입니다!”


잘못을 지적하는 신대철의 말에 오태광의 입꼬리가 꿈틀거렸다.


“이게 전부 형님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어디서 분탕질이야. 떠날 거면 그냥 조용히 떠날 것이지!”

“신대철 너, 대가리 많이 컸구나.”

“대가리는 내가 그쪽보다 원래 더 컸수다!”


신대철이 목과 손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말을 이었다.


“이제 형님 대우는 여기까지! 지금부터 큰형님 지시를 수행하겠습니다.”

“권오득 지시라고?”


신대철이 진지한 얼굴로 돌변했다.


“그래, 널 잘근잘근 씹어 먹고 오라고 하셨거든.”

“이 죽일 놈이···!”


신대철이 오태광에게 달려들자, 그에게 오태광의 주먹과 발이 날아왔다.


“뭐? 나를 씹어 먹어? 아우야, 너는 아직 나한테 안 돼.”


하며 오태광이 뒤춤에서 칼을 꺼내려는 찰나, 신대철이 벼르고 있던 딱 한 방을 오태광의 코에 힘껏 내질렀다.


빡!


그대로 쓰러진 오태광은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질러 댔다.


“아아아악! 내 코! 이 새끼들은 아까부터 왜 내 코를 때려!”


신대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태광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때렸다.

오태광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요리조리 피하고 맞기를 반복했다.


잠시 후, 겨우 숨만 쉬는 오태광 앞에 두고 신대철이 나를 보고 소리쳤다.


“이봐, 차 형사! 수갑 좀 던져 봐! 내가 이 자식 묶어 줄 테니.”

“뭐···?”


도움 좀 요청했다고 자기가 경찰이라도 된 줄 아나.


“어이가 없네. 그래도 뭐··· 이 정도는 서비스라고 치자.”


나는 신대철을 향해 수갑을 던졌다.


그런데 은색 빛을 내며 날아가는 수갑을 신대철이 잡으려는 찰나, 오태광이 퍼뜩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온몸으로 신대철을 밀어 넘어뜨렸다.


“신대철 이 개새끼야, 넌 나중에 보자!”


그 다음에는 바닥에 떨어진 수갑을 잡아 나를 향해 거세게 집어 던졌다.


휘릭~!


정확히 내 얼굴로 날아오는 수갑을 낚아채고 보니, 오태광은 이미 도망가기 시작했다.


“거기 서!”


신대철이 일어나 빠르게 놈의 뒤를 따라붙었다.


그런데 재수 없게도 119구급대원 두 명이 뛰어가던 오태광과 마주쳤다.

그중 자신을 보고 놀란 여자 구급대원이 오태광의 눈에 들어왔다.


“너 이리 와!”

“아악!”


오태광은 여자 구급대원을 붙잡아 신대철을 향해 밀어 버렸다.


그의 뒤를 무섭게 따라오던 신대철은 왠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여자가 달려들자, 그녀를 안고 바닥을 굴렀다.


다행히 신대철과 부딪힌 구급대원은 큰 부상을 면할 수 있었다.


“뭐, 뭐야 소방관? 괘, 괜찮아요?”

“아, 네···.”


잠시 후, 나는 바닥에 누워 있는 신대철을 보고 혀를 끌끌 찼다.


“언제까지 누워 있을 거야?”

“아, 차 형사 왔어? 하하···.”


“오태광은?”

“그게 보다시피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서 그만···.”


“넌 어째 일하는 게 그렇게 어설프냐? 놓칠 게 따로 있지, 그걸 놓칠 수가 있어?”

“차 형사, 내가 실수한 건 맞는데 말을 꼭 그렇게 해야 속이 시원해? 지금 쫓아가서 잡으면 되잖아!”

“가려면 아까 갔어야지! 어차피 늦은 김에 우리가 쓰러뜨린 놈들 정리하는 것 좀 도와줘. 우리 쪽 인원도 부족해서···. 아, 그리고 얘기 나눈 대로 경찰 지원 오면 너희는 쏙 빠지는 거야.”


나는 툴툴거리며 걸어가는 신대철에게 한 마디 던졌다.


“어쨌든 고생했다. 오늘 도와줘서 고마워.”

“바, 방금 너 뭐라고?”

“고맙다고 했다.”


신대철이 뒤돌아서 나를 신기하다는 듯 바라봤다.


“고, 고맙다고? 차 형사, 나한테 진심으로 한 말 맞아? 허, 참. 내가 살다 살다, 형사한테 이런 말을 듣다니, 감개무량하네.”


감개무량은 무슨.

오태광도 놓친 주제에.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신대철한테 아주 조금은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오태광을 놓친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거든.


내가 새로 그린 시나리오 3개 중.


『경찰을 칼로 찌른 일당 검거』와 『신종 범죄인 불법 렌터카 사업 일망타진』을 해결했다.


이로써 백홍철과 정민지에 대한 나름의 복수는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지막 시나리오인, 『조직폭력배 칼부림 사건』 하나 남은 건데···.

아니, 정확히는 『일가족 살인 사건』이라고 해야 하나.


만약 오태광을 오늘 잡았다면 앞으로 일어날 살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도망간 게 오히려 나에게는 실적을 하나 더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자칫 피해자들이 잘못될 수도 있었지만, 그것까지 감안해서 이미 계획을 세워 두었다.


아무튼 황재수 마저 체포된 마당에 렌터카 사업은 끝나 버렸다.

아무것도 없는 오태광이 앞으로 하게 될 일은 자명했다.

바로 내 동생 차현지 생일날 다시 나타나는 것.

앞으로 5일 후, 녀석이 나타날 살인 사건 현장을 덮치면 된다 이거지.


그리고 강력팀 여섯 명이 체포 영장이 발부된 황재수를 포함해 그와 공범인 20명의 조직폭력배를 검거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쾌거를 이룬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김덕수의 얼굴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었다.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면, 조폭의 도움까지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오태광은 도주까지 했다.


“후우~”


맨손으로 범죄자를 20명이나 때려잡은 강력팀의 팀장에게 한숨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그나저나 팀장님, 어서 서장님께 보고하셔야죠.”

“아, 맞다. 내 정신 봐···.”


당장 급한 일부터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김덕수는 머릿속에 떠오른 복잡한 생각을 어느 정도 거둔 듯했다.


“황재수는 우리가 데려가고, 나머지 놈들은 관할 경찰서에서 지원받는 게 좋겠어.”


그러다 김덕수는 신대철을 보고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로서는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듯했다.


“저··· 팀장님. 아까 보셨다시피 이 친구들, 황재수랑 관련 없어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리고 간석오거리파는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은 겁니다. 너도 그렇게 할 거지, 신대철?”


그러자 신대철이 눈을 찡긋거린다.


징그러운 놈.

이게 맞나 싶지만, 괜히 정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


한편, 포세이돈 룸 클럽에서 간신히 도망쳐 나온 오태광은 바로 살인을 결심했다.


사실 그도 처음부터 권오득을 배신할 생각은 없었다.

그가 조직을 해산시키겠다는 말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일 뿐이다.


그날 이후로 오태광은 지금의 두목 권오득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간석오거리파를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생각한 게 황 씨 형제들과의 렌터카 사업이었다.


그런데 모든 게 끝이 나 버렸다.


결국 그는 쉬이 가라앉지 않는 복수심을 불태워 권오득의 사랑스러운 두 딸과 아내를 첫 희생자로 삼기로 했다.


다음에는 행동대장 신대철.


마지막이 권오득이었다.


원래 그가 살인을 실행되는 날은 10월 25일이었지만, 그보다 더 빠른, 10월 23일, 오늘 살인을 결심했다.


즉, 차현성이 알던 미래가 바뀐 것이다.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그중 오태광이 살인을 빨리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예상치 못한 형사들의 개입이었다.


게다가 지금도 형사들이 자신을 추적하고 있는 상황.


더는 살해 계획을 늦출 여유가 없었기에 그는 예정일보다 3일 이른 바로 오늘 권오득의 집으로 찾아간 것이다.


그리고 인천 서구 모 아파트 305호, 권오득의 집 앞에 선 오태광이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형수님, 저 오태광입니다. 잘 지내셨죠?”


[어머? 태광 씨? 갑자기 어쩐 일이에요? 지금 애 아빠 없는데···.]


“아, 그래요? 혹시 오득 형님은 언제 들어오시나요?”


[통화 안 해 봤어요? 내일부터 쉰다고 했는데··· 오늘은 저녁 식사 전에 들어온다고 했어요. 혹시 급한 일이신가요?]


“아~ 그건 아니고요. 근처 지나가다가 조카들 선물 좀 주려고 왔습니다.”


[어머, 매번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그럼 잠깐 들어오실래요?]


순간 오태광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럼 잠깐 실례 좀 하겠습니다. 예쁜 조카들 선물만 주고 나올게요.”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오태광은 허리춤과 우측 다리에 준비한 칼을 손으로 한 번씩 어루만졌다.


또한 그와 함께 도망쳤던 부하들은 이미 계단이 있는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털컥.


현관문이 열리고, 권오득의 아내가 오태광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녀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자기 관리에 꽤나 힘쓰고 있는지 아직 싱그러운 미모를 자랑했다.


반면 오태광은 환하게 웃어 보았지만, 코에 붙은 붕대와 곰보투성이의 얼굴은 마치 프랑켄슈타인을 연상토록 했다.


“안녕하세요, 태광 씨. 오랜만이에요. 어머! 그런데 얼굴은 또 왜 그래요? 다쳤어요?”

“그게··· 일하다 좀 다쳤습니다. 하하.”


그녀의 진심 어린 걱정에 오태광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사실 오태광은 남몰래 권오득의 아내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들어오세요.”


오태광은 여자아이가 좋아할 만한 커다란 인형 세트 두 개를 들고 들어갔다.

바로 해치울까도 싶었지만, 급할 게 없었기에 좀 더 상황을 두고 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 여성과 아이들은 오태광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촌!”


안에 들어가자, 5살 여자아이가 뛰어와 오태광의 품에 안겼다.

그의 생김새를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는 권오득의 딸뿐이었다.


“잘 있었어? 동생은 어디 있니?”


오태광이 묻자, 어린 조카는 손으로 거실 끝 쪽을 가리킨다.


오태광의 시선이 조카의 손끝을 향했다.


그의 시선이 거실 끝에 이르자, 3살짜리 둘째 조카가 까르르, 자지러지게 웃고 있었다.


나한테는 이렇게 웃어 준 적이 없던 애였는데, 뭐가 그리 재미있는 걸까.

오태광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둘째 조카가 있는 곳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런데 아이 앞에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는 잘못 보았나 싶어, 눈을 가늘게 뜨고 더 자세히 봤다.


그리고 오태광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사내의 정체는 다름 아닌 며칠 전 자신과 만났던 차현성이었다!


오태광은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권오득의 아내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아이를 안고 안방 문 앞에 서서 오태광을 향해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거실에서 조카와 놀고 있는 현성이 오태광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 미꾸라지 같은 새끼. 내가 말했잖아, 범죄자 놈들 생각하는 거 뻔하다고. 그나저나 이제 어쩔 거야? 여기서 도망도 못 갈 텐데. 그냥 순순히 항복하는 게 어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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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함정 (2) 24.09.17 71 6 14쪽
» 37. 함정 (1) 24.09.16 83 6 16쪽
36 36. 결전의 날 (3) 24.09.15 92 7 16쪽
35 35. 결전의 날 (2) 24.09.14 103 6 15쪽
34 34. 결전의 날 (1) 24.09.13 124 8 16쪽
33 33. 협박 24.09.12 125 10 16쪽
32 32. 배신자 색출 24.09.11 149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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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방해꾼들 (1) 24.09.08 154 9 19쪽
28 28. 추적 24.09.07 153 10 16쪽
27 27. 간석오거리파 (2) 24.09.06 152 10 16쪽
26 26. 간석오거리파 (1) +2 24.09.05 175 9 16쪽
25 25. 불법 렌터카 사업 24.09.04 164 9 18쪽
24 24. 광기의 경찰 24.09.03 178 10 16쪽
23 23. 집단폭력 (4) 24.09.02 170 10 16쪽
22 22. 집단폭력 (3) 24.09.01 175 9 15쪽
21 21. 집단폭력 (2) 24.08.31 197 9 17쪽
20 20. 집단폭력 (1) 24.08.30 189 10 16쪽
19 19. 까라면 까는 거지 (2) 24.08.29 186 11 16쪽
18 18. 까라면 까는 거지 (1) +1 24.08.28 188 10 15쪽
17 17. 학교폭력 24.08.27 198 10 15쪽
16 16. 판독 불능 24.08.26 216 12 17쪽
15 15. 리벤지 포르노 (3) 24.08.25 216 13 17쪽
14 14. 리벤지 포르노 (2) 24.08.24 226 12 16쪽
13 13. 리벤지 포르노 (1) 24.08.23 236 11 16쪽
12 12. 죽음을 막으려면 (2) 24.08.22 235 13 16쪽
11 11. 죽음을 막으려면 (1) +1 24.08.21 249 1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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