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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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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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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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2. 배신자 색출

DUMMY

“아, 그거? 실은 광수대에 있을 때 내가 권오득을 많이 도와줬거든. 간석오거리파가 지금껏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건 내 덕분이야.”


조직을 와해시켜도 모자랄 판에 경찰이 조폭을 살렸다?

과거 범죄자들은 모조리 잡아 처넣었던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그래서 권오득이 형님한테는 그렇게 깍듯이 대한 거군요?”

“뭐, 그렇게 된 거지. 그때 광수대장이 ‘베스트파’랑 ‘간석오거리파’ 두 조직을 척결하라고 지시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암묵적으로는 간석오거리파를 더 조지라고 했거든.”


그런데 굳이 간석오거리파를 더 조지라고 한 이유는 뭘까?

그때 광수대장이 누구였는지, 기억을 더듬어 봐도 떠오르지 않았다.


“보통 두 조직 중, 하나만 제대로 쳐도, 분쟁을 막을 수 있거든. 실무자인 우리 형사들, 입장에서는 그게 간석오거리파든지, 베스트파든지 상관없었어.”


그러던 중 강한진이 허공을 보며 숨을 크게 내쉬었다.

손으로 머리를 박박 긁어 대기까지 한다.


“아, 이거 아무도 모르는 건데, 왠지 너한테는 숨겨 봤자 소용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그러다 강한진은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실은 내가 지금 딸만 둘이거든. 첫째가 5살, 둘째가 3살.”


대충 짐작한 대로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예전 삶에서 직접 듣고 지켜봤던 내용이었으니까.

물론 지금은 모르는 게 당연했기에 처음 듣는 것처럼 연기하긴 했다.


“근데, 조사하다 보니까 권오득도 나랑 똑같이 딸만 둘에다가, 애들이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더라고. 심지어 애 엄마끼리도 꽤 친해.”

“예···?”


어라··· 이건 금시초문인데?

내 반응에 강한진은 머쓱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황당하지? 그쪽 애들은 나도 종종 봤어. 우리 애들이랑 아주 친하거든. 아무리 내가 형사라도 그 애들 아빠가 권오득이라는 걸 어떻게 알겠어. 그나저나 놀랐던 게 권오득이 생긴 건 저렇게 보여도 자기 딸은 아주 끔찍이 아낀다는 거야. 그러다 한 번은 어린이집에서 애들 하원 시키다 서로 마주쳤어.”


황당한 말의 연속이었다.


“서로 자다 일어나서 씻지도 않은 꼬질꼬질한 모습이었는데, 전혀 조폭이 연상되지 않는 거야. 물론 나도 형사처럼 보이진 않았겠지만. 아무튼 우리 둘 다, 그저 두 딸을 사랑하는 딸 바보 아빠였던 거지. 그렇게 어쩌다 보니 그게 인연이 돼 버린 거야.”


재떨이로 사람 대가리나 쪼개는 냉혹한 깡패 두목한테 어린 딸이 둘이나 있고 심지어 딸 바보라니···.

이걸 믿어야 하는 건가.


두 딸을 보고 흐뭇하게 아빠 미소 짓는 권오득의 모습은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았다.


“더 웃긴 건, 딸을 보면서 웃는데 흉터가 늘어나더라니깐. 와핫핫! 나는 권오득이 새출발하고 싶다고 해서, 남은 사람은 살려 줬지. 말했다시피 이거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꼭 차현성, 너만 알아야 해!”

“그, 그럼요.”


나는 괜히 물어봤나 하는 생각과 함께 권오득도 별 수 없는 아버지구나 하고 피식 웃다가, 문득 뇌리에 잊고 있었던 이전 삶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아까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들었던 불길한 느낌. 그거 설마···.’


그런 오싹한 느낌이 계속해서 나를 엄습해 오다, 급기야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그걸 모르는 강한진은 그간 혼자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게 꽤나 좀이 쑤셨는지 내게 계속해서 비밀을 털어놓았다.


“조만간 게임장도 닫을 거야. 듣자 하니 인력 사무소 차린다던데, 이미 준비는 마쳤을지도 몰라. 여하튼 깡패 생활은 손 씻겠단 말이지. 그러니 딸 가진 아버지로서 이런 남자를 어떻게 그냥 두겠어. 그··· 현성아, 넌 내 맘 이해하지?”


그 순간 두통이 더 심해지고 오한이 밀려왔다.


‘어떻게 된 거지? 과거로 온 것 때문에 뭔가 심각한 부작용이라도 생긴 건가···?’


“너 괜찮아? 갑자기 왜 그래?”

“아, 갑자기 좀 두통이 있어서요. 저 잠깐 앉아 있다 올라갈게요. 한진 형님은 먼저 가세요.”


먼저 가는 강한진을 뒤로한 채 나는 벤치에 털썩 앉았다.


머릿속에서 과거 시나리오를 생각하던 중, 뭔가 번뜩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권오득에 대해 떠올리다 불길한 예감을 느낀 이유를 깨닫고 말았다.


『일가족 살인 사건···.』


‘아··· 내가 왜 이걸 잊고 있었지? 한진 형님이 살던 아파트에 일어난 살인 사건이잖아! 게다가 권오득 가족이 피해자였고!’


이전 삶에서 권오득은 두 딸과 아내를 잃게 되는데, 다른 곳도 아닌 그의 집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사건 보고서에서 권오득이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세 명의 여자들의 온몸이 칼에 난자된 채 죽어 있었다고 보았던 기억이 났다.


범인은 부두목이었던 오태광이었다.


‘그런데 살인이 일어난 날이 언제였더라?’


내 머릿속에서 과거 사건을 되뇌고 있을 때,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어머니였다.


“여, 여보세요?”


[아들?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안 좋니?]


“아냐, 괜찮아. 어쩐 일로 아침부터 전화했어?”


어머니는 잠시 뜸을 들이다,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게··· 다음 주에 현지 생일이잖니. 그래서 가족끼리 다 같이 모일까 하는데, 네 아버지 오라고 해도 괜찮지? 지난번에 우리 가족 모여서 너무 좋았거든.]


현지 생일···.

그리고 아버지···.


그 순간 계속 느껴지던 두통이 멈췄다.


“바로 그날이었구나. 권오득 가족이 죽은 날이···.”


[아들! 뭐라고? 누가 죽는다고?]


나는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


“엄마, 정말 미안한데 이번 현지 생일에 나는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다급하게 통화를 마치고, 흩어진 시나리오 조각을 정리해 봤다.


일가족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날은 10월 25일, 바로 차현지 생일날이었다!


현지 생일 겸 가족 모임에 가다가 서정경찰서 전 직원 비상 동원이 터져 버린 날이기도 했다.


물론 앞서 말했듯 권오득 일가족 살인 사건이 발생한 탓이었다.


진짜 문제는 경찰이 오태광을 찾았을 땐, 그는 이미 온몸이 칼로 난자되어 죽어 있었다는 것.


당연히 범인은 권오득이었다.

즉, 복수가 복수를 낳은 셈이고, 이렇게 인천을 주름잡았던 간석오거리파는 한순간에 와해되고 말았다.


엄청난 사실을 떠올리고 나자, 왜인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오태광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권오득의 가족을 구하고 그가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바로 경찰서를 나서 간석오거리파가 운영하는 게임장으로 향했다.


***


“수고 많으십니다!”

“안녕하세요···? 히익!”


게임장을 청소하던 여직원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랐다.

아무래도 지난번에 강한진과 들어가서 소란 피운 것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게임장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권 사장님 안에 계시죠?”


그녀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고개만 끄덕거렸다.


“실례지만 들어가서 말씀 좀 해 주실래요? 저번에 명함 교환했던 차현성이 찾아왔다고.”


그녀는 후다닥 철문을 열고 게임장을 나가더니 몇 분 지나지 않아 다시 와서 내게 들어가라며 손짓했다.

나는 전에 소란 피운 게 미안해서 여직원에게 짧게 목례하고 철문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지난번과 같은 소파에 권오득이 앉아 있었고, 신대철은 벌써부터 인상을 구긴 채 서 있었다.


“실례합니다, 권 사장님.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또 찾아뵙게 됐네요.”

“괜찮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죠?”


권오득은 갑작스런 내 방문에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무심한 얼굴로 건조하게 인사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신대철은 여전히 내가 떨떠름했는지 고개만 45도로 까딱거렸다.

그의 몸짓과 얼굴에서 이미 강한진과 나를 다르게 보는 게 느껴졌다.

그래 봤자, 별 느낌 안 들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신대철은 불만 한가득 담아 항의 조로 내게 지껄여 댔다.


“아무리 그쪽이 형사라도 여기가 무슨 놀이터도 아니고. 너무 자주 오는 거 아니요!”

“하하, 미안합니다. 그래서 아까 실례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투정을 받아 주는 게 좀 짜증 났지만, 나는 정중하게 사과했다.

지금 신대철 같은 허접이랑 싸우러 온 게 아니었으니까.


“급한 일인데 권 사장님이 전화를 안 받으셔서요.”

“뭐요?”


그러자 신대철 이마에 갈매기 주름 3개가 퍼덕였다.


“우리 형님이 그리 한가한 줄 아쇼? 개나 소나 전화하면 다 받아 주게?”


흐음, 개나 소라니 이건 좀 기분 나쁜데?

지금 저 깡패 새끼가 지금 내 성질을 돋우려 하고 있는 건가.


“아주 경찰이면 답니까? 퉤.”


이거 대놓고 시비 거는 것 같은데.

그냥 다 뒤집어엎어 버릴까?


하지만, 강한진에게 들은 말 때문인지 차마 그러진 못하겠다.


나는 시비 거는 신대철을 대충 무시하고 권오득에게 용건을 말했다.


“저는 권 사장님과 긴히 할 말이 있는데요. 잠깐 시간 괜찮을까요?”


권오득이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고개를 들자 흉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확실히 일반인이 보면 깜짝 놀랄 외모긴 했다.

잠시 후, 그는 천천히 소파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말씀하시죠.”


마침 나도 그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물고 얘기를 꺼내려던 참이었다.


홱!


이때 신대철이 내가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낚아채 갔다.

저 빌어먹을 놈.


“나이도 어린 새끼가, 형님 앞에서 예의 없이 뭐 하는 거냐!”

“하하···.”


내가 지금 나이는 네놈보다 어려도 원래 나이는 37살이다, 인마.

그렇게 치면 신대철 네놈보다 대여섯은 많을 것 같은데.


‘뭐, 그렇게 말한다 한들 분명 미친놈 취급이나 하겠지···.’


나는 무언가 행동을 취하는 대신, 잠시 눈동자를 굴려 두 사람을 차례로 훑어봤다.


‘이번엔 재떨이를 들지 않은 걸 보니 말리지 않을 심산인가, 아니면 싸움을 붙이려는 건가. 권오득, 꽤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이군.’


어쩐지 싸움을 부추기는 기분이 들었다.

깡패 새끼들이 사람 윽박지르는 그 본성은 어디 가지 않는구나.

역시 말로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분명 중요한 일로 찾아왔다고 했는데, 손님 대접이 영 별롭니다?”


도리어 내가 도발하자, 내 앞에 앉은 두 사람이 몸을 움찔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이래서 깡패 새끼들이랑은 대화하면 안 된다니까.”


나는 아예 다리까지 꼬꼬 거만하게 앉았다.


“오늘 그쪽 하고 관련된 아주 중요한 얘기하러 온 건데, 내 말은 들을 가치조차 없다는 거잖아. 맞죠, 권 사장님?”


씨익.


내 치켜뜬 눈을 보고 권오득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웃어? 하여간 깡패 놈들은 다 음흉해가지고 당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니까.’


그때 흥분한 신대철이 소리쳤다.


“너! 강한진 후배라서 예의 지켜 준 거 몰라?”

“하! 언제는 강한진 형사 보고 형님이라더니, 자리에 없다고 이제는 막말하시네? 예의 지켜 준 건 그쪽이 아니라, 나라는 건 모르시나 봐?”


나는 꼬았던 다리를 풀고 신대철과 권오득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럼 어디 나도 경찰로서, 당신들 깡패 대하듯 해 볼까?”


네놈들이 착각한 게 뭔지 알아?

원래 나는 조폭과 타협하는 성격이 아니란 거야.

범죄자들한테는 봐주는 것 없이 밀어붙이고 잡아 처넣었던 게 바로 나다.


그리고 또 하나, 강한진보다 내가 더 독하다는 것도.

네놈들 나를 아주 호구로 봤다 이거지?

따라서 오늘 협상은 결렬이다.


“누가 그러더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딱 보니까 여기가 그러네~”


그리고 더 이상 형님을 모욕하는 걸, 참을 수 없었던 신대철이 셔츠를 벗어 던졌다.

검은색 쫄티를 넘어 우락부락한 그의 흉근과 삼두근이 불끈거렸다.


“이 개새끼가 진짜!”


그는 굵은 두 팔을 내밀며 내 목을 향해 저돌적으로 돌진했다.


탁!


나는 여유 있게 탁자 왼쪽 끝부분을 발로 세게 내리쳤다.

그러자 반대쪽이 튀어 오르며 달려오는 신대철과 부딪혔다.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콰당~!


테이블이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소리가 났고, 신대철은 더욱 험상궂은 얼굴을 했다.

그깟 테이블 따위에 그다지 충격을 받지 않은 듯했다.


“이 애송이 새끼가!”


빈틈.


이번에는 내가 먼저 놈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놈의 목을 덥석 움켜잡았다.


“컥!”

“어때? 좀 괴로워? 이게 네가 나한테 하려던 짓이지?”

“끄으.”


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대로 신대철을 반대편 벽으로 밀어붙였다.


쿵!


여전히 신대철의 눈빛은 적의로 불타오르는 듯했다.


“오? 눈빛 봐~ 살아 있네?”


어디, 이것도 참을 수 있을까?


퍽! 퍼퍼벅!


신대철은 연타로 쏟아지는 내 주먹질을 몸으로 받아 내야 했다.

결국 그의 눈빛도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맷집이 아주 좋으시네. 역시 행동대장이야.”


그런데 내가 다시 주먹을 뒤로 치켜들었을 때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잡았다.


턱.


묵직하고 손가락 하나하나에 힘이 깃들어 있는 게,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돌아보니, 역시 거무칙칙한 얼굴에 흉터를 실룩거리는 권오득이었다.


그래, 그게 바로 네놈의 본성이지, 어디 깡패 두목이 정상적인 아빠인 척을 해.

그것도 대한민국 딸 바보 아빠를 말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권오득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제 그만하시죠.”

“그만하라고? 그쪽에서 먼저 시비 걸어 놓고? 아~ 이제 생각이 바뀌신 건가?”


나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자 봐요! 내 몸에 수갑 하나라도 있는지! 싸울 생각도 없는 경찰한테 일부러 시비를 걸다니, 당신들 아주 겁대가리 상실하셨나 봐?”


권오득의 오른쪽 턱이 살짝 움직이는 걸 보니 어금니를 꽉 깨문 것 같다.


“이봐, 알았으니까 그만하자고.”


이번에는 내 팔을 잡고 손에 힘을 줬다.

그만하자고 말하긴 했지만, 예상대로 여전히 적의를 거두지 않은 상태였다.


“권 사장. 당신도 내 실력 가늠해 보려는 거야?”


권오득이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하··· 아니. 이제, 그만합시다. 차 형사님.”


그제야 그는 나에 대한 적개심을 풀은 듯했다.

그의 대답에서 더 이상 나와 싸울 의지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오득이 나에게 담배를 건네며 물었다.


“그래서 대체 용건이 뭔데 여기 찾아온 겁니까?”


나는 마지못해 담배를 입에 물고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간석오거리파 지금 내분 일어났죠?”


꿈틀.


권오득이 나에게서 눈을 피했다.


“그런 일 없습니다. 전에도 말했을 텐데요.”


두근, 두근.


《이놈, 뭔가 알고 온 건가? 지금 오태광이 밑에 애들 데리고 나가서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왜 경찰까지 와서 이러는 거야.》


“오태광 때문에 머리가 꽤 아프신 것 같은데, 아닌가요?”


권오득이 흠칫 놀라는 얼굴을 하고, 나는 그런 권오득을 몰아세웠다.


“그쪽 오태광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죠?”

“······!”


항상 일관된 표정을 유지하던 오득은 내 입에서 오태광이란 말이 자꾸 나오자 동공이 흔들렸다.


“혹시, 우리 형사들 몰래 배신자 오태광을 처리하려고 하는 거면 그러지 마세요.”


이어지는 내 말을 듣고 있는 권오득의 표정에 놀라움이 연속으로 드러났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이미 오태광이 배신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으니까.


“이봐요, 차 형사님, 오태광이 배신했다는 건 또 무슨 말입니까? 우리 이제 누구랑 싸우고 그런 짓 안 합니다.”


《오태광은 내가 처리하려는 중인데 어디서 정보가 샌 거지. 아무튼 그 새끼 때문에 지금 있는 간석오거리파가 전부 위험해지고 있으니 빨리 해결해야 해.》


권오득 당신의 진짜 목적을 알겠다.

오태광을 잡는 것에 있어서는 나와 마음이 같다는 뜻.


“권 사장님, 저희 이번에 오태광 잡으러 갈 겁니다. 그러니 좀 도와주시죠.”

“뭐요?”


그러자 계속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던 권오득도 이제는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당신도 오태광을 잡으려고 하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예요. 즉, 우린 목적이 같다는 거죠. 안 그래요?”

“이봐, 차 형사. 말이면 다인 줄 알아? 우리 어둠의 거리에서 살아온 조폭이야. 그런 우리한테 도와달라는 건 이용해 먹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아, 내 말을 그렇게 받아들인 건가.

하긴, 권오득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보였다.


“내가 당신 같은 형사들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야. 너희들은 우리 같은 놈들 사람으로 보지도 않잖아?”


그건 사실이지.

나는 아직도 네놈이 참 못미더우니까.

그래서 한진 형님이 너 따위와 친분이 있다는 걸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나를 믿지 않으시네. 그럼 이렇게 하죠. 내가 권 사장님 가족을 지켜 주겠다면?”

“내 가족?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권 사장님, 어린 두 딸과 아내가 있지 않아요?”

“그건··· 강한진 형사가 말했나? 그런데 내 가족을 당신이 왜 지킨다는 거지?”


가족 얘기를 꺼내고 나서부터 권오득의 표정이 더욱 좋지 않았다.


“당신 가족 죽을 수도 있어요.”

“우리 가족이 죽는다···?”


일순간 권오득의 눈빛이 번뜩였고, 무서운 속도로 테이블 넘어 나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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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까라면 까는 거지 (2) 24.08.29 182 1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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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판독 불능 24.08.26 208 1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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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리벤지 포르노 (2) 24.08.24 217 12 16쪽
13 13. 리벤지 포르노 (1) 24.08.23 228 11 16쪽
12 12. 죽음을 막으려면 (2) 24.08.22 227 13 16쪽
11 11. 죽음을 막으려면 (1) +1 24.08.21 241 12 16쪽
10 10. 고시생 강서희 24.08.20 253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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