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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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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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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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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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3. 리벤지 포르노 (1)

DUMMY

“한번 믿어 볼게요. 대신 앞으로 오글거리는 말은 절대 금지에요.”


그 말을 듣고 머쓱해진 난 고개를 돌리고, 손에 힘을 줘서 예지를 일으켰다.


“그래, 안 한다. 안 해! 나도 안다고 오글거리는 거. 그래도 뭐··· 용기 내서 손잡아 준 건 고맙다.”

“내가 고맙죠. 다치면서까지 나를 구해 줬는데.”


흠, 감사 인사야 기본이지만 내가 다친 것도 신경 쓸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완전 모지리는 아닌가 보네.


“아까 들어서 내가 현지 오빠인 건 알지? 그럼 어떤 성격인지도 알려나? 현지가 얘기했어?”

“아뇨. 들은 적 없어서 전혀 모르겠는데요?”


《음, 사실 망나니 같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망나니? 차현지 요년이···!’


예지의 속마음을 듣고 인상이 찌푸려지려 했다.

그러나 곧바로 들려온 말에 다시 기분이 풀렸다.


《차현지···. 이렇게 좋은 오빠가 있었는데 거짓말 친 거야? 부럽네.》


하여튼, 솔직하지 못해서 탈이라니까.

이 정도면 예지가 나를 믿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럼 다음 플랜으로 넘어가야겠지.

원흉을 제거해야 하니까.


“괜찮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좀 얘기해 줄래?”

“음, 그게요···.”


***


김예지와 교제한 남자.

인터넷 쇼핑몰 대표로 잘생겼고, 젊은 나이치고는 돈도 많았다.

의류 쇼핑몰이었는데 꽤 유명해 매출도 잘 나왔다고 했다.

김예지와는 피팅 모델을 계기로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교제하며 차츰 그의 속내를 알아가게 되었는데, 우연히 남자 핸드폰에서 예지의 영상과 사진을 본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처음에는 밥을 먹거나, 뭔가에 열중하는 사진 정도만 찍었기에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자는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하는 등 수위가 점점 높아져 갔다.


사실상 도촬이었다.


그러자 남자가 예뻐서, 사랑해서 촬영했다는 말과 함께 혼자만 간직하겠다는 부탁에 못 이겨 눈감아 주었단다.


“근데 핸드폰에 또 다른 영상이 있던 거예요. 내가 샤워하는 거, 걔랑 침실에 있는 모습까지도요···.”


묵묵히 얘기를 들었다.


“당연히 전 몰랐어요. 좋아서 찍은 게 아니란 말예요! 그래서 영상 지워 달라고 하니까 협박했어요. 유포하겠다고.”


‘이거 전형적인 리벤지 포르노 수법이네.’


나중에야 미투 운동에다, 일반인의 동영상 유포로 리벤지 포르노란 용어가 생겼지만, 이때만 해도 리벤지 포르노란 말은 듣기 힘들었다.


그만큼 경찰에 접수되는 사건이 많지도 않았다.


“게다가 영상을 지워 주겠다는 걸 빌미로 계속 관계를 요구했어요. 싫다고 거절해도 협박만 계속될 뿐 소용없었어요. 그래서 참다못해 지구대에 도와 달라고 찾아간 거예요. 저 이제 어떡하면 좋아요?”

“얘길 들어 보니까 그놈 아주 악질이네. 그런데 만수지구대를 먼저 갔었다고?”


만수지구대에 대해 묻자 갑자기 예지가 두 손으로 몸을 감싸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 사람 이상해···.”

“누구 말하는 거야?”

“아, 아니에요. 별일 없었어요.”


파리해진 표정으로 아무것도 아니라며 내 질문을 일축하는 김예지.

표정에서 드러났듯 그녀의 본심은 그렇지 않았다.


《나한테 원인이 있다고 말했어. 그 사람들···. 내가 피해자였는데. 내 잘못이라고?》


성범죄 피해자의 탓을 했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도대체 만수지구대의 어떤 경찰이 예지와 상담한 거지?


나는 예지를 안심시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그러니 누가 그렇게 말했는지 나한테 이야기해 줄래?”

“좋아서 촬영한 거 아니냐고 했어요···. 오빠도 제가 그런 사람처럼 보여요?”


그럴 리가 있나, 난 그게 거짓이라는 걸 이미 네 속마음을 통해 확인했는데.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검거하기 힘들다, 잡으러 가는 거 알려지면 영상 유포할 거다, 하면서. 오히려 경찰이 저를 협박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렇게 만수지구대에서 희망을 잃고 온 곳이 반석지구대라는 말이다.

물론 반석지구대에서도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했기에 여기로 온 것이지만···.


그나저나 예지의 말을 들으니 화가 치밀었다.

미숙한 대응만 아니었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니까.


실제로 예지가 죽은 데는 우리 지구대의 선배 경찰 말고도 만수지구대 경찰 탓이 더 크다고 봐야 했다.


“내가 잡아 줄게. 아니, 그 자식 아주 반 죽여줄게.”

“음, 괜찮아요. 마음은 고맙지만, 오빠 경찰 된 지도 얼마 안 됐다면서요···. 순경이면 제일 낮은 거 아니에요?”

“순경인 게 어때서!”


순간 억울함에 속이 뒤틀렸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우습게 여기다니.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나 죽음이란 강을 넘은 전국 최고의 경찰이야’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뻔했다.


그때 예지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핸드폰을 확인한 예지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메시지의 내용은 10초 분량의 성관계 동영상과 협박이었다.


[썅년아. 연락 안 받지? 내 말이 우스워? 이거 네 가족, 친구들한테 먼저 유포한다. 빨리 연락해. 당장!]


“미, 미친 새끼!”


예지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핸드폰을 바닥에 던지고 구석에 쪼그려 앉아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정민지가 설득에 나섰다.


“예지야, 그러지 말고 차현성 한번 믿어 봐. 같은 여자로서 내가 보증할게. 얘가 이래 보여도 벌써 사건을 몇 개나 해결할 정도로 대단하다니까. 게다가 네 절친 오빠잖아.”


나는 민지의 말에 고개를 끄떡거리다가, 고개를 돌려 예지를 보았다.

예쁜 애가 머리가 산발이 될 정도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얼마나 고통 속에 살았을지 짐작이 가서 더 마음이 아팠다.


아마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겠지, 그러니 내가 너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되어 줄게.

아니 지푸라기는 쉽게 끊어지니까, 동아줄이라고 하자.

내가 반드시 널 구해 줄 테니까.


나는 백홍철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 있던 걸 보고했다.


[음, 차 순경. 주무부서가 있는데 굳이 무리할 필요가 있어? 그냥 접수해서 넘기는 건 어때?]


“팀장님, 시급한 상황입니다. 접수해서 넘기면 담당 부서에서 바로 수사 시작할까요?”


사건을 접수하면, 담당자 배정까지 수일은 족히 걸린다.

관심 있는 수사관이라면 당장에라도 움직이겠지만, 내가 알기로 서정경찰서에 그런 형사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출석 요구라도 한다면, 앙심을 품고 영상을 유포할지 모른다.


“우선 경찰서 협조가 가능한지 물어볼게요. 팀장님은 김예지 상담한 선배 혼 좀 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는 당직 중인 여성 청소년수사팀에 전화를 걸었다.


[여청수사팀입니다.]


“반석지구대 차현성 순경입니다. 팀장님 좀 바꿔 주실 수 있나요?”


잠시 후, 걸걸한 목소리의 남자 음성이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팀장입니다. 무슨 일로 연락 주셨죠?]


흠칫.


순간 핸드폰을 잡은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 서정경찰서의 실세 중 한 명이었던 허칠성 경감이었다.


현재는 그때보다 한 단계 낮은 계급인 경위로,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이었다.


나는 솟아오르는 화를 겨우겨우 가라앉혔다.

지금은 내 분노보다 협조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성범죄는 여성청소년수사팀 소관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 사건을 접수받아서 합동 수사 문의 좀 드렸습니다.”


[합동 수사? 이봐. 우리가 한가한 줄 알아?]


예상대로 허칠성은 내 말을 단칼에 거절했다.


[이렇게 전화할 시간 있으면 보고서나 작성해서 보내! 우리가 알아서 수사할 테니.]


현장에 직접 나갈 생각은 없으니, 사건만 접수해 달라는 말이다.

그럼 수사는 아무리 빨라도 며칠 후에 시작하겠지.


충분히 상정하고 있던 답변이다.

그럼 녹음 버튼 누르고 한마디 해야겠지?


‘어디 엿 먹어 봐라.’


“그럼 피해 여성이 자살 시도까지 했는데 못 나오신다는 거죠?”


[바쁘다고 인마, 끊어! 우적우적, 쩝쩝.]


어이가 없네··· 밥 처먹고 있으면서 바쁘다고?

나는 사람 살리겠다고 밥도 못 먹고 돌아다녔는데.

핑계도 핑계 나름이지.


“혹시 식사하느라 못 오시는 건가요? 그럼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아, 글쎄 빨리 끊고 서류나 보내라고. 이따 시간 나면 조사할 테니까. 거기 열무김치 좀 이쪽으로 줘 봐.]


그렇게 나는 그와 몇 마디 더 주고받다가 마지막 말을 끝으로 통화를 마쳤다.


“알겠습니다. 식사 하시느라 안 나오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뚜. 뚜.


이번엔 강력팀 협조를 구해 보기로 했다.


[전화 받았습니다. 강력팀 김민철 경위입니다.]


그런데 전화 받은 사람은 얼마 전 내게 된통 당한 재수 없는 김민철.


‘아니, 오늘 무슨 날인가···?’


하필이면 오늘따라 거지같은 인간들만 당직 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녹음 버튼을 켰다.


[성 관련 사건을 강력팀이 왜 나가야 하지?]


이것이 합동 수사를 요청하자 그에게 돌아온 대답이었다.

역시 이 인간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여성 청소년 사건을 강력팀이 왜 도와줘야 하냐면서, 계속 툴툴거렸다.


“당신이 그럼 그렇지···. 뭐, 사실 기대도 안 했습니다.”


[뭐? 얌마, 너 그때 그 자식이지···.]


뚜. 뚜.


나는 매몰차게 전화를 끊어 버렸다.


형사라는 것들이 사무실에서 앉은뱅이 수사나 하고 있다니.

아무래도 이놈들은 지휘 계통으로 보고해야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다.


반석지구대도 대형 화재 사건으로 인원이 부족했다.

그나마 남은 사람은 함께 가길 꺼리는 눈치였고···.


결국 가용 가능한 인원은 나와 정민지뿐이란 얘기다.


불행 중 다행으로 민지는 지치긴 했지만, 당장에라도 잡으러 가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김예지의 의사를 물었다.

그놈을 은밀하게 덮치려면 예지의 도움이 필요했다.


“김예지! 도와줄 수 있지? 그 자식 잡아서 복수해 버리자!”


예지는 긴장했는지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메시지부터 보내야겠지?


예지는 성실하게도 내가 말한 대로 메시지를 보냈다.


― 지금 갈게. 그러니까 제발 유포하지 마.


[이제야 말을 듣네.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예지야. 내가 좋아하는 속옷 알지? 잊지 말고.]


예지의 얼굴에서 핏기가 서리는 듯했다.


“하라는 대로 했어요. 이젠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긴 그 쓰레기가 사는 집이 어딘지 안내해 줘야지.”


***


예지가 안내한 곳은 상가 주택 3층.


1층은 철문점이였으며, 주변에 공구 상가나 작은 공장이 있는 인적이 드문 곳이다.

짓궂은 날씨에 보니 유령이 사는 곳처럼 음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남자의 집 앞에 가자 김예지가 다시 부들부들 떨었다.


“다 왔다고 메시지 보내 줄래?”

“오빠. 저 무서워요···.”

“괜찮아, 예지야. 내가 옆에 있잖아.”


검거 작전은 비교적 단순했다.

김예지가 노크하고 문이 열리면 나와 정민지가 덮치기로 했다.


물론 또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건, 두 사람에게 비밀이었다.


이런 놈들은 형사 처벌로는 부족하지.

동영상 촬영 생각만 해도 오줌 지릴 정도로 만들어 버릴 생각이다.


어느새 놈들의 집 앞에 섰다.

문에다 슬쩍 귀를 대 보니, 남자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 둘··· 안쪽에 최소 세 명은 있는 듯했다.


예지에게 사인을 보내자, 한차례 심호흡을 한 뒤 문을 두드렸다.


똑똑.


안에서 들려오던 말소리가 단번에 끊겼다.

그러나 적막만이 흐를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결국 내가 한 번 더 문을 두드려 보자는 신호를 주자, 예지가 재차 노크했다.


똑똑.


“누구야?”


예지가 내 눈치를 보기에 일단 대답하라고 눈짓했다.


“나야. 예지···.”

“아, 예지 너였구나. 난 또 누구라고··· 일찍 왔네? 기다려, 곧 문 열 테니.”


이때 나와 민지가 나서며 겁먹은 예지를 밖으로 내보냈다.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짐과 동시에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덜컹.


활짝 열린 문 앞에 노랗게 염색 머리를 한 사내가 나왔다.

딱 봐도 양아치 같은 모습이었다.


“그르게 진즉에 오빠 말 좀 듣지, 그랬냐, 예지야아~ 엥, 그쪽은 누구세요?”


문을 연 노랑머리가 황당한 표정을 했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예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의 눈앞에는 사복 입은 선머슴 같은 여자가 있었다.

바로 정민지였다.


“안녕?”

“뭐야, 당신은? 예지는 어디 있어?”

“나? 너 잡으러 온 경찰이지. 왜 예지가 아니라서 실망했어?”

“경찰이라고? 그런데 당신··· 설마 여기 혼자 온 거야?”


그 순간 사내의 눈꼬리가 휘어지며 푸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우와~ 사복 입은 여형사는 처음 보네. 어디 소속이야? 지금 체포하겠다고 온 거지? 그래서 영장은 있고?”

“아, 사내놈이 조잘조잘 참 말 많네.”


민지가 시끄럽다는 듯 귓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다.


“하, 이거 완전 미친년이네. 야, 나와 봐! 여경이 우리 잡으러 왔대! 그나저나 내가 여경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대? 기왕이면 제복도 입고 오지 그랬어, 하하.”


남자의 저질스러운 멘트를 듣자 민지는 열이 받았는지 이마에 불끈 핏줄이 솟았다.


“야, 솔직히 말해 봐. 너, 경찰 아니지? 이런 걸로 우리가 쫄 것 같아?”


어어, 애가 흥분을 잘하는 성격이라 더 자극하면 안 되는데···.


일단 문은 열었으니, 내가 나서야겠다.


스윽.


나는 민지가 폭주하기 전에 얼른 뒤에 가서 섰다.

남자는 뒤에서 불쑥 튀어나온 나를 보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뭐야 이 떡대는? 넌 또 누군데? 이년 하고 아는 사이야?”


나를 보고 놀란 듯 사내는 여유 넘치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에겐 내 눈빛이 맹수 같아 보였으리라.


그래, 바로 이거지.


경찰 앞에서 범인은 이런 얼굴을 해야 마땅하지.


“아까 경찰인지 의심하시던데 저희 경찰 맞습니다. 그리고 현행범을 체포할 때는 영장이 필요 없습니다.”


나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중저음으로 말한 뒤, 안으로 한 발자국 내디뎠다.

다급해진 놈이 거실 쪽과 나를 번갈아 본다.

그러다 결국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이이익. 야! 다들 뭐 해! 빨리 나와서 저놈 막아!”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그의 명치 깊숙이 내 발을 꽂아 버렸다.


“어억!”


사내는 양손으로 배를 감싸며 뒤로 넘어가다가 벽에 등을 부닥쳤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민지가 그의 머리칼을 낚아채는 바람에 넘어지는 건 막을 수 있었다.


“끄아악. 니들 뭔데? 경찰이라며! 무고한 시민을 이렇게 패도 되는 거야?”


그 순간 민지가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뭐긴 뭐야. 너 잡으러 온 저승사자지. 그리고 너 같은 놈은 좀 맞아야 해.”


굶주린 암사자 같은 어투로 말했지만, 목소리 탓인지 무섭기 보다는 조금 귀엽게 느껴졌다.


“저승사자? 그게 뭔 개소리야···.”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이해 못하는 것 같아, 나와 민지는 동시에 경찰 신분증을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그제야 상황이 이해되는지 노랑머리의 동공이 좌우로 빠르게 흔들렸다.


키득거리는 민지 뒤에서 나는 다시 사내를 노려보며 말했다.


“어이, 노랑머리! 듣자 하니 너 아주 역겨운 짓을 하고 있더라?”


화난 나의 얼굴을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비참한 최후를 상상해서인지 놈은 미라처럼 굳은 채로 입술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런데 본격적인 검거를 앞두고 이렇게 쫄다니, 벌써 시시해지려고 하네.


후, 이래서는 대화도 못하겠네.

우선 한 대 때리고 시작해야겠다.


“나는 사람 약점 잡고 괴롭히는 너 같은 놈들이 제일 싫어. 그러니 일단 좀 맞자!”


나는 공포에 질린 놈의 얼굴에 냅다 주먹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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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불법 렌터카 사업 24.09.04 158 9 18쪽
24 24. 광기의 경찰 24.09.03 171 10 16쪽
23 23. 집단폭력 (4) 24.09.02 164 10 16쪽
22 22. 집단폭력 (3) 24.09.01 166 9 15쪽
21 21. 집단폭력 (2) 24.08.31 189 9 17쪽
20 20. 집단폭력 (1) 24.08.30 183 10 16쪽
19 19. 까라면 까는 거지 (2) 24.08.29 182 11 16쪽
18 18. 까라면 까는 거지 (1) +1 24.08.28 183 10 15쪽
17 17. 학교폭력 24.08.27 192 10 15쪽
16 16. 판독 불능 24.08.26 208 12 17쪽
15 15. 리벤지 포르노 (3) 24.08.25 208 13 17쪽
14 14. 리벤지 포르노 (2) 24.08.24 217 12 16쪽
» 13. 리벤지 포르노 (1) 24.08.23 229 11 16쪽
12 12. 죽음을 막으려면 (2) 24.08.22 227 13 16쪽
11 11. 죽음을 막으려면 (1) +1 24.08.21 241 12 16쪽
10 10. 고시생 강서희 24.08.20 254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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