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당한 소드마스터가 힘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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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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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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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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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화

DUMMY

드디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날이 왔다. 로저 스미스의 아들 유런 스미스는 눈을 뜨자마자 마음이 들떠 진정이 어려웠다.


그의 아버지는 하나뿐인 아들이 전장으로 떠나는 날에도 대장간에서 쇠를 녹이고 두드린다. 그는 짧은 인사를 전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꼭 살아서 돌아올게요. 아버지.’


대장간의 앞에는 아버지가 함께 가라고 말한 남자가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뭐야! 키는 커도 마른 체형이라 그런지 대단해 보이진 않잖아. 하긴, 아버지가 아는 분이 엄청난 실력자일 리는 없지.’


유런은 대단한 실력자가 동행할 거라는 생각을 잠시라도 했던 자신의 판단이 무안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로저 스미스의 아들인 유런입니다.”


“떠돌이 용병 딘이다.”


리처드는 이름을 숨겨야 할 때 주로 사용하는 가명인 딘이라고 자신을 알렸다.


“용병이면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겠습니다.”


“그렇기는 하지.”


‘정착을 못했다는 건 계속해서 고용하는 곳이 없었다는 소리야.’


마른 체격과 달리 풍기는 분위기가 범상치 않은 부분도 있으나, 아무래도 착각인가 보다. 유런은 자신이 너무 들떠서 상대를 높게 보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저를 따라오면 됩니다.”


유런은 딘을 이끌고 아티슨 마을의 북쪽 입구로 향했다. 지원자를 태울 마차는 그곳에 멈춘다.


“혹시 검귀를 직접 보신 적이 있나요?”


“당연히 있지.”


“오-! 소문처럼 엄청나게 대단하죠? 막 날아다니고 적진 한복판에 홀로 뛰어들어 무쌍의 위력을 발휘하고 그러는 거 맞죠?”


“그 정도는 아니던데?”


“...”


‘뭐야! 딘 씨는 제국의 영웅을 존경할 줄도 모르잖아.’


유런은 기분이 나빠졌다. 딘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기사인 리처드 경을 대단하게 보지 않고, 존경하는 마음도 내비추지 않아서다.


괜히 기분이 나빠진 유런은 딘에게 쓴 소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딘 씨는 힘이 없어서 기사를 하긴 힘들겠어요. 자고로 강한 남자란 저처럼 바탕에 힘이 있어야 하거든요.”


유런은 망치질로 단련된 튼튼한 팔의 근육을 들어서 보이며 과시했다.


“그런 근육은 실전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넌 유연성부터 길러야 해.”


유런은 힘이 없어 보이는 딘의 말에 기분이 더 나빠졌다. 그래서 반박을 했다.


“제가 떠돌이 용병과 대결한 적이 세 번 정도 있는데 모두 이겼어요.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뭔데?”


딘 씨가 가소롭다는 표정의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유런은 이 오만한 용병에게 제대로 알려주기로 결심했다.


“압도적인 힘. 결국 이 힘이 승부의 핵심이라고요.”


“힘만 있으면 된다는 거야?”


“네! 제가 메이스를 미친 듯이 휘두르며 달려드니까 결국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더라고요. 전 그렇게 제 힘을 증명했습니다.”


“그건 상대가 목숨 걸고 싸울 마음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 생사가 오가는 승부라면 몰라도 상처를 주지 않고 제압하긴 무리라 대결을 피해버린 거지.”


“딘 씨는 제가 싫죠?”


“응? 그럴 리가. 왜 그런 생각을 품는지 모르겠구나.”


“딘 씨는 평소에 눈치가 없다는 말을 종종 듣겠어요.”


“으음...”


리처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눈치가 없다는 말을 종종 들어서다. 그렇지만, 방금까지 했던 말은 모두가 다 진실이다. 그는 유런이 오해하고 잘못 아는 부분을 지적하여 주었을 뿐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들뜬 녀석을 구태여 건드리지 말고, 궁금한 부분이나 묻자.’


리처드는 어차피 며칠이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일 유런은 그냥 두고, 알고 싶었던 부분에 관하여 묻기로 했다.


“고작 마적단을 잡겠다고 성에서 임시 경비대를 모집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아는 거 없어?”


“마적들이 하나로 뭉쳤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경비대를 빠르게 늘린다고 했어요.”


“통합? 그게 가능한 거야?”


“불가능한 거예요?”


“보통은 불가능하지. 마적은 뭉치기가 어렵거든.”


“그래요?”


“어느 정도 수준의 규모만을 유지해야 토벌을 쉽게 당하지 않고, 수가 적어서 도주도 쉽지. 이득도 이게 가장 크고.”


“듣고 보니 그러네요.”



‘뭔가 이상하긴 해.’


경비대는 실력이 중요하여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지금처럼 정식의 절차가 아닌 돈을 주고 임시로 경비대를 모집한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고작 마적들이 뭉쳤다고 정예인 경비대의 수를 충원하는 일부터가 말이 되지 않는다. 뭔가가 있다.




**



나는 아티슨 마을의 지원자인 세 명의 청년과 함께 입구에서 마차를 기다렸다. 얼마 후, 거칠게 모는 마차가 도착한다. 그 마차에는 린스크 성을 상징하는 검은 벽돌이 새겨져 있었다.


도착한 마차의 위에는 다른 마을에서 지원한 청년들이 여럿 있었다. 시간을 고려하면 여기 아티슨이 마지막 정류지점이 아닐까 싶다.


마차를 살핀 나는 신입을 데리러 온 남자를 보았다.


‘얼굴이 왜 이렇게 험악하지?’


털이 많고 우락부락한 남자는 풍기는 분위기가 제법 험악하다. 이런 자가 경비대라서 신기하지만 신입을 인솔하는 역할을 한다는 건 더 신기하다.


‘아무래도 린스크 성에는 인원이 많이 부족한가 보군.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겠어.’


“아티슨은 셋이군. 어이 거기! 누구요?”


마차를 기다리고 있던 나의 정체를 묻는 마차 위의 남자.


“너 린스크 성에서 온 병사가 맞아?”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의 신분을 먼저 물었다.


“마차의 문양을 보면 몰라? 나 경비대야. 삼조 조장 홀리필드라고.”


“그건 내 알바가 아니고 사람을 태울 거면 누구인지 먼저 밝혀야지. 조장 정도 되는 놈이 이런 기본적인 절차도 몰라?”


“이거 피곤한 새끼네. 자! 됐냐?”


홀리필드는 품에서 경비대를 상징하는 징표를 꺼내어서 보였다. 먼저 알려야 하는 절차를 무시하긴 했으나 린스크 성의 경비대원라는 건 사실이다.


“이제 네 차례야. 여긴 왜 있지?”


나는 품에서 가명을 사용할 때 쓰는 신분패를 꺼내어서 던졌다.


“딘? 용병이군. 어서 타라.”


신입 여럿보단 베테랑 용병 하나가 훨씬 더 쓸모가 있다. 그걸 아는 홀리필드는 나의 등장을 반가워하는 눈치이다.


“어이 딘. 넌 내 옆으로 와.”


홀리필드가 마차를 모는 자신의 옆으로 오라고 한다. 나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많은가 보다.


‘나야 좋지. 나도 린스크 성의 상황이 궁금하니까.’


오스트랄 산맥은 자치구이다. 그런 이유로 제국이 관여하는 바가 적다. 나는 정보가 부족한 이곳 산간 지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다.


지원자들을 태운 마차는 갈 길이 멀어서 바로 출발했다. 나는 마차를 모는 홀리필드에게 먼저 물었다.


“마적단이 뭉쳤다고 경비대를 모집한다던데, 이게 사실이야?”


“로스리한 마적단에는 자기가 야만의 전사라고 믿는 미친놈이 하나 있거든. 그 새끼가 이곳 일대를 통합시켰어.”


“야만의 전사라면 로스리한의 전설을 말하는 거야?”


“그렇지. 그 낭만에 취한 미친놈이야.”


대륙이 거대한 제국으로 변하기 전에 존재했던 고대 왕국 시절에 압도적 무력을 자랑하는 전설의 야만의 전사가 로드리한의 주인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마적 주제에 실력이 제법인가 보군.”


“그렇지. 예전에는 이런 수준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장난이 아니야. 우리와 몇 번을 싸웠는데 위르겐 님은 부상을 당했고 경비대는 제대로 깨졌지. 마적 주제에 실력이 살벌하더라고.”


“그래?”


“왜? 이제 겁나? 막 돌아가고 싶어?”


“돌아가긴. 어서 보고 싶구만.”


“이 새끼 패기보소. 나중에 살려달라고 울지나 마라.”


“크크. 누가 할 소리.”


대장장이 마을은 오스트랄 산맥의 초입에 자리했으나, 린스크 성은 산맥을 타고 오는 다양한 적들을 막기 위하여 지대가 높은 곳에 지어졌다.


그런 탓에 마차로의 이동은 생각보다 더 길었다.


오후가 되었을 때 우리는 잠깐의 휴식을 가지며 식사를 했다.


“이 애송이들아. 먹으면서 잘 들어. 우린 밥을 먹을 때에도 혼자 단독으로 먹지 않고, 각자가 구역을 정해서 주변을 살피면서 먹는다. 그래야 적이 나타나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하거든. 이건 경비대면 당연한 행동이니까 지금부턴 내가 정해주는 자리에 앉아라.”


홀리필드는 적당히 대충 하는 스타일이지만 생각보단 신입을 잘 다루고 가르치는 베테랑이다.


‘역시 얼굴이 더러우면 이런 일은 유리해.’


홀리필드가 인상을 쓰면 신입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섬뜩함이 나타난다. 다들 잔뜩 얼어서 그의 지시를 받으며 식사에 임했다.


재빨리 신입들의 식사를 챙기고 약간의 교육마저 진행한 홀리필드는 금방 내 주변에 와서 이것저것 잔뜩 떠벌리기 바쁘다. 나는 이 남자가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넌 주특기 뭐야? 딘.”


“나? 이것저것 다하지. 딱히 주특기는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홀리필드.


“성공하고 싶으면 나처럼 한우물만 파라. 이것저것 다하면 어디서도 대접받기 힘들어.”


홀리필드의 허리에는 날카로운 쇠들이 빛나는 철퇴가 걸려 있다.


“덩치도 그렇고 무기도 그렇고 돌격대인가 보군.”


“그렇지. 남자는 직진이거든.”


“선봉인데 용케 죽지도 않고 살아 있군. 설마 자식도 있는 건 아니지?”


나이는 혼인을 했어야 정상이지만, 얼굴이 워낙 험악해서 장난을 겸하며 물었다.


“당연하지. 난 우리 딸이 시집갈 때까진 끄떡도 없어야 한다고.”


“딸이 몇 살인데?”


“이제 다섯이야.”


“한참 귀여울 때군. 꼭 살아서 돌아가게 해주지.”


“말이라도 고맙다.”


식사가 끝나고, 마차는 다시 출발했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리는 이동을 멈춰야만 했다.


마차를 가로막는 열 명의 마적단이 모습을 드러내며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게 누구야. 린스크 성의 황소 홀리필드잖아. 너를 여기서 만나다니! 내가 아주 운이 좋아. 흐흐.”


나타난 마적을 이끄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의 남자가 홀리필드를 아는지 반가워하는 눈치이다. 그의 눈빛에 담긴 원한을 보면 악연이 분명했다.


“딘. 저놈 귀 보이지? 내 작품이다.”


홀리필드를 매섭게 노려보는 마적은 오른쪽 귀가 없었다. 남은 귀의 형태를 보면 아무래도 물어뜯었나 보다.


“이 이빨로 아주 제대로 물어뜯었지. 난 홀리필드거든. 크흐흣.”


상대를 도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홀리필드는 여유를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작게 속삭인다.


“내가 시간을 끌면 넌 얘들을 데리고 도주해라.”


마적이 열이다. 인원은 우리가 더 많으나 신입은 마적 셋이면 충분할 정도로 전투에서 도움이 되지 않기에 홀리필드의 판단은 옳았다. 물론 내가 없다는 가정일 때가 기준이다.


“너 자신이 있냐?”


나의 물음에 고개를 흔드는 홀리필드.


“싸워야 하면 싸워야지. 그게 린스크 성의 경비대다.”


하리에 찬 철퇴를 손에 쥐는 홀리필드는 비장했다.


착!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애가 이제 다섯 살이라며. 넌 빠져.”





**



유런 스미스는 솔직히 무서웠다.


살인자의 향이 가득한 마적단 열이 나타났을 때, 유런이 느낀 두려움은 대단해서 아버지를 두고 먼저 죽는다는 슬픈 생각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때, 아버지가 동행하라고 말했던 딘 씨가 마차에서 내리더니 용감하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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