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당한 소드마스터가 힘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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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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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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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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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화

DUMMY

오랜 전설로 기록된 위대한 야만 전사 로스리한의 후예를 자처하는 마적단. 그들은 린스크 성을 포위하고는 여유를 부렸다.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때가 있다. 우리에겐 바로 지금이 그러한 경우이다. 어떤 신뢰의 말도 겁을 먹은 병사들은 믿지 않을 것이기에 위르겐은 이들을 독려하기 보다는 묵묵히 전투를 준비하는 일에만 전념했다.


‘잘 하고 있군. 사기를 올리는 건 결정적일 때 딱 한번만 써먹어야 효과가 나타나는 법이지.’



팡. 팡. 팡.

지금 린스크 성에서 가장 바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유런 스미스를 말한다.


- 유런. 이건 어떻게 할까?

- 유런. 내가 뭘 도우면 되지?

- 유런. 다음 작업은 뭐야?


많은 경비대의 대원들이 그를 찾고 있다. 무기를 관리하고 다듬어 최후의 전투에서 써먹기 위함이다.


‘넌 어떻게 봐도 타고난 대장장이야.’


나는 망치를 두드릴 때 유런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두 눈으로 지켜봤다. 이 죽음과 패배의 기운이 가득한 린스크 성에서도 그는 그저 불을 피우고 망치를 휘두르는 일에 전념할 뿐이다.



이제 어느덧 나와 위르겐이 예측한 3일차가 되었다.


벌건 대낮인데도 거대한 뿔피리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이제 시작이군.’



저들은 힘을 과시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이른 대낮에 정면에서 성을 함락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이것은 저들의 목표가 린스크 성 하나가 아니라는 걸 의미할지도 모른다.


‘너희는 제국이 두렵지 않단 말이냐? 고작 마적이.’


나는 무슨 꿍꿍이를 가졌는지 알고 싶어 적들을 살폈으나, 가장 중요한 인물인 마적단의 두목 드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나는 그가 나타날 시간을 기다리며 이제 시작될 전투에 나섰다.


“린스크 성의 전우들이여. 우리가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시간이 왔다.”


성벽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위르겐 슈트가 말한다.


“수성은 공성보다 더 쉽다. 적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잘 준비된 우리를 저들은 결코 이길 수 없지! 그러니 두려움에 잠식되지 말고 각자의 자리를 사수해라. 그러면 승리의 영광은 우리에게 온다.”


“와아아아아!”


조장과 부조장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러자 주눅이 든 병사들도 힘차게 함성을 발사했다.


아래로 내려온 위르겐. 그는 검을 뽑아 들고서 성벽을 타고 움직였다.


“우리 린스크 경비대는 고작 마적에게 패배하는 불명예를 거부한다!”



팅. 팅. 팅. 팅.


위르겐은 병사들과 일일이 병장기를 부닥치며 나아갔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병사들에게 용기를 심었다.




**




망치를 휘두를 땐 어떠한 두려움도 없었다. 그저 이곳의 병장기와 방어구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겠다는 일념이 유런의 머리를 가득 채웠을 뿐이다.


이제 준비의 시간은 끝났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유런 스미스 역시 경비대의 일원이기에, 투구를 바로 쓰고 창을 꽉 움켜쥐었다.


“유런. 넌 너무 무리했다. 지금은 빠져서 쉬어라.”


조장인 홀리필드가 유런에게 휴식을 권한다.


“싫습니다. 죽으면 평생 자는데 오늘 어떻게 잡니까.”


“크하핫. 좋은 자세군. 가자! 오늘 넌 진짜 남자가 되는 거다.”


“네-!!!”


힘차게 대답한 유런은 성벽을 향해 씩씩한 걸음을 시작했다.


“딘 씨.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성벽을 관리하는 리처드에게 다가온 유런은 물었다. 리처드는 그에게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유런은 이 남자의 여유가 정말로 멋있고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위대한 승리는 결과를 예측하고 싸워서 얻은 것이 아니다. 유런.”


“그럼 어떻게 그런 승리를 거둔 겁니까?”


“그냥 하는 거다. 내 앞의 적만 보며 싸우고 또 싸우다 보면 하나하나의 용기가 불가능을 만드는 시발점이 된다.”


“저, 정말로 그럴까요?”


“날 믿어라. 유런. 오늘 넌 이곳에서 위대한 승리를 경험할 거다.”


“저 꼭 믿을 게요. 딘 씨. 살아서 아버지를 만나고 싶거든요.”


툭. 리처드는 유런을 어깨를 토닥이고는 다른 신병들을 챙기러 나섰다.



- 경비대 이놈들-!!! 너희를 죽음으로 인도할 지옥의 사자가 여기 이렇게 왔다.

- 우하하하. 린스크 성도 별거 아니군.

- 애송이들을 순식간에 쓸어버리고 성에서 술이나 마사자고.



마적단은 흉흉한 기세를 드러내며 본격적으로 달려들었다.


성벽을 지키는 경비대는 잔뜩 긴장하며 전투의 시작을 기다린다.


“발사!”


위르겐의 명령에 일부의 병사가 활을 쐈다. 이제 치열한 전투는 그 막을 올린다.



팅. 팅. 팅.

쑥. 쑥 쑥.


유런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멍해졌다. 고성과 비명이 오가는데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는 멍했다.


그때, 그의 투구가 심하게 흔들린다.


“멍청하게 굴지 말고 창을 휘둘러! 가만히 있으면 네놈 혼자가 아닌 동료까지 함께 죽는다고.”


퍽!

마무리로 거칠게 투구를 때리고 옆으로 이동하는 홀리필드 조장.


그의 따끔한 말이 없었다면 유런은 올라오는 마적단을 창으로 찔러내지 못했다.


쑥.

그가 내지른 창에 마적단 하나가 관통을 당하며 아래로 떨어진다. 그 순간, 유런은 딘에게 배운 감각이 떠올랐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린 그는 재차 창을 휘두르기 바쁘다.


쑥.

또다시 마적을 찔렀다.


“으아악! 내가 다 죽인다. 이 유런이 너희를 모조리 처치할 테다. 어서 덤벼! 이 마적새끼들아.”


유런은 병사들이 왜 그렇게 함성을 내지르는지 깨달으며 괴성과 함께 사력을 다해 창을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치열한 시간이 흐른다.



유런을 포함한 모든 경비대는 성을 사수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반면, 마적단은 많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고전했다.



상황을 살피던 리처드는 느꼈다.


‘드록이란 놈이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가 이길 전투야.’


마적단은 결코 경비대에 대항할 실력이 없다. 그렇기에 적장 드록이 반드시 모습을 드러내야만 한다.



그때였다.


‘드디어 나오는군.’



쿵-!!!



지축이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굉음과 거대한 기파가 숲의 끝에서 나타났다.


린스크 성의 경비대는 모두 시선이 숲으로 향했다.



쿵. 쿵. 쿵.


거대한 기운과 함께 지면을 박차며 나타난 존재.


그는 2m를 넘기는 압도적 키를 가졌고, 자신의 키와 맞먹는 거대한 도끼마저 손에 든 사내였다.


“로스리한의 아들 드록이 왔다. 무릎을 꿇으면 살려줄 것이고, 반항하면 죽음을 선물하겠다.”


쿵. 쿵. 쿵.


무시무시한 드록이 린스크 성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그는 느긋하게 린스크 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으나, 그의 출현은 전장의 판도를 바꾸기에 부족함이 없다.


- 대장에게 죽기 싫으면 목숨 걸고 성벽을 함락하자.

- 대장에게 혼나느니 차라리 경비대에게 죽겠어.

- 우리 뒤엔 드록 대장이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싸우자.


마적단의 사기는 크게 올라갔다.


자신들의 뒤에는 가장 강력한 파괴의 힘이 든든하게 버티기에 두려움이 사라졌다.



이제 린스크 성의 경비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압도적 기운을 발산하는 드록의 출현이 그들의 전의를 상실토록 만든 탓이다.


- 우, 우리는 끝났어.

- 슈트 가문의 위르겐 님도 이기지 못한 놈이야.

- 우린 이제 모두 죽은 거라고!!!


경비대가 흔들린다. 견고하게 유지되던 성벽에 균열이 발생했다.


‘다들 깊은 절망에 빠졌군. 이 공포는 값진 경험이니 마음껏 즐겨라.’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 기사와 병사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가지게 되곤 한다. 이러한 의지의 힘은 실력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기에 경비대에겐 의미가 남다르다.


‘드록을 잡으려면 여기서 내 존재를 드러내야 하겠군.’



드디어 드록이 모습을 보였다.


리처드는 검을 뽑았다. 그리고 그는 하늘을 향해 힘차게 검을 치켜세운다.



그의 팔을 타고 뿜어지는 강력한 오러는 검을 타고 돌며 공명을 시작한다.



웅. 웅. 웅. 우우우웅-!


오러와 검이 하나로 융화되며 나오는 소리인 검의 울음.


그것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경비대와 마적 모두가 강력한 오러의 출현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때,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리처드의 눈에서 하얀빛이 마구 뿜어져 나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위르겐은 이제야 깨닫는다.



“모두 보아라. 리처드 경의 패기다.”


“패, 패기라고?”

“그, 그건... 그분만이 사용하는 거잖아.”


제국에서 기세로 상대를 누르는 고유의 기운을 보유한 기사는 오직 하나다. 검귀.


그만이 저 놀라운 압도의 힘을 사방으로 발산할 수 있다.


경비대는 너무 놀라서 여전히 어리둥절하다. 위르겐은 그런 부하들을 향해 더욱 크게 외쳤다.


“모두 열광하라. 불패의 기사인 검귀 리처드 경이 우리와 함께 싸운다.”



“와아아아아아.”


절망에서 희망으로. 이제 전황은 달라졌다.





**




유런은 자신의 눈으로 분명히 보았다. 딘 씨, 아니 리처드 경이 존재를 드러내는 순간 모든 상황이 뒤집어지는 광경을.


그의 검은 빠르고 강했다. 그리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슁. 슁. 슁. 슁. 슁.

검이 나아가면 마적단의 몸은 그대로 갈라지고 찢겨진다.



순식간에 성벽의 마적단을 모두 물리친 검귀. 그는 성벽의 아래로 뛰어내려 밀고 들어오는 마적을 홀로 쓸어버리는 파괴력을 아무렇지 않게 선보였다.



‘아니기는! 도대체 뭐가 아니냐고!’



유런은 떠올렸다. 그에게 자신이 물었던 말을.



[검귀는 막 날아다니고 적진 한복판에 홀로 뛰어들어 무쌍의 위력을 발휘하고 그러는 거 맞죠?]



정확했다. 소문과 검귀의 실력은 오차도 없이 일치했다.


순식간에 성벽 위의 마적을 해치우고 날아가듯 적진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홀로 무적의 검을 과시하는 저 기사. 그에 관한 소문은 모두 사실이다.



이제 검귀 리처드 경은 마적단을 통합한 드록의 앞에 섰다.


유런은 검귀를 믿었으나, 드록의 기세가 워낙 대단하여 혹시나 하는 우려의 마음이 아주 작게 존재하였다.


‘믿으니까 꼭 이겨주세요. 리처드 경.’


이번 승부를 결정짓는 둘의 대결.

뒤로 물러난 마적단도, 성벽에서 지켜보는 경비대도, 모두 말을 잃은 순간이다.


“나의 첫 출정으로 검귀의 목을 취한다? 그야말로 최고의 성과군. 크하하하핫. 여기에 있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검귀.”


드록은 자신이 있는지 호탕한 웃음과 여유를 보였다.


검귀는 그런 드록을 보며 말없이 검을 들어 어깨에 둔다.


“빨리 끝내자? 나야 좋지. 단단히 각오하라고.”


드록은 거대한 도끼를 높게 치켜세웠다. 가뜩이나 큰 자가 거대한 도끼를 위로 드니 그 위용은 실로 대단했다.


지지지지직. 지지지지직.


도끼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색의 기운. 그 위험한 기운은 모든 것을 파괴할 것처럼 강력하게만 보인다.


그런데도, 검귀는 그 기운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갔다.


타다다닥.


쏜살처럼 빠르게 검귀가 달려간다.


“와라!!!”


드록은 자신이 만든 거대한 기운을 일직선으로 힘차게 내질렀다.



쉬이이이이잉.



검은 잿빛의 기운이 파괴의 힘을 실고서 리처드를 노린다.



이제 격돌이 일어나기 직전이다.



눈을 크게 뜬 유런은 분명히 보았다.



검귀의 검이 앞으로 내질러지며 드록이 만든 기운과 충돌할 때, 검은색의 기운이 깨져버리며 검귀가 안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두 사람의 대결은 종료되었다.

치열하지 않을까 했으나 결과는 허무할 정도로 빨랐다.


서걱!

세상에서 두려울 것 따위는 없어 보이던 거대한 드록. 그의 머리는 어깨와 분리가 되었다.


땅으로 떨어져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머리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다.



“도, 도망가.”

“어서 도망가야 해.”


대장을 잃은 마적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상태로 도주하기 바쁘다.


검귀는 땅에 떨어진 드록의 커다란 도끼를 한손으로 들더니 앞으로 힘차게 내던졌다.



슝. 슝. 슝. 슝.

하늘 위로 올라가며 포물선을 그리다 하강하는 도끼. 그것은 가장 먼 곳에서 도주하는 마적의 머리를 정확하게 맞췄다.



“내 앞에서 도주를 택하는 놈은 모두 즉사다.”



살벌한 검귀의 한 마디. 마적들은 무릎을 꿇고 항복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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