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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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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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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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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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가 아픈 만큼 불안했겠지

DUMMY

좀 쉬고 싶다는 말로 모두를 내보내고 나는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김수현]

레벨 : 21

나이 : 25세

신장 : 183.3cm, 77.3kg

직업 : 아포칼립스의 성자


[근력 4] [민첩 3] [내구 3] [체력 5] [마력 19] [행운 7]


잔여 포인트 : 21


[능력]

신성력 Lv.1

- 마력을 치환해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앙 Lv.1

- 타인의 믿음에 비례해 신성력이 증가합니다.


신성 임명 Lv.1

- 사도를 임명할 수 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꽤 많은 레벨을 올린 걸 확인한 나는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 산정 방식은 확실해졌네.’


간단하게 계산을 해보니 레벨이 오를수록 더 많이 주는 구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레벨이 엄청 중요하겠는데.’


이런 방식이라면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진다.


다시 말하자면 이 세상은 과거보다 더한 강자존 약자멸(强者存 弱者滅)의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다 좋은데 정확한 설명이 없어서 답답하단 말이야.’


매우 불친절한 게임도 많이 해보긴 했지만, 사람 목숨이 걸려 있는데 너무한 거 아닌가?


신성 임명이라···.


스킬 이름과 짧고 굵은 설명만 보자면 사도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이거 내가 각성을 시켜 주는 개념 아닌가?’


만약 내가 가진 스킬이 그런 부류라면 엄청난 가치를 가진 능력이라 볼 수 있다.


나 같은 사람 몇 명만 있어도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엄청나게 올라가는 건 자명한 사실이니까.


‘포인트도 엄청 쌓였네.’


검은색 구체를 통해서 나온 좀비의 숫자가 제법 많았고, 거기다 생전 처음으로 자이언트 좀비도 죽였다.


그렇게 따지면 생각했던 것보다 짜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레벨이야 뭐 올라갈수록 올리는 게 힘들어질 거고···.’


나는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다.


검은색 구체가 계속 생겨날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결국 끝이 난다는 거다.


지금 당장이야 혼란스러워서 그렇지,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아니던가!


‘금세 이 지랄 맞은 상황에서도 적응하겠지.’


그렇게 되면 어느 시점에선 검은색 구체를 통해 좀비가 아무리 몰려 나와도 잡는 속도가 더 빨라지는 때가 올 거다.


지금이야 각성한 나도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 때가 되면 오히려 찾아 나서는 순간이 올 거다.


좀비는 경험치고 그 경험치는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수단이니까.


‘검은색 구체가 생겨나면 그걸 가지고 경쟁하는 때가 올지도 몰라.’


누군가는 내 생각을 터무니 없는 생각이라고 웃어 넘길 수 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일어나지 않을 확률보다 일어날 확률이 높다.


‘문제는 각성한 사람도 적응하기 시작한 순간이지···.’


좋은 의미로 동료라고 볼 수 있지만, 나쁜 의미론 경쟁자라고 볼 수 있다.


거기다 모든 각성자가 그 힘을 꼭 좋은 쪽으로만 쓸 거라 생각하기도 어렵다.


모든 경우의 수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한 가지 밖에 없다.


‘더 강해져야 해.’


이렇게 누워있을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몸에 힘을 줘봤지만 어림도 없었다.


“젠장···.”


말을 듣지 않는 몸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마력은 어느 정도 회복되긴 했네.’


텅텅 비어 있었던 마력이 어느 정도 차오르긴 했지만,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속도가 무척 느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느낌 더럽네.’


나는 마른침을 연신 삼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파도가 심하게 치는 배 위에서 멀미를 하는 느낌과 일사병으로 탈진했을 때 느낌.


한 마디로 거지 같았다.


‘신성력으로 마력을 회복할 수 있을 리도 없고···. 아니 애초에 내 외상을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타인을 치료하는 건 가능했다.


거기다 그 치료한 사람이 좀비가 되지 않게도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물렸을 때 스스로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차라리 내성이 있다는 설정이면 모를까···.’


만약, 내가 스스로 치료까지 할 수 있다면 너무 OP(Over Power) 직업이다.


막말로 머리나 심장만 날라가지 않으면 몸을 막 굴려도 된다는 얘기인데.


‘생각만 해서 뭐 하나. 회복되면 나중에 해봐야겠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조금 더 쉴 요량으로 눈을 감았다.


‘잠깐?’


나는 다시 스마트폰을 쳐다봤다.


“아, 진짜 꼴통이네, 꼴통이야.”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스마트폰 화면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 * *


“뭐, 뭐야? 다 죽어가더니 어떻게 나온 거야?”


연우 누나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묻기에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생각해 보니까 포인트가 있더라고. 마력 찍으면 회복되는 걸 어렵게 생각했어.”


좀 쉬고 쉽다고 모두를 내보낸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내가 멀쩡하게 나오니 다들 신기한 듯한 얼굴이었다.


“다 죽어가더니 진짜 멀쩡해졌네.”


연우 누나는 내게 다가와 이리저리 나를 살펴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다. 너 아프다고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어.”

“정말 괜찮으신 거 맞습니까?”


김정웅이 걱정스럽다는 듯 내게 다가와 묻기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괜찮아요. 멀쩡합니다.”

“그래도 좀 더 쉬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충분히 쉬었어요. 오히려 싸우기 전보다 훨씬 몸 상태는 좋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 말에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구나···. 앞으로 함부로 굴리면 안 되겠네.’


나는 쓰게 웃으며 관리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걱정 끼쳐서 죄송합니다.”


내가 아프다고 해서 당장 이곳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아픈 만큼 불안했겠지.


“그럼 거국적으로 회의 한 번 가질까요?”


내 말에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아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안 그래도 나아지시면 보여 드리기 위해서 뽑아뒀습니다.”

“오, 철저하시네요.”


김정웅이 다가와 보고서 형식에 자료들을 건네줬다.


나는 빠르게 훑어보면서 대략적인 이곳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썩 좋진 않네요.”


전반적인 상황을 간략하게 평가하니 모두가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필요한 게 있다.


물과 식량.


“다행스럽게도 전기, 가스, 수도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건 참 다행이긴 해요. 문제는 그게 있어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 거죠. 식량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소모되네요.”

“초반에 상하거나 유통기한이 짧은 음식들 위주로 많이 공급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남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상수도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크게 문제가 되는 건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물이 지금까지 공급되고 있다는 건 제대로 정수가 된 물이 나오는 거라고 봐도 된다는 얘기일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게 물이기 때문에 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먹기 위해서도 물이 필요하지만, 저희에겐 탄약이나 다름 없습니다. 가능한 많은 물을 대량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경계 쪽도 많이 신경 써줘. 검은색 구체를 봐서 알겠지만, 이 안에 좀비가 없다고 해서 안전한 게 아니야.”

“알겠어요.”


내 말에 김우진이 힘 있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처음엔 어떻게 하냐, 못 한다. 다른 사람에게 맡겨 달라 난리를 치더니.


해보겠다, 못 하겠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변덕을 부리던 녀석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모양이다.


‘사명감? 그런 것도 느끼는 것 같은데.’


내겐 또 우리에겐 잘 된 일이다.


“누나는 어때?”


내 말에 연우 누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메모장을 쭉 훑어 보더니 말했다.


“거기 적힌 그대로야. 검은색 구체가 이 안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것 때문인지 외부 활동이 줄었어. 당연히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게 생기겠지?”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투 부대가 순찰 형식으로 아파트를 돌면 어떨까요?”


김진국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몰려든 좀비를 상대하는 건 그리 많은 인원이 필요한 일이 아니니까요.”

“그럼 수고 좀 해주세요. 경계도 가능하면 지금보다 인원을 더욱 늘려줘.”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요, 형.”

“잘했다.”


내 칭찬이 김우진은 쑥스러운 듯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추가적으로 아파트 관리실에서 CCTV를 보는 인원이 검은색 구체를 발견하면 발견 즉시 방송하게 교육했어요. 무전기나 핸드폰이 됐다면 더 좋겠지만···. 일단은 효율이 가장 좋은 건 그거에요.”

“아파트 위에서 경계하는 사람이 발견하는 경우엔?”

“육성으로 소리를 질러서 릴레이 형식으로 아파트 관리소에 알리는 게 최선인 것 같아서 일단은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무전기부터 확보해야겠네.”


내 말에 김우진은 얼굴 표정이 환해지며 말했다.


“무전기만 있어도 경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 아파트에 있는 사람 모두 마음이 놓일 거예요.”

“확실히 그런 얘기가 있긴 했어. 실제로 그런 일이 있는지조차 모르던 사람도 있었으니까.”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긴 하겠네.”


단지 자체가 넓기도 했고, 아파트의 구조 자체가 볼 수 있는 시야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도 한몫했다.


실제로 검은색 구체가 생긴 근처 아파트는 바로 볼 수 있지만, 한 아파트만 건너면 구체가 생긴 놀이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베란다나 복도에 있지 않았다면 전혀 모르겠지.’


요즘 아파트는 방음도 워낙 잘 돼 있어서 어지간한 큰 소리가 아니면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가 없다.


‘방송이 유일한데···.’


그 방송을 하기 위한 과정 자체가 너무 길다.


“나가야겠네요.”


내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내게 몰렸다.


“몰려오는 숫자의 변화가 있습니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줄었길 바라고 물었지만 김정웅은 얼굴을 굳히며 답했다.


“더 늘었습니다.”

“더 늘었다고요? 줄어든 게 아니라?”

“예. 제 생각엔 자이언트 좀비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더 큰 소리에 반응하니까 실질적으로 이곳까지 오는 놈들은 많지 않을 텐데요?”

“제 생각도 성자님 생각과 같은데···. 하여간 몰려드는 좀비가 더 늘었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 말에 나는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일단 상수도 밸브는 모두 풀어 주세요. 가능한 정수기가 있는 집는 정수기에 걸러서 먹으라고 하시고 없는 집은 끓여 드시거나 하라고요.”

“예, 알겠습니다.”

“문제는 식량인데···. 이건 솔직히 말해서 다른 방법이 없네요. 나가야죠.”

“나가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지금 쉬운 게 뭐가 있습니까? 다른 건 몰라도 다들 식량에 민감할 거예요. 다른 건 다 어떻게 이해를 바랄 수 있지만, 당장 자기 몸에 음식이 안 들어가면 날카로워지는 게 사람 마음이에요.”

“아직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있습니다. 조금 더 견뎌보는 건 어떨까요? 좀비가 줄어들 수 있을지 모르잖습니까.”


김정웅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좀비가 줄어든다는 보장은 없지만, 식량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쫄쫄 굶고 나가는 것보다 힘이 조금이라도 더 있을 때 나가는 게 낫습니다.”


작가의말

축구 재미있게 보세요!


제 소설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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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쏴 보면 알아 24.09.07 218 5 12쪽
15 신도 욕하는 게 사람인데. 24.09.06 238 9 12쪽
» 내가 아픈 만큼 불안했겠지 24.09.05 245 8 12쪽
13 위기에 강한 민족 +2 24.09.04 25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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