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신대륙의 거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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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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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논쟁

DUMMY

후안 주교와의 만남 이후, 나는 반 공식적으로 동방에서 온 귀빈의 신분을 인정받았다.


내가 던져준 초상화(아님)의 위력은 내 예상보다도 훨씬 더 강했다.


그냥 막연하게 이 시대 사람들은 본 적도 없을테니 충격이 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파급력은 고작 그 정도가 아니었다.


우선 예술에 조예가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은 현실에 있는 걸 그대로 옮긴 디테일쪽에 놀랐다.


물론 당대의 1류 예술가라면 자신이 본 걸 그대로 그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그런 정교한 그림을 힐끗 본 것만으로 그려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과정이 어찌 되었든 내가 손목에 올라가는 시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은 그리 널리 퍼져나가지 않았다.


보물 고블린이 아닌 동방에서 온 천재 귀족 화가라는 인식을 박아넣었으니 이걸로 1차 목표는 달성.


게다가 여왕이 직접 나를 접견하기로 한 덕분에 어설프게 나를 찔러보려는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그 틈에 나는 후안 주교의 도움을 받아 내 원룸으로 통하는 담벼락에 나름대로 구색을 갖춘 임시 오두막을 하나 지어놓았다.


사람이 담벼락에서 불쑥 튀어나온다는 흉흉한 소문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내가 여기서 나오는 걸 본 사람이라 해봐야 아직 어린 에르난 코르테스 밖에 없으니 별다른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애초에 애가 하는 말을 누가 믿겠어.


그냥 시야에 사각지대가 있어서 그런 착시현상이 생겼을 거라 넘겨짚겠지.


이렇듯 거의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방구석에서 열심히 AI에게 질문을 퍼부으며 정보를 수집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후안 로드리게스에 대해 알려줘.”

[후안 카를로스 로드리게스는 스페인의 축구선수로······]

“아니, 아니. 그 후안 로드리게스 말고 15, 16세기의 후안 로드리게스.”

[후안 로드리게스는 포르투갈의 유명한 탐험가로 북아메리카 서부 해안을 탐험한······]


이런 식이다.


이쪽에서 구체적이고 확실한 인풋을 넣어주지 않으면 AI는 전혀 다른 방향의 결과물을 출력할 때가 많았다.


이것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질문이라고 해도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가면 사실과 아예 다른 구라를 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굉장히 유용하긴 해도 맹신은 금물.


찝찝하다 싶으면 다시 한번 검증하는 질문을 던져서 확실한 답을 들어봐야 한다.


“됐고 이사벨 여왕의 성품에 대해서나 좀 알려줘. 탐험쪽으로는 투자를 확실히 한 거 같은데 예술쪽으로는 어땠어?”


[1493년 당시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은 예술과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녀의 궁정에는 여러 예술가, 건축가, 음악가들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사벨 여왕과 그녀의 남편 페르난도 2세 부부는 스페인의 통일과 가톨릭 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예술과 문화를 장려했습니다.


특히, 이사벨 여왕은 자신의 이미지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예술가들을 후원했으며, 궁정에서 활동하는 전속 화가나 기타 예술인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또 한번 나오는 현대인과 중세 시대의 마인드 차이.


21세기에서 그림 같은 예술은 남녀노소 모든 계층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였지만, 지금 시대는 다르다.


예술이란 곧 왕과 귀족들의 특별함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강력한 홍보 수단이었다는 걸 잠시 잊을 뻔했다.


그러니까 중세에서 실력이 뛰어난 예술가는 현대로 치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초특급 한정판 명품백이나 시계와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당연히 내가 바로 그런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검증이 아직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안 주교에게 사진을 던져준 건 본 게임 이전에 튜토리얼이나 마찬가지.


여왕에게 얼마나 깊은 인상을 남기느냐에 따라 앞으로 내 인생의 난이도가 결정될 것이다.



* * *



이도원이 AI에게 무차별 질문폭격을 던지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사이.


공교롭게도 카스티야의 왕궁에서도 그를 화제로 한 대화가 한창이었다.


“···그러니까 자네 말로는 이 그림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상식적으로 절대로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여기 실물이 버젓이 있는데?”

“그러니 어떠한 속임수가 있을 것이라는···.”

“속임수라니 어떠한 속임수?”


이제 40대 초반으로 더 이상 젊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

그럼에도 장신에 당당한 체격을 가진 여왕은 지배자다운 품격을 갖추고 있었다.


이베리아 반도에 존속했던 모든 왕조들의 숙원이었던 레콩키스타를 성공적으로 끝낸지 어언 1년.


처음에는 역사적인 이 위업을 입모아 칭송했던 귀족들도 슬슬 ‘그래서 이제 뭐 함?’을 외치고 있는 시기다.


이사벨은 여왕으로서 자신의 권위를 한층 더 빛내줄 다음 업적이 필요했고 그게 바로 신 인도항로의 개척이었다.


게다가 운 좋게도 세울인가 하는 머나먼 동방에서 굴러들어온 신비한 예술가의 소문도 들려온다.


그녀는 이 두가지를 하나로 엮어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는 홍보 도구로 쓰고 싶었다.


유럽에 나라 많고 많다지만 어째서 하필이면, 구태여, 이 카스티야에 동방의 귀족이 정착했을까?


당연히 이슬람을 몰아내고 레콩키스타를 완수한 이사벨 여왕의 위대한 업적 때문 아니겠는가.


남편이라 쓰고 경쟁자라고 읽는

페르난도 2세의 아라곤이 아닌, 자신의 카스티야라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


어차피 진짜 인도항로가 개척되면 대서양에 접한 카스티야와 달리 동쪽에 붙어 있는 남편의 왕국은 쭉정이가 될 수밖에 없는 신세.


통합 왕국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여기서 치고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여왕이 무모해 보이는 항해에 사재까지 털어가며 후원을 하는 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그녀의 예상과는 다른 일이 있었으니.


“폐하께서는 속고 계신 것입니다!”

“여기 증거물이 버젓이 있는데 속고 있다니 대체 뭐에 속았다는 것인가?”

“겐트에 있는 모든 화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옵니다!”


대체 언제 북쪽의 신성로마까지 소문이 들어갔는지 겐트 지방에 있던 예술가들이 바야돌리드로 몰려오는 소동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카스티야에서도 명성을 떨친 저명한 예술가 후안 데 플란데스는 열변을 토하며 돈 리가 사기꾼이라 부르짖었다.


안 그래도 플란데스 출신에 이베리아 반도 전역에서 명망이 높은 예술가라 나름대로 눈여겨 보고 있던 인재다.


몇 년 내로 궁정으로 불러들여 전속 화가로 삼을 예정이었던 사람이 저렇게까지 호언장담을 하니 흔들리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시선을 받은 후안 주교가 펄쩍 뛰며 고개를 흔들었다.


“페하! 제가 이렇게 제 초상화를 직접 보여드리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리 경은 제가 물어보는 그 어떤 질문에도 전혀 막힘없이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그게 지어낸 말이었을 가능성은?”

“콜럼버스와 함께 상의를 해보았는데 모순되는 답이 없었고 하나하나가 다 이치에 맞았습니다. 즉석에서 지어냈을 가능성은 한없이 낮습니다.”

“그렇다는군. 플란데스 자네가 뭘 잘못 생각하는 게 아닐까?”

“폐하. 어째서 저런 그림을 며칠 만에 완성하는 게 불가능한지 제가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플란데스는 자신이 가져온 그림을 꺼내 손가락으로 서로 다른 색상이 칠해진 부분을 하나하나 짚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여기 이렇게 선명한 색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신선한 물감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기름으로 여러번 층을 겹쳐서 완성을 해야 하는데 건조 시간까지 포함하면 아무리 빨라도 몇 주 이상이 소요 됩니다.”

“자네가 말한 기법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색을 입히려면 결국 어떠한 종류의 물감이라도 사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광물이 됐든 식물이 됐든 동물에서 추출한 안료나 기름이 됐든 접착제를 혼합해 제작해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안료와 아마씨유를 혼합한 물감을 쓰는데 이건 시간이 지나면 굳어져서 미리 준비해둘 수도 없습니다. 당장 저희가 쓰는 물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재료가 그렇습니다. 심지어 그런 정교한 색을 캔버스도 아닌 종이에?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군. 재료가 변질되니 미리 준비를 해둘 수가 없다 이 말이로군.”


막연하게 그림을 빠르게 완성하고 남는 시간에 색을 입히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이야기를 듣고보니 저 말도 일리가 있었다.


“에. 특히 주교님이 가져오신 이 초상화를 보면 주교님만이 아니라 배경도 어마어마하게 정성을 들여 채색을 했습니다. 여기에 쓰인 색이 몇 가지인지 이 자리에서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데 이 정도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몇 달의 시간이 소요 될 겁니다.”

“하지만 돈 리라는 사람은 며칠만에 그림을 그려오지 않았나?”

“정교한 속임수가 틀림없습니다. 분명 어마어마한 시간을 들여 그림을 완성해두고 그걸 단시간에 완성한 척 들고 온 걸 겁니다.”

“폐하!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추론입니다. 제가 그날 입은 옷과 가구의 배치까지 완벽하게 똑같이 재현되어 있는데 그걸 어떻게 미리 그려둔다는 겁니까?”

“어떤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구도로 상황을 몰고 간 게 틀림없습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데 있어 최고의 거장이었던 얀 반 에이크조차 저렇게까지 정밀한 묘사를 하지는 못했고, 그걸 단시간에 완성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했습니다. 카메라 옵스쿠라를 사용한다면 모를까. 아니, 그래도 무리일 겁니다.”


사실 이사벨이 봐도 후안 주교의 말처럼 플란데스의 추론은 그냥 미친인간의 헛소리에 가까워 보였다.


그런데 그와 함께온 모든 화가가 입을 모아 이건 말이 안된다고 부르짖고 있지 않나.


심지어 궁정의 예술가들도 저 화가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거들고 나섰다.


“저들 말대로 카메라 옵스쿠라라는 물건을 사용하면 빛에 사물의 형상을 새길 수 있습니다. 그걸 이용해 그림을 그리면 놀랍도록 사실과 흡사한 그림을 그릴 수 있죠.”

“카메라라는 이름이 붙은 걸 보면 엄청 거대한 기구 같은데?”

“예. 이름 그대로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런 기구를 쓰면 사실과 흡사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걸 쓴다고 해도 조금씩 뭉개지는 곳이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똑같은 그림을 그리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사벨은 자신이 현명한 군주이긴 하지만 모든 분야에 통달해 있다고 자만할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만장일치로 통일되었다면 그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평소 그녀의 지론이었으니.


아마 화가들이 보기에는 후안이 가져온 저 초상화가 그만큼 그들의 이해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의미겠지.


“그럼 이렇게 하지. 짐이 이미 그 자를 자를 궁으로 불렀으니 플란데스 자네도 동석하도록.”

“예, 폐하의 현명하고 관대하신 결정에 감사드립니다.”


만약 저들의 말대로 돈 리라는 동방인이 사기꾼이라면 그걸 밝혀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건 그다지 나쁠 게 없다.


사기꾼이라면 쫓아내면 그만이고 아니라면 듬뿍 중용해주면 그만이니.


내심 그 자의 능력이 사기가 아니길 바라는 그녀는 이걸 오히려 좋은 기회로 여겼다.


당대 최고의 전문가들이 보는 앞에서 검증하는 자리를 만들면 앞으로 그 누구도 이견을 제기할 수 없을 테니까.


‘신성로마의 황제는 물론이고 오스만의 파디샤도 가지지 못할 장엄한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해야겠어. 그 뒤에는···.’


이사벨 여왕은 생긍생글 웃으며 제발로 걸어들어온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사용처를 상상해 보았다.



* * *




여왕의 초대장을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난 뒤.


나는 단정하게 정장을 빼입고 병사들을 따라 궁으로 들어갔다.


“진짜 신기한 옷이네, 무슨 옷이 저렇게 생겼지?”

“아까 말하는 걸 들어봤는데 우리 말도 엄청 유창하게 하더라니까요?”

“그렇죠? 그런데 내가 듣기로는 저 사람이 동방 대칸의 동생이라던데 대체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까요?”

“네? 전 대칸의 아들이라고 들었는데?”


그냥 궁 안으로 들어가고 있기만 해도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단순히 저 머나먼 곳에서 온 아시아 떨거지가 아니라 신비로움이 팍팍 풍기는 동방의 귀인.

그런 이미지를 확고히 굳히기 위해 지금부터 단 한순간도 긴장하거나 초조한 티를 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여왕과 후안 주교와 간단하게 만나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뭐 어떤 이유로 좀 더 자리가 커졌다.


뭐 화가들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하여튼 그렇게 됐다고 한다.


“경께서는 기사 마르틴 경과 후안 주교님께 초상화를 그려 선물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평생 그림을 그려 온 저희로서는 결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로 리 경은 이런 정교한 색을 입힌 그림을 며칠안에 완성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렇게 브레이크 없이 냅다 들이받은 인간은 당연히 플란데스였다.


후안 주교가 슬쩍 알려주기를 몇 년 안에 여왕의 궁정 화가로 들어오는 게 확실시 되는 인재라고 하는데 내 말을 정말 믿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하긴, 평생을 한 우물만 판 장인이 자신이 알고 있던 지식과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태클을 걸지 않고 배기겠나.


슬쩍 주변을 둘러보니 플란데스만이 아니라 몇몇 귀족들도 흥미와 불신이 반쯤 섞인 시선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초반부터 이렇게 이목을 잡아끌 생각은 없었는데 이거 일이 예상보다 훨씬 더 잘 풀리고 있잖아?


내가 내심 제일 걱정하고 있었던 건 대화의 흐름이 내 신분에 대한 철저한 검증쪽으로 흐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던진 사진이라는 미끼에 모두의 정신이 확 돌아가버렸다는 게 확실시 됐으니 나로서는 최상의 결과를 받아든 셈이다.


“이미 제가 그린 그림을 보신 게 아닙니까? 그런데 다른 설명이 더 필요할까요?”

“그 결과물을 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경이 모종의 수를 써서 그림을 미리 그려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아아, 그런 거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제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거기···플란데스 님이라고 했습니까? 저랑 누가 더 빠르게 초상화를 완성하나 경쟁해보시죠. 대상은 플란데스 님이 고르시고요.”

“제가 지목하는 인물로 초상화를 그리는 속도를 경쟁해 보자는 말씀입니까?”

“예. 구도도 플란데스 님이 정하시죠. 저는 다 맞춰 드릴 수 있으니까요.”


원래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강 건너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라지?


갑작스레 던진 내 제안에 장내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고 이내 여왕께서도 허락하셨다는 주교의 답변이 떨어졌다.


“좋습니다. 자신이 있어 보이시니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이죠. 그럼 대상은 이 자리 계신 분 중 한명을 고르고 장소는 그분의 저택으로, 자세도 제가 정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반드시 이기겠다는 열의가 물씬 풍기니 좋네.


나는 플란데스가 내거는 조건에 전부 고개를 끄덕이며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 * *



바야돌리드를 뒤흔든 초상화 대전에 대한 소문이 퍼지며 승부가 열리는 저택은 삽시간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플란데스는 필승의 각오를 불태우며 준비해온 캔버스를 꺼내고 나무로 된 팔레트와 나이프를 주르륵 펼쳐 놓았다.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플란데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며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나는 손가락을 까딱해 카메라의 촬영 버튼을 눌렀다.


딸깍.


작가의말

오늘도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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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풍문으로 들었소 +24 24.09.13 2,062 150 17쪽
21 석판께서 가라사대 +14 24.09.12 2,247 150 18쪽
20 태풍의 눈 (3) +16 24.09.12 2,355 162 16쪽
19 태풍의 눈 (2) +13 24.09.11 2,495 167 15쪽
18 태풍의 눈 +9 24.09.10 2,676 164 15쪽
17 세계의 절반 +17 24.09.09 2,954 183 15쪽
16 대양 제독 (2) +17 24.09.08 3,241 183 14쪽
15 대양 제독 (수정) +13 24.09.07 3,498 181 16쪽
14 신대륙 전문가 (3) +15 24.09.06 3,522 199 16쪽
13 신대륙 전문가 (2) +13 24.09.05 3,542 206 17쪽
12 신대륙 전문가 +13 24.09.04 3,660 193 15쪽
11 신세계에서 (2) +16 24.09.03 3,687 184 15쪽
10 신세계에서 +12 24.09.02 3,985 195 16쪽
9 즐거운 거래 +21 24.09.01 4,150 208 14쪽
8 여왕의 예술가 +11 24.08.31 4,201 215 14쪽
» 예술 논쟁 +16 24.08.30 4,284 203 16쪽
6 배신의 위인전 +15 24.08.29 4,373 223 14쪽
5 동방의 풍운아 +11 24.08.28 4,553 220 13쪽
4 극극극 극사실주의 +19 24.08.27 5,177 208 17쪽
3 주머니 속 기계장치의 신 +27 24.08.26 5,969 215 15쪽
2 높으신 분? +19 24.08.26 7,153 236 13쪽
1 개천에서 난 용 +25 24.08.26 8,540 2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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