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허초희(許楚姬): 104개의 클론이 들러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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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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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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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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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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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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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DUMMY

#26-1장 실체


“전, 김강우가 죽길 원하진 않아요. 어찌 되었든 그는 절 만들었죠. 원치 않았지만, 내게 인생을 더 살아갈 기회를 줬어요,” 허초희는 차분히 말했다. “하지만 그가 우리의 소유권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건 참을 수 없어요. 우린 그의 애완동물이 아니에요. 그건 이 정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강민혁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정부와 김강우의 관련성은 저와 상관없어요. 민혁 씨가 알아서 하세요. 저는 관심 없습니다.”


허초희의 말에 강민혁은 잠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녀의 강한 자립심과 독립성이 그의 마음에 강하게 다가왔다. 그동안 자신과 이정우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그녀를 보호하고 통제하려 했지만, 그녀는 그 모든 것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힌 듯했다.


강민혁은 허초희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그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녀는 자신을 단순한 도구로 취급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이미 선을 넘었어요,” 허초희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할 생각이에요. 그는 대가를 치러야 해요. 난 그것을 원해요. 그리고 우리의 자유를 원해요.”


허초희의 말에는 더 이상 김강우의 통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강한 결심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김강우가 자신과 다른 이들을 억압하며 조종하는 것을 끝내고, 진정한 자유를 되찾고자 했다. 그녀에게 자유는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스스로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는 권리였다.


강민혁은 그녀의 결심이 흔들림 없음을 느꼈다. 허초희는 더 이상 김강우의 세계 속에서 억눌려 살고 싶지 않았고, 이를 위해서는 그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알겠어요,” 강민혁은 차분히 응답했다. “당신이 원하는 자유, 그리고 김강우가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해서는 나도 이해합니다. 그가 모든 걸 일으킨 대가는 반드시 있을 겁니다.”


#26-2장 이브가 된 허초희


김강우는 천재다. 그에게 경계란 없었고, 그는 스스로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의 앞을 가로막는 존재가 있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그가 만든 클론, 허초희였다. 김강우는 과연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까? 아담과 이브가 신의 뜻을 따르지 않았던 것처럼, 허초희도 김강우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자유의지가 있는 한, 그들은 창조자를 배신하고 그 뜻을 배척할 수밖에 없었다.


민혁은 허초희를 처음 보았을 때를 떠올렸다. 김강우의 지시로 그녀의 뒤를 밟고 있었을 때였다. “이건 일종의 실험입니다. 그녀가 무엇을 하든 간섭하지 말고, 보고만 하세요,” 김강우는 허초희가 자신을 벗어나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한다고 말했다.


‘참으로 그다운 발상이지.’ 민혁은 핸드폰으로 그의 지시를 받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허초희는 숲을 헤매고 있었다. 몰골은 엉망이었지만, 신체 개조로 인해 완벽한 신체를 가진 그녀는 힘들었음에도 결국 무사히 그 숲을 빠져나왔다. 민혁은 그녀의 뒤에서 조용히 그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때부터 내 심장 소리를 들었을까?’


민혁은 자신이 마치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발버둥 치는 실험 쥐가 된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참으로 더럽다.’ 민혁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떠올리려 했지만, 뇌가 멈췄다. ‘젠장!’


그녀를 창조한 김강우는, 지금, 이 상황을 예상했을까?


이브가 아담에게 진실을 알렸듯이, 허초희는 허난설헌에게 진실을 전했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은 그들의 에덴동산을 버렸다. 그곳은 더 이상 낙원이 아닌, 지옥이었기 때문이다. 허초희와 허난설헌은 자신의 의지로 그 세계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강민혁은 눈보라 속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는 김강우를 지켜보고 있었다. 김강우는 자신이 만든 에덴동산에 갇힌 신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가 사랑했던 아담과 이브, 허난설헌과 허초희는 이미 그곳을 떠나버렸다. 홀로 남은 외로운 신, 김강우. 그의 완벽한 세계는 이제 그를 가두는 감옥에 불과했다.


#26-3장 시한폭탄


정부는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법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이 만약 세상 밖으로 퍼진다면,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차원을 넘어 전 인류의 문제로 확산할 것이다.


너무나 큰 일이 되어버렸고, 민혁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상황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크고 복잡했다.


‘그를 빼내야겠어.’ 민혁은 결심했다. 김강우, 그는 가상 세계에 갇혀 있었다. 민혁은 그를 반드시 그곳에서 빼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김강우를 현실로 끌어내어 모든 상황을 밝혀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은 가상 세계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그다음은 자신의 영역을 넘는 일이었다. 정부의 상부, 더 큰 힘이 필요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나 개인의 갈등을 넘어서, 전 세계가 직면할지도 모를 중대한 사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었다. 허초희는 이 상황을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듯했지만, 민혁은 이 사건이 가져올 파급력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묻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덮을 것인가, 아니면 드러낼 것인가?’ 두 선택 모두 위험했다. 진실을 드러내면 전 세계적인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고, 덮어버리려 한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품게 되는 것이었다.


민혁이 고민에 잠겨 있던 그 순간, 허초희가 손가락으로 그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자기 생각에 빠져 있던 민혁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일단 하나씩 해결해 나가보죠, 어때요?” 허초희는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민혁은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첫 번째는 김강우를 가상 세계에서 빼내는 겁니다. 그래야 그를 어떻게 할지 결정할 수 있겠죠. 법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민혁은 일단 상황을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질러보았지만, 허초희는 잠시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그 순간, 강민혁은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할 수 없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


“···그럼 그렇게 합시다,” 그녀는 결심한 듯 말했다.


#26-4장 거래 성립


“그전에 허난설헌을 지킬 보험이 필요해요,” 허초희는 다른 모니터 속에서 시를 쓰고 있는 허난설헌을 보며 말했다.


“저 아이는 더 자라야 해요. 지금 완성된 신체와 정신의 나이가 다르죠. 만약 억지로 가상 세계에서 현실로 깨어난다면, 정신적으로 붕괴할 위험이 있어요.” 그녀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덧붙였다. 허난설헌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저 아이가 신체의 나이와 정신의 나이가 같아질 때까지, 그녀의 정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가상 세계는 유지되어야 해요.” 허초희는 이제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강민혁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김강우가 가상 세계에서 빠져나온다면, 그가 이 세계를 없애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그는 이전처럼 다시 가상 세계를 만들려 할 겁니다. 그것을 당신이 그를 막아주세요.”


강민혁은 허초희의 말을 곱씹으며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김강우가 가상 세계를 다시 만들려는 시도를 막는 건 제가 책임지고 막겠습니다. 허난설헌은 안전하게 보호될 겁니다.”


“좋아요, 그럼, 거래 성립이네요,” 허초희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을 바라보던 강민혁은 마치 깊은 늪에 빠져 숨이 막힐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포기하듯 손을 들어 허초희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네, 거래 성립입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무거운 결의와 함께 어느 정도 체념이 묻어있었다. 이제 그들은 서로의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했다.


서로 반대되는 상황이 모니터를 밝히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허난설헌이 고요히 시를 쓰며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김강우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은 듯 혼란스러운 모습이 보였다.


두 세계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허난설헌의 평화는 가상 세계 안에서 지켜져야 했고, 김강우는 그 세계 밖에서 통제할 수 없는 혼란과 맞서야 했다. 이 상반된 상황이 교차하며, 서로 다른 운명이 얽혀가는 복잡한 현실을 암시하는 듯했다.


#26-5장 그녀가 잠든 후


강민혁이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모니터실을 나간 후, 방 안에는 VR을 쓴 채 누워 있는 김강우, 캡슐 안에 잠들어 있는 허난설헌, 그리고 허초희만이 남아 있었다. 모니터의 희미한 빛만이 어둠 속에서 방을 비추고 있었다. 허초희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오랜만에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수호신을 불렀다.


“언니,” 허초희는 속삭이듯 말했다.


‘응, 나 듣고 있어. 말하렴,’ 수호신의 차분한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그곳은 지하실보다는 좀 낫죠? 그러길 바라요. 내가 갈 때까지 잘 있어야 해요. 그리고 우리의 동생도 잘 봐주세요. 혹시 내가 못 볼 상황이 되더라도, 언니만은 꼭 지켜봐 주세요,” 허초희는 진심을 담아 부탁했다.


‘언제나 그렇듯, 그럴 거야. 너도 마찬가지란다. 너 또한 내 동생이잖니?’ 수호신의 말은 허초희에게 위안이 되었다. 그녀는 깊이 숨을 내쉬며,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떠올렸다.


수호신과 대화를 마친 허초희는 소파에 깊숙이 몸을 맡겼다. ‘지친다.’ 그녀는 문득 깊은 피로가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쌓인 긴장과 고통이 한꺼번에 그녀를 짓누르는 듯했다.


‘편안하게 잠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그녀는 스스로 물었다.


긴 세월 동안 자신을 지키며 버텨온 그녀는, 진정한 휴식을 잊고 있었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 깨어 있어야 했고, 언제나 경계심을 늦출 수 없었다.


허초희는 머리를 소파 뒤로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그녀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피로에 지친 허초희는 소파에 깊숙이 기대어 잠에 빠져들었다. 모니터 화면의 희미한 빛이 잠든 그녀의 얼굴을 은은하게 비췄다.


방 안은 적막에 휩싸였다. 모니터에 비친 김강우와 허난설헌의 모습도 고요했다. 마치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고요함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편안히 잠들렴, 내가 지켜봐 줄게.’ 수호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허초희의 마음속에 속삭였다.


얼마 후, “끼익”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방 안으로 실선처럼 가느다란 빛이 들어왔다. 어둠 속에서 오직 모니터의 희미한 불빛만이 방을 비추고 있던 그 순간, 빛줄기는 마치 공간을 가르는 선처럼 날카로웠다.


작가의말

허초희는 김강우가 자신을 만든 것에 감사하면서도, 그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과 허난설헌을 더 이상 그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해 결심한다. 허초희는 김강우를 가상세계에서 끌어내려 하지만, 허난설헌의 안전을 위해 가상세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 강민혁과 거래를 통해 김강우의 통제를 막으려 하고, 자신들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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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허난설헌이 깨어날 조건 NEW 6시간 전 2 0 12쪽
27 이정우의 고뇌 24.09.18 2 0 11쪽
» 거래 24.09.17 4 0 11쪽
25 강민혁의 딜레마 24.09.16 6 0 12쪽
24 초희를 기다리며 24.09.14 6 0 11쪽
23 허난설헌: 자유를 찾아서 24.09.13 6 0 11쪽
22 현실의 허초희 딜레마에 빠지다 24.09.12 8 0 11쪽
21 허난설헌과 초희: 자유를 향한 동맹 24.09.11 7 0 12쪽
20 난설헌의 각성: 가상세계에서의 진실 24.09.10 7 0 12쪽
19 변화의 조짐 24.09.09 9 0 11쪽
18 모든 것이 틀어진다 24.09.07 8 0 12쪽
17 김강우가 만든 세계 24.09.06 7 0 13쪽
16 김강우의 가상세계로 24.09.05 8 0 13쪽
15 김강우의 비빌 24.09.04 8 0 13쪽
14 허난설헌이 아닌 진짜 나 24.09.03 7 0 12쪽
13 선택의 기로 24.09.02 7 0 12쪽
12 위기일발 24.08.31 9 0 11쪽
11 진실의 조각들 24.08.30 8 0 13쪽
10 그녀의 선택 24.08.29 10 0 10쪽
9 형사와의 공조 24.08.28 11 0 14쪽
8 의혹의 그림자 24.08.27 11 0 14쪽
7 자유의 대가 24.08.26 12 0 12쪽
6 탈출의 시작 24.08.24 12 0 12쪽
5 금단의 문 앞에서 24.08.23 10 0 10쪽
4 목소리의 정체 24.08.22 12 0 12쪽
3 익숙하지만 낯선 곳 24.08.22 13 0 11쪽
2 김강우 24.08.22 13 0 10쪽
1 과거에서 미래로 24.08.22 3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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