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허초희(許楚姬): 104개의 클론이 들러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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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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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나다
작품등록일 :
2024.08.22 08:24
최근연재일 :
2024.09.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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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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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이 깨어날 조건

DUMMY

#28-1장 허난설헌을 지킬 방법


‘김강우를 깨우기로 한 이상, 허난설헌을 지킬 방법을 강구해야 해.’ 허초희는 깊은 생각에 잠긴 채, 모니터 속에서 자기 동생 허난설헌을 바라보며 손톱을 물었다.


정우의 눈치를 살피던 그녀는 민혁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민혁은 살짝 놀라 헤드폰을 벗고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을 주시하는 허초희의 눈길을 마주쳤다. 민혁은 그 뒤에 있는 정우를 힐끔 보았고, 그들을 시켜보던 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초희 씨. 무슨 일로?” 민혁이 조심스레 물었다.


“잠깐 이야기 좀 해요.” 초희가 속삭이며 살짝 뒤를 돌아 정우의 반응을 살폈다.


민혁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얽혀 있었다. ‘벗어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 같다··· 서로 속고, 또 속이면서···’ 그는 한탄하며 자신과 이 상황에 빠져 있는 모두를 바라봤다.


민혁과 허초희는 가상 세계의 차가운 분위기와 달리 따뜻한 봄 햇살이 비치는 테라스에 나섰다.


“초희 씨, 무슨 일인가요?” 민혁이 봄 햇살을 잠시 느끼며 물었다.


허초희는 짧은 숨을 고르고 말했다. “민혁 씨, 김강우가 깨어나기 전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게 있어요. 가상 세계의 시간을 더 빠르게 흐르게 할 수 있나요?”


민혁은 잠시 당황한 듯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시간을요? 왜요?”


초희는 깊은 눈빛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 허난설헌의 정신은 16세에 머물러 있어요. 그녀의 몸은 성인이 되었지만, 정신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죠. 김강우가 가상 세계를 벗어나면 그곳을 다시 만들거나 없앨 거예요. 그래서 그 전에 허난설헌을 빨리 성장시키고 깨어나게 해야 해요.”


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시간을 더 빨리 흐르게 하는 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크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 올 수도 있어요.”


초희는 단호하게 답했다. “알아요. 하지만 지금 그 방법밖에 없어요. 시간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요.”


민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해 보죠.”


#28-2장 질투


“민혁 씨, 고마워요.”


“고마워할 필요 없습니다. 전 저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허초희는 피식 웃었다. 민혁도 그녀의 미소를 보고 함께 웃었다.


“그럼 들어가죠,” 민혁이 말했다.


두 사람은 긴 복도를 나란히 걸어갔다. 초희는 복도 끝을 응시하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김강우를 깨우기 전에 가상 세계에 다시 들어가야 해요. 제 동생, 허난설헌을 만나서 설명할 게 있어요.”


“봄이 오면 내가 찾아가겠다고 약속했으니, 서둘렀으면 좋겠어요,” 초희는 고개를 돌려 민혁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민혁은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사채업자처럼 당당하게 요구하네요. 뭐, 좋습니다. 뒤가 찝찝한 것보단 낫겠죠.”


“그럼 준비해 주실 거죠?” 초희가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물론이죠,” 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들이 모니터실로 들어서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자신의 자리로 갔다.


정우는 들어서는 그들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뭐야,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는 거야?’ 그의 마음속에 짜증이 일었다. 초희와 민혁의 비밀스러운 대화가 신경을 건드렸다.


“정우 씨, 저 다시 가상 세계로 들어가야 해서 민혁 씨에게 부탁드렸어요.” 초희는 부드럽게 말했지만, 정우는 그녀의 태도에 마음이 뾰족해졌다.


“뭐 비밀도 아니잖아요? 그런 이야기라면 굳이 따로 할 필요 없죠. 여기서 하셔도 됩니다. 초희 씨, 저도 이 일의 일! 원! 이! 니! 까! 요!” 정우는 마지막 말을 힘주어 강조했다.


초희는 정우의 반응에 순간 당황했다. “물론이죠, 정우 씨. 그냥 개인적으로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랬어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식은땀을 흘렸다.


민혁은 속으로 피식 웃으며 가자미 눈으로 정우와 초희의 신경전을 바라봤다. ‘하··· 사랑놀이는 밖에서 해라, 자식아. 그래서 네가 여자가 없는 거야··· 벨도 없는 새끼,’ 그는 속으로 한탄했다. ‘참, 좋을 때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민혁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는 자신만의 생각에 잠긴 채 그들의 감정을 한 발짝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덕분에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28-3장 이른 만남


“하아···” 초희는 가상 세계로 들어왔다. 봄이 오려면 조금 이르지만 김강우가 깨어나기 전에 허난설헌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허초희는 당당하게 대문 앞에 서서 깊은숨을 내쉬며 자신을 다잡았다. 그녀의 복장은 이전과는 달랐다. 더 이상 하녀의 초라한 모습이 아닌, 그녀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가상 세계에서마저도,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었다.


허균의 집 대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들겼다. “여봐라 게 없느냐?”


대문 안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지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뉘시오?”


허초희는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이 집 아기씨에게 허가(家) 초희가 왔다고 전하거라.”


문지기는 순간 당황한 듯 눈을 깜빡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갔다. 초희는 그를 기다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제 곧 허난설헌과의 재회가 이뤄질 것이다.


곧이어 집 안에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으며 초희는 허난설헌의 모습을 상상했다.


“초희?!” 허난설헌은 헐떡이며 대문을 열고 나와 허초희에게 달려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기쁨과 놀라움이 가득했다.


허초희는 미소를 지으며 팔을 벌렸다. “아기씨, 보고 싶었어요.”


허난설헌은 초희를 와락 껴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초희 맞지? 정말 초희지?” 허난설헌이 다시 초희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너무 보고 싶었어, 초희야.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 몰랐어··· 벌써 봄이 온 건가?”


초희는 살며시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직 겨울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제가 지금 오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거든요.”


허난설헌은 눈을 크게 뜨며 초희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야? 또 무슨 위험한 상황이 생긴 거야?”


“아니다, 일단 들어와.” 허난설헌이 초희의 손을 꼭 잡으며 집으로 이끌었다.


“네 아기씨, 이 밖은 너무 춥네요.” 초희가 웃으며 그녀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28-4장 서열 정리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은 따뜻하고 아늑했다. 허난설헌은 초희를 자신의 방으로 이끌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가 다시 와서 정말 다행이야. 네가 안 올까 봐, 날 잊을까 봐 걱정했어.”


초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허난설헌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답했다. “네가 말했잖아, 이곳 밖에서는 신분이 없다고. 그래서 여기가 너한테는 너무 답답하게 느껴질까 봐···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나라면 그랬을 것 같거든.”


그녀의 말에는 섞인 외로움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아기씨, 제가 그 말씀을 드린 건, 나중에 아기씨가 이곳을 벗어나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 세상에서 잘 살아가실 수 있도록 알려드리기 위해서였어요.” 초희는 허난설헌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허난설헌은 마치 고양이처럼 초희의 손에 볼을 살며시 비볐다. “제가 아기씨를 버리거나 잊을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그리고 곧 함께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그렇게 만들 거예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무럭무럭 자라셔요.”


“나 이미 다 자랐는걸? 나 어린애 아니야!” 갑자기 울컥한 허난설헌은 기대었던 얼굴을 들고 초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원래 애들은 자기가 다 자란 줄 아는 법이에요, 아기씨.” 초희가 장난스럽게 허난설헌을 놀렸다.


허난설헌은 발끈하며 말했다. “이게! 나보다 3개월이나 늦게 태어났으면서! 내가 분명히 언니야!”


초희는 웃으며 말했다. “네, 네, 아기씨가 언니 맞아요. 하지만 저도 언니 역할을 좀 해보고 싶어서요. 그러니 아기씨는 잠시 쉬셔도 돼요.”


#28-5장 깨어날 시간


“아기씨, 제가 봄이 오기 전에 이렇게 일찍 온 이유는 곧 아기씨의 남편이 이 꿈에서 깨어날 거라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예요.” 초희는 조용히 허난설헌의 손을 꼭 쥐었다.


허난설헌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깨어난다고? 그러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되는 거야?”


초희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가 꿈에서 깨어나면 이 세계의 시간은 멈출 거예요. 하지만 제가 시간이 계속 흐르게 할 겁니다. 빠른 속도로요. 아기씨는 이미 이 세계가 꿈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변화들을 분명히 느끼실 거예요. 그 때문에 혼란이 올 것을 대비해 제가 먼저 찾아온 거예요.”


허난설헌은 초희의 말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을 내가 느낀다고? 그게 어떤 느낌인지 전혀 상상이 안 가··· 두려워.”


초희는 허난설헌의 두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네, 아기씨. 시간이 빠르게 흐르면 그 흐름을 몸으로 느끼게 될 거예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곁에 있을 테니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기씨. 하루살이의 평생이 우리의 하루인 것처럼, 시간의 개념은 상대적이에요.” 초희는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더라도, 그 속에서 아기씨의 경험과 감정은 소중하게 남을 겁니다. 그 모든 변화는 아기씨의 성장을 위한 과정일 뿐이에요.”


허난설헌은 초희의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다면 내가 겪게 될 이 시간의 흐름도, 결국은 나를 위한 거겠지?”


초희는 미소 지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아기씨. 이 모든 시간은 아기씨를 위한 것입니다.”


“넌 어째서 이 모든 것을 알아?” 허난설헌이 문득 물었다.


허난설헌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허초희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차분하게 대답했다.


“아기씨, 제가 알게 된 건 모두 당신을 위해서예요. 이 세계의 진실을 알아야 아기씨를 지킬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겪어온 시간이 저를 준비시켰어요. 당신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저는 많은 걸 배웠고 깨달았어요.”


허난설헌은 초희의 말을 들으며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그렇구나··· 넌 정말 강해.”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초희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기씨도 강하세요. 제가 의지할 정도로요.”


허난설헌은 초희의 말에 눈을 깜빡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의지할 정도라니, 그런 말을 듣다니 내가 참 이상한 기분이 드는구나··· 늘 내가 너를 의지하고 있었는데.”


초희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했다. “서로 의지하는 거죠, 아기씨. 혼자서 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아기씨도 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작가의말

허초희는 허난설헌을 지킬 방법을 고민하며 민혁에게 가상 세계의 시간을 더 빨리 흐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초희는 가상 세계로 돌아가 허난설헌을 만나고, 김강우가 곧 깨어날 것임을 경고하며 준비할 시간을 주려 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결심을 다지지만, 시간의 흐름이 빨라질 것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도 함께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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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허초희(許楚姬): 104개의 클론이 들러붙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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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난설헌이 깨어날 조건 NEW 11시간 전 2 0 12쪽
27 이정우의 고뇌 24.09.18 2 0 11쪽
26 거래 24.09.17 4 0 11쪽
25 강민혁의 딜레마 24.09.16 6 0 12쪽
24 초희를 기다리며 24.09.14 6 0 11쪽
23 허난설헌: 자유를 찾아서 24.09.13 6 0 11쪽
22 현실의 허초희 딜레마에 빠지다 24.09.12 8 0 11쪽
21 허난설헌과 초희: 자유를 향한 동맹 24.09.11 7 0 12쪽
20 난설헌의 각성: 가상세계에서의 진실 24.09.10 7 0 12쪽
19 변화의 조짐 24.09.09 9 0 11쪽
18 모든 것이 틀어진다 24.09.07 9 0 12쪽
17 김강우가 만든 세계 24.09.06 7 0 13쪽
16 김강우의 가상세계로 24.09.05 9 0 13쪽
15 김강우의 비빌 24.09.04 8 0 13쪽
14 허난설헌이 아닌 진짜 나 24.09.03 7 0 12쪽
13 선택의 기로 24.09.02 7 0 12쪽
12 위기일발 24.08.31 9 0 11쪽
11 진실의 조각들 24.08.30 8 0 13쪽
10 그녀의 선택 24.08.29 10 0 10쪽
9 형사와의 공조 24.08.28 11 0 14쪽
8 의혹의 그림자 24.08.27 11 0 14쪽
7 자유의 대가 24.08.26 13 0 12쪽
6 탈출의 시작 24.08.24 12 0 12쪽
5 금단의 문 앞에서 24.08.23 11 0 10쪽
4 목소리의 정체 24.08.22 13 0 12쪽
3 익숙하지만 낯선 곳 24.08.22 14 0 11쪽
2 김강우 24.08.22 13 0 10쪽
1 과거에서 미래로 24.08.22 3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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