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허초희(許楚姬): 104개의 클론이 들러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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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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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나다
작품등록일 :
2024.08.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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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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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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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자유를 찾아서

DUMMY

# 23-1장: 혼란 속에서 길을 찾다


허난설헌은 허초희를 먼저 떠나보낸 뒤 마음이 심란했다. 이곳에서 의지할 수 있는 이를 보내고 나니, 외로움이 더욱 깊어졌다. 고립된 기분에 사로잡혀 그녀의 마음은 끝없이 가라앉았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허난설헌은 초희가 열어보라던 편지를 조심스럽게 펼쳤다.


[아기씨, 많이 외로우시죠?] 첫 문장을 읽는 순간, 허난설헌은 그만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응, 벌써 보고 싶구나···” 그녀의 커다란 두 눈에서 눈물이 몽글몽글 차올랐다.


“킁.” 가볍게 코를 풀며 허난설헌은 중얼거렸다. “참···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녀는 곁에서 우는 자신을 보고 놀리던 친구를 떠올리며 서둘러 눈물을 닦았다.


[곧 만날 테니 너무 외로워하지 마세요.]


“응, 알았어.” 그녀는 혼잣말로 편지에 대답했다.


다시 편지를 읽어나갔다.


[아기씨, 알려드릴 것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적어요. 명심하세요. 이 편지는 절대로 들키시면 안 돼요! 특히 아기씨의 남편에게는!]


허난설헌은 초희의 경고에 긴장하며 편지를 더 꽉 쥐고 숨을 죽인 채 조심스럽게 읽어 내려갔다.


편지에 담긴 단어 하나하나가 무겁게 다가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방 안은 점점 어두워졌고, 창밖으로는 안개가 자욱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허난설헌은 불안한 마음으로 잠시 편지를 내려놓고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밤하늘에는 어느덧 보름달이 떠올라 희미한 달빛이 안개 속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 달빛이 방 안에 들어와 희미하게 편지를 비추며, 그녀의 결심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


‘이 비밀을 알고 있는 건 나뿐이야,’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다시 편지를 들었다. 허난설헌은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불안함과 동시에 결연한 의지를 느꼈다.


그녀는 초희가 알려준 길을 따라,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준비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 23-2장: 비밀의 기로 탈출


“헉, 헉···” 허난설헌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어둠 속에서 작은 등불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축축한 흙으로 둘러싸인 어두운 통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사방은 축축하게 젖은 흙이었고, 그녀가 지나가는 곳마다 발자국이 마치 지문처럼 선명하게 남았다.


‘이곳에 비밀 통로가 있었다니.’ 허난설헌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생각하며, 허초희가 알려준 비밀 통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어둠 속에서 유일한 빛은 그녀가 손에 든 호롱불이었다. 흔들리는 불빛이 통로의 벽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그녀의 긴장된 숨소리와 함께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통로는 좁고 길었으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발소리가 적막 속에서 크게 울렸다. 허난설헌은 초희가 남긴 편지를 떠올리며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내디뎠다. 편지에는 이 통로가 집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탈출로임이 적혀 있었다.


‘초희야, 네가 아니었다면 이 사실을 절대 알지 못했을 거야.’ 허난설헌은 마음속으로 초희에게 깊이 감사함을 되새겼다. 초희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여전히 그 집에 갇혀 점차 시들어 가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었다.


초희는 마치 봄비처럼 말라가던 자신의 삶을 적셔 주었다. 그 덕에 허난설헌은 다시 한번 자유를 향해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통로는 가끔 좁아지기도 하고, 방향을 틀기도 하며 그녀를 시험하듯 이어졌다. 길게 늘어진 통로는 끝이 보이지 않았지만, 허난설헌은 멈추지 않았다.


통로의 공기는 차갑고 습기가 가득했다. 허난설헌은 그곳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분위기에 순간적으로 불안감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그 소리가 자신의 결심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 길 끝에 내가 원하는 자유가 있어. 반드시 출구는 있어.’ 허난설헌은 자신을 다독이며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발소리가 축축한 벽에 부딪혀 메아리치며 돌아왔고, 그녀는 그 소리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허난설헌은 이 비밀 통로가 얼마나 길지,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 없었지만, 초희가 알려준 대로 이 길이 그녀를 자유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 23-3장: 예상치 못한 계획

 

끝이 보이지 않는 통로를 따라 걷던 허난설헌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어둠과 적막 속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홀로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홀로 이렇게 걸었던 적이 있었나?” 그녀의 목소리가 텅 빈 통로에 메아리쳤다. 생각해 보니, 홀로 걷던 기억이 없었다. 언제나 최소한 한 명의 하녀가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으니, 혼자 있는 순간은 낯설고 두려웠다.


허난설헌은 이 고독한 순간이 너무나 어색하고 무서워, 계속해서 생각에 잠기며 두려움을 떨쳐내려 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되묻듯, 또 자신을 다독이며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 순간, 그녀는 초희가 떠올랐다. “아기씨, 제가 떠난 후 혼자 계실 때 읽어주세요.” 초희가 자신에게 건넨 편지와 그 따뜻한 미소가 기억났다.


허난설헌은 그 말을 떠올리며 손에 꼭 쥔 편지의 존재를 다시 한번 느꼈다. 초희가 자신에게 건넨 이 편지가 지금, 이 순간, 혼자 있는 자신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으며, 그녀는 그 생각을 붙잡고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 통로를 나가면 초희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허난설헌은 스스로 말하며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무도 없이 홀로 길을 걷는 것은 그녀에게 낯설고 두려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용기가 솟아올랐다.


그녀는 어느 순간 자신이 왠지 홀가분해졌음을 느꼈다. 평생을 억누르고 있던 아내로서의, 며느리로서의, 여인의 의무를 이 순간만큼은 모두 벗어버린 듯했다. 마치 자신을 가리는 옷을 벗어 던지고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처럼 가슴이 탁 트였다.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에서 벗어나자, 비로소 그녀는 진정한 자유를 맛보았다.


‘이게 자유라는 걸까?’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은 도망치는 중이었지만, 그녀는 그마저도 해방감으로 느껴졌다. 만약 이 상황이 도망이 아닌 단순한 산책이었다면, 그녀는 아마 크게 소리 내어 웃었을지도 모른다.


허난설헌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길은 불확실했지만, 초희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믿음과 그 자유로운 기분이 그녀를 이끌고 있었다.


# 23-4장: 탈출을 위한 준비

 

허초희의 편지는 마치 미리 계획해 놓은 것처럼 완벽하게 준비된 자료집 같았다. 허난설헌은 편지 속의 세세한 내용 하나하나에 감탄했다. 어쩌면 초희는 어제부터가 아니라, 훨씬 전부터 이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해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이 모든 걸 생각해 둔 걸까?’ 허난설헌은 생각했다. 초희의 철저함과 계획성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편이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편지에는 남편의 일정, 탈출이 가능한 시간대, 그리고 집의 정교한 설계 도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허난설헌은 그 내용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초희가 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계획해 온 것을 깨달으며,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자신이 외로움과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때, 초희는 그녀를 위해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준비해 왔다.


‘자매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허난설헌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무뚝뚝한 오라버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자매가 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초희와 함께하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따뜻함과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


“초희가 나보고 자매라고 했어···.” 허난설헌은 초희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단순한 하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진정한 동료였고, 그 어떤 혈육보다도 더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해주는 자매였다.


# 23-5장: 자유와 새로운 시작


“하아, 드디어··· 나왔구나.” 허난설헌은 스스로 속삭였다. 호롱불은 이미 오래전에 꺼졌고, 그녀의 얼굴과 손에는 여기저기 검댕이 묻어있었다. 저고리와 치마는 흙과 먼지로 엉망이 되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고 맑았다.


매섭게 얼굴을 때리는 겨울바람조차 반가웠다. 이 바람은 자유를 실감 나게 해주었다. 허난설헌은 초희의 편지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동생에게 가라 했지?”


그녀는 편지의 내용을 곱씹으며 다음 목적지를 정하려 했다. 하지만 우선 여기가 어디인지부터 파악해야 했다. 사방은 이미 어둠에 덮여 있었고,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요기도 해야 하고··· 일단 주막을 찾아야겠어. 그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김강우의 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허난설헌의 모습이었다.


‘만약 지금 자기 모습을 그이가 본다면 많이 놀라겠지?’ 그녀는 속으로 웃으며 자신이 조금 성장했다는 생각에 성취감을 느꼈다. 남편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금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허난설헌은 호롱불 없이 달빛에 의지해 한참을 걸었다. 달빛은 그녀의 길을 어렴풋이 비추어 주었고,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옷자락을 휘감았지만 두렵지 않았다. 걸음은 가벼웠고, 자유로움이 그녀를 이끌었다.


그때, 저 멀리 작은 불빛이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허난설헌은 그 불빛을 바라보다가 “탕” 하고 어딘가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녀는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달빛은 유난히 한 곳을 비추고 있었다.


“주막인가?”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달빛이 비치는 곳을 확인한 뒤, 서둘러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불빛은 마치 길잡이처럼 느껴졌고, 그녀는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음 계획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달빛이 허난설헌이 가는 길을 조용히 밝혀주었다. 희미하게 빛나는 은빛이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 흐르듯 비추고, 차가운 밤바람은 부드럽게 그녀의 옷자락을 스쳤다.


고요한 밤의 풍경 속에서, 달빛은 마치 그녀를 응원하는 듯한 동반자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 허난설헌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 길은 더 이상 남편이나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그녀만의 길이었다.


허난설헌으로서의 인생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그녀는 그동안 남편의 그림자 속에서 억눌려 살아왔지만, 이제 자신의 선택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녀가 나아가는 길은 더 이상 남편이나 사회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자기 뜻에 따라 살아가는 순간 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 첫걸음은 조용하고 소박했지만, 허난설헌에게는 그 누구보다 값지고 자유로운 시작이었다.


그녀는 달빛 아래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맞이하며,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앞으로 다가올 모든 순간을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작가의말

허난설헌은 허초희가 남긴 편지를 통해 비밀 통로로 탈출을 감행하며, 처음으로 홀로 자유를 향해 나아간다. 초희의 치밀한 계획 덕분에 허난설헌은 남편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게 된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으며 두려움과 해방감을 동시에 느낀 그녀는, 마침내 달빛이 비추는 곳을 따라 주막을 찾아 나서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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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난설헌: 자유를 찾아서 24.09.13 6 0 11쪽
22 현실의 허초희 딜레마에 빠지다 24.09.12 7 0 11쪽
21 허난설헌과 초희: 자유를 향한 동맹 24.09.11 7 0 12쪽
20 난설헌의 각성: 가상세계에서의 진실 24.09.10 7 0 12쪽
19 변화의 조짐 24.09.09 9 0 11쪽
18 모든 것이 틀어진다 24.09.07 8 0 12쪽
17 김강우가 만든 세계 24.09.06 7 0 13쪽
16 김강우의 가상세계로 24.09.05 8 0 13쪽
15 김강우의 비빌 24.09.04 8 0 13쪽
14 허난설헌이 아닌 진짜 나 24.09.03 7 0 12쪽
13 선택의 기로 24.09.02 7 0 12쪽
12 위기일발 24.08.31 9 0 11쪽
11 진실의 조각들 24.08.30 8 0 13쪽
10 그녀의 선택 24.08.29 10 0 10쪽
9 형사와의 공조 24.08.28 11 0 14쪽
8 의혹의 그림자 24.08.27 10 0 14쪽
7 자유의 대가 24.08.26 11 0 12쪽
6 탈출의 시작 24.08.24 11 0 12쪽
5 금단의 문 앞에서 24.08.23 9 0 10쪽
4 목소리의 정체 24.08.22 11 0 12쪽
3 익숙하지만 낯선 곳 24.08.22 12 0 11쪽
2 김강우 24.08.22 12 0 10쪽
1 과거에서 미래로 24.08.22 3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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