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엔 장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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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코쟁이
작품등록일 :
2024.08.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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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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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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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DUMMY

병원의 희미한 조명 아래, 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침실의 공기는 항상 냄새로 가득했다. 소독약 냄새, 피 냄새, 그리고 죽음의 냄새. 어릴 때부터 병원은 내 두 번째 집이었다. 아니, 어쩌면 첫 번째 집이었는지도 모른다. 병약한 내 몸은 나를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으니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을 느끼는 것조차 의미가 없었다. 이 침대에서 나는 수없이 많은 날들을 보냈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조차도 나에게는 점점 더 먼 세상처럼 느껴졌다. 창밖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그들처럼 건강한 몸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삶은 너무나 짧고, 고통스러웠다.


나는 어릴 적부터 병약했다. 생명은 늘 위태로웠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 나에게는 사치였다. 많은 시간을 병상에서 보내며, 어둠 속에서 나 홀로 눈을 감고 다시 뜨는 일의 반복이었다. 누구나 다 늙어 죽지만, 나의 죽음은 너무 일찍 찾아왔다. 나는 단지 오래 살고 싶었다.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랐던 것은 바로 장생(長生)이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의사의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는 냉정하게, 마치 일상적인 일을 말하듯 내게 말했다.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고개를 돌렸다. 내 몸은 이미 너무나 약해져 있었고, 이제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의사는 언제나 이랬다.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차갑게, 그리고 무표정하게 알리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내 몸은 이미 너무나도 쇠약해져 있었고, 나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준비를 해야 했다. 나는 이 삶을 포기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남아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번 생을 살아가는 동안 이루지 못한 소원을 간직한 채, 이 세상을 떠나는 것뿐이다.


‘다음 생에는··· 꼭 장생을 이루고 싶어···’ 나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 내가 이루지 못한 소원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눈을 감으며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그저 이번 생이 끝이 아니라는 희망뿐이었다. 그 희망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는 뜨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그저 깊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생의 모든 것을 놓고, 나는 그렇게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다시 눈을 떴다. 낯선 천장이 눈앞에 보였다. 나는 당황했다. 눈을 깜빡이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여긴 어디지? 나는 분명 죽었어야 했다. 모든 것이 끝났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다.


침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손을 들어 보니, 내 손이 아니다. 전생의 연약하고 쇠약했던 그 손이 아니다. 이건··· 건강한 손이다. 힘이 넘치고 생기가 가득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간소한 가구, 벽에 걸린 검, 그리고 작은 책상. 이 모든 것이 낯설지만, 동시에 어딘가 익숙하다.


‘이게 꿈인가···?’ 나는 손을 다시 한 번 쥐어 보았다. 하지만, 이건 분명 현실이다. 나는 이곳에서 살아있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이 진짜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혈액이 흐르는 느낌까지도.


천천히 기억을 되살려 본다. 이곳은 선협의 세계, 내가 속한 문파의 방이다. 이 몸은 몇 년 동안 이곳에서 수련을 해온 리운(李雲)의 몸이다. 그런데 왜 전생의 기억이 이렇게 선명하게 떠오르는 걸까?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곧 마음을 다잡고, 이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이 세계에서 살아간다면, 이번 생에서는 내가 바랐던 그 장생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계의 규칙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 방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되짚어보았다. 이 세계에서 나는 이미 몇 년간 수련을 쌓아왔고, 이 문파에서 나름의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전생의 기억이 되살아난 지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나는 이 몸과 이 세계에 적응해야 한다.


그때, 갑자기 눈앞에 알 수 없는 창이 떠올랐다. 나는 놀라서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처음 보는 현상에 당황했지만, 창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시스템: 환영합니다. 당신은 특별한 선택지를 통해 이 세계를 탐구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선택을 통해 경지 상승과 보상을 얻으십시오.]**


‘시스템?’ 나는 중얼거리며 창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전생에서도 보지 못한 현상에 당황스러웠지만, 현실임을 받아들여야 했다. 나는 천천히 창을 탐색했다. 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메뉴가 있었다.


**[현재 경지: 연기(煉氣) 1단계 (다음 경지: 연기 2단계)]

[현재 수명: 65세 (경지에 따라 수명 연장 가능)]

[수련 숙련도: 30% (다음 단계까지 70% 필요)]**


나는 이 시스템이 내게 경지를 알려주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각 경지는 9단계를 거쳐야 다음 경지로 넘어갈 수 있었다. 연기 단계에서 축기로 가기 위해서는, 연기의 9단계를 모두 마쳐야 했다. 시스템이 내 성장을 돕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다시 창이 변했다.


**[목표를 설정하세요: 장생의 길을 추구하겠습니까?]**


나는 잠시 멈칫했다. 전생의 바람이 떠올랐다. 이번 생에서는 반드시 장생을 이루겠다는 결심이 섰다. '이번엔 다르게 살아야 해.' 나는 결심하고, 창에 대답했다.


“네, 장생의 길을 추구하겠습니다.”


**[목표 설정 완료: 시스템이 장생의 길을 지원합니다. 앞으로의 선택이 당신의 경지와 수명에 영향을 미칩니다.]**


결심이 선 순간, 문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나는 창을 닫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자 청운이 들어왔다.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 깨어나셨군요. 요 며칠 동안 너무 수련에 몰두하신 것 같아요. 오늘 사부님께서 특별 수업을 하신다고 하셨어요. 다 같이 가실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같이 가자."


청운과 함께 사부님의 거처로 향하면서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세계에서의 삶이 이제 시작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찼다. 전생의 기억과 목표가 나를 강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반드시 이번 생에서 장생을 이뤄낼 것이다. 청운은 밝게 웃으며 내 옆에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나는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시스템의 존재를 곱씹고 있었다.


도량에 도착하자, 이미 사부님과 다른 사제들이 모여 있었다. 사부님은 우리를 둘러보며 차분하게 말씀을 시작하셨다. “오늘은 마음의 수양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을 다스리는 법이다. 경지가 높아질수록, 마음의 안정이 더욱 중요하다.”



나는 사부님의 말씀을 들으며 이번 생에서 꼭 이루어야 할 목표를 되새겼다. 전생의 짧고 병약했던 삶을 벗어나, 이번 생에서는 내가 꿈꾸던 장생을 이뤄야 한다. 사부님의 말씀은 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요한 가르침이 될 것이었다. 내면의 수양,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업이 끝나자, 청운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형, 오늘 수업 어땠어요? 뭔가 집중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어요.”


나는 그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부님의 말씀이 오늘따라 깊이 와 닿았어.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됐나 봐.”


청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형, 정말 많이 달라지신 것 같아요. 예전보다 더 차분해졌다고 할까··· 저도 형처럼 수련에 집중해야겠어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살짝 웃었다. “그냥 천천히 해. 서두르지 않아도 돼.”


청운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우리는 함께 도량을 걸어나갔다. 청운은 나와 대화를 나누며 문파에서 벌어지는 여러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전생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평온함을 느꼈다.


그러나 내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그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었다. 청운이 아무리 열심히 이야기를 해도, 내 머릿속은 온통 시스템과 장생이라는 목표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조용히 혼자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청운, 나는 잠시 혼자 있고 싶어. 생각할 게 좀 있어서.” 나는 청운에게 말했다.


청운은 나를 이해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형.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언제든지 제가 도와줄게요.”


나는 그의 걱정 어린 말에 감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청운. 이따 보자.”


청운과 헤어진 나는 조용한 곳을 찾아 걸었다. 도량에서 조금 벗어난 산책로 끝자락, 작은 연못 옆에 앉았다. 연못의 물결이 잔잔하게 흔들리며, 내 마음을 조금씩 진정시켜주었다. 나는 연못을 바라보며 천천히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시스템 창을 열었다. 눈앞에 떠오른 창은 여전히 나의 경지를 나타내고 있었다. 연기 1단계, 수명 65세. 나는 이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이 내 성장과 장생을 돕는 도구라면, 어떻게 사용해야 가장 효과적일까?' 나는 생각했다. 경지를 올리려면 수련을 더 열심히 해야 할까, 아니면 선택지를 따라가야 할까?


그러자 시스템 창이 반응했다.


**[수련과 선택을 통해 경지를 상승시키세요. 현재의 목표는 연기 2단계로의 상승입니다. 선택지를 통해 보다 빠르게 경지를 올릴 수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 이 시스템은 내가 선택한 행동과 수련의 결과에 따라 경지를 올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힘을 너무 믿고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성장은 나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때 시스템 창에 또 다른 메시지가 떴다.


**[특별 선택지가 곧 나타납니다. 이 선택지는 당신의 경지 상승과 직결됩니다. 주의 깊게 선택하세요.]**


나는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특별한 선택지라니, 과연 무엇이 나올까? 나는 그 선택지가 무엇이든 잘 판단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장생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매 순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잠시 후, 창이 다시 변하며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났다.


**[선택지: 1) 사부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련에 집중한다. 2) 연못의 기운을 흡수하며 내공을 강화한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두 가지 선택이 모두 의미가 있었다. 사부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은 기본적인 수련을 다지는 데 중요했다. 하지만 연못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은 내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두 가지 길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깊이 생각한 뒤, 두 번째 선택지를 골랐다.


**[선택 완료: 내공 +5, 경지 상승에 기초가 마련됩니다.]**


연못의 기운이 서서히 내 몸에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눈을 감고 깊이 호흡하며 내공을 다스렸다. 연못의 물결이 더욱 잔잔해지며, 내 마음도 차분해졌다. 이 선택이 앞으로의 나의 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그 순간, 연못의 물결이 크게 일렁였다. 나는 눈을 뜨고 연못을 바라보았다. 연못 속에서 무엇인가가 빛나고 있었다. 호기심에 나는 연못에 손을 뻗었다. 차가운 물 속에서 무언가 단단한 물체가 손에 잡혔다. 나는 그것을 천천히 꺼냈다.


손안에 들어온 것은 작고 반짝이는 구슬이었다. 마치 그 구슬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따뜻한 기운이 손끝으로 퍼져 나갔다. 나는 구슬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 구슬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닌, 뭔가 특별한 힘을 가진 물체였다.


그 순간, 시스템 창이 다시 떠올랐다.


**[특별 보상 획득: '영혼의 구슬' - 이 구슬은 내공을 증폭시키고, 경지 상승에 도움이 됩니다. 수련 중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는 놀라움과 동시에 기쁨이 밀려왔다. 이 구슬은 내가 앞으로 수련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시스템의 안내에 따라 얻은 이 구슬은 나의 성장을 가속화시켜줄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나는 구슬을 소중히 품에 넣고 다시 한 번 연못을 바라보았다. 이 세계에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고, 나는 전생에서 이루지 못한 장생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구슬과 함께라면, 내 여정이 조금 더 수월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도량으로 향했다. 내 마음은 이미 단단해졌고, 목표는 명확했다. 앞으로의 길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시스템과 구슬, 그리고 내 의지를 바탕으로 장생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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