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및 공포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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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끌클
작품등록일 :
2024.08.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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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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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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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운전기사가 안내해준 곳으로 내렸더니 그 앞은 폐허가 있었다.


적어도 사람들이 몇 십년은 발자취가 사라졌을 만한 폐촌이라고 해야 될지.


"아가씨, 지금 시간은 노을도 지기 시작하는데. 이만 돌아가시는게 어떠신가요?"


기사는 걱정되는 마음과 불안한 시선으로 두리번 거린다.


아마, 재벌집 딸의 기사 생활을 하면서 솔직히 이런 환경 자체는 올 일이 없을 것이다.


"아뇨, 저는 좀 더 보고 싶어요. 제가 모르던 것을 발견하고 싶거든요."


당당하게 기사하게 알리더니 그는 슬쩍 나를 보았다.


딱 막아달라고 보내는 사인, 하지만 무시했다. 나도 이걸로 밥 먹고 살거든. 또 이 봉투를 슬쩍 보았는데. 적어도 천 단위일 만큼 5만원 지폐가 빼곡하게 있었다.


'네 생각처럼 그냥 갈 순 없지. 난 이걸로 밥 먹고 살아야 되거든.'


이미 퇴마사인데. 이 상황에 쫄 필요가 없다. 먼저 마을 입구 쪽으로 발 길을 성큼 옮긴다.


분명히, 적힌 명함에는 류이연 회장이라고 했으니까. 회장님이란 칭호로 불러야 되나?


"저는 류이연이라고 부르면 되요. 편안하게 저 보다 연상이신데. 이연이라고 부르셔요."


귀신 같이 내 마음을 읽었다.

그리고 슬며시 웃고 있다.


"모두들 처음에는 어떻게 불러야 될지. 모르거든요. 하지만 당신은 제 직원도 아니고 단순히 의뢰를 받으신 분인데. 딱딱한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면 상관 없죠."


생각보다 성격 좋은 회장님이시네. 다른 사람이라면 그 명함으로 불러주면 더 좋아할텐데.


웬지 모르게 호감가는 행동만 하고 있으니까. 주변에 알아서 사람들이 몰리는 거겠지.


방송에 얼굴에 비추는 것만 보면 전부 다 그녀 주변으로 재벌들이 몰려 다닌다.


이유를 잘 몰랐지만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당신들! 거기서 뭐해!"


저 멀리서 노파가 한 손에는 낫을 들고 또 다른 손은 허리가 아픈지 뒷짐을 지면서 천천히 걸어 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호통에 기사는 서둘러 내 뒤로 몸을 숨긴다.


나 보다 덩치도 큰 새끼가 무슨 속은 쥐새끼 보다 못하네.


"야, 너희 누구냐고."


노파가 낫으로 위협하듯이 우리에게 들이밀고 있을 때, 앞으로 가서 먼저 깍듯하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어쭈, 인사는 잘하네."


인사 잘하는 사람, 싫어하는 어르신은 없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아, 별건 아니고요. 저희가 뭔 일이 있어서 이 주소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마을에 피해라던가. 마음을 언짢게 해드렸다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다시 고개 숙이고 사과를 드리니까. 어르신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에휴."


오로지 한숨만으로 모든 답을 대신했다.


"너희들도 뭐 저주 뭐시기 때문에 온 거 아니야?"

"그, 그걸 어떻게 아시나요?"


류이연이 먼저 강하게 반응했다.

순간 그녀랑 눈이 마주친 어르신께서는 더 안타까운 모습만 보인다.


"젊은 애가 이런 일을 겪다니. 참으로 운명이란 무엇인지."


노파는 잠시 입을 다물고 뭔가 생각이 났다는 모습으로 낫을 다른 쪽으로 바꾼다.


"이 폐촌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 정확히는 산 자는 살지가 않지. 자네들도 뭔가 알고 싶다면 오늘 우리 집에서 천천히 이야기나 좀 나눕세."


노파는 그 말을 끝으로 골목길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곳은 차가 갈 수 없었고 거리가 꽤 되어보였다.


"아가씨, 어떻게 하실 겁니까?"


운전기사는 딱 봐도 가기 싫다는 표정이 선글라스 안으로도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가야 될 것 같아요. 할머니께서 뭔가 아시는 분위기잖아요."

"아."


기사는 슬쩍 다시 날 본다. 뭔 뜻인지 알고 있기에 끄덕일 뿐이다.


"기사분은 혹시를 대비해서 먼저 보내는게 어떨까요?"

"혹시요?"

"그래요. 사실 이 폐촌에서 할머니께서 갑자기 나타나신 건 좀 이상하긴 하잖아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지원군이 달려와야죠."

"그렇다면."

"기사님께서 먼저 해 지기 전에 돌아가시고 내일 오전 중에 와주세요. 그럼, 될 것 같네요. 물론, 혼자가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같이요."


기사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한다.

본인이 바라던 상황이였기에.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들만 가도록 하죠. 퇴마사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네, 근데, 기사님이랑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먼저 가세요."

"알겠습니다."


노파의 걸음이 느려서 좀 빠르게 걸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었다.


기사의 팔을 한 번 쳤다.


"이번 일에 대해서는 저한테 빚지신 겁니다?"

"물론이죠! 저는 부모님이 과거에 이런 일에 관련해서 하셨기에 신신당부 하셨거든요. 절대, 뭔가 이상한 곳에는 가지 말라고."

"뭐, 당연히 어떤 부모님이 귀신 나올 만한 장소에 자식들 보고 가라고 하겠나요."

"근데, 퇴마사님께서는 참, 대단하시네요. 아가씨는 지금 워낙 막막하다 싶어서 주변이 보이지 않지만 평소에 혼자 저런 곳을 다니시나요?"


그가 존경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기에 슬쩍 웃음으로 끝냈다.


"그럼, 전 먼저 가겠습니다. 사례는 말씀하시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 할게요!"


저 멀리 사라져 버린 자동차.


"저렇게 겁이 많아서. 하긴, 없다곤 할 수 없네."


이미 내 눈에는 저기 폐촌에 몇몇 귀신들이 보인다.


전부라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보통의 숫자가 아니다.


만약에 저기 할머니 말을 듣지 않고 갔다면 그 기사는 귀신한테 씌였을 지도 모르겠네.


물론, 내가 같이 가지 않았다면.



***



"닭 백숙이다. 오랜만에 온 손님이니까. 실컷 먹어라."


생각보다 노파는 우릴 호의적으로 대해주었다.


처음에는 뭔가 폐촌에 대해서 좋지 못한 행동으로 욕이나 뱉을 줄 알았는데.


자식 뻘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친절을 베푸신다. 이걸 시골 인심이라고 해야 될지. 할머니 성향인지 모르겠지만.


주는 음식을 거를 만큼 늘 배부른 상태가 아니였기에 닭다리 하나를 대접 그릇에 놔주시는 것을 손으로 뜯어먹었다.


토종 닭이라고 해서 그런지 쫄깃한 맛이 좋구만. 반면 그녀는 그걸 먹지 못하고 멀뚱이 볼 뿐이다.


"아가는 왜 안먹어?"


할머니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어본다.


"아, 저는 이걸 어떻게 먹어야 될지 몰라서."

"하긴, 태어난 환경 자체가 다 다르긴 하지. 요건 이렇게 먹어야 해."


나랑 똑같이 닭다리를 주시면서 대신 살을 발라서 먹기 좋게 뜯어주신다.


"아, 제가 먹으면."

"아니야. 우리 딸도 살아 있을 때, 내가 다 이렇게 해줬어."


살아있을 때라면 지금은 없다는 말이 아닌가.

잘 먹고 있다가 그 말을 듣는 순간 먹던 손을 멈추었다.


"저기, 할머니. 제가 보니까. 이 마을에 올 때, 폐촌을 제외하면 혼자 여길 지키는 것 같아 보이던데. 맞나요?"

"그렇지. 뭐, 전부 저주다. 뭐다. 일이 터지니까. 도망갔어. 나야. 뭐, 늙고 자식들도 떠나보낸 입장인데. 여기서 살다가 가야지."


웃고 있지만 쓸쓸해보였다. 그 순간 닭다리의 살도 전부 다 뜯어졌다.


"소금 찍어 먹어. 총각 김치도 잘 익어서 맛있으니까. 그거랑 싸서 먹어도 좋고."


사람 좋은 눈으로 말하고 있지만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의 외로운 마음이 보였다.


"감사합니다."


조심스럽게 젓가락으로 그거를 하나씩 집어서 소금에 찍어 먹는 류이연.


흔히 화보에 나올 만큼 긴 생머리카락은 옆으로 잠시 놔두고 조심스럽게 웃으며 먹는다.


"맛있네요."

"그치?, 원래 배가 고프면 다 맛있는 법이여. 껄껄껄!"


이제서야, 할머니의 얼굴에는 웃음 꽃이 피었다.


그 만큼 류이연은 과거 자신의 딸과 비슷한 분위기가 흐른 모양이다.


우린 식사를 전부 다 마치고 할머니께서 정리하실 쯤에 류이연이 작은 방 안에서 달라붙어서 말한다.


"저기, 퇴마사님."

"네?"

"우린 지금부터 뭘 해야 되나요? 저는 빨리 이 저주에서 해방이 되고 싶어요."


할머니가 들리지 않을 만큼 조심스럽게 말한다.


"물론, 지금으로 볼 땐 잘 풀리고 있어요. 오히려 빨리 갈 수록 안좋은 것처럼 현 상황을 잘 풀기 위해서는."

"자, 내가 왔다. 이제 이야기를 해주마."


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옷은 온갖 색상으로 치장된 것으로 입었다.


"그 복장은."

"이 이야기를 할 때, 혹시나 귀신이 씌이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 하하하."


할머니는 밝게 웃으며 뒷문을 닫으신다. 그리고 문 앞에는 소금을 좌르륵 뿌린다.


설마라는 생각과 함께 뭔가 밖에 있던 나무들이 순간 강하게 움직였다.


바람 하나 불지 않지만 얕은 천조각 밖으로 비춰서.


"귀신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면 좋아한다고 하지만 약점이 잡힐 만한 것들은 싫어하지. 지금처럼 말이야."

"저희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셔도 상관이 없다는 말씀인가요?"

"상관 보다는 나 보다는 자네들이 앞으로 더 오래 살 사람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오래 살 젊은이들에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되어야지."


그 말을 끝낸 노파는 두 손으로 주문을 잠시 외운다. 순간 두 눈에서 안광이 보이더니 이내 사라진다.


"퇴마사님, 제 착각이 아니겠죠. 눈에서 빛이."

"보통 할머니가 아니라는 것만은 알겠네."


하긴 이 일대에는 저주를 넘어서 부정적 기운들이 넘쳐흐르다 못해서 밖으로 빠져 나오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이 할머니 집 앞으로 부터는 전부 멈추었다.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인가.


"나도 과거에 신통력 하나로 전국 곳곳 이름을 날리고는 했지."

"이름을 알려요?"

"그렇다네. 내 이름은 강소라라고 부르지."


생긴 것과 다르게 젊고 세련된 이름. 설마.


"뭐, 이제 와서는 이 가죽 덩어리로 필요가 없을까."


노파는 본인이 입고 있던 옷은 놔두고 두 손으로 얼굴에 쥐어 뜯었다.


그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던 우리들은 할 말을 잃었다.


노파라고 생각했던 그 얼굴에서는 앳되고 젊은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것도 머리카락은 빨간색과 분홍색을 섞었고 눈색은 흰자가 없이 검은색으로 빼곡하다.

또 그걸 더 띄어주는 것처럼. 피부마저 흰색이니까.


귀신이 만약에 살아있다면 이 형상이 아닐까.


"하하하! 놀라지 말게나. 이래뵈도 내 나이가 이미 할머니라는 것은 변함이 없어요."


가죽을 벗는 순간 목소리 마저도 젊어진다.


대체 이 할멈은 뭐하는 인간이야.


"아, 다시 소개하지. 나도 한 때는 퇴마사로 이름을 알리다가 금술을 쓰다가 아예 퇴출을 당한 뭐, 쫒기는 몸이 되었지만 현재 악을 봉인하고 있는 강소라라고 한다네."


할머니, 아니 강소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천조각으로 된 문이 강하게 두들거리고 양쪽에 펼쳐주었던 소금들이 전부 검정색으로 녹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오랜만에 온 인간들을 잡아먹을 생각이군."


강소라의 얼굴은 당당했다.


"조금만 지나면 끝날 문제들이다. 한 두번 일이 아니니까."


그와 동시에 집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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