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및 공포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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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끌클
작품등록일 :
2024.08.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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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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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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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DUMMY

미희지의 과일 바구니를 잡고 테이블 위에 올린다.


"오, 삼겹살 냄새. 일을 해결하셨나보군요. 밖에선 매번 라면만 드시던데."

"몰래, 훔쳐보시는게 일과인가요?"

"아뇨, 하지만 전 관심이 있는 인물에게 눈을 때지 못하는 경향이."


시선은 메이드복을 입고 있던 리리나에게 향한다.


"취향은 존중합니다."

"취향 아니에요."

"아, 그런가요."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한다.

인사성은 바르네.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 분 곁에 있을 만큼 뭔가 사연은 없지 않아있겠군요."


뭐든 것들을 전부 안다는 것처럼 말하네.


"뭐, 개인적으로."

"하긴 평범한 사람이 이 분이랑 같이 밥을 먹을 이유가 없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호호호."


웃음으로 때운다.

미리 류이연이 매번 라면만 먹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나보다.


그럼, 진작에 본인이 도와주던가.


"사건이 하나 들어와서 혹시나 하실 마음이 없나 싶으셔서요."


맞은 편 쇼파에 앉는다.

도발적으로 다리를 꼬았다.


"네가 나한테 일을?"

"어멋, 저 연상인데. 반말인가요? 하지만 연하도 전 나쁘지 않아용."


애교 섞은 말투로 말하지만 그건 생략하고.


"해결하지 못해서 고민이군요."

"맞습니다."


일에서 만큼은 눈빛이 달라진다.


"하, 보수는 얼마인가요."

"이겁니다."


손가락을 하나 올린다.

천 만원인가. 좀 아쉽네.


"천 인가요."

"아뇨, 10억입니다."

"십, 십 억이요!"


숫자를 듣고 놀라는 리리나.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다.


"그 돈이면 바로 부자가 되겠네. 당신이랑 나눠먹어야 되잖아요."

"아뇨. 전 일체 수수료 받지 않을 겁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가 해결할 일이 아니라고 여겨졌거든요."


늘 당당하던 미희지가 주눅이 들었다.


보기 힘드네. 저번에는 오히려 넘어져서 놀라긴 했지만.


"뭡니까."

"이걸 보세요."


보따리 안에서 수건으로 쌓인 것을 꺼내서 내놓는다.


"이건, 열지 마세요."

"보이시나보군요?"

"귀신은 보지만 투시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기운은 저번에 강군 그 자랑 비슷하거나 더 높군요."

"맞, 맞습니다. 어찌 아시고."


놀라서 순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몇 백년 전 부터 봉인하던 것들을 부적으로 막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력이 거의 다 떨어졌군."

"네, 이대로 간다면 길어봤자. 일 년입니다. 해결 가능할까요."


미희지가 조심스럽다.

만약에 해결 못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은 뻔하다.


귀신들의 대장이라고 불리는 자의 물건이 틀림 없어 보이네.


생전에 귀신들을 통솔하고 새벽을 떠돌던 자.


일본에서 맡기고 있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그게 한국으로 넘어온 건가. 물건 중 하나가.


"10억은 작네요. 공 하나 더 붙여요."

"100억, 말씀하세요!"

"그게 아니라면 받지 않습니다."

"후, 가문의 두령님이랑 같은 자신감이 보이군요. 잠시만요."


곧바로 전화한다.

이내 답은.


"상대가 알겠답니다. 200억 준다고 하시네요. 단, 일시불은 좀 힘들고 할부로."

"100억은 현금으로 주세요. 어차피 저한테 크게 남는 것도 없는 일이니까."

"네?"

"집 안으로 가야 될 것 같습니다."


집 안이라는 말과 함께 자리에 일어나 식탁을 치는 미희지.


"가문을 말씀하시나요!"

"그런데요?"

"아니, 갈 수 있었나요? 파문으로 알고 있었는데."

"가문의 자손이 아니라 손님으로 가는 겁니다."



***



다음 날.


"흐아암! 벌써 가시는 건가요?"


미희지가 잠옷 차림으로 나온다. 다들 편해서 좋네.


"우리 중에서 제일 편해 보이네요.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가. 하지만 류이연 씨를 안고 잠을 자니까. 따뜻해서 좋긴 하네요."

"전 잠을 샜어요."


다크써클이 짙다. 처음에 만날 때 보다 더 심할 지도.


"준비는 전부 다 했습니다."


메이드 경력 덕분에 말하지 않아도 갈 준비가 끝났네.


"미희지 씨, 빨리 안오면 두고 갑니다."

"잠, 잠시만요!"


잠옷을 바꿔 입는 사이에 우리 셋은 밖으로 나와서 미리 대기하던 차에 올라탔다.


"출발하겠습니다."


기사가 말하면서 앞으로 가던 중에.


"자, 잠시만! 자시마아안!"


미희지가 뛰어온다. 오던 중에 들고 있던 핸드백 안에 모든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기다려어어어어어!"


울부짖는다.


"어, 어떻게 할까요?"

"직진."


본가는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두 시간. 숲 속에 위치한다.


정확한 시는 여기에 지정되어 있지 않을 만큼 조심스럽다.


"존재하지 않는 시에 있다라, 뭔가 신기하네요."


기사가 가문 대문의 앞에 짐들을 내려주며 말한다.


"대기하고 있을까요?"

"아뇨, 바로 가세요. 그리고 이걸 쥐고 가시길."

"부적?"

"가던 길에 죽기 싫으면 몸 안에 넣고 있어요."

"말씀 한 번 살벌하네요. 아시잖아요. 저 그런 거 무서워 하는 거."


벌써 얼굴을 정색하며 땀을 삐질흘린다.


하지만 사실이다.

나가기 위해서는 이 가문의 허락이 필요하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크흐흐흐흐흐."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인간 현상의 눈알 귀신.


큰 얼굴에 눈알 하나와 입 뿐이다.


"저거한테 먹혀요."

"아, 저도 같이 있으면."

"낮일 때 가세요. 밤이면 더 그러니까."

"넵!"


기사는 뒤도 안보고 간다.

눈알 귀신은 기사는 안보고 나만 빤히 보고 있다.


어그로가 끌렸다는 건가.


"야, 문 열어."

"후후."


눈알 귀신이 웃고 있다.

살금살금 다가온다.


"도련님, 안녕하세요."


고개 숙여 인사한다.


"으어어."

"귀, 귀신."


놀란 두 사람은 오히려 뒤가 아니라 내 앞에 선다.


보호 해주려고 하는 건가?


"호호, 도련님께서 친구분들을 데리고 오시다니, 신기하네요."


귀신의 몸 안, 아니, 인형탈 안에서 인간이 나온다.


"오랜만이네."

"저야 말로."


농염하게 말을 내뱉는다. 짧게 옷을 입고 있어 언제나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입가 옆에 있는 매력점이 눈에 띄는 그녀.


여기서 오백년이나 살았던 귀신이지만 인간의 몸으로 빙의했다.


본판도 본인의 것이긴 하지만.


"자기 몸에 빙의하고 들어가는 귀신은 너 밖에 없을 거야."

"어쩔 수 없죠. 힘을 봉인 당해서 살려면 이 방식 외엔."


선조 대대로 대악귀라고 소문났지만 그걸 봉인하고 하녀로 지내고 있다.


"뭐, 알아서 하든가. 집 문열어."

"이미 아시잖아요."

"손님의 자격이다. 의뢰할 물건이 있어."

"어멋, 죄송합니다. 그런 실례를."


고개 숙여 사과한다.


"진강함 씨이이이이!"


저 멀리서 들리는 미희지,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왔나.


"여, 반갑다."


강소라도 있다.

이 두 사람 언제부터 친분이 있었냐.


"당신도 왔나요."

"하하, 그렇죠. 급하게 전화를."


눈을 피하는 것을 봐서는 둘이서 날 계속 밖에서 주시하고 있었나보네.


"손님이 많군요. 집주인님께서 싫어하실."

"모두들 들여보내라."


성벽 보다 한 없이 높은 항토로 지은 벽에서 소리가 들린다.


그 순간 인간의 힘으로 열 수 없던 대문이 확하니 열렸다.


"오,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요. 역시, 아드님이니까. 꺽!"


갑자기 하늘에서 종이 떨어졌는데, 아예 움직이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눈알 귀신.


"사, 사모님! 죄송합니다!"

"벌이다!"


하, 어머니께서는 여전하시네.

건강한 건지 아니면 성격이 확실하신지.


"들어오거라!"

"어, 어어?"

"이, 이게 뭔가요!"


밖에 있던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바람의 정령들이 인도해주는 곳으로 이동한다.


집 안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마당.

그곳에 죄인처럼 무릎을 꿇었다.


고개를 든 순간 보인 것은.

비녀를 꽂고 검정색 배경에 꽃 모양이 그려진 한복을 입은 어머니다.


"설마, 어머니라고 하시는 건 아니죠? 저랑 나이를 떠나서 어려보여요. 여동생이랑 동갑이 아닌지."

"저랑 친구 사이로 보이네요."


둘은 슬쩍 고개를 들어보며 말한다.


"고개를 들라."


그 외 나를 제외하고 일제히 고개를 든다. 이미 난 든 상태고.


"기운에서부터 보통이 아닌데요."

"눈빛만 봐도 정신이 아득해지군."


검정색 머릿결. 성인인 자식을 낳았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동안 중의 동안.


살짝 보이는 목 쪽의 흰색의 피부결이 뽀얗게 보이며 태양을 살짝만 봐도 태워질 것 같다.


"아들, 나한테 할 말은 없느냐!"

"없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머니께서 나에게로 천천히 걸어왔다.


"뺨 맞는 클리셰네요."

"집 안에서 온갖 욕을 먹고 나온 천재니까요."


무슨 중계하는 것도 아니고 강소라랑 미희지가 말한다. 너희들, 작아도 다 들리거든.


"정말이냐, 나를 잊었단 말이냐."


손을 엄청나게 떠는 어머니.


와락!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

두 눈가에 눈물을 흘리신다.


"난 너를 단 한시도 잊지 않았다! 어찌 어미가 자식을 잊겠는가!"


그 순간 따뜻한 어머니의 온정.


"와, 생각보다 좋은 어머니이신데요?"

"그러게."


푹.


배 안으로 칼이 들어와서 등 뒤로 뻗어져 나온다.


"어머니, 연기가 제법 느셨군요."

"흠, 훈련은 게을리 하지 않는군."


자리에 일어나는 어머니.

그리고 내 배 안에서는 부적 하나가 검게 그을려서 사라졌다.


"만약에 제가 아니라 다른 이면 죽었습니다."

"내 아들이 이 정도 수단을 알지 못한다면 죽어도 마땅하다."


그 후, 어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가셨다.


"아, 아니! 괜찮아요?"

"다친데는 없나요!"


놀란 류이연과 리리나가 달려온다. 반면 그걸 보고 한숨만 쉴 뿐인 강소라와 미희지.


"도련님이 이 정도로 죽지 않을 만한 사람인 건 당연히 알고 있지만."

"어머니가 되시는 분께서 어찌 이런 일을."


둘은 안타깝게 보고 있다.

뒤에서 눈알 귀신이 다른 사람 한 명을 모시고 온다.


"오랜만, 얼굴 하나 한 변했네."

"누나."

"그래, 누나랍니다. 어릴 때 같이 지내던."


보통 식신 술사는 한 명만 쓸 수 있지만 핏줄은 핏줄이라, 같은 천재였다.


혼자서 만 개의 식신을 부릴 줄 알아서 만식신이라고 불리는 그녀이다.


"나는 슬퍼, 동생이 야윈 모습이."

"거짓말하네."


피식 웃는다. 두 눈은 싸늘하다.

나 보다 부모님의 관심을 덜 받았던 트라우마 때문인가.


"그래, 손님 대접을 이 따위로 한다면 위신이 살지 않지. 어서 와."


방으로 안내한다.

언제나처럼, 낡은 공간이 아니라 식신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전에 없던 쇼파도 있다.

테이블이랑.


"그래, 무슨 이유로 왔어."

"이거 때문에."


보따리를 올려놓았다.

그걸 본 순간 시큰둥 하던 표정이 확 변한다.


"여전히 천재라는 수식어는 사라지지 않나봐. 꺼내기 전에 눈치를 못챘네."

"천재라는 단어는 지겨워. 전부 어릴 때 일이지."

"어릴 때라."


누나의 표정은 굳었다.

그리고 보따리를 잠시 보더니 말을 이어한다.


"100억이야."

"물론, 소품을 대여해주는 비용이지."

"당연하지. 우리 가문에서 처지하면 100억 따위가 돈이겠니?"


당연한 얼굴로 말한다.


"그래, 그 칼을 빌려줘."

"너도 알지만 그건 잘못 다루면."

"나잖아."

"..."


그 한 마디에 아무런 대답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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