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및 공포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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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끌클
작품등록일 :
2024.08.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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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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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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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꺄아앗!"


건물이 무너질 만큼 큰 소리로 말하는 류이연. 하지만 그 목이 긴 여인은 오히려 더 실실 웃을 뿐이다.


"악, 악령이다!"


그녀랑 마찬가지로 똑같이 놀란 강소라.


하지만 오히려 내가 보기에는 위혐적인 부분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음, 당신이 그녀를 옆에서 지켜주고 있었군요."

"호호, 그렇답니다. 장난 삼아서 나타났는데. 하나 같이 놀라실 줄은, 장난은 성공했네요."


긴 목은 저기 마당으로 가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붉은 원피스를 입고 있던 그녀가 천천히 우리가 있는 옛 건물 안으로 고무신을 벗고 들어온다.


"목만 들어온 것과 다르게 안은 좀 퀘퀘하네요. 환기는 제대로 하고 계신지?"


목과 몸이 일체되고 나서야. 류이연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선, 선생님!"

"이연 씨, 저를 보고 너무 놀라서 제 마음은 좀 아팠답니다."


웃는 모습과 다르게 강소라 이상으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여기에 오신 이유가 뭡니까?"

"알고 있으시겠지만. 그녀의 몸에 혹시나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저도 곤란하거든요. 이미 수임료를 받았기 때문이죠."

"지켜준다는 명목하에서 인가요?"

"그렇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부 다 아시는군요."


그녀는 본인의 이름을 벽에 적어서 설명했다.


"제 이름은 미희지입니다. 원래 무당계열에 종사하고 있지만 프리랜서 개념이라서요.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정통으로 하셨지만요."


보통이라면 본인 이름을 적을 때, 검정색으로 적지만 그녀는 특이하게 붉은 글씨를 선호했다.


"붉은 색으로 이름을 적는 이유가 뭡니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하나의 제 철학입니다. 붉은 색은 곧, 생명을 상징하니까요."


생명을 상징한다라, 방금 전에 목을 길게 늘어뜨린 것을 봐서는 귀신이랑 같은 종속이 아닐까 싶다만.


"아, 혹시나 목을 길게 뺀 것이 신경 쓰인다면 저희 어머니께 배운 일종에 기술에 불과합니다. 단순히 환각이지요."


들고 있던 붉은 부채로 본인의 얼굴을 가리면서 말했다.


그 모습에 묘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긴 했지만 방금 전 충격적인 모습을 봐서인지 덜 신경 쓰인다.


"그래요. 한 명이라도 더 온다면 좋죠."


실력을 보아서는 든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여러분들께서는 저에게 해주실 말이 있지 않으신가요."

"알고 있는 것처럼. 문제의 주소에 따라서 이 마을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강소라라는 마을 주민을 만나게 되었군요."

"정확히는 옆 마을의 할멈한테 의뢰를 받았다네."


잠시 미희지는 우리의 모습을 차근 보기 시작하더니 미소가 번진다.


"퇴마 일을 할 때면 사람들은 종종 저를 이상한 인간으로 보곤 했죠. 처음에 이연님 조차도요."

"아니, 그 때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같은 업종을 하던 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영광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네요."


미회지의 웃음은 바로 동지를 만난 기쁨이었다. 하긴, 이 일을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전혀 영업할 리가 없지.


나도 배운 기술이 도둑질이라고 이 퇴마 밖에 더 없는데. 어찌 하겠는가.


"그래요. 당신의 말은 뭔지 알겠습니다. 이제 슬슬 시작해야 되겠네요."

"그렇죠. 저도 그냥 온 것은 아니기에."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뒤에서 북을 치는 여자 한 명이 마당에 들어왔다.


자신의 몸 보다 적어도 두 배는 커 보이는 대형북. 성인 남자 셋이 들어도 불가능할 만큼 그 큰 것을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들고 있다.


"인간이 아니군요."

"오, 어찌 알아보셨나요? 제가 오랫 동안 데리고 다닌 도깨비입니다. 정확히는 한 가문에 의뢰해서 만든 식신이지만요."

"가문이라면."


슬쩍 내 쪽을 보던 강소라. 하지만 굳이 말을 하진 않았다.


"자자, 여러분들 전부 저만 믿고 와주세요. 그 쪽지에 적힌 주소도 처음에 저도 몰랐지만 다른 분께 여쭤보고 또한 이연님의 운전기사분께 직접 연락이 와서 여기에 오게 된 겁니다."

"기사님께서."

"그렇습니다. 대단한 능력을 가지신 퇴마사님께서 그 장소를 찾았다고. 걱정이 되니까. 일단 자신 대신에 먼저 가달라고 하시더군요. 호호."

당당하게 말하던 미회지가 다시 고무신을 신고 밖으로 나간다.


"자, 여러분들. 저만 믿고 따라오신다면 걱정은 없습니다. 이 한 지역을 통틀어서 모든 귀신들을 퇴치하는 미회지를 믿으세요."


먼저 마당을 벗어나서 그 스산한 폐촌의 입구로 들어선다.


"다 같이 들어가실 건가요. 저 혼자 갈까요."

"혼자 가기에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호호, 저한테는 별 것도 아닙니다. 이것 보다 더 위험한 것도 다 헤쳐나갔는데요."

"그럼, 왜 처음부터 이연 씨의 일을 처리하지 못한 겁니까."

"뭐, 흔한 이유입니다. 각자 분야가 다른 것처럼 적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고. 또 그녀한테 저주가 향한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했기에. 저 나름대로 저주의 위협에서 방어해주고 혹시나 이 장소를 찾을 분을 같이 나아갔을 뿐입니다."


그 말을 마친 미회지가 빨간 원피스를 살짝 올리고 계단 위로 올라간다.


주변 곳곳에 이끼가 끼어 있어서 잘못하면 고무신을 신고 넘어질 수도 있는데도.


"어쩌다가 저 분을 만나게 된 건가요."

"전국의 모든 심령 관련된 분들과 연결이 되다보니까."


본인도 워낙에 급한데다가 돈은 많으니까. 많은 방법을 써보았겠지.


하지만 본인의 강함을 믿고 무턱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희지가 그렇게 한다. 적어도 저 거만한 마음이 오히려 위혐적인 일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들도 전부 뒤따라간다.


하지만 올라 갈 수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적어도 저 앞에는 분명히 무언가가 보인다.


근데, 걸을 수록 오히려 점점 가까워지다는 느낌이 아니라 제 자리 걸음을 한다는 기분 뿐이다.


"설마, 할멈이 말한 게 바로 이건가요."

"그렇습니다. 이상하게 입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노력을 했지만. 무언가 계속 밖으로 튕군다는 기분만 들더군요."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

앞으로 가지고 제자리 걸음.


순간 그로 인해서 뒷걸음으로 여기 입구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었다.


"하아, 힘들군요."


계속 오르던 강소라도 스스로가 지쳤는지. 아예 계단에 앉아버린다.


비록 붉은 원피스이긴 했지만 질감으로 보았을 때는 꽤 비싸보이던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건 보통의 존재가 아니네요. 밖으로 뺄 수 있는 건. 일반 귀신의 능력이 아니라 신적으로 할 만큼 대단한 존재니까요."


미희지의 말에 나는 부적을 하나 꺼내서 피를 묻혀서 슥슥 적었다.


그걸 바닥에 떨어뜨리자.


순간 주변은 환하게 비추더니 계단이 아니라 어떤 빈 연못 안에 있었다.


그 주변에는 폐촌의 건물이 햇빛으로 인해서 보이기 시작했고.


"이, 이건."

"드디어, 아신 건가요. 이미 우린 계단이 아니라 환상을 보고 같은 자리를 걸었을 뿐입니다."

"그, 그럴 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하고 있지만 사실이다.


애초에 여긴 신격이라고 불릴 만한 강한 신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걸 피하기 위해서는 강한 힘으로 짓누르는 것이 필요했다.


방금 전에 내가 했던 것처럼.


뭐, 만약에 다른 사람에게 이 부적을 주었다면 오히려 부작용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지만.


"당신은 어떻게 이걸 해낼 수가 있었나요?"

"단순히 상대가 어떤 자인지. 예측을 할 수 있기에 가능한 겁니다. 큰 것은 아니고요."

"그럴 수가."


대단하다는 얼굴로 보고 싶지만 지금은 그것에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였다.


비록 낮이긴 하지만 주변에 음산한 기운들이 점점 우리에게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이미, 아시겠지만. 점점 시간이 갈 수록 보통 일이 아니네요."

"그렇군요. 기운들이 약해지기는 커녕 낮인데도 밤이랑 거의 같다고 봐야 되겠네요."


충분히 이 상황만 본다면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밤이라서 안 보이는 것 보다는 낮이라서 무언가라도 볼 수 있는게 확실히 우리 인간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거기 누구냐!"


어떤 저택의 문 안에서 들리는 거대한 목소리. 귓 속에 있던 고막이 터질 만큼의 음파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걸 계속 듣고 있다가는 정신이 나갈 것임이 분명해서 다시 부적 하나를 꺼내서 바닥에 떨궜다.


그 순간 우리 주변에는 막이 하나 생기면서 그것들이 이 음파들을 막아준다.


"보통 놈이 아니군."


저택 안에서 들리던 그 목소리를 끝으로 주변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마을 사람들의 귀신들이 하나 둘 씩 보인다.


"원래 여기서 살고 있던 자들입니다. 행색을 보아하니. 이미 저것에 영혼이 빼앗긴 것이 분명합니다."

"후, 열 명 정도는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작은 공간 치고는 사람들이 많이 살군요. 적어도 백 단위는 되어 보이네요."


유심히 훝어보던 미희지가 입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그 순간 북을 치던 여자의 모습이 인간이 아니라 호랑이의 형상으로 변했다.


"어서 저것들을 전부 다 잡아먹어라! 악귀가 이미 된 자들은 저승에도 갈 수 없는 것!"


하지만 내가 만든 막 밖으로 그 호랑이는 나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허락하지 않았기에.


"이, 이게 무슨! 어서 식신을 밖으로 보내주세요!"

"만약에 저들을 그냥 잡아 먹게 된다면 영혼 자체가 사라집니다. 저들도 저승에 가야 될 것이 아닙니까."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다른 이들도 위험합니다!"


미히지는 다급하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방어막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악귀들로 손을 뻗어서 잡아먹기 시작했다.


말만 본다면 잡아먹는 것이지. 실제로는 강제로 성불시키는 것.


몇 분이 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다가오던 모든 악귀들의 형상이 되어버린 마을 사람들을 막이 다 먹었다.


그 순간 그들의 몸은 저 하늘로 올라갔다.


"아니, 이것은!"

"강제 성불입니다."

"금기가 마찬가지 아닙니까?"


금기, 틀린 말도 아니다.

하지만 식신 관련하여 금기 사항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흔히 쓸 수 있었다.


"금기라도 상황상 피해를 적게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죠."

"방금 당신이 보여준 것은 일반 강제 성불이 아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산 자도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강한 능력. 어찌 그 능력을 지니고 있단 말입니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본다고 해도 이미 보이는 것을 보고 믿으면 될 것이다.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뇨, 당신은 분명히, 그 퇴마 가문 안에 속해 있던 분이라는 사실 만큼은 알겠군요. 제 호랑이가 밖에 나가지도 못하다니."


침울하던 미희지지. 하지만 적은 우리의 대화를 기다려줄 만큼 여유롭지 않은 모양이다.


콰아앙!


순간 저택의 문이 밖으로 떨어져서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너희들이군! 쉬고 있던 나에게 반기를 드는 자들이 말이야!"


온 몸에 검정색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악귀를 넘어선 악신.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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