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및 공포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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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끌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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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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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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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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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어릴 때 부터 현재까지 귀신들이 본인들을 인간이라고 느낀다고 말한 자는 없었다.


굉장히 특이하다 못해서, 특별한 경우.


"인간의 몸을 지니게 되니까.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기고 살았습니다."

"빙의 된 것이 아니냐?"

"빙의는 맞지만 현 존재는 이미 사망한 뒤였습니다."

"흠."


어머니께서 고민하신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경우니까.


이 자를 살릴 지 말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지만.


"좋다. 넌 죽이지 않겠다. 인간으로 살아라."

"어머니."


뜻 밖의 말이군.

식신으로 만들 줄 알았는데.


"한 가지 말한다. 넌 앞으로 우리 가문 소속으로 일해야 되겠다."

"그럼, 이 도련님과 함께해도 상관 없을까요?"


날 보고 물어본다.


"아들한테인가."


잠시 고민하는 어머니 이내 답은.


"좋다, 가거라. 어차피 가문을 떠난 자라고 해도 본질은 바뀌지 않으니까."

"네네에에!"


좋아서 두 팔을 번쩍 든다.

왜?


"이유를 모르겠네."

"저도 이상하게 당신한테 끌려요."


응시하는 표정이 뭔가 묘하다.


"참고로 저 저번에 남자라고 했지만 여자랍니다."


메롱하는 표정이다.

장난끼가 가득하네.


"알고 있었어."

"정말요?"

"미인처럼 생긴 사내는 흔하지 않으니까."

"그런가요? 나름 잘 변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짧은 머리카락이 길게 늘어진다. 생머리로 변했다.


"이게 제 본래 모습입니다."


체형도 커졌다. 나보다 커보인다.


"장신이군."

"뭐, 어른의 모습으로 장난을 치면 싱겁잖아요."


목소리로 성숙하다.

나이로만 본다면 나 보다 많은 연상.


"근데, 배고파요. 밥주시면 안되요?"


두 손을 배에 두고 있다.

꼬르륵 소리가 방 안을 울린다.


"그래, 인간에게 주는 밥은 아깝지가 않지."


어머니에 한 마디에 중앙에 식탁이 생긴다.


"감사합니다!"


강군은 거대한 밥그릇에 숟가락을 퍼서 입에 한 가득 넣는다.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간장만 줘도 저걸 다 비울 기세이다.


"상관 없나요?"


걱정하는 류이연.


"귀신이랑 같이 사는 것을?"

"네, 혹시나 몸에 문제라도."

"아니야, 괜찮아."


마저 식사를 마친 강군.


"전 주인님께 피해 안줍니다. 혀에 문신을 새겨 넣으세요."


입을 벌려서 분홍색 혀를 보여준다.


"무슨 뜻인지 알고 있지?"

"주인님, 말씀이라면 제 목이 날아가는 것 쯤은요."


천진난만한 웃음, 자신감이네.

아니, 진실인가.


"그래, 스스로 원하는 것이니."


어머니께서 인장을 하나 던져주신다.


"내가 늘 다니고 다니는 것. 식신 술사라면 기본 중 기본."

"어머니."


황금의 도장.

받아 든 순간 강군이 기다렸다는 것처럼, 어느새 모든 밥을 다 먹고.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하앙, 안아프게 해주세용."


입을 크게 벌려 혀를 드러낸다.


"양치는?"

"하루 세 번해용."


나와있는 혀에 도장을 찍었다.


"아, 아앗! 흐엉?"


요염하게 몸을 베베 꼰다.

이때까지 본 적 없는 케이스.


"아, 아프요오."


당연할 수 밖에 이건 식신이 아니라 계약자와 귀신의 일대일 거래이니까.


식신이면 자유롭게 말할 수도 없다. 모든 일에 통제가 걸린다.


혀를 보니까. 각인이 새겨졌다.


"흐어어, 아파요오오."


내 자리에 있던 물을 입에 대고 벌컥 마신다.


"아, 아닛!"

"그, 그건!"


보고 있던 류이연과 리리나가 놀란다.


"하앙, 간접 키스인가용?"

"저것의 목을 베어라."


강군의 농담 한 마디에 어머니께서 손날을 바닥으로 내려친다.


"잠, 잠시만요! 반, 반대 방향이에요!"

"나에게 요괴나 귀신의 장난 따위 소용 없다."

"물, 물론이죠!"


공격에 강한 타입은 반대로 공격에 약하던데. 그런 건가.


"주인님! 잘 부탁!"

"그래."


강군은 품 안에 들어온다.

느낌으로 본다면 강아지다.

아니, 여우인가.


"아, 아니."


쏘아보고 있던 류이연이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 그게!"


슬쩍 시선을 회피한다.

강군은 품 안에 킥킥 웃고 있다.


"자, 현재로서 모든 일은 전부 해결 되었군. 어서 썩 나가라."


어머니는 자리에 일어나 먼저 방을 나간다.


"신경 쓰지마. 저래 봬도 네 걱정 많이 하셨어."

"누나."

"살려줘서 고맙다."


누나는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아직까지 껄끄러운 사이인가.


"응."


우리 일행들은 대문 밖으로 나왔다. 본래라면 낮에 가는게 정상이지만 저녁이다.


"그럼, 잘가세요."

"저, 저녁에 가란 말인가요!"

"그런데요?"

"아니, 지금 하늘에 불빛은 달빛 밖에."


쿵!


대문이 닫힌다.


미희지는 대문을 두드리며 눈알 괴물에게 욕을 뱉어냈다.

말리는 강소라.


"다들 알 줄 알았는데."

"어머니께서 참, 강하게 키우시네요."


미희지는 알고 있는 모양이군.


"여기 저녁에 인간이 다닐 수 없을 만큼 최악의 귀신들만 다닌다고 하던데."

"그, 그러니까요!"


오히려 강소라가 편안해보여.


"뭐, 진강함님께서 계시니 별 일이나 생기겠나요."

"그건, 뭐."


인정하는 분위기.

강군이 팔짱을 끼고 있다.


"주인님, 나만 따라와!"


강군이 앞으로 나선다. 주변에 숲 길인데 불구하고 잘 나간다.


"저, 저기. 이 길이 맞나요?"


집 앞에는 안개가 없지만 들어갈 수록 짙어진다.


"믿고 따라와!"


강군의 침착한 말에 류이연은 말 없이 따라온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앗, 거미줄!"


언제부터 미희지가 저렇게 촐싹댈까.


"얼굴에 잔뜩 묻었네."

"요괴, 넌 다 보여?"

"물론이지! 귀신들은 오히려 낮밤 차이 없어."

"부럽네."


칫과 함께 눈 앞에 띈 것은 동굴.


"미리 전부 다 둘러봤군."

"눈치 빠르네. 주인님."


강군이 웃고 있다.

시험하는 것이다.

본인의 주인으로서 격이 맞는지.


원래 여긴 밤에 못나가는 곳.

어머니도 알고 있다.


밖에 보낸 이유?

약한 자식은 필요 없다는 것.


단지, 하나 뿐이다.

누나는 두령이 될 것이기에 넘어가고 있지만.


난 이미 떠난 자이니까.

매정할 만큼 대할 수 있겠지.

시험체로.


"과거에 도전하지 못했던 장소네."

"하지만 정보는 알고 있잖아요."


알고 있지.

살아남은 자가 없어서 내부 정보가 없어서 그렇지.


"재미있네."


동굴 입구로 들어간다.

전부 다 부적들이 붙여져있다.


"네 보스의 혼령 보다 강하네."

"그렇죠? 저도 놀랬다구요."


입구에 들어선 순간, 횃불들이 자동으로 타오른다.


"마법?"

"집 안에서 해둔 장치겠지."

"그런가요."


류이연이 둘러본다.

곳곳에 검정 피가 넘쳐난다.


"대체, 얼마나 죽은 건가요."


미희지가 두 손으로 양 팔을 만진다. 춥다는 것처럼.


"괜히 겁 먹지 말고."

"후, 그렇죠."


긴장한 강소라.

손을 떨고 있다.


나도 심장 박동이 커진다.

과거에 여기를 못가게 한 이유는 알겠네.


설마, 이 길로 갈 것이라 생각 자체도 못하겠지.


"이겁니다. 아시죠?"


강군이 가리킨 곳에는 부적이 붙어져 있었다.


집안의 금기로 불리는 붉은 글씨로 적은 것.


어머니의 글씨도 아니다.

선조의 필체인가.


이걸 때고 들어가면 대사고 칠지도.


"잠, 잠시만!"


동굴 입구를 통해서 달려오시던 어머니, 뒤엔 집안 식구들 및 식신들이 대거 몰려왔다.


"어머니께서는 열지 말라고 하시겠죠."

"그렇겠지."


부적을 손으로 잡고 땐다.

그건 내 손목에 딱 붙었다.


"살생부인가."

"죽거나 완벽하게 조련하셔야지 풀리는 부적이죠."


어머니가 다가오신다.

한복에는 땀이 한 가득.


"설, 설마."


저런 표정은 처음보네.

당황함과 놀람을 넘어선 무언가.


"가볼게요."

"그곳에 가면 죽을 지도 모른다!"


이때까지 죽던 말던 상관하지 않던 분이 목숨을 걱정하다니.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합니다."


이미 입구는 자연스럽게 열렸다.

검정색으로 아무 것도 안보이는 그 곳.


"가보겠습니다."


발걸음을 내딛었을 때, 어머니께서 손목을 잡았지만 뿌리쳤다.



***



"어둡네."

"불을 피울까요?"

"그래, 여우 요괴."

"흠!"


놀란 강군.

동시에 주변에 불이 환하게 켜진다.


"아셨군요?"

"진작, 원래 여우는 교활한 법이니까."

"하하. 그렇군요."

"목숨을 바쳐서라도 데리고 오고 싶은 존재, 아니, 요괴가 있나보군."

"..."


강군의 손에서 여우불이 나온다.

그걸 하늘 위로 던진다.


주변을 밝게 펼쳐지며 보인다.

눈 앞에 것.


"여우의 머리가 999개."

"그래요. 제 어머니입니다."


천 년전에 이 한국을 혼란에 일으킬 만큼 강력한 존재.


죽어나간 인간의 숫자는 셀 수가 없다.


다루지 못해서 결국. 봉인 밖에 답이 없다고 알려진 전설 속.


"요괴 중 요괴. 천년의 신화, 비이상적."

"그래, 네 어미의 이름은."

"천 년 비이상 괴요."


이름을 부름과 동시에 999개 목에 걸린 사슬들이 힘 없이 떨어진다.


뚝뚝. 뚝두둑.


"시작인가."


눈을 감고 있던 모든 여우의 눈들이 뜨인다.


"인간인가?"


보자마자 반응하다니 천 년을 넘게 봉인 당하면 몸이 굳을만 할 텐데.


"대답해라!"


순간 온 몸에 소름 쫙 돌 만큼의 거대한 물음이다.


근데, 어쩌라고?


"요괴 주제에 시끄럽다."

"어머니!"


강군이 그 앞을 다가선다.

잠시 보더니.


휙!


꼬리로 그녀를 내친다.


"꺄아앗!"


정통으로 맞았네.

하늘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두 손으로 잡았다.


"어때, 야구 좀 할 것 같지 않냐?"

"심각한 상황인데, 말씀은.."


얼굴에 절망이 깃들어있다.

본인을 자식으로 못보고 있어서 놀란 것인가.


애초에 강군의 행동을 본다면 이 만큼 영특한 존재가 겨우 새 요괴 일리가 없다.


적어도 몇 백은 알고 있었지만 괴요의 자식일 줄은 몰랐지. 소문으로만 듣던. 괴요가 영력으로 만든 단 하나 뿐인 자식.


"네 행방은 알 수 없다고 하더만."

"새 요괴로 변장했으니까요."

"그러냐."


바닥에 눕혔다.

확실히 방금 공격을 보고 느낀 것은 한 대 맞으면 끝이다.


자식이라고 한들 영력으로 만든 분신에 불과하지만. 자아가 없는.


"네 자식을 치고도 좋더냐?"

"모른다!"


이미 눈에서는 시뻘건 눈알만 굴려질 뿐이다.


"그래."

"죽어랏!"


오히려 묶고 있었던 사슬들을 무기로 활용해서 나에게 던지고 있다.


하지만 모조리 피한다.

어릴 때 흔하던 수련.


"맞아라!"


괴요가 입을 벌리고 충격파를 쏜다. 바닥에 있던 강군을 잡고 빠졌다.


"저, 저를 구하시나요?"

"이미 넌 내 소속이잖아."

"괴요의 자식입니다. 여기 온 것도."

"아니, 오히려 마음에 들어."


아까 소름이 돋았을 때, 그건 내 마음 속의 고동이었다.


정말로 진심으로 싸울 수 있는 상대라는 것.


"좋아, 딱이야."


손을 심장 부근에 댄다.

부적은 필요 없다.


육신을 부적으로 삼는다.


"어디 해보자고 천 년 여우, 괴요."


파앙!


내 심장에 충격을 보낸 즉시, 뇌 혈관을 타고 무언가가 보인다.


읽을 수 없는 글자들.

그것을 손바닥으로 닿는다.


그 순간 내 몸에서 빛이 들어난다.


"아, 정말, 깨우지 말라고 했잖아!"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


"설마, 저건."


강군의 놀란 얼굴.


"퉤퉤퉤!"

"앞에 보이는 괴요 알지?"

"아 씨, 알고 말고, 내가 봉인한 거 잖아. 약해서 원."


짧은 머릿결은 백색의 쭈욱 뻗어 생머릿결이 되었고 입고 있던 옷은 보라색 한복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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