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물의 신(神)수저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호박찐빵
작품등록일 :
2024.08.26 20:33
최근연재일 :
2024.09.09 21:5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264
추천수 :
49
글자수 :
71,222

작성
24.08.26 21:00
조회
102
추천
3
글자
10쪽

선협식 제왕학 수업

DUMMY


그렇게 오전을 아버지라 쓰고 폭행범이라 읽는 가주 손에 엎치락 뒤치락하고 나니, 다음 시간은 수업 시간.


수업일정으로 빽빽하게 잡혀있는 과목들을 보니 역사, 정치, 군략 등등 사극속 황제나 황태자가 배울 법한 제왕학과 교양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그런데 신수 특성상 말 안듣는 놈은 후려패서 듣게 만들고, 그래도 안들으면 후려패서 죽인 다음에 말 잘 듣는 놈에게 시키는 것 아니었나?


“그렇지 않나요. 선생님.”


“...네?!”


머리에 얼음 찜질을 하며 손을 들고 질문하는데, 왠지 내 눈치만 힐끔거리던 염소 수염 아저씨가 화들짝 놀라더랬다.


“도, 도련님. 지금 뭐라고...? 혹시 질문을 하신 겁니까?”


“엥?”


혹시 내가 너무 이상한 질문을 해서 놀란건가 했는데, 질문을 했다고 놀란 거였어?


“아니 그게...”


“드디어! 도련님께서 수학의 묘미에 첫발을 디디셨군요! 모름지기 모든 지식과 지혜는 만물과 만상에 의문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

이 종모는 언젠가 어린 백호께서 이 이치를 스스로 깨달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흑흑!”


감동했다는 듯 눈물까지 찍어내며 공부의 즐거움과 내가 그 즐거움의 첫발을 디딘 것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은 염소수염은 한참을 훌쩍이다 겨우 진정했다.


‘아니, 도대체 유운 이 미친놈은 얼마나 개차반이었기에 선생이란 양반이 질문 한번 했다고 감격하는거야?’


마치 숨만 쉬어도 칭찬받을 것 같은 상황에 도리어 어안이 벙벙해지는 것은 바로 나였다.


“훌쩍! 그래서, 어찌하여 도련님께서 이런 지식을 함양하여야 하는가. 이에 의문을 가셨다는 말씀이었지요?”


“뭐. 그, 그렇지요?”


“훌륭한 의문이십니다! 그러면 오늘은 관련된 고사와 함께 수업을 해보도록 하지요!”


내가 수업에 열의를 보이자 아예 신바람이 난 염소수염은 곧장 이를 수업으로 연계하며 빠르게 수업을 진행시켰다.


“도련님께서 말씀하셨듯, 환계의 대신수들께서 하잘것 없는 인간들처럼 다스림을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

사방환계의 모든 영수와 인계의 신령, 영물들은 모두 당연히 신수들께 복종해야 하며 설령 반발한다 한들 신수들의 힘을 감히 감당할 이가 없으니까요!”


“오오.”


“집중하시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습니다! 허나 왜 위대한 백호께서 다스림을 익혀야 하는가. 신호전의 고사에 따르면 초대 백호 즉 신호님께서는...”


‘오, 제법...’


어린 아이의 사소한 열의에도 열정적으로 반응하며, 그 흥미를 매끄럽게 수업으로 연계시키는 선생의 수업 방식에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이 정도면 1티어 선생님인데, 그런 선생이 그저 수업에 앉아있다는 이유로 이리 좋아하다니.

유운 이놈의 업보가 매우 깊구나...


“...라는 것입니다! 어떠십니까. 위대한 도련님의 선조께선 참으로 훌륭하신 고견을 가지셨으니, 필히 도련님께서도 잘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하. 네에...”


그런데 일단 선생님의 열의는 그렇다치고, 결국 요약하자면.

초대 백호족의 신호가 인간의 제왕학을 백호족의 교육에 추가한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일일히 다 쥐어패면 끝이 없으니 시스템 적으로 원격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 아니었나?

심지어 그걸 위해서 인간계의 내노라 하는 명사들을 물어다가 끌고 왔다고?


‘허허, 미친.’


그야말로 호랑이가 물어와요 되시겠다.


“위대함과 강인함은 인간이 감히 신수를 넘보지 못하나. 그 백변의 지혜와 천변만화의 지모는 인간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 하셨습니다. 도련님께서도 이를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니까. 곤륜을 다스리는데 필요한 인재가 있다면 인간계에서 주워... 아니 데려오면 된다는 거죠?”


“네! 역시 이해가 빠르시네요!”


인재 양성이나 인재 초빙도 아니고 인재 납치를 당당히, 당연하다는 듯 가르치는 모습에 머리가 띵할 지경이다.


“허나 인간들은 미천하고 나약한 주제에 쓸데없이 고집이 세서 잘못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혼자 죽고 만답니다.

그리하여 신호전엔 이러한 인간들을 보전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데. 한번 읽어 보시지요!”


“네, 네에...”


오늘 교재로 쓰고 있는 신호전.

이름 그대로 백호족의 초대 백호 신호가 쓴 자서전이자 역사서이다.

그래 역사서인데....


“필요한 인간을 죽이지 않고 곤륜을 위해 쓰려한다면, 이를 기억하라.

첫번째, 인간은 피붙이에 약하니 아픈 자식이나 혈족을 치료해주며 댓가로 충성을 요구하면 잘 넘어온다....?”


뭐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쳐.

하지만 이어진 첨언에 머리가 띵해지는 기분이었다.


“만일 인간의 아픈 혈족이 없다면 그 자식이나 아내 혹은 어미 아비를 병들게 하면 쉽다....”


아니 이거 공갈 협박이잖아.

지금 후손들에게 인간을 겁박하는 법을 자기 자서전에 기록해서 가르치고 있는 거야?


“도련님의 피에 흐르는 백호의 힘을 썼다간 나약한 인간은 죽을 수 있으니 맞지 않습니다.

허나 너무 약한 소귀는 인간의 무당이나 의원이 낫게 할 지 모르니.

곤륜 대귀곡 인근에 출몰하는 작은 병마나 소귀를 잡아 들리게 하면 적당한 것입니다!”


거기에 당당히 팁까지 가르치는 선생의 열의에 참으로 형언키 힘든 기분이었다.

이거 괜찮은건가?


다른 방법들도 참으로 악랄하기 그지 없었다.


수명이나 젊음 혹은 금전이나 가르침등을 미끼로 회유하는 회유책을 제외하면 힘으로 겁박하거나 그 주변을 초토화 시켜 자신의 제안 말고는 선택지를 없애버리거나.


“아니 이랬다간 오히려 원한 사는 거 아니야?”


“맞습니다! 그래서 다른 청룡이나 주작등은 이대로 인간들을 회유하려다 많이들 봉변을 당했지요!”


인간의 재능을 높이 사서 선인으로 만들어주고 중책에 기용했는데.

알고보니 자신이 트루먼쑈를 당해서 납치당했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신호께서 훗날 첨언하시길, 이러한 수들은 정말 갈급할때만 사용하며 제일 좋은 수는 목표에게 은혜를 배풀어 정리로 얽메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

다음 수로는 그것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어 당신을 섬기게 하는 것이 중책이라 하신 겁니다!

키하~ 자비롭지 않으십니까? 인간 따위가 말을 안들으면 명전에 보내버리면 그만이것만.

이조차 포용하며 이끌려하시는 신호님의 고견이!”


“허허...”


이거 정말 괜찮나.

어쩌면, 원작의 유운이 맛대가리가 가서 폭주하는 망나니가 된 건, 애당초 가르치는 것들이 이 모양 이꼴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


“후후. 벌써 시간이 이리 되었군요. 도련님 오늘 정말 좋으셨습니다. 필히 장차 백호를 융성케하실 신호의 후손 다우셨습니다!”


“네네, 수고하셨습니다....”


이러다간 숨 쉬는 것도 위대하다고 칭찬할 기세인 선생을 보내고, 연이어 이런저런 수업이 휙휙 지나갔다.


유운이라는 하드웨어가 엄청 고급이라 그런지.

평소라면 머리에 반도 안들어 왔을 온갖 제왕학과 교양수업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다음은 비행술.


곤륜에 존재하는 열두개의 봉우리중 가장 낮은 봉우리에 위치한 널따란 비행장.

내가 가자 넉살좋게 생긴 알라딘 속 지니처럼 생긴 수염 마초맨이 나를 맞이해줬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오늘부터 도련님의 비행술을 가르쳐 드리게 된 풍백 일풍이라합니다!”


비행술.

그 말대로 비행하는 술법으로 워낙 험한 산지가 많아 어지간한 경신술로는 엄두도 안나는 곤륜에선 반쯤 필수인 술법이었다.


사실 어지간한 영수라면 딱히 배울 필요도 없이 어느 수위까지 영기를 쌓으면 비행은 일도 아니게 되지만.

걷고 뛰는 건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마라톤이나 산악행군 같은 것은 전문 교육이 필요하듯 비행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리고 이 환계에서 비행이라면 따라올 자가 없는 이들이 바로 바람의 정령 풍백들.

거기에 모든 풍백의 어머니 풍모신의 첫째 아들인 일풍은 세계관상 제일 빠르고 강력한 태풍의 정령이었다.


“모든 바람을 저마다 불어 닥칠 때가 있다! 크흐. 어머님의 말씀이 딱 옳았지 뭡니까! 언젠가 도련님께서도 비행의 즐거움을 아실 때가 오리라. 이 일풍,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어, 음. 잘 부탁드립니다. 일풍 사부님.”


“하하하! 사부님. 사부님이라니! 그 이름에 걸맞게 도련님께서 주작들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비행술을 구사하게 만들어 드리지요!”


푸르딩딩한 근육을 불끈거리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이 구름 떡대가 상당히 부담스럽긴했지만.

작중에서 거의 텔레포트에 버금가는 데우스 마키나로 통하는 풍백 일풍이기에 적당히 장단을 맞춰주며 수업이 시작되었다.


“비행술이란 어지간한 영물이라면 당연히 구사하는 것입니다만. 그 결과만 비슷할 뿐 이를 실현시키는 방도는 참으로 제각각입니다. 저희 풍백과 같이 바람을 타고 하늘을 누비는가 하면.

아예 광운님께서는 일신의 신력으로 하늘마저 뛰어넘으시고, 첩월님께선 그 술법으로 천상천하 가시지 못할 곳을 꼽는 것이 힘드니까요.”


“호오...”


“물론 도련님께서도 이후로 세월만 지나신다면 두분 신수들께 버금가는 신위를 보이시겠지만.

복잡하신 심사를 다스리시거나, 가마를 타실 여력이 없으실 때를 위해 비행술을 익혀두신다면 매우 좋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알겠다고요. 그러니까 좀 떨어져 주시면.”


“어이쿠 실례...”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벌크업하듯 덩치를 불리던 일풍은 거의 내 코 앞까지 고개를 들이밀고 비행에 대한 찬사를 읊고 있었다.

그때마다 그 우락부락한 근육이 눈 앞에 불끈거리니 그 심정은 차마 뭐라 형언키 힘들었다.

그저 살짝 눈깔을 파내고 싶어진다고만 해두자.


“아무튼, 이 일풍이 도련님께 추천드리고 싶은 비행술은 바로... 운요술 근두운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선협물의 신(神)수저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욕심이 난다. 욕심이 24.09.09 31 2 11쪽
14 살생부와 활생부 24.09.05 45 2 10쪽
13 동상동몽(!) 호가호위(?) 24.09.04 46 2 11쪽
12 이런 기분 오랜만이야 24.09.02 47 2 11쪽
11 "저! 돈 많아요!" 24.09.01 54 2 11쪽
10 여긴 어디여... 24.08.31 67 3 11쪽
9 현세로! 24.08.30 76 3 10쪽
8 제천대성의 구름(수정완료) +2 24.08.29 78 3 11쪽
7 해적왕의 보물 24.08.28 82 5 11쪽
6 유적이 가족이 되었다 24.08.27 90 4 10쪽
» 선협식 제왕학 수업 24.08.26 103 3 10쪽
4 선협물이지만, 너무 쾌적하다 24.08.26 100 4 10쪽
3 차카게 살자 선협물에서 24.08.26 113 4 9쪽
2 망나니 유운 24.08.26 135 3 10쪽
1 프롤로그-오늘도 살생부엔 비가 내려 24.08.26 198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