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물의 신(神)수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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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찐빵
작품등록일 :
2024.08.26 20:33
최근연재일 :
2024.09.0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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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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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난다. 욕심이

DUMMY


현재 내 든든한 베이스 캠프가 되어준 금월 상회는 원래 어제 상회주 금월과 더불어 중추였던 100~300년 묵은 강력한 영물들이 몰살당하며 무너지게 될 운명이었다.


금월상회의 막대한 재산을 노린 문파와 도문들 그리고 금월상회가 온 대륙에서 독점하고 있는 온갖 이권들을 탐낸 다른 십대 상회들의 합작.

거기에 슬쩍 금월상회가 영물들의 상단이라 정보를 흘린, 어느 요마 연합까지 있었으니...


“역시 인생은 실전이라던가.”


그저 지식으로만 알고만 있던 사실과 피부로 와닿는 현실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차이였다.

내 개입으로 180도 달라져버린 거대 상회와 이제는 사라져버린 혈금묘귀의 돈지랄, 금지옥은 당연.

무엇보다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현세의 영물들이 내게 보이던 그 무제한적인 숭배와 찬양이었다.


“후... 이 뽕맛에 독재자들이 세금을 물쓰듯이 쓰면서 행진이니, 기념 행사니 하는 거구만.”


나를 바라보며 울려퍼지던 쩌렁쩌렁한 환호와 찬양이라니.

21세기의 평범한 소시민으로써는 매우 낯선 광경이었지만, 허나 그럼에도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뽕맛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런데. 이게 그냥 환호가 아니란 말이지.”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대신입네 신마입네 해봤자 너도나도 하루아침에 골로 갈 수 있는 대혼돈의 선협버스 아니던가.


자신이 마왕이랍시고 거들먹거리며 패악을 부리던 마귀가 패악을 참다 못한 아들들의 손에 ‘동탁’ 당하고.

제놈이 군신이랍시고 으스대며 환계의 신수들에에 껄떡거리던 천신이 추태를 참다 못한 신장들의 손에 ‘장비’ 당하는 것.


프레깅이 무슨 전통놀이 마냥 성행하던 원작을 돌이켜 보자면, 나는 유운이 되자마자 빨리 주변 평판부터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


무력이든 금력이든 권력이든.

많으면 많을수록 부귀영화와 불로불사의 실현 가능성이 치솟는 세상 아닌가.


지금이야 10년 이내에 곤륜천으로 복귀해야 하지만, 아마 그것도 그리 오래진 않을 터.

아직은 하늘과 땅, 천상과 지하가 명확히 나누어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모든 경계가 흐릿해지고 대환장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지옥도의 마왕들과 대흑천의 요마들, 이역의 마족들.

그리고 천계의 천신들과 환계의 대신들.


이 세상의 천상과 지하의 모든 힘들이 현세에서 맞붙게 된다.

그 아수라장의 틈바구니에 낀 원작 주인공(feat.내 동생)이 구르는 것이 원작의 주내용이었으니 확실했다.


무슨 마왕성 잡몹군단,십이대장,사천왕,마왕,진마왕도 아니고 하나 조지면 하나 또 나오는 레벨링 시스템이 참 참신했었지.

물론 반어법이지만.


허나 으레 그러하듯, 천상의 신들은 저들끼리 신입네 거들먹거리다 깨강정이 나는데, 지옥과 마계에선 이미 일찍히 현세에 세력을 뻗어 거진 저들의 세상으로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거기에 끼어들어 환계 역시 엄청나게 피를 보게되고 말이다.


그런 와중에 원작의 유운은 그 힘과 패악에 비해 무섭다며 환계에 처박혀 있다가 아버지의 실망을 사고.

대신 동생인 주인공 현운은 앞장서 현세의 영물들과 환계의 영수들을 이끌며 그 능력을 인정받으니.

그래도 서천대신의 백색혈통은 유지되어야 생각하던 아버지가 생각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


“그래서 처음엔 그냥... 적당히 기연이나 주워먹고 가려고 했는데.”


최소한 전쟁은 피 할 수 없겠지만, 전장에 나가서 애먼 칼에 훅! 가는 일은 좀 없어야지 않겠는가.

그래서 처음 현세행을 나오게 됐을 땐, 그저 평범한 ‘주인공 기연 뺏어먹고 레벨업!’이라는 정석적인 빙의자 무빙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것 때문에 이 입도 없는 나침반을 부여잡고 몇날 며칠동안 우선도 높은 기연에 대해 떠들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신물이랑 신기 그리고 신공 같은 것들 챙겨가며 레벨업 좀 하고.

겸사겸사 지상에 내 귀랑 눈 좀 심어둘 수 있으면 이득이겠구나.

딱 그정도가 내 본 계획이었다.


“그리고. 어제 얻은 이 목탑이 그 중 하나지.”


현재 내 생사부의 문진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 목탑도 그중 하나다.


“이게. 그냥 골동품이 아니거든.”


-후웅~


그래봤자 문진 아니냐고 시큰둥한 소리를 하는 근두운이었지만, 나중에 비상상황이 온다면 이 물건의 진가를 알게 되리라.


아마도, 녀석이 모를 수도 없는 일이기도 하고.


이렇듯, 내가 이 세상에서 유운으로 깨어난 이후.

가장 먼저 한 것이 바로 원작의 온갖 기연들을 빼곡히 정리해 놓는 것이다.

어지간하면 내 개인 물품에 손 대는 간 큰 놈은 없겠지만, 워낙에 알 수 없는 세상이라 나 말고는 못 알아보게 죄다 한글로만.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기연이라는 게 꼭 픽업할 것만은 아니더라고.”


-톡톡.


내가 지상에서 처음을 손에 넣은 기물.

허나 정작 내가 손에 넣은 진짜 강력한 것은 다름아닌 금월상회와 영물들의 지지였다.

본래 흔적도 없이 사라져 원작에서 두세줄 정도로만 일컫어지던 전(前) 금월 상회와 역대급 자본주의 빌런 혈금묘귀 월아까지.


그렇다보니 욕심이 나는 것이다.


장차 화가 됨직한 누런 싹수들(요괴, 망나니 신령, 예비 빌런)을 미리 쓱싹해버리거나.

아니면 아직 시점상 재활용의 여지가 있다면 혈금묘 월아와 금월 상회처럼 일찍 픽업해서 아예 미래를 바꿔버리면?


일단 현세에서 나는 환계대신, 그것도 사방신수중 유일하게 현세의 산군으로 시작해 신수의 위에 오른 백호의 혈통이란 것 만으로도 어지간한 영물들의 찬양을 받는 처지였다.

혈통 기본 패시브가 [호감도+50%]정도 된다고 할까?


그런 와중에 원작 유운은 물론, 어지간한 산신령들보다 내 행보는 매우 파격적일 정도로 온화하고 자비롭다고 추앙받고 있단다.

심심하다고 근두운이 나가서 듣고온 것이니 확실하다.


‘만약... 이번처럼 적당한 타이밍에 끼어들어 적당히 백호유운구원신화 같은 걸... 쓰고 다닌다면?’


원작에서 주인공이 현세에 실습을 나왔을 적엔 이미 상황은 개판이었다.

요마들과 인간들이 작당하여 요상한 사교나 사이비 종교를 만들어서 종말을 부르짖고 대륙과 황실을 좌지우지 하지 않았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익히 알고있는, 비선실세의 풍미가 몇백배 진하다고 볼 수 있지.

심지어 활약도 어마무지하다.


원작에서도 황실마저 홀려버려 금을 물 쓰듯 써버리고 삼천명의 동남동녀를 제사 한번에 제물로 바쳐대는 미친 광신도들.

그리고 그 재물을 받아 옛 봉신시대 마냥 마왕입네 신왕입네 행세하며 터주나 왕으로 군림하던 마귀들과 요마들.


그 행위도 참 파렴치하지만, 이를 가능케한 권력과 자금력 그리고 세력이 참으로 막강한 것이뇌리에 스쳐 지나갔다.


허나 지금은 아마도 막 그 음모와 모략이 음지에서 피어나고 있을 시기.


‘만약 비선실세 포지션을 내가 차지할 수 있으면?’


아.

들린다.

내 부귀영화와 불로불사가 환계, 천계를 넘어 화성에 닿는 소리가.

천신을 모독하고 마왕을 털어먹을 환계가 낳은 희대의 천재를 칭송하는 목소리가...!!


백호 유운의 이름으로 창칼을 든 영물과 신령들들이 감히 어린 애들을 제물 삼으려던 개자슥들을 개밥으로 만들어 던져주고.

사교에 홀려 전재산과 자식들까지 바치던 머저리 황족들은 정진정명한 신수, 백호에게 권력과 금력을 맡겨 올바른 그 인도하에 현세를 아름답게 가꾸리라.

되도 않는 자작극에 휘말려 타락하거나 눈이 돌아버려 요마로 타락할 예정인 신령이나 영물들은 정진정명한 대신의 후계자를 따라 충실한 수족이 되겠지.


그리고 그 한가운데 무(武),금(金),권(權) 이 삼위일체 풀템을 모은 어느 백호가 현세를 주름잡게 되리라.


“으힣. 으히히히...!”


살생부와 활생부 그리고 기연부의 페이지가 하나하나 채워질 때마다 내 금광과 인기도와 수명이 쭉쭉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웅후후후후!!


그리고 내 옆에서 근두운 역시 나와 한마음 한뜻으로 웃으며 열심히 먹물을 보충해주고, 바람을 불어 글자를 말려주고 있었다.


“그지. 너도 언제까지 자가용만 할 거야. 만일 이중에 쓸만한 백(魄)이나 정이 있으면 응? 근두운 니가 싹 끌고 다니면서 이놈 족치고 저기 먹어버리고...”


-우웅웅웅!!


“어디보자. 나도 이놈은 족치고. 이놈은... 시대상 잘 끼어들면 써먹을만 할 거 같은데...”


그렇게 두 허연 놈들이 사악하게 작당모의를 하며 장및빛 미래를 그리던 순간.


“유운님?”


“흐힜?!”


-우웡?!


감히 이런 시커먼 작당모의에 끼어들게 할 수 없는 또랑또랑한 목소리.

마치 빗방울이 똥땅거리는 듯한 그 맑은 목소리에 서천환계의 대신(후계자)와 제천대성의 구름은 화들짝 놀라 들썩거렸다.


“아. 워, 월아왔니?”


“넹!”


혈금묘귀.

피로 돈을 쥐어 짜내는 토끼 요괴가 될 예정이었던 극 자본주의자의 새싹이 다과상을 들고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않이... 월아 정도면 거의 대기업 금지옥엽 첫째딸 같은 거 아니야?’


그런 애가 또랑또랑한 눈으로 나를 찾아와 차시중을 들고 있냐고 아니, 이정도 되는 아이니까 내 시중을 들고 있는건가?


“그럼 소녀, 한잔 올리겠습니다.”


“....”


그런데 얘도 보면 볼수록 보통 녀석이 아니었다.


‘대충... 나보다 세살 어리니까. 갓 열살 넘은 영물이란 말이지?’


섭협물 세상에서 신들의 위계란 그저 연공서열이 아닌, 존재의 격이 다름을 의미한다.

사자 앞에서 토끼나 노루 같은 초식동물들이 본능적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히듯.

나는 딱히 위협을 가할 생각이 없어도 특유의 기파 때문에 신령 이하의 영물들은 알아서 쭈구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쟤는 뭐저리 태연하냐.’


다른 영물들이나 심지어 제 아비나 어미도 한번 찾아볼 때면 황제라도 알현 하는 것마냥 극도의 저자세로 나왔는데.

이 맹랑한 아기토끼는 내 현세 시녀 겸 내 신녀를 자청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내 거처로 찾아와 진자 시녀 마냥 극진히 나를 모시고 있었다.


‘역시... 암만 어리다지만 야망이 보통 야망이 아니야.’


-웅?


‘뭐? 저 절도있는 손놀림에 그런 분홍빛 분위기가 어디있냐? 차 우려내는데 손끝 하나 안 흔들리는 거 봐.’


하여간 수증기 집합체라서 그런가, 사람(?) 보는 눈이 저렇게 없다.


저게 어딜 봐서 첫사랑에 두근거리는 여인의 모습이야, 마당에 들어온 대어를 꽉 붙잡고 딱 달라붙어 본전까지 빼먹으려는 아이언 캐피탈리즘 블러드 래빗이지.


-후우...


‘시꺼 임마. 너 그거 병이야. 병.’


도대체 제천대성 이 양반은 평소에 뭔 소리를 하고 다녔길레 근두운 이놈은 뭐만 하면 연정의 예감을 외친단 말인가.


‘그렇게 치면 성운채의 시녀들은 다 내 애인들이게?’


-웅!


‘에효.’


영양가 없는 근두운과의 아웅다웅을 이어가면서도 열심히 붓을 놀리고 있노라면, 어느새 차를 다 우려낸 하얀 토끼가 눈망울을 초롱이며 나를 불렀다.



“유운님. 오전 다과가 준비되었사오니. 잠시 그 귀한 손을 쉬시어요. 소녀가 모시겠습니다.”


“어, 음... 오냐.”


아니, 성운채의 막둥이도 이정도로 깍듯하진 않았다고.

묘한 박력까지 풍기며 나를 부르는 아기 보팔 래빗의 부름에 나는 선선히 붓을 놓을 수 밖에없었다.


‘얘는 도대체 뭔 생각이래...’





작가의말

조금 쉬고 왔습니다.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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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협물의 신(神)수저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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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심이 난다. 욕심이 24.09.09 31 2 11쪽
14 살생부와 활생부 24.09.05 45 2 10쪽
13 동상동몽(!) 호가호위(?) 24.09.04 45 2 11쪽
12 이런 기분 오랜만이야 24.09.02 46 2 11쪽
11 "저! 돈 많아요!" 24.09.01 53 2 11쪽
10 여긴 어디여... 24.08.31 66 3 11쪽
9 현세로! 24.08.30 75 3 10쪽
8 제천대성의 구름(수정완료) +2 24.08.29 78 3 11쪽
7 해적왕의 보물 24.08.28 81 5 11쪽
6 유적이 가족이 되었다 24.08.27 90 4 10쪽
5 선협식 제왕학 수업 24.08.26 102 3 10쪽
4 선협물이지만, 너무 쾌적하다 24.08.26 100 4 10쪽
3 차카게 살자 선협물에서 24.08.26 113 4 9쪽
2 망나니 유운 24.08.26 134 3 10쪽
1 프롤로그-오늘도 살생부엔 비가 내려 24.08.26 196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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