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물의 신(神)수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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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찐빵
작품등록일 :
2024.08.26 20:33
최근연재일 :
2024.09.0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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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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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동상동몽(!) 호가호위(?)

DUMMY

‘야, 쥐어짜버려.’


-웅?


‘지난번에 복숭아 짜듯이. 쫘아악- 알겠어?’


-우우우웅!!


내 말에 진짜로 해? 하고 의심하던 구름은 내가 확답을 해주자 환호하며 비칠거리는 도사놈에게 덤벼들었다.

이렇든 저렇든 참으로 크리피한 구름이었다.


[네놈은 편안히 죽는 것도 사치이니라.]


-후우우우!!


마치 어느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듯, 근두운은 몸집을 커다랗게 부풀리며 다리 잘린 도사에게 스멀스멀 다가갔다.


“아, 안돼! 오지마! 안돼!!”


만약 다리가 있다면 어찌 달음질이라도 해봤을 것을.

내 손에 다리는 공손히 벗어놓은 도사놈은 강약약강의 표본을 보여주며 추하게 내게 매달렸다.


“사, 살려주십쇼. 다시는! 다시는 안하겠습니다. 본문과 곤륜파에도 입 다물겠습니다. 또 저 잡물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또...”


그래도 칼질하던 팔힘이 어딜 간 것은 아닌지, 일부러 천천히 포위해오는 근두운을 피해 도사는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이에 슬쩍 곁눈질로 주변을 둘러보면, 월아 손에 다시 회복한 영물들의 모든 이목이 이쪽을 향해 쏠려 있었다.


그 눈빛마다 피어오르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희열!

그 모든 것이 장작처럼 타오르며 나를 향한 경의와 경외로 화하고 있었다.


‘바로 이거지.’


솔직히 치료술이라면 나도 교양 상식으로 적잖히 수련했지만, 현계 기준 무가지보나 다름없는 금단을 아낌없이 풀고.

거기에 손가락 까딱하면 삼도천 유람을 갈 하찮은 인간 도사 하나 가지고 이렇게 시간을 끄는 이유.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


이 속담을 작중에서 그대로 실천한 금월상회와 피에 물든 금을 휘두른다 하며 혈금묘라 불리던 월아.

한차례 도사놈들의 함정에 빠져 상단 중추가 몰살당하기 전에도 대륙 10대 상단에 들어가던 대기업이었고.

본거지가 모조리 날아간 후에도 복수심과 능력으로 금월상회를 재건, 당나라를 넘어 대륙 전체를 좌지우지하던 혈금묘 월아는 아직 타락 전이다.


‘어ᄄᅠᇂ게, 이참에 은혜도 팔아두고. 이렇게 쑈 좀 하면서 민심(?)도 관리해놓으면...’


거진 일이년 동안 망나니 거지꼴로 현세를 떠돌다 인간 영역에서 행패를 부려 온갖 어그로를 끌던 원작의 유운.

허나 반대로 나는 트레이너 쓴 이지모드 마냥 세계관 대기업을 내 거점삼아 수월하게 현세행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속으로는 온갖 사심과 사념이 바쁘게 오갔지만, 겉으론 완벽한 신수 백호의 모습을 연기하며 나는 말을 이었다.


“왜 그러느냐? 아까전처럼 흉악히 웃어보라. 내게 속한 아해들에게 잡물이라 비웃고 침을 뱉었듯. 나에게도 그래보란 말이다.”


“아니,아니. 그게... 살, 살려만 주시면!!”


“쯧, 이쯤 했으면 생로는 일찍히 닫혔음을 알고 포기하든가 아니면 유언이나 남길 것이지.”


아까전 흉흉한 얼굴로 무저항의 영물들을 구타하던 주제에.

제 목숨이 걸리니 비굴하게 기는 모습에 기분이 더 더러워졌다.


“어이.”


-웅!


“캭! 알지?”


엄지로 목을 긋는 재스처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단 하나의 결과로 귀결됐다.


-슈슈슉!


눈치하나는 기가막힌 근두운은 마치 먹이를 삼키는 뱀처럼 순식간에 도사놈을 집어 삼켰다.


“아, 안... 끄아아악!!”


-우두두둑!!



* * *


-후두두둑!


피가 쏟아져 내린다.


마치 붉은 진주처럼 방울방울.

자신들의 피를 흘리게하던 사악한 인간의 피가 떨어져 내렸다.


“아...”


“저, 저 간악한 도사놈이...!”


“꼴 좋다! 꼴 좋아!!”


언제나처럼 평화로히 상행을 나선 금월상회의 영물들은 갑작스런 재앙을 피할 틈도 없었다.

그들이 산골 깊숙한 곳에서 야영을 준비할 적에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닭피로 쓰인 부적의 결계에 그들은 영력을 봉인당했고, 저 도사놈들은 잔인하게 그들을 유린했다.

예로부터 항룡복호를 위시로한 도문의 선술과 무공은 모든 요괴와 영물에겐 상극.

영물들은 본체를 현현해가며 전력을 다해 맞섰지만, 이중삼중의 흉계를 준비해 그들을 노려온 도사들을 상대할 순 없었다.


그렇게 모두가 가까스로 붙은 숨을 죽이며 죽음을 기다리던 찰나.

하늘에서 신이 내려왔다.


그저 눈짓 한번으로 그 잔학한 도사를 목 없는 고혼으로 만들어 버리고.

그들의 원망과 원한을 대신 풀어주듯, 피어오른 구름이 도사의 피로 땅을 적셨다.


-후두두둑...


마치 인간 황제들이 용안을 가리기 위해 드리운 휘장처럼, 신이한 구름이 드리운 핏빛 장막 너머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한 신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대에 몰리고, 세파에 밀려나고, 시류에 억눌려버린.

이제는 아무도 비호할 이 없다 자조하던 이들을 굽어살피는 그 황금색 눈이.

어린 달토끼를 포함해 금월 상단에 속한 모든 영물들이 고개 숙여 그 앞에 부복했다.


“오! 오오오!! 내, 내 생전에 서천신호를 다시 알현하게 될 줄이야!!”


“서, 서천?”


“설마... 저분이?”


모든 이의 머리 위를 뒤덮는 저 신령하고 강력한 기운.

저토록 어린 외견이지만, 이 남섬부주의 가장 강력한 산신조차 상대도 되지 않을 압도적인 기운은 그가 누구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하늘이 닫히고, 환계가 사라져, 모든 신이괴정이 통탄에 빠져 스러져가던 세상에 그들을 이끌고 구원한 신족이 오천년만에 강림하니.


이제는 먼 옛날, 휘영청 밝은 달의 월궁에서의 추억을 기억하는 늙은 월묘는 그 어린 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지상에 남은 하찮은 짐승들이. 감히 서천대신(西天大神)께 인사올립니다!!”


-인사 올립니다!!


서천대신.


그저 현세의 서쪽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보다 넓고, 보다 더 커다란 하늘.

옛 천문이 닫히기 전, 인간과 영물을 모두 보듬던 영원한 가을봉우리 곤륜천의 주인.


그가 현세에 돌아왔다.


세상에 몰리고 악에 위협당하던.

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호와아...”


아버지도, 행수를 맡은 너구리도, 회계를 맡은 여우 언니도, 호위를 받은 멧돼지 아저씨도.

한번 모였다 하면 왁자지껄 싸우느라 정신없던 모든 이들이 저 새하얀 신님을 향해 경건하게 절을 올렸다.


그리고, 서천의 대신이 처음으로 지상에 내려섰을 적에 처음으로 그 신명을 받들고 거래를 튼 어린 월묘는 감동에 온 몸이 떨렸다.


거래란, 일방이 아닌 쌍방의 관계.

어린 모습의 큰 신께선 그녀에게 거래를 제시했고, 천금을 주더라도 얻을 수 없다는 선단중의 선단을 흔쾌히 쾌척하여 아버지를 살리셨다.


그 댓가로 받은 것은 그저 오래되었을 뿐 아무런 힘도 가치도 없는 옛 유물 뿐.


이는 필시, 계속하여 지상에 머무실 것이란 신의의 표명.


가장 선두에서 고개를 숙이고 절을 올리는 아버지는 금단의 힘으로 상처는 찾아볼 수 없고, 그 덩치와 신력이 예전의 두배는 됨직 했다.


‘여...영수! 우리 아버지가 영수라니!’


보통 인간이나 도사들이 절정이니 초절정이니 화경이니 급을 나누듯, 영물들에게도 그러한 급이 있다.

보통의 이지 없는 짐승들 금수(禽獸).

기연을 얻거나 자연지기의 축복으로 거듭나, 약간의 신력과 이지를 깨우친 영물(靈物).

영물에서 한단계 더 거듭나 길흉화복을 부르고, 영물 일족을 이끄는 영수(靈首).

반신의 반열에 들어 천기를 엿보고 도술과 요술에 통달한 요선(妖仙).

완연한 신이 되어 용맥과 영맥을 자신의 터 삼고, 인간과 영물들을 아우르는 신령(神靈).


그리고.

수미산의 아홉하늘이 허락하여 일계와 일천의 주인으로 등극하는, 이 세상에서 단 네 일족만이 허락된 대신(大神)의 경지.


대신은 수련이나 기연 따위로 오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니 논외로 치더라도.

신령은 물론이고 근래에 요선의 경지에 오른 영물은 거의 없다고 해도 됐다.

심지어 영수의 경지조차 일반적인 영물들이 영기 짙은 심지에서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여도 오백년만에 오르면 하늘의 선택을 받았다 하는 지경.

월아의 아버지 역시 영물의 일족으로 태어나 벌써 칠백년째 지상에서 금월 상회를 이어오고 있지만 영수의 경지는 요원하던 차였다.


허나 저 핏빛 장막 넘어 영물들의 숭배를 받고 있는 어린 아이의 형상을 취한 대신은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오백년의 수련을 단숨에 뛰어넘는 금단을 월아의 손에 쥐어주었다.


보잘 것 없는 유물 대신 홀연히 그 손에 들려졌던 금액환단.

그 황홀한 단향과 피부로 느껴지는 그 진한 영기에 월아는 순간 정신을 놓을 뻔 했지만 그 비상한 머리는 이것이 이 새하얀 대신의 시험임을 직감했다.


‘내가 사사로운 욕심에 휘둘리는 하찮은 미물인가 시험해 보신거야!’


들은 적 있다.

천상의 신들께 이 지상의 공기는 너무나 더럽고 지독하여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질색하신다고.

그 모든 속세의 홍진과 오물은 인간들의 사사로운 탐욕과 죄악에 의한 것이니, 처음 현세에 오신 대신께선 어린 월아로 하여금 자신이 땅을 계속 거니실지 시험해보신 것이리라.


허나 월아는 훌륭하게 시험을 통과했다.


대신께선 월아가 아버지에게 한치의 망설임 없이 금단을 먹이는 것을 보시고 품에서 다른 선약을 흔쾌히 내려주시며 금월상회의 영물들을 살리셨고.

이를 방해하려던 인간 도사를 그 죄과에 걸맞는 극형에 처하셔 영물들의 고통을 위로하셨다.


상인으로써 그리고 한명의 월묘족으로써 이보다 기쁠 순 없었다.

허나, 월아는 이를 넘어 노리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이대로 있다간 분명 대신께선 홀연히 자취를 감추시거나 하늘로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일.


‘다른 영물들이나 일족들한테 뺏기기 전에, 우리 금월 상회가 모신다!’


-만세! 만세!!


다른 영물들이 각자 만세를 외치고 무릎 꿇고 앉아 감사기도를 올릴 즈음, 월아는 후다닥 아버지 옆으로 달려가 절을 올리며 외쳤다.


“부, 부디! 이 하찮은 토끼가 대신께 받은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모름지기 세상에서 제일 편한 것이 바로 호가호위.

멍청한 여우는 호랑이를 뒤에 두고 잠깐 으스댔다가 내막을 알게된 호랑이 손에 가죽만 남기고 죽었다.

허나 똑똑한 토끼들은 열과 성을 다해 호랑이를 모시며 그 권세를 등에 업고, 세상에 유일하게 강림하신 대신을 모시는 신실한 사제들이 될 터.


무엇보다도.


-콩닥!콩닥!


어리지만 냉철하기 그지 없는 어린 월묘의 머리를 뜨겁게 달구는, 콩닥이는 심장이 이대로 그를 보낸다는 생각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 만 것이다.


작가의말



첫후원!!!!!!!!


꿈속에꿈님! 첫 후원 1000골드 감사합니다!

마치 옛날 메X플에서 처음으로 1억메소를 찍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어찌나 행복하던지.


그 어렸던 시절의 기쁨과 첫후원의 기쁨을 선물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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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욕심이 난다. 욕심이 24.09.09 31 2 11쪽
14 살생부와 활생부 24.09.05 45 2 10쪽
» 동상동몽(!) 호가호위(?) 24.09.04 4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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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천대성의 구름(수정완료) +2 24.08.29 78 3 11쪽
7 해적왕의 보물 24.08.28 82 5 11쪽
6 유적이 가족이 되었다 24.08.27 90 4 10쪽
5 선협식 제왕학 수업 24.08.26 102 3 10쪽
4 선협물이지만, 너무 쾌적하다 24.08.26 100 4 10쪽
3 차카게 살자 선협물에서 24.08.26 113 4 9쪽
2 망나니 유운 24.08.26 135 3 10쪽
1 프롤로그-오늘도 살생부엔 비가 내려 24.08.26 19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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