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물의 신(神)수저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호박찐빵
작품등록일 :
2024.08.26 20:33
최근연재일 :
2024.09.09 21:5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251
추천수 :
49
글자수 :
71,222

작성
24.08.29 21:19
조회
77
추천
3
글자
11쪽

제천대성의 구름(수정완료)

DUMMY

“응?”


혹시 이번에야말로 고장났나 싶어 이리저리 흔들고 방향을 틀어봐도 정확히 한 방향을 가르키는 나침반.

해의 위치를 봤을 때 갑자기 북쪽을 가르키는 것도 아니고, 뭔가를 가르키는 것 같은데...


“어?”


정확히 나침반이 가르킨 방향.

조금만 힘을 냈다면 내가 서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란 타이틀을 가졌을 운해에 잠긴 봉우리 위로 내가 찾던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우웅!


황금빛 태양에 추수철의 보리밭처럼 흔들리는 대운해.

그런 대운해 위를 스멀거리며 날아다니는 유난히 반짝이는 황금색 구름이 승천하는 용처럼 날아올랐다.


“찾았다...!”


근두운.


먼 옛날, 환계와 선계 그리고 천계와 인간계가 나누어지지 않았던 까마득한 시대에 사계를 뒤흔들었던 제천대성이 부렸다는 구름중의 구름.

여기서 제천대성이란 우리가 잘 아는 그 손오공으로, 그 서유기의 주인공인 만큼 이 세계에서도 웅천을 웃도는 플래그 덩어리였다.


그리고 개중에 주인공이 가장 먼저 얻게 되는 기연인 근두운 역시 마찬가지.

가장 빠른 구름일 뿐만 아니라 온갖 요술에 있어선 작중 따라올 것 없는 최고의 서포터인 근두운은 이후 천계 에피소드에서 큰 키 아이템으로 활약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근두운의 큰 조각 중 하나지만...”


그럼에도 그 제천대성의 구름인 만큼, 어지간한 기물이나 신선들의 법기 이상의 힘을 지닌 것이 바로 근두운.

뭣보다 주인공이 동에번쩍 서에번쩍 날아다니며 요술,선술,법술,주술을 가리지 않는 대술사가 된 것 역시 저 구름의 힘이 컸다.


다시말해.

절대로 놓칠 수 없다는 것이다.



* * *



“끼얏호우!!”


까딱하다간 바닥도 안 보이는 운해 아래 쳐박힐 상황이었지만, 이제 나는 그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은 강심장과 피지컬의 소유자!

마치 슈퍼맨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근두운을 향해 주먹을 내쏘았다.


-우우웅?!


설마하니 이렇게 난데없이 공격을 받을 줄은 몰랐는지 근두운은 공기 떨리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틀었지만.

벼락이 괜히 벼락이겠는가.


-퍼엉!


순식간에 내 주먹은 근두운을 흩어버렸고, 나는 그대로 재주를 넘어 근두운이 솟아난 봉우리에 내려 앉았다.


-우! 우웅! -웅웅!


보통 구름이라면 아까전 일격에 산산히 흩어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근두운은 마치 흩어진 솜털처럼 여기저기 흩날리며 스마트폰처럼 진동했다.

솔직히 여기까지 본다면 애먼 구름한테 선빵부터 날린 내가 미친놈처럼 보이지만 그 보슬보슬한 양털같은 겉모습에 속지 마라.


저거 근두운이다.


제천대성의 애마이자, 원작 주인공이 무쌍을 찍게 만들어준 자가용.

근두운술이라는 이름의 어원이 된 전설속 구름이, 과연 그냥 빠르기만 할까?


-우우우우웅!!!


“이럴 줄 알았지!”


내 공격에 흩어진 근두운 조각들이 격하게 진동하며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다시 모여들었다간 내 공격에 또 흩어질테니, 산개하여 물량공세로 달려드는 모양인데 그 모양이 제법 매서웠다.


심지어 그 조각마다 심상치 않은 영력이 넘실거리더니, 각자 불, 벼락, 독 등등 온갖 속성을 부여해선 나를 향해 십자포화를 겨누고 으르렁거렸다.


역시 근두운.

그 제천대성의 구름다운 신력과 위용이었다.


허나, 그 역시 내가 노린 바.


“아, 내가 아직 내 실력엔 그리 자신이 없어서.”


-웅...?


백호가 다루는 힘은 기본적으로 벼락. 즉 전력이다.

피뢰침에서 볼 수 있듯이, 가장 가깝고 전도율이 높은 물체에 득달같이 달려드는 기운.

사실 몇달 전까지만해도 기운의 기자도 모르던 일반인이었던 내가 기운을 다루게 되기까지는 꽤나 지난한 시간이 필요했으나....


“그래도 이리 맞고 저리 지져지고 보니까. 얼추 감을 잡겠더라고?”


-파지지직!


단전에서부터 치밀어오른 화끈한 기운이 사지백해를 타고 돌더니, 이내 손끝에서부터 뇌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마치 폭풍이 일기 전, 구름 속에서 꿈틀거리는 새하얀 벼락처럼.

허나 으레 벼락이 그러하듯, 머뭇거림은 잠깐이었다.


“자, 받아봐라.”


마치 파이팅을 외치듯 높게 들어올린 주먹으로부터 새하얀 벼락이 풀려났다.


-콰릉!!


-!!!!


시간을 늘어뜨리기라도 한 듯, 높게 치켜올린 주먹에서 뿜어져나간 새하얀 벼락은 사방에서 덤벼들던 근두운의 조각들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들었다.

찰나의 찰나였지만, 그 모습은 마치 형형색색의 열매를 머금은 새하얀 나무처럼 보였다.


“산뢰(散雷)... 라고 했었나?”


흩어지는 벼락이라는 단순명료한 기술명.

허나 그 효과는 일품이었다.


-우우우...


-우우...


마치 떨어지는 낙엽처럼 산뢰에 직격한 다섯개의 근두운 조각들이 힘을 잃고 허공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좋아! 이때를 노렸어!”


당장이라도 나를 꿰뚫고 지지고 녹여버릴 기세의 근두운을 향해 나는 소매에 숨겨놨던 봉운박의 뚜껑을 열고 겨누었다.


-우웅?!


-웅!


“잡았다!”


이미 신력이라면 천계의 신들과 견주어도 한참 웃도는 순도에, 그 힘은 능히 천계의 무신들과 겨룬다는 백호의 신력이 가득 담긴 봉운박.

그 봉운박에 내 신력을 한껏 담아 발동시키니 아까전 완전체 근두운이라면 모를까, 근두운 조각들이 구름을 잡기 위해 만들어진 봉운박의 힘을 이겨내긴 힘들었다.


-우와우우우우!!


-쏙! 쏙! 쏙쏙!


날아들던 근두운들은 청소기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단발마와 함께 봉운박에 빨려들어갔다.


“...왠지 나쁜 짓 한거 같네.”


금색에 몽실몽실한 모양도 그렇고, 묘하게 귀여운 울음소리도 그렇고 왜 이렇게 죄악감이 들까.

마치 어린애 상대로 삥 뜯는 어른 같잖아.


이렇듯 저렇든, 일단 내게 날아들던 근두운 조각들은 약 절반정도.

나머지 절반은 좀 큼지막한 조각을 기점으로 하나 둘 모여 다시 덩치를 키우고 내 앞에 둥둥 떠 있었다.


-우우! 우웅우!


“그래,그래. 네 반쪽은 여기 갇혀있어.”



본래 구름이란 흩어지면 그만이다.

허나 근두운은 평범한 구름이 아니라 거의 영물이나 신괴에 속하는 구름중의 구름.

아까전 아름답고 현현한 위용이 절반으로 줄어든 근두운은 잘게 진동하며 내게 자신의 반쪽을 돌려달라 부탁해왔다.


-쿠릉!


“어이쿠. 부탁이 아니라 협박인가?”


그 주인에 그 구름 아니랄까봐.

당장 봉운박의 근두운을 풀어주지 않으면 험한 꼴을 보게 될 거라고 협박하는게 여간 능숙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도 그냥 구름한테 삥뜯기려고 이 고생을 한 건 아니라서 말이지.”


-웅!


그럼 결국 피를 봐야겠냐고 반쪽 근두운이 으름장을 놨지만, 나는 콧방귀를 뀔 뿐이었다.


“그러지말고. 나랑 같이 가지?”


-우웅!


딱 봐도 싫다는 듯 진동하는 근두운.

허나 나는 이 구름을 설득할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네 주인. 어차피 못와.”


-웅!?


근두운.

구름중의 구름이자, 천신이든 신수든 탐내 마지 않는 제천대성의 구름이 이 환계의 황중천에 묶여있는 이유.

그건 바로 까마득한 옛날 근두운의 주인 제천대성이 자취를 감추기 전, 근두운을 환계와 현계 곳곳에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그거에 대해 이야기를 풀자면 또 구구절절한데....


과거회상 때문에 주인공 이름을 독자들이 잊어버릴 즈음 가서야 끝날 정도로 긴 사연이니 관두자.


“허나 이미 천계와 선계 그리고 인간계와 환계가 나누어진게 몇천년 전이야. 네 주인이 아무리 날고 기는 제천대성이라고 해도, 너를 찾아오는 것은 불가능해.”


-웅!


“그렇다면 나를 따라 세상으로 나가 찾는 게 빠르지 않겠어?”


원작에서 주인공은 형인 유운의 꾀임으로 성운채를 헤메다 우연히 백도어를 통해 황중천의 비경으로 오게된다.

그런 와중에 주인을 기다리다 지친 근두운은 신력과 도술에 재능이 있는 주인공을 보고 그를 통해 밖으로 나가 제천대성을 찾기로 하고.

그 플래그가 거의 잊혀질 즈음 제천대성과 만나 주인공은 또 한가지 큰 기연을 얻게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연은 이제 내꺼!’


쿠헬헬헬.

미안하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동생아.

대신 이 형이 그만큼 구르게 될테니 용서해주렴.


-쿠릉!


“그래, 맞아. 아까전 네가 날아간건 내 기습 때문이었지. 그런데 맞아 봤잖아.

지금 덩치도 절반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나랑 제대로 붙으면 어떨 거 같아?”


-우웅...


“그래, 구름치곤 머리가 좋네. 거기에 내가 여기서 죽으면 분명히 곤륜천에서도 난리가 날거라고. 환계 최고 술사가 추혼술을 펼치면 죽든 살든 나를 찾아낼텐데. 그 광운의 주먹을 맞고도 네가 남아 있을 거 같아?”


-웅...


제천대성 이후 현계 출신 신수중 무력 최강자라 불리는 백호의 이름은 근두운이라도 들어본 바 있었나보다.

지금 내 일신의 무위도 적지 않거니와 여기서 근두운이 나를 죽인다고 해도 세계관 최고 술사인 내 어머니는 어떻게든 나를 찾아낼 터.


한때 그 제천대성과 함께 삼계도 아니고 사계를 뒤흔든 제천대성의 구름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그 힘을 빌려주고 힘을 쓰게 해줄 주인이 없는 이상 그저 신령한 구름에 불과했다.


거기에 내 부모라는 뒷배는 그 제천대성과 견주어도 꿀릴 게 없는, 환계의 일각을 차지하는 신수중의 신수들.

나한테야 어화둥둥 어머니와 과하게 호탕한 허당 아버지지.

다른 영물들은 물론 어지간한 천신들도 그 심기를 거슬렀다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존재가 바로 사방천의 일각을 지배하는 신수였다.


-우우우웅....


“솔직히 질렸잖냐. 맨날 똑같은 구름 사이에서 너 같은 구름 없나 찾아다니는 것도.”


-....웅.


그리고 한 가지 더.

근두운 이놈은 제 주인을 닮아서 그런지 엄청나게 호기심도 많고 관심도 엄청 고파하는 이른바 관종 구름이다.

그런 녀석이 주인 명령이라지만 이 구름 밖에 없는 곳에서 수천년간 박혀 있었으니 좀이 쑤실 수 밖에.


원작에서 주인공 놈을 따라간 것도 워낙에 애가 순수해서 잘한다잘한다 잘한다 박수쳐주니 감동해서 얼씨구나 따라갔더랬지.


“아무튼 어때? 네 주인보단 조금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 난 어린 편이고. 거기에 지금도 내게 힘을 불어넣어주면 다시금 근두운이란 이름이 사방계와 선계까지 뒤흔드는 것은 일도 아닐거야!”


-!!


당근과 채찍 그리고 다시 당근.


내 협박과 회유에 슬슬 마음이 동하는지 근두운 반쪽은 스멀거리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휴웅...


“뭐, 뭐야?”


그러더니 대뜸 그 복슬복슬해보이는 몸으로 나를 스으윽 쓸고 가지 않나.


-웅....웅웅!


“...아하.”


그러니까.

지금 내가 자기 주인에 걸맞는지 한번 본 거라는 건가?


“그 기준이 뭔데?”


-우우웅! 웅!


아니 미친.

뭐?


“그러니까... 잘생겼나 못생겼나. 자세히 봤다고? 못생긴 요물이면 네가 망신이니까?”


-휴웅!


세상에 맙소사.

외모지상주의 구름이라니.

심지어 인성은 개차반이더라도 외모로는 막살아도 아무도 뭐라 못하던 유운의 얼굴을 스캔하고도 봐줄만 하다고?


“...에휴. 그래서 어떤데.”


-휴우우우웅~!


“...그래 고맙다.”


이렇든 저렇든, 나는 근두운의 주인으로 인정 받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선협물의 신(神)수저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욕심이 난다. 욕심이 24.09.09 30 2 11쪽
14 살생부와 활생부 24.09.05 45 2 10쪽
13 동상동몽(!) 호가호위(?) 24.09.04 45 2 11쪽
12 이런 기분 오랜만이야 24.09.02 46 2 11쪽
11 "저! 돈 많아요!" 24.09.01 53 2 11쪽
10 여긴 어디여... 24.08.31 66 3 11쪽
9 현세로! 24.08.30 75 3 10쪽
» 제천대성의 구름(수정완료) +2 24.08.29 78 3 11쪽
7 해적왕의 보물 24.08.28 81 5 11쪽
6 유적이 가족이 되었다 24.08.27 89 4 10쪽
5 선협식 제왕학 수업 24.08.26 102 3 10쪽
4 선협물이지만, 너무 쾌적하다 24.08.26 99 4 10쪽
3 차카게 살자 선협물에서 24.08.26 113 4 9쪽
2 망나니 유운 24.08.26 134 3 10쪽
1 프롤로그-오늘도 살생부엔 비가 내려 24.08.26 196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