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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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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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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 판매

DUMMY

탐욕은 선합니다. 탐욕은 정당합니다. 탐욕은 효과적입니다.

그렇죠?


6. 마석 판매


아침이다.

만 하루 가까이 깨어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밖을 돌아다녔기 때문일까?

둘 다 겠지.

깊은 잠을 잤다.

그리고 꿈을 꿨다.

내가 탑 정상에 도달하는 꿈.

그리고 그곳에 있었던 것은···.


기억이 나지 않아.

잘, 모르겠다.


우선 할일을 하자.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나는 생활 패턴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어, 이신아 어디가니?"

"운동이요."

"뭐···?"

"아빠, 오, 오빠가 미쳤나봐!"

"무슨일인데."

"아니, 오빠가 아침에 운동을 나간다고 하잖아!"

"이, 이신아 정말 괜찮겠니?"

"네, 이제는 정말 바꿔보려구요."

"그, 그래. 정말 잘생각했다."

"잘다녀오렴!"

"네."


가벼운 저지.

반바지.

그냥 운동화.

그리고 달리기.


아, 그 전에.

마당 한켠에 있는 로고그를 살펴본다.


내가 잠든 사이에 무슨일이 생긴건 아니겠지?


로고그는 그저 화분에 몸을 누이고 있을 뿐.

별달리 특별한 일은 없어보였다.


"고오오."

"그래, 집 잘지키고."


밖으로 나왔다.

무언가 정해놓은 것은 없다.

일단 동내를 한 바퀴 뛰기로 했다.


고등학교 체육시간에 배운대로.

호흡을 고르게 하고 턱을 당긴다.

그리고 달린다.

그저 지칠때까지.

달리고 달려서.

속에 있는 탁한 숨결을 모두 뱉어낼 때까지.

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냉혹한 법이지.


"하악, 하악, 하악, 하아···."


한 300m는 달렸나?

이미 몸은 만신창이.

숨이 가빠온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뽀삐···.

뽀삐?


"왈!"


내 앞을 가로막은 말티즈 한 마리.

녀석. 아주 용맹스럽구나.

감히 내 앞을 가로막다니.


잠시 녀석과 눈 싸움을 하고 있자.

들려오는 미려한 목소리.


"어머, 이신 씨?"

"···백희 씨."


브라우니색을 곁들인 생머리.

짧은 슬리브.

레깅스 위에 덧입은 짧은 치마.


실용성에 조신함을 곁들였구나.


"이신씨도 이 주변에 사시나봐요."

"네. 백희씨도 이 주변에 사세요?"

"아하하, 아무래도 저는 도전자 협회 직원이니까요."

"아, 그렇죠."


도전자 협회 직원들은 보통 남산타워 주변에 집을 구한다.

도전자 협회가 남산 타워에 있는 것도 이유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파티를 이루어 탑을 등반하기 위해.

어느정도 서로 가까울 필요가 있기 때문.


모두가 워프석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니까.


한 걸음 다가온 백희씨.

다짜고짜 이것 저것 물어온다.


"이신씨 오늘 처음 이 코스로 도시는 건가요? 여태껏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네. 이제서야 좀 밖으로 나올 결심이 섰거든요."

"아, 그렇구나. 그럼, 혹시 괜찮으시면 저랑 같이 운동하실래요?"


정말이지.

상상도 못할 제안을 가볍게 던져오는 백희씨.

조금 끌리는 걸. 아니, 사실 많이.

하지만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아직은 적응 중이라서요."

"아, 그래요? 그럼, 우리 만날때마다 인사라도 해요."

"아, 네 그정도야 뭐."


백희씨 묘하게 적극적이네.

그리고 왠지 거리가 조금 가까운 기분.

마치, 그녀의 숨소리가 와 닿는 것 같다.

살짝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숙여보였다.

바보 녀석.


"그럼, 또 봐요?"

"네, 다음에 또."

"운동, 아자아자 파이팅!"

"파이팅···."

"왈!"


그녀는 그렇게 폭풍처럼 왔다가 사라졌다.

후우, 이렇게 바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제 다시 나 혼자.

일단 달려야 겠지?


그래도 뭐.

한 한 시간은 뛰었나?

첫 날치고는 양호하다고 해야할까?

나는 숨을 몰아쉬며 집으로 돌아왔다.


대학교에 등교하는 이서와 마주쳤다.

녀석은 나를 슬쩍 처다보더니.


"으휴, 형편없네."

"하아, 하아···."

"그래도. 뭐, 다시 뭔가 해보려고 하는 건 보기 좋을지도?"

"그러냐."

"그냥, 그렇다고!"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혀를 내밀어 보이더니.

금새 대문밖으로 사라졌다.

이서가 조금은 마음을 열어주고 있는 걸까?

그랬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와 몸을 씻어냈다.

쏴아아.

샤워기의 물줄기가 쏟아진다.

왠지, 백희씨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다.


촤악!

세수했다.


후. 정신차려라.

이제 겨우 1층을 통과한 주제에.

니가 지금 딴 생각할 여유가 어디있냐.

고개를 흔들어 망상을 털어냈다.

집중할 때다 집중할 때.


방으로 들어와 가장먼저 확인한 것은.


-아공간 주머니.


아공간 주머니에서 빛나는 부등변 다면체를 꺼내보았다.


멀쩡하군.


그 다음으로 꺼낸 것은 워프석.


앞으로는 워프석을 사용해서 탑을 등반할 생각이다.


남산타워까지 직접 이동한 것은 한번이면 족하다.

워프석을 구했는데 그 정신없는 곳을 매번 방문할 필요는 없겠지.


물론 마석 정산에 있어서 조금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지만.


일단 생각난 김에 바로 출발해 볼까?


내가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내 옆으로 다가온 로고그.

어떻게 내 생각을 알아차린 걸까?

참 신기하네.


정신을 집중하자 창이 생성됐다.


[탑에 입장하시겠습니까?]

"그래."

[입장하실 층을 선택해 주세요.]

"2층."

[탑 2층으로 이동합니다.]

슈우웅.

팟.


잠시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탑 2층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2층 : 고블린 궁수 처치]

[임무 : 고블린 궁수 5 마리를 처치하세요. (5 마리 남음)]

[제한 시간 : 1시간]

[포기하기]


이번엔 다행히 전과 같은 이상징후는 발생하지 않았다.

탑에 들어올 때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번엔 고블린 궁수인가.

그런데 어떻게 하지.


조금 대책 없이 탑에 들어온 느낌인데.

지난번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나는 정말 아무런 준비없이 탑에 입장했다.

혹시 로고그가 따라오지 못한 것은 아닐까?


"그오오."

"휴, 십년감수했네."


다행히 로고그는 내 옆에서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

그냥 부탁해볼까?


"로고그."

"그오오?"

"고블린 궁수들 전부 죽여줘."

"그오오."


정말.

상상도 못했다.


푸화아아아악!

으흐흐흐으으흐으흐으흐으흐으흐흐흐!


"허억."


내가 로고그에게 그렇게 명령함과 동시에.

로고그의 몸에서 짙은 그림자가 퍼져나가더니.


"케에엑?"

"케에에엑!"


퓨슉!

퓨슉, 퓨슉!

끼기긱, 끼긱, 드드득!

푸콱!

털썩.


정말 한 순간에 벌어진 상황.

그림자에서 가시 나무 같은 것들이 튀어나왔다.

고블린 다섯 마리는 한순간에 꼬챙이가 되었다.  


"이거, 원."

"그오오?"

"아니, 잘 했다고."

"고오."


그리고 떠오르는 임무 성공 메세지.


[임무에 성공하셨습니다.]

[정산이 시작됩니다.]

[정산 중···.]

[2층 최고 등급 (EX+) 클리어!]

[축하드립니다.]

[보상이 강화됩니다.]

[최종 보상이 산정됩니다.]

[보상 : 마석(20), 탑 인장(1)]


이번에도 EX+ 등급인가.

그럼 박제우 그 자식은 이제 어떻게 반응할 생각이지?

정말 대책없는 자식 같으니라고!

어느새 내 앞에 알림창이 떠 있었다.


[돌아가시겠습니까?]

"네."

슈우웅.


시야가 검게 물들어간다.

그럼. 이제 놈들이 어떻게 나오는 지 한번 볼까?


* * *


도전자 협회

데이터베이스 본부.


자리한것은 전용태 선임 연구원.

계속해서 출력되는 기록지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어잿밤 부터 시작된 비상체제.

연구원들은 퇴근조차 하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용태야 커피라도 한잔 해."

"아, 선배. 감사합니다."

"후우, 우리 짬에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지. 안그러냐?"

"그러게 말입니다. 저야 뭐, 원래 이런놈이라고 하지만. 선배는 본부장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고생하시네요."

"나도 뭐 똑같지. 언제는 내가 뺸적 있었냐?"

"형은 이제 본부장이잖아요."

"용태야. 전에 있던 본부장 놈이 뺸질이라고. 나까지 그럴 순 없는 법이란다."

"형도 참 대단해."


그저 씨익 웃어보인 김창식 본부장.

바닥에 굴러다니는 종이를 들어보이며 묻는다.


"그래서, 그 이후로 뭐 잡힌거 없어?"

"네, 그이후로는 뭐···. 음, 잠깐만요!"

"어, 뭐야."

"떠, 떴다!"

"그래, 역시 한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았어. 막내야 애들 전부 다 불러 회의 시작한다."

"네, 넵!"


선임 연구원과 본부장이 나란히 출력된 용지를 살폈다.


· 베스트 레코드 [층 / 업적점수 / 랭크]


- ??? [2 / 2582 / EX+]

- 장금석 [2 / 154 / S+]

- 바람살 [2 / 105 / S+]

- 해동검 [2 / 102 / S+]

- 김진태 [2 / 98 / S]


"아니, 또 이러네."

"그냥 닉네임 설정을 하지 않은게 아닐까요?"

"닉네임 설정을 안하면 그냥 실명으로 출력되는거 몰라?"

"그러게요. 이거 왜이러지?"


두 연구원의 미간이 좁혀졌다.

지금 까지 등록된 적이 없었던 새로운 등급.

닉네임 조차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이름.

그들에게 있어 이 도전자는 그야말로 미지의 존재.

다른말로 표현한다면 버그 덩어리라 할 수 있었다.


"일단, 지금 남산 타워 퇴장 인원 파악해. 그리고 한 시간 전후로 입장한 도전자도 싹다 정리해서 올려!"

"네, 알겠습니다."


그때 전용태 선임 연구원의 입에서 나온 말.


"그런데 혹시, 워프석을 사용해서 입장한 건 아닐까요?"

"말도 안돼는 소리! 1층에서 워프석 뜨는 소리하고있네."

"···역시, 그렇겠죠?"


김창식의 일갈.

전용태 본인조차 자조적으로 웃어보였다.


워프적은 적어도 50층 이상에서나 드랍되는 귀속 아이템.

2층에서 워프석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


김창식이 다시한번 확인하듯 물었다.


"이 녀석은 반드시 우리 쪽에서 먼저 접촉해야해. 마석 판매 루트도 전부 조사해 놨지?"

"물론이죠. 어디로든 마석을 팔기만 한다면, 우리쪽에서 역추적해서 예상 인물을 좁혀나갈 수 있을 겁니다."

"좋아. 일단 계속해서 진행해 보자고."


회의가 끝나가던 도중.

전용태가 난감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박제우는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 EX+ 등급 주인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대역 맡아야지."

"그런데 그건 제우한테도 너무 가혹한게 아닐지···."

"지금 그런게 중요해? 너도 이제 알거 다 알잖아. 탑 등반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그건 그렇죠."

"알았으면 빨리빨리 움직이자고!"

"네!"


'후, 어쩔 수 없나.'


전용태 선임 연구원은 잠시 씁슬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그를 중심으로 종이 뭉치를 든 수많은 연구원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 * *


혹시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호텔은 마치 내 부름에 응답하듯.

그때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


내가 나일라토텝을 만난 장소.

그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와인병을 닦고있었다.


따릉.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올 것을 알고 계셨나요?"


나일라토텝이 슬쩍 웃어보였다.


"후후, 생각보다는 조금 이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일라 토텝님께 부탁드릴것이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마석 좀 팔아주세요."


내 부탁에 나일라 토텝은 흥미롭다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머리를 까딱여 보였다.


"흐응, 제법 머리를 쓰셨군요."

"이 기회를 허망하게 날릴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요."

"후후, 역시 제가 동업자를 잘 찾은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처리해드리죠."


나일라 토텝이 차임벨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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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라키 +1 24.09.13 47 3 12쪽
12 스노우볼 +1 24.09.12 54 1 11쪽
11 마석구 폭발 사건 24.09.11 56 3 12쪽
10 한여름 24.09.10 59 2 11쪽
9 형태 없는 자 24.09.09 64 3 11쪽
8 남산 아카데미 +1 24.09.08 74 3 12쪽
7 국가 정상 회담 +2 24.09.07 84 4 13쪽
» 마석 판매 +2 24.09.06 86 3 12쪽
5 스포트라이트 +1 24.09.05 96 3 11쪽
4 1층 +1 24.09.04 102 4 12쪽
3 입장 +1 24.09.03 105 4 12쪽
2 로고그 +1 24.09.02 109 3 11쪽
1 호텔 +2 24.09.01 18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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