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의 주인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나루엔
그림/삽화
11:05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9.01 11:36
최근연재일 :
2024.09.18 11:0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319
추천수 :
45
글자수 :
94,873

작성
24.09.11 19:15
조회
55
추천
3
글자
12쪽

마석구 폭발 사건

DUMMY

남산 아카데미 입학 시험장은 단 한명의 사내에 의해 뒤집혔다.


11. 마석구 폭발 사건


예상치 못했던 마석구의 폭발.

위력 테스트는 잠시 중지되었다.


현장에 급히 관계자가 투입되었다.

관계자는 감독관에게 물었다.

감독관은 난처한 목소리로 답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멀쩡하던 마석구가 갑자기 폭발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죠?"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를 마친 뒤 조금 있다가 폭발했습니다."

"혹시 부상자가 있습니까?"

"다행히 없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응시한 수험생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다음 시험 장소로 넘어갔습니다."

"그냥 다음 시험장소로 넘어갔다고요?"


관계자가 어처구니없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감독관은 관계자의 말에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험생과 폭발이 별개의 사건임을 단언했다.


"특별한 것 없는 수험생이었습니다. 마석구 테스트에서도 평범한 레드 사인이 떴고요. 그냥 마석구 결함이라 생각했습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죠."

"일반 수험생이 손을 댄 정도로 마석구가 폭발할리 없지 않겠습니까?"

"뭐···. 알겠습니다. 마석구가 교체되는 대로 다시 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일련의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다시 지휘통제실로 이동하는 관계자.


'마지막으로 마석구에 손을 댄 수험생.'


왠지 모르게 그것에 마음이 쏠렸다.

그래서 잠시 홀로 생각해 봤다.


'흐음, 만약 위력만으로 마석구를 폭발시키려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


수험생용 마석구의 최대 수용 가능 위력은 통상 35 위력.

물론 안전 수치를 모두 따졌을 때 말이다.

당연히 더 높은 위력을 받아도 곧바로 폭발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즉각적으로 마석구가 폭발하기 위해 필요한 위력은?


40 위력?

50 위력?

아니다.

최소 70 위력 이상.


'훗, 말도 안 되는 소리.'


대한민국 정상급 도전자라 불리는 장금석.

그 조차 70 위력을 넘지 못했다.


거기에 현재 최정상급 도전자들의 평균 위력은 65 위력 전후.


기껏해야 아카데미 수험생의 위력 시험 도중 일어난 일.

위력만으로 마석구가 파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차라리 시험 시작 전에 있었던 김광식의 흑점 폭발 사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겠군.'


한여름 수험생의 수행원 김 실장이 벌인 카메라 폭파 사건.

아무래도 그것이 수험 장비에 영향을 끼친 것 같았다.


'이번에 고장 난 장비 전부 일성기업에 청구해야겠어.'


마음이 홀가분해진 관계자는 피식 웃어 보였다.


* * *


이번 시험은 특기 적성 시험.

수험생들은 계열에 따라 각기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7번. 김이신님."

"네."

"특기가 뭔가요."

"소환술입니다."


아무래도 평정심을 특기로 내보일 수는 없었다.

대신 나일라토텝이 수정해준 계약 소환이 있다.


"3번 방으로 들어가세요."

"네."


들어간 곳은 넓게 펼쳐진 화이트 룸.

2층 높이에 유리 가림막이 처져 있다.


그 너머로 보이는 감독관들의 모습.

마치 실험실에 던져진 원숭이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감독관 중 하나가 마이크를 통해 시험 내용을 알려왔다.


"수험생분의 소환수로 저희 쪽에서 준비한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원래 이런 실전 테스트가 있었던가?

잘 모르겠다.

백희씨가 평범한 신체검사 수준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일단 시험은 치러야 했기에 형태 없는 자들을 소환했다.


-인포르미스 페르소나(informis persona, 형태 없는자)


"흐어어어."

"흐으으으."


형태 없는 자들이 그림자 속에서 솟아올랐다.

마치 연기가 일렁이는 것과 같다.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생김새.

하지만 내게 절대복종하는 충성스러운 녀석들.

그래. 고작 생김새만으로 애들을 차별해선 안되지.


내가 형태 없는 자들을 소환하자.

반대편에서도 무언가가 소환됐다.


저건.

오크인가?


탑 6층부터 10층까지 나타나는 몬스터.

무리를 짓는 습관이 있으며, 완력이 강하고 포악하다.

탑 공략 유튜브를 통해 전투를 지켜본 적이 있다.


아니, 근데 오크가 아카데미 입학시험에서 나온다고?

입학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의 수준은 평균 1층 정도.

혹은 탑에 한 번도 입장한 적 없었던 이가 대부분이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몬스터.

나는 그것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나는.

아직도 1층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수험생에게 사전 고지 없이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만들어?

뭔가 준비가 허술해 보이는 아카데미 측에 조금 화가 났다.

그오오.

아 그렇다고 로고그 너까지 반응하면 안 돼!

고오오.

휴, 다행이다.


잠시 딴생각하는 동안 오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 마음에 들지는 안더라도 일단 시험은 봐야지.


"취익!"

"시작해도 됄까요?"


2층 창문을 바라보며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감독관 쪽에서 대답이 없었다.


왜 대답을 안하지?

조금 짜증이 났다.


윽, 트라우마가 떠오르는 것 같다.

아까부터 작게 손끝이 떨려 온다.

안돼.

더 이상 오크가 다가오게 둘 순 없다.


"죽여."


그렇게 내린 명령에는 약간 감정이 실려있었다.

원래 적당히 싸우는 척이나 하라고 하려 했는데.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형태 없는 자들이 질주했다.

어둠을 일렁이며 오크에게 달려드는 형태 없는 자.


내 심기가 불편한 것을 알아차린 것일까?

형태 없는 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오크와 숨결이 맞닿을 정도로 접근한 형태 없는 자.


사아아.

취익···?


그리고 그 순간.

굳이, 따져보자면.

가슴께 부근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 부분이.

마치, 짐승의 아가리처럼 벌어지더니. 


쩌어억!

취···익?

텁.


그그그.

그그극!


빠드득, 빠득, 빠드드득.

득. 득. 드륵. 드득.


오크의 하반신이 형태 없는 자의 가슴에 메달려 있다.

형태 없는 자는 마치 미식가의 그것처럼.

입 안에서 오크를 살살 굴려 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과연 그것을 입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만.


그러던 그 와중에도.

2층 너머에서는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 사람들.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때 식사를 마친 듯한 형태 없는 자.

아주 시원하게 트림을 내뱉는다.


"끄어어억!"

"···그래. 맛있게 먹었으면 됐다."


그제야 뭔가 소란스러워진 2층의 모습.

녀석들의 모습이 확실히 조금 충격적이었을까?


하지만 그 뒤로 한참이 지났음에도.

나에게는 어떠한 지시도 내려오지 않았다.


아오 대체, 무슨 일이야?


* * *


실전 전투 평가 시험장.

감독관 평가 관제실.


치지직, 지직. 지지직.


3번 방을 비추던 화면이 화이트노이즈로 가려져 있다.

화면을 살피던 감독관들의 눈이 하얗게 뒤집어져 있다.


"아, 으, 어, 아···."

"으, 으, 으, 으···."


입에서는 연신 아, 나 어, 같은 말을 반복할 뿐.

그들의 입은 전혀 단어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콰당!


"허억, 허억, 허억. 커헙, 흐아아."


그들 중, 유일하게 정신을 잃지 않은 감독관이 한명.

바로 김창식에 의해 아카데미에 파견된 박제우였다.


박제우는 본능적인 위기를 느낌과 동시에.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숨을 죽여 보였다.


만약 그의 각성 스킬이 별의 가호가 아니었다면.

박제우 역시 다른 이들과 같이 휘말렸을 것이다.


박제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박제우의 별의 가호는 SR+의 특급 각성 스킬.

대한민국 정부에서 2급 기밀로 지정했을 정도.


하지만, 지금 그가 느끼는 무력감이란···.

범의 아가리에 머리를 집어넣은 기분.

아니다.

사실, 그런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 황홀한 기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그분만을 바라보며.

모든 것을 바치고 싶은···.

그분.

그분···?

그분이 뭐지?

그렇게 생각함 과 동시에.

무언가가.

머리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도저히 무서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 병신새끼.'


자신을 자책해 보았으나 도리가 없었다.

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있기를 잠시.


"음, 아.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하암, 뭐랄까 한숨 푹 자고 일어난 기분인데?"


감독관들이 하나둘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꼴사나운 모습으로 바닥에 처박혀 벌벌 떨고 있는 박제우.


감독관 중 하나가 박제우의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응? 아니, 제우씨 거기서 뭐 하세요?"

"푸훕. 완전 웃겨. 이거 남산 아카데미 수석 졸업생 꼴이 말이 아닌데요?"

"이거, 사진이라도 찍어놔야··· 어? 뭐야 전자기기가 전부 먹통인데요?"

"그, 그러게! 이, 이런! 계기판이 전부 먹통이잖아."

"지금 바로 상황실에 연락해야···."

"전화기도 사용 불가능이에요."

"제우 씨! 제우 씨도 장난 그만치고, 빨리 일어나세요!"


한참 후에야 간신히 고개를 들어 보인 박제우.

그는 잠시 멋쩍은 듯. 뒤통수를 매만지고는.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하하, 하하하. 그렇죠?"


* * *


시험이 끝났다.


오크와의 전투 이후로는 별달리 어려운 것이 없었다.


애초에 탑에 관한 기초 상식 같은 경우.

커뮤니티를 하다 보면 빠삭하게 외우게 된다.


아카데미 측도 이론보다 실전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실전 전투 평가라 불리는 시험.

그곳에서 가장 많은 탈락자가 있었다고 한다.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시험에 관한 내용으로 북적였다.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당연 오크와의 전투 시험 평가.


└아니, 이번 남산 아카데미 입학시험 수준 실화냐?

└왜 갑자기 오크를 잡으라고 하는 거임?

└ㄹㅇ 평균 위력 10 이면 아카데미 안가도 먹고살 만한데.

└우리 형 자신만만하게 시험치러 갔다가 맨탈 탈탈 털림 ㅋㅋ

└정부에서 이번 입학생 정원 줄이라고 해서 그런 거라고 함.

└그 외국인 전형 어쩌구 때문인가? 와 대박이네.


예상치 못한 시험 출제 방식에 당황한 수험생들이 대다수.

그중에는 사람들을 모아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물론 상대가 정부이니만큼 씨알도 먹힐 것 같지는 않았지만.


뭐, 어쨌든. 나는 별문제 없이 통과했다.

그래도 아직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니까.

자만하지 말자.


그 외에도 입학 시험장에서 있었던 괴담 같은 일들이 언급됐다.


└그거 암? 입학 시험장에 있던 기계들 전부 망가진 거.

└ㅋㅋㅋ 그거 한여름 보디가드가 저지른 거라며?

└만약, 일성 기업 아니었으면 바로 파산했을 듯.

└기자들도 완전히 벼르고 기사 작성하던데.

└근데 기자들 카메라 부순 건 걔네 업보임 ㅇㅈ?


응 인정.


그런데 그 김 실장이라는 사람 조금 불쌍하다.


김 실장이 기자들을 물리기 위해 사용한 흑점 폭발.

그 스킬이 시험장에 있던 기계들에 문제를 줬다는 모양.


덕분에 그곳에 있던 모든 기계장치가 멈췄고.

결국 이번 시험은 전부 수기로 작성하게 됐다.


2층 감독관들의 대답이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

무려, 박제우 그 놈이 직접 내게 와서 알려줬다.


그런데 그 녀석 뭔가 묘할정도로 살갑게 다가오던데.

설마 뭔가의 방법으로 로고그를 알아낸건 아니겠지?

뭔가 뭔가긴 한데.

에초에 로고그를 알아내 본다고 뭘 알아낼 수 있겠어.

일단 패스.

어쨋든.


그 결과 아카데미는 일성 측에 막대한 위자료 소송을 진행할 예정.

한여름의 수행원이라지만 김 실장이라는 사람이 버틸 수 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과자를 집어 먹던 이서가 벌떡 일어났다.


"어, 엄마 아빠! 오빠 왔어!"

"다녀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울리는 내 스마트폰.

[이신씨 시험 잘 보셨나요?]

백희씨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크툴루의 주인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등급제 개편! NEW 5시간 전 8 0 -
공지 제목 변경 공지[외신의 주인] 24.09.10 34 0 -
공지 연재 시간 11시 05분 입니다. 24.09.08 50 0 -
18 목격자 NEW 11시간 전 32 1 12쪽
17 새로운 국면 24.09.17 40 1 11쪽
16 10층 24.09.16 40 2 12쪽
15 대표 연설 24.09.15 41 0 11쪽
14 박제우는 웃고 있다. +3 24.09.14 47 2 12쪽
13 글라키 +1 24.09.13 47 3 12쪽
12 스노우볼 +1 24.09.12 53 1 11쪽
» 마석구 폭발 사건 24.09.11 56 3 12쪽
10 한여름 24.09.10 58 2 11쪽
9 형태 없는 자 24.09.09 64 3 11쪽
8 남산 아카데미 +1 24.09.08 73 3 12쪽
7 국가 정상 회담 +2 24.09.07 83 4 13쪽
6 마석 판매 +2 24.09.06 85 3 12쪽
5 스포트라이트 +1 24.09.05 96 3 11쪽
4 1층 +1 24.09.04 102 4 12쪽
3 입장 +1 24.09.03 105 4 12쪽
2 로고그 +1 24.09.02 109 3 11쪽
1 호텔 +2 24.09.01 187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