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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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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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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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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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DUMMY

아이리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18. 목격자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뜻밖의 인물이 튀어나왔다.


"하아, 하아···. 당신, 거기 서세요."

"···?"


스위스 국적의 각성자. 

남산 아카데미 유학생.

빌헬름 텔의 후예.

천재 궁수 소녀.

아이리.


그녀가 어째서 나를 찾아온 거지?

애초에 내 위치는 어떻게 알았고?


"바람이 제게 속삭였어요. 당신은··· 위험해요!"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흐읏, 또 머리가! 시, 시간이 없어!"

"아니, 미친!"


심상찮은 기운을 끌어올리는 아이리.

정말.

왜 이러는 거야?

이 미친 여자가!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리가 컴파운드 보우를 조준한다.

화살촉에 바람의 기운이 모인다.

그녀가 활시위를 놓았다.

아니 진짜로!?


끼이이익! 퉁! 쎄에엑!

시시싯!

턱.


"으아앗!"

"아."


허억, 허억. 후아아아아!

그, 글라키인가.

덕분에 살았다.

나이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만약 죽었다면 개죽음 일 순위.

글라키의 능력에 안도했다.

그리고

아이리.

그녀는 쓰러져 있었다.

다가가 확인해야 할까?

하지만.

그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시시싯!"

"고오오!"


로고그와 글라키 모두 흥분한 상태.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세상이 흔들린다.


주변이 어둑해지며 화이트 노이즈에 휩싸인다.

세상이 반전되며 모든 게 터져나가기 시작한다.


콰직, 콰직콰직. 으드득!

끼이익, 쾅!


마치, 깨진 브라운관 안에 들어온 것 같다.

나는 이미 이 상황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이건.


탑 1 층에 진입했을 때와 같은 현상!


큰일이다.

세상이 무너진다.


이대로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런 젠장. 일단 둘 다 진정시켜야 해!


"그만. 일단 들어와!"


실행한 것은 빛나는 부등변다면체.

보석을 들어 올렸다.

다행이다.

애들이 순순히 보석 안에 돌아왔다.


고오오.


요동치던 세상이 침묵에 휩싸인다.

이곳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내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언제든 튀어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래.

섬뜩하지만.

든든하다.

그리고 흥분됀다.


일단 지금 당장 상황을 무마할 수 있으니 다행인가.

작게 한숨을 내쉬어 본다. 그리고 그녀를 살펴본다.


작은 단말마와 함께 쓰러진 아이리.

목덜미에 작은 촉수가 꽂혀있다.

쓰러진 이유는 그것인가.


글라키의 등에 붙어있는 것과 유사하다.

이걸 어떻게 한다. 그냥 빼도 되는 걸까?


나일타토텝에게 들었던 끔찍한 이야기가 스친다.

좀비가 되어버린다고 했지.


아무래도 그냥 보내면 큰일 날 것 같다.

잘못하면 국가 간의 문제로 붉어질 수 있다.


거기다 이 촉수를 남길 수도 없다.

내 흔적을 남기는 거잖아.


나중에 어떻게 돌아올지 알 수 없다.

흔적은 최대한 없애는 편이 좋아.


일단 옮기자.

어디로?

병원?

글라키의 촉수는 어떻게 하고!

나일라토텝이 있는 호텔은 너무 멀어.

가까우면서 안전한 장소.

젠장.

아이리를 업어들고 집으로 달렸다.


* * *


허억, 허억.

젠장, 이 개복치 같은 체력!


만약 최근에 운동하지 않았다면.

아이리를 둘러매고 여기까지 달려오지 못했을 거다.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지금 시간.

집에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바로 다음 계획을 짜야 한다.


아이리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녀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작게 내뱉는 신음 소리.

황홀한 듯 달뜬 호흡.


"흐읏."

"아니, 이상한 짓 하려는 건 아니니까!"


눞힐 수가 없어서 일단 엎드려 놓았다.

이러니까 진짜 시체 같네!

어떡하지?

그 순간.


띵동.


뭐, 진짜. 이럴 거냐.

지금 이 시각에 방문할 사람이 없는데!

그래도 일단 누군지는 확인해야겠다.

인터폰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나가봐야겠군.

밖으로 나오니.

세트였다.

나일타토텝의 시종!

살았다!

그는 조금 피곤한 표정.

문을 열어주자.

우아한 움직임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말했다.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만."

"네, 그렇죠. 아주 큰 문제."

"천천히 말씀해주시죠."

"어쩌다 보니, 납치··· 아니 유괴했어요!"

"납치에 유괴로군요. 처리는요."

"여기 있어요."

"끔찍하군요."

"맞아요!"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한 세트.

즉시 아이리의 상태를 살펴본다.


"글라키의 은총을 받았군요."

"그··· 네. 어떻게 안됄까요?"

"일단, 글라키를 불러보죠."

"글라키."


수증기가 서서히 형태를 갖췄다.

글라키가 나타났다.

그런데.

세트와 사이가 안 좋아 보인다. 

완전 서로 노려보는 모양새.


"키시싯!"

"···저도. 그다지,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키시시!"

"후우, 일단 이것을 해제해 주시겠습니까? 가급적. 온전히."

"글라키 나도 부탁할게."

"시시시···."


내 말을 들은 글라키.

잠시.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뾱!

아이리의 목덜미에서 촉수가 빠져나왔다.

휴, 다행이다.

내 말은 들어주는구나.


세트는 가슴 포켓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더니.

글라키의 촉수를 조심스레 들어 품에 챙겼다.


마치, 극도로 위험한 물건을 다루는 사람처럼.


"활성화된 촉수는 위험하니,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일단 위기는 넘긴 건가?

아니.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아이리.

그녀가 이곳에 있어선 안 된다.


세트 또한 그것을 이해했다.

세트가 정중히 입을 열였다.


"아마 기억과 관련된 문제는 글라키님이 해결해 두셨을 겁니다. 그러니 저는 그녀가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모셔두겠습니다."

"부탁드려요."

"시시싯!"


세트가 아이리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아이리의 얼굴빛이 조금 편안해졌다.


"다행히, 이번 사건은 그녀의 즉흥적인 단독행동. 저희의 계획에 차질은 없겠지요. 다만."

"다만?"

"글라키의 촉수에 감염되었으니. 어떤 부작용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앞으로 그녀를 주의하시길."

"···알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내 대답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세트.

아이리를 안아 들고는 사라졌다.


거의 동시에.


"이신이 왔니? 아들, 엄마 왔다."

"후우, 세이프···."


살았다.


* * *


남산 아카데미 외국인 기숙사.

아이리의 방.


기숙사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그러한 곳이 단 한명의 소녀를 위해 꾸며져 있다.


마치 숲을 옮겨다 놓은 듯한 인테리어. 

중앙에 위치한 잎사귀 침대에 누여진 소녀.


소녀가 정신을 차렸다.

갸르릉 대듯 양손을 하늘로 치켜든다.


끄으응-.

그 순간.

핫!


"으읏, 머리가···."


아이리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마지막 기억은 입학식.

그 이후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하지만.

뭔가, 황홀한 기분.

이런 기분을 느낀 게 언제였더라?

아마.

바람의 정령왕을 처음 만났을 때?

하지만 이곳은 대한민국.

여기엔 루체른 숲이 없는데?


우선 자리에서 일어나본다.


"몸에 이상은 없어 보이는데."


오히려 뭔가 개운한 느낌.

이상할 정도로 활력이 넘친다.

최근에 이런 적이 있었던가?


글쎄.


발코니로 나가 상쾌한 바람을 느껴본다.

그것은 그녀에게 일상과 같은 일.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째서?

고요하다.

바람이 침묵했다.

바람이 그녀를 떠났다.


* * *


오전에 아이리의 습격이 있었다.

다행히 세트의 방문으로 해결됐다.


내 목숨을 노려왔다.

어째서.

마음이 복잡하다.

그렇다고.

예전 처럼 손이 떨려오거나.

방에 처박혀 있고 싶다던가.

그런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이것도 평정심의 효과일까?

아니면 내가 무던해진걸까?


아마 의지할 수 있는 이들이 생긴 덕분이겠지.

그리고 지금 신경 쓴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우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바로 탑 입장!


도전자 버프가 올드갓에게 적용될까?

글쎄.

알 수 없다.

그러면?

직접 확인해 보면 됀다.


[입장하시겠습니까?]

"네."

[입장하실 층을 선택해주세요.]

"11층."

[이동합니다.]

스아아.


시야가 밝아졌다.

여기는.

늪지인가?


[11층 : 늪지 거먹눈 리자드맨 전사 처치]

[임무 : 늪지 거먹눈 리자드맨 전사 50마리를 처치하세요. (50 마리 남음)]

[제한 시간 : 2시간]

[포기하기]


늪지 거먹눈 리자드맨 전사.


고블린의 지능에 오크의 완력을 더했다.

특히, 늪지를 활용하는 전술이 매서웠다.


지금껏 초원을 뒹굴던 도전자들.

그들을 당황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나는 뭐.


-인포르미스 페르소나(informis persona, 형태 없는자)


"흐어어어!"

"흐아아아."


형태 없는 자들 먼저 소환해 주고.

이 녀석들 애초에 땅을 밟지 않는다.


"로고그."

"고오오."

"글라키."

"키시싯."


로고그와 글라키 역시 마찬가지.

로고그는 애초에 움직이지 않고.

글라키는 공중에 둥둥 떠 있다.

명령을 내려볼까?


"죽여."


사아아.

그아아아아아아아.


아니, 근데 이 녀석들.

아까 있었던 일 때문일까.

심기가 좋지 않아 보인다.


바닥에 퍼져나가는 검은 물결이 남다르다.

평소보다 더 짙게 깔린 연무는 심연과 같다.


공격보다 나를 보호하는데 열심히던 글라키도 마찬가지.

웬일인지 앞서나가는데 등에서 수백의 가시가 돋아있다.


아니 얘들아. 리자드맨 겨우 50마리 가지고 뭐 하는 거야!

리자드맨 녀석들이 조금 불쌍해질 정도.


"카악?"

"크르르!"


어느새 자욱한 심연.

리자드맨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심연은 늪지보다 질척이고 어둡다.

리자드맨은 방향을 잃었다.

리자드맨들의 입에서 검은 가시가 솟아났다.

눈이 떴다.

끔뻑, 끔뻑.

어느 개체는 산채로 뜯어 먹혔다.

또 어떤 개채는 영문도 모른 채.

자기 동료를 찔렀다.

어느 개채는.

이제.

없다.

남은 녀석 따위.


"고오오."

"키시싯!"


마치 승리의 포효를 하듯 외치는 두 녀석.

그래. 스트레스는 여기서 마음껏 풀어라.


현실에서 이렇게 됐다간 그냥 멸망이다.

포즈를 취하는 녀석들을 보며 생각했다.


도전자 버프가 잘 들어간 걸까?

알 수 없었다.

녀석들이 너무 약했다.

놈들은 올드갓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아마, 체감을 느끼려면.

수십층은 더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탑의 마지막 층까지.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임무 성공창이 열렸다.


[임무에 성공하셨습니다.]

[정산이 시작됩니다.]

[정산 중···.]

[11층 최고 등급 (EX+) 클리어!]

[축하드립니다.]

[보상이 강화됩니다.]

[최종 보상이 산정됩니다.]

[보상 : 늪지 거먹눈 리자드맨 가죽(3), 마석(110), 탑 인장(1)]


세상에.

1100만원.

무려 1100만원이다.

거기에 몬스터 가족까지.

그래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

엄마 아빠 일 안 하고 살 수 있겠다.

적적하지 마시라고 꽃집이라도 차려드릴까?

그게 좋겠다.


[복귀합니다.]

스팟.


* * *


넥스트 그룹 본사.

이윤석 전무 사무실.


이윤석을 중심으로 수행원들이 도열해 있다.

붕대로 칭칭 감은 손으로 턱을 괸 이윤석.

꿀꺽.

긴장감이 흐른다.

장내에는 오직 침묵뿐이다.

모두가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그제야 입을 여는 이윤석 전무.


"뭐야. 어떻게 된 건데?"

"모르겠습니다. 후암동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뒤따라 보낸 애들은?"

"전부 연락이 안 됩니다."

"살아 있는 건 확실해?"

"···알 수 없습···."

"씨바알! 이걸 형님한테 어떻게 보고해!"


쾅! 쨍그랑! 쪼르르.


이윤석이 던진 위스키병이 벽을 맞고 떨어져 깨졌다.

산산조각이 난 위스키병에서 알코올이 쏱아진다.

사라진 인원만 여덟명.

전원 각성자.

도저히 형님께 감출 수 있는 인원이 아니다.

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됀 걸까?

알 수 없었다.


백희랑 붙어 있는 놈의 신상을 알아보려 했을 뿐인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전부 사라졌다.


하나도 남지 않았다.

알 수 있는 것 또한 없었다.


마치, 신이 자신을 놀리는 것 같다.


더 이상의 인원 투입은 불가.

탑을 공략할 인원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정말 변명조차 할 수 없다.

등어리에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일단 접어. 모두 해산."

"···네. 알겠습니다."


드디어 내려진 해산 명령.

하지만 모두의 얼굴이 어두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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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형태 없는 자 24.09.09 73 4 11쪽
8 남산 아카데미 +1 24.09.08 8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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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층 +1 24.09.04 11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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