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로봇과 발키리, 마법용이 빼앗아간 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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퐂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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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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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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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프롤로그 2 – 발키리는 누구인가?

DUMMY




― “···응애애!! 응애애!!”



“···태어났는가.

시스템, 상황 보고해.”



[네, 민 엘 중령님]

[제왕절개 수술은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태아도 무사히 출산을 마쳤습니다, 건강한 여아입니다]


[···하지만 산모이신 ‘민 클라라’ 부인께선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하실 겁니다]

[임종을 지켜주시겠습니까?]



“···가겠다.”




우렁찬 아이의 울음소리와 그 아이를 돌보는 로봇팔들의 조심스러운 기동 소리를 제외한, 모두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산모인 민 클라라의 오라버니인 민 엘 중령은 굳은 얼굴로 클라라 부인에게 다가가 그녀의 지친 얼굴을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클라라 부인의 얼굴은 빠르게 지는 석양처럼 밝은 빛이 사그라들고 있었다.




“···클라라, 내 목소리 들리느냐?”



“···오, 오라버니···.

아이는···, 아이는 괜찮은가요···?”



“잘 태어났다는군. 여자아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잘 자라서 이 아스가르드 사의 발키리(Valkyrie) 특임대원이라도 된다면, 충분히 우리 민 가문을 이끌어나갈 만한 자격을 갖췄다 할 수 있게 되겠지.

옛말에 청출어람이라. 너도 생전엔 훌륭한 발키리였으니, 네 아이도 충분히···.”



“···흐흑···.”




클라라 부인은 슬프게 흐느꼈지만, 그녀 스스로도 그런 흐느낌에 낭비할 기력조차 턱없이 부족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에 클라라는 오라버니 엘 중령의 손목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붙들고서 애써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빠르게 소멸하던 여동생의 손아귀 힘을 절절히 느끼고도, 여전히 엘 중령의 얼굴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오, 오라버니···. 마, 마지막으로 부탁드릴 것이···.”



“네 임무는 끝났다.

그저 맘 편히 사라지는 것이, 너나 나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하, 하지만···. 이제 막 태어난 저 아이는요···?

저 아이에겐···, 좋을 게 뭐죠···?”



[클라라 부인,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때마침 갓 태어난 아이를 씻기고 보에 싸길 마쳤던 시스템이 클라라 부인에게 그녀의 딸을 건네주었다.

여전히 오른손은 오라버니 엘 중령의 손목을 붙든 채, 클라라 부인은 남은 왼팔로 자신의 딸을 받아 들고서 그 자그마한 박동을 느꼈다.




“얘야···.”



“···시스템, 아이를 다시 데려가라.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오라버니···!”




그 순간, 클라라 부인은 더없는 반항기를 머금은 눈빛으로 자신의 오라버니를 쏘아봤다.

하지만 일평생 단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여동생의 그러한 모습에도, 엘 중령은 여전히 싸늘한 눈빛으로 이를 되받아칠 뿐이었다.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죽고 싶은 게냐?

이제 네가 죽으면, 그 아이는 내 것이다. 우리 민 가문의 것이야!


···맘 편히 사라지거라, 오늘로써 네 임무는 완전히 끝났다.”



“그 전에···.

마지막 부탁이 있습니다···, 오라버니···!”



“···어디 마음껏 지껄여 봐라.”




심지어 빠른 속도로 죽어가던 여동생이었음에도, 엘 중령은 심지어 싸늘한 비웃음마저 그 입가에 머금고 있었다.

그는 이미 클라라 부인의 죽음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그것을 알았던 클라라 부인 또한, 마지막으로 절박함 가득한 눈빛을 그런 엘 중령에게 쏘아 보내고 있었다.




“마, 말씀드렸던 대로···, 이 아이의 이름은···.”



“···‘율’, 그 이름이 그리도 좋더냐?

죽은 네 지아비와 함께 지었다는 그 이름이, 그리도 소중했더냐?


···이름이야 어찌 되었든 상관없겠지.

다만 내가 지어준 이름인 ‘미키’는, 이 아이의 미들 네임으로 양보하겠다.

되었느냐?”



“···미, 민···. 미키···, 율···.”




그날 그렇게 태어난 아이의 이름은, 그렇게 ‘민 미키 율’로 정해졌다.

훗날 발키리가 될 아이였다.




“···오라버니···, 명심하세요···.

전 제 모든 걸 오라버니께 드렸어요···.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것과···, 제가 가지고 있지 않던 것까지 전부···!


그러니 오라버니께선···, 단 한 가지만 약속하세요···.

이 아이만큼은···, 절 대하듯 하지 않으시겠다고···.

반드시 이 아이만큼은···, 오라버니의 모든 힘으로 지켜주시겠다고···!”





“···넌 지금껏 나의 영광만을 위해 싸워온 천사였다.

그리하여 내게 지금의 모든 것을 안겨 주었다.


너의 피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덮었던 이 아이는···.

나 민 엘의 보호 아래서···, 마침내 승리할 것이다···!”





“···승리···, 제가 이 아이에게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닌···, 데요···.”





― 삐이이―

[···민 클라라 부인, 사망]

[사망 사실을 위그드라실 네트워크에 보고하고, 마땅한 절차에 돌입하겠습니다]



“···아이를 데려가라. 죽은 자에겐 맡길 수 없다.

이 아이는···, 이제 나의 것이다···.


이 아이는 나와 내 민 가문의 것이니···, 오로지 나의 영광을 위해 싸우리라.

···죽은 제 어미가 그러했듯, 마땅히 그 뒤를 따라서···.”





***





_17년 뒤




[아스가르드 사무라이 조합(Ásgarðr Samurai Guild) 사관학교 졸업 필기시험 결과]


[수석 ― 민 미키 율 생도]




“···‘헬헤임(Helheim)’의 영웅, ‘찬달라(Chandala)’의 구원자···.

하! 어린것이 확실히 머리도 좋단 말이지.”



“제 외숙부를 생각해봐, 민 가문의 가주(家主) 말이야.

그분은 벌써 오대로(五大老) 회의의 새 멤버로 거론되고 있어. 아직 오십 줄에도 들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 혈통이 어디 가겠어? 게다가 민 율 생도 자기도 엄연한 발키리 특임대원 후보생이잖아.”



“민 엘 소장 말이지? 그 말을 들으니 과연 그렇네.

게다가 이 율 생도도 말이야, 작년 9차 헬헤임 방어전에서 얼마나 많은 ‘요툰(Jǫtunn)’들을 사살했어?


아직 열여섯밖에 되지 않은 사관생도가, 그것도 심지어 요툰들에게 불의의 기습을 당하고서도 혼자서 족히 요툰 백 마리쯤은 죽였다던 걸?

궁내부에서 들려온 소문에 따르면, 만물의 아버지께옵서 그 어린 생도의 이름을 몇 번이고 되뇌이셨다는데···.”



“···하! 아주 그냥 앞길이 창창하게 열렸군! 무려 오딘 전하의 관심을 받는 발키리 생도라니!

원래 엄연한 부르주아 계층(Class)의 일원이었던 민 가문이 우리 아스가르드 사의 모든 지분을 상실하고서 이사 자격을 스스로 내려놓고서 사무라이 계층으로 내려앉을 때만 해도 그렇게 한 명문가가 사라지는가 했는데···.”



“그러게, 가주인 민 엘 소장은 차기 오대로 멤버로···.

가독(家督)인 민 율 생도는 곧 아스가르드 최정예 특수임무대인 발키리로···.”





_며칠 뒤




“이봐, 이번 사관학교 졸업 실기 시험 결과 소식 들었어?”



“왜?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질 만한 건덕지도 없잖아.”



“아냐, 아주 제대로 일이 터졌다고!





···민 율 생도, 탈락 위기···!”



“뭐,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이미 그 아비규환 같던 9차 헬헤임 방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애가 왜···!?”



“···알지?

그때 민 율 생도, 자기 종자(從者)를 잃었잖아?”



“···알지.

그 친구,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인성도 실력도 참 좋은 친구였다고 우리 ASG 내에서 소문이 자자하던걸.

게다가 원래 우리 같은 사무라이 계층도 아닌 프롤레타리아 계층이었다는데도···.”



“그런데도 견습차 나갔던 현장 시찰에서 생도 일행이 요툰의 기습을 받았을 때 그 민 율 생도를 종자로서 잘 보필하며 함께 용감히 싸웠다지.

아마 그 친구가 무사히 살아서 미드가르드로 돌아왔다면 마땅히 사무라이 계층으로 영전하는 명예를 누렸을 텐데.”



“그런데 그래서? 갑자기 그 친구 이야기가 왜 나오지?”



“문제는 민 율 생도가 그 친구를 잃은 일로···.

···지금껏 PTSD를 겪고 있었다나 봐···!”



“저런···! 그래서 이번 졸업 실기 시험마저···?”



“···도저히 시험을 치를 수조차 없었다는 모양이더라.

그 완고하기 짝이 없는 거로 악명 높은 사관학교 시험 감독관들마저 그 아이가 안쓰러워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는군.”



“그, 그럼···!? 이젠 어떻게 되는 거지?! 유급인 거야, 그럼!?

하지만 정말로 PTSD라면 암만 유급해봐야 결국 졸업 시험을 치르기엔···.”



“흠···, 이건 아직 소문이라서 함부로 말할만한 건이 아니긴 한데···.




···이 일로, 그 외숙부이신 민 엘 소장께서 직접 오딘 전하를 찾아뵈었다나 봐.”



“뭐, 뭐···?! 그, 그렇다면···!?”



“···아마, 졸업 특혜를 요청하셨으리라···. 소문만 들어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마, 말도 안 돼! 율 생도가 이번 방어전의 영웅인 거랑 그건 엄연한 별개잖아?!

우리 ASG 사관학교 역사상, 실격자에게 졸업 특혜를 내려준 전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어!

이건···, 우리 사무라이 계층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헬헤임의 영웅, 찬달라의 구원자.

그 이름이 ‘가문의 힘으로 부정 졸업한 위선자’, ‘싸우지 못하는 발키리’,


···‘폐급 천사’!

이따위로 돌변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도리어 그런 ‘폐급 천사’와도 같은 이명(異名)이자 오명(汚名)을 도리어 반겼던 PTSD의 발키리.

‘민 미키 율’은 세월이 흐르며 어느덧 그 계급마저 소령에 이르렀다.

그렇게 사관학교를 조기 졸업하고서 무려 십여 년이 지난 후, 그런데도 아직 그녀의 나이가 고작 스물일곱에 불과할 때의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율 소령에게 구원과도 같은 존재가 강림했으니.





***





― ···삐빅!

[아스가르드 사(Corp.) 군사부문(Military Section) 감독관(Overseer) 대행(代行),

민 엘 중장의 연락입니다]



“···안 받아. 끊어, 시스템.

난 잘 거니까, 알아서 대충 거절하라고···.”




눈 위로 안대를 덮은 채, 율 소령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침대 주위에는 온갖 옷가지 따위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율 소령은 일어났을 땐 이것들을 침대 위에 두고, 잘 때는 다시 침대 아래로 밀어버리곤 했었다.




― 삐빅! “···민 율 소령, 감독관 대행 각하의 비서관입니다.

대행 각하께옵서 율 소령을 급히 찾으십니다. 그러니 속히 ‘히민뵤르그(Himinbjörg)’로 오시길 바랍니다.”



“···시스템! 끊으라니까! 난 잘 거라고···!”




침대에 누워있던 율 소령의 감은 눈이 대놓고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락을 해온 이들은 더없이 집요했으니, 끝끝내 율 소령은 화상으로 일그러졌던 손으로 안대를 벗어 던지곤 이틀째 감지 않았던 머리를 벅벅 긁기 시작했다.




― “지금 계신 곳의 위치가 파악되었습니다. 숙소에 계시는군요. ···제가 파악하기론 오늘 비번은 아니신 것 같은데···.

각하께선 저더러 직접 율 소령을 찾아봬서라도 모셔오라 하셨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아들으셨길 바랍니다.

곧 관용차가 율 소령의 숙소 앞에 도착합니다. 대행 각하를 기다리시게 하진 마십시오, 율 소령.”





“···하···, 씨발···! 내가 얼마나 더 지랄해야 포기할 생각이야!?

날개 꺾인 새한테 날아보라는 멍청이 같으니···!”




그렇게 ‘폐급 천사’ 발키리,

민 율 소령이 침대 위에서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





작가의말

프롤로그 2화입니다. 프롤로그 3화도 곧 업로드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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